김상곤은 윤우선의 말에 목이 움츠러들더니, "나는 하나도 안 무서워! 내가 거짓말을 안 했는데 뭐가 문제야?!”라고 소리쳤다.하지만 윤우선은 그를 노려보며, "당신이랑 쓸데없는 소리 하기 싫어 됐어!! 나는 그럼 고스톱 치러 나가!"라고 소리쳤다. 말을 마친 윤우선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김상곤에게 손을 내밀며, "자, 그럼 차키 내놔!"라고 말했다.김상곤은 "고스톱을 치고 운전까지 하려고? 차는 우리도 오후에도 써야 한다고!"라고 말했다.윤우선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왜? 당신 혹시 반 친구들에게 차를 몰고 가서 뽐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데 나는 다 알아!! 그러니까 빨리, 차 열쇠 줘!"라고 짜증스럽게 말했다.김상곤은 어쩔 수 없이 열쇠를 꺼내 건네며, "당신 운전 조심해, 차 긁지 말고!!”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어머? 내가 뭐 차 타고 험하게 운전이라도 할까 봐 그래? 어이가 없다 정말?! 당신 보다는 내가 더 운전 잘하겠지!!!”김상곤은 답답해서 죽고 싶었지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우선은 외투를 걸치고 의기양양하게 문을 나섰다.윤우선이 떠난 후, 김상곤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시후에게 "은 서방.. 오후에 나와 같이 가자고. 마침 우리 동창들도 몇 명 오니까 같이 가서 도와 줘.."라고 말했다."네 아버님. 알겠습니다.." 시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유나는 자신의 차 키를 아버지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빠, 오후에 내 차를 몰고 가지 않을래요? 나는 택시를 타고 회사에 가면 된다.""아니다, 괜찮아. 그냥 그런 싸구려 차는 차라리 안 타는 게 좋아." 김상곤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유나는 할 수 없이 키를 도로 넣으며 시후에게 "그럼 택시 타고 가요."라고 말했다.‘참.. 장인 어른도 허영심이 강해.. 유나 씨의 BMW가 사실은 760 버전이라는 걸 알기는 알까?’윤우선은 차를 몰고 가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갑자기 낯익은 목소
윤우선의 질문에 홍라연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동서~~ 내가 오늘 동서를 찾아온 건.. 사실 자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고.." 이어 "예전에 WS 그룹에 있을 때, 내가 자네를 깔보고 눈치를 주기도 했고, 무시도 많이 했어. 그리고 신 회장님 앞에서 나쁜 말을 했던 것은 모두 내가 잘못한 거야.. 나는 이미 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어.. 그래서 동서를 찾아와서, 정중하게 사과하고 싶어서 이렇게 온 거야." 말을 마치자 그녀는 창피했지만 이를 악물고 윤우선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혔다.윤우선은 순간 경악했다. 이 여자가 자신을 도발하러 온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렇게 자신의 앞에서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사과를 하다니.. 오늘도 자신을 찾아온 그녀를 한 번 세차게 깎아내려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 말을 듣고는 윤우선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이때, 홍라연은 윤우선이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윤우선을 향해 외쳤다. "흐으윽... 동서!! 아직도 날 원망하고 있는 건 아니지? 이 형수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요 몇 년 동안, 한 가지를 잊고 있었던 거야. 우리 둘은 동서 지간이잖아. 그런데 지금까지 WS 그룹에서 마치 남처럼 행동했어.. 그런데 우리는 친자매처럼 사이좋게 지내야 맞지 않겠어..? 흑흑..” 홍라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동서.. 이 형수가 이전에는 정말 철이 없어.. 그러니 제발 나와 같이 굴지 말고, 우리 앞으로는 자매처럼 지내면 안 되겠어?"윤우선은 홍라연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되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오호호호!’ 높은 곳에서 늘 자신을 내려다보던 홍라연이 뜻밖에도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을 보자 지금까지 쌓였던 한이 한 번에 풀리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홍라연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였던 적이 있었는가…? 그러나 지금 윤우선은 마침내 자신의 발로 형수를 짓밟는 듯한 통쾌함을 느꼈다.홍라연은 살짝 곁눈질로 윤우선의 얼굴에
이 말을 들은 윤우선은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이제 앞으로 숙희가 미국으로 간 뒤를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렇게 돈을 뜯어 낼 수 있는 봉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홍라연이 마침 대체자를 바로 찾아 주다니! 게다가, 듣자 하니 이 사람은 숙희보다 더 많은 돈이 있는 것 같았다. 윤우선은 이런 돈주머니들과 어울리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돈은 많지만 실력이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이 고스톱을 하다니, 그야말로 내가 돈을 다 딴 뒤에 집안을 일으켜 부자가 될 수 있겠어!!! 그리고 형님과 작은 암호를 약속했으니, 틀림없이 돈을 벌어도 손해 볼 것이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자, 우선은 갑자기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녀는 전형적으로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자신의 부모보다 돈을 더 탐내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지금 홍라연의 말을 듣고 심장이 벌렁거려 주체할 수가 없었다.홍라연은 우선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급히 목소리를 낮추었다."내가 하나 말해줄게 동서, 판이 깔리면 서로 손짓을 보거나, 코를 만지고, 눈을 굴리거나 입술을 오므리는 거야! 그러면 그 암호를 가지고 서로 돕고 돈을 따는 거지!”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기뻐하며 황급히 말했다. "그래요, 형님 말대로 해요!! 아이쿠 신나라!”홍라연은 일부러 즐거워하는 척하며 분위기를 계속 띄웠다. "동서 좋아 좋아!! 우리 돈을 왕창 따서 오자고!! 그런데 내 친구는 정말 부자야. 청년재 별장에 살거든. 그럼.. 우리 언제 가면 좋겠어?"그러자 윤우선은 "지금 당장 해요 당장!! 그럼 자, 내 BMW를 타고 가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차를 탄 뒤 홍라연은 조수석에서 윤우선을 음흉한 눈길로 곁눈질해 보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윤우선을 함정에 빠뜨릴 판을 짜기 위해서, 그녀는 두 명의 타짜를 데려왔고, 아는 사람을 통해 잠시동안 청년재 별장을 빌렸는데, 이 모든 것들은 바로 윤우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쥐어짜서
김상곤은 한참 동안 눈앞에 서 있는 사내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주경이? 한주경?? 우리 지금 얼마 만이냐?? 30년은 만나지 못한 것 같은데..?? 아이고! 보기에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뭐 회사 사장이라도 되었냐? 하하하!!"한주경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웃었다. "에이~ 그래봤자 내가 너를 이길 수 있겠냐? 상곤아, 요즘 애들 말로 넌 금수저 아니냐..? 하하하!!”김상곤이 대학을 다니던 그 당시, WS 그룹은 확실히 좀 잘 나가는 편이었다. 그때 김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이고, 한창 장년이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장사에 뛰어들어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 때 김상곤은 자신의 한 달 용돈으로 절반 정도 되는 과 동기들의 용돈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을 정도로 잘 나갔다. 돈이 많다 보니, 주변에 소문도 많이 났었기에 같은 학교도 아니었던 윤우선의 눈에 들게 된 것도 바로 그 당시였다.그 때 김상곤은 자신이 ‘금수저’가 아니냐는 말을 듣고 겸손하게 아니라고 하려는데 중년 남성과 청년 한 명이 각각 다가왔다. 중년 남자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금수저는 무슨? 야, 아직도 이 자식 사정을 모르냐? 내가 재밌는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이제 WS 그룹은 완전 맛탱이 갔어~ 그 때 그 김상곤이 아니라고! 아마 요즘 엄청 살기 힘든 날을 보내고 있을 걸...?"그 말을 들은 김상곤은 안색이 어두워져 이렇게 말했다. "어이, 반원명이? 네가 뭔데 내 삶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럴 필요가 있어? 그리고 네가 왜?”그러자 한주경은 황급히 두 사람을 말렸다. "아이고 참! 너희 둘은 진짜 어떻게 만나기만 하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 서로 여친도 뺏고 말이야!”김상곤은 코웃음을 치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하하 참?! 아~~니~~ 내가 뭘 못 잡아먹었다고 그래? 그리고 저 자식은 그냥 내 부하 정도 밖에 안 되는 놈이야! 그때 내가 여친이랑 있을 대 반원명이 질투를 얼마나 해댔어
그러자 시후는 참지 못하고 "아버님? 한미정이라는 사람이.. 대체 누구예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김상곤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은 서방! 그 이름 꺼내지 마!”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오히려 반원명은 몰려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자 오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옆에 있던 젊은이를 소개하였다. "얘들아, 여기는 내 사위 장건우라고 한다. 최근에 IT 쪽으로 벤처 기업을 하나 세웠는데, 회사가 곧 상장될 거야.""상장한다고?" 그러자 주경은 "상장 후 회사가 시가 총액으로.. 10억은 되겠다 그치?"라며 놀라워했다."뭐?? 10억?!!” 반원명은 입을 삐죽대며 "무슨 소리야! 10억 같은 소리 하네! 허 참?! 요즘에 상장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나 해? 실력도 안 되는 회사가 어떻게 한국 거래소 심사를 통과해서 상장한다는 거야? 참~나~? 이렇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몰라서야.. 쯧쯧..”이라고 말했다.그러다 반원명은 갑자기 자랑스러운 듯 “우리 사위 회사가 말이야, 상장하면 총액이 거의.. 100억은 넘길 거야. 요즘에 사위 회사가 매출이 지난 2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올랐거든! 만약 너희들이 공모주에 관심이 있으면 말이야 용돈 좀 넣어서 공모주로 우리 사위 회사에 주주가 되어 보라고! 하하하!”하고 자랑을 해댔다.반원명의 사위 장건우는 황급히 입을 열어 말했다. “아아.. 저는 그저 조금 성공한 창업자일 뿐입니다. 분명히 아버님의 동창 분들 중에 더 뛰어난 분들이 많을 지도요..”장건우의 겸손함은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그 중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은 "아이고 원명아, 네 사위가 참 정말 젊고 유망한 이 같아 보인다.. 겸손하고 참 순박한 것이 너 사위 잘 봤다야."라며 그를 치켜 세웠다."당연하지!" 반원명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가 일부러 김상곤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그래! 상곤아, 옆에 있는 게 네 사위지
"높아?" 반원명이 입을 삐죽댔다.. "그래.. 뭐 요즘 알바 값도 오르기는 했지.. 근데 뭐.. 높아도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겠어? 한 달에 한 몇 시간 일한다고? 반 나절만 일하고 그것도 매일 오는 것도 아니고 파트 타임으로 번갈아 가면서 올 텐데.. 많이 벌어도 100만 원 아니겠어?"옆에 있던 장건우도 장인어른의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아버님, 그래도 동창분의 사위이신 만큼 제가 기꺼이 좀 챙겨드려야죠.. 시급을 만 원은 더 드릴게요.”시후는 하하 웃으며 "죄송합니다. 하하.. 그리고 저는 돈 많은 사람들 밑에서 일 안.합.니.다.”라고 답했다.그러자 반원명은 미간을 찌푸렸다. "돈은 필요 없고.. 그럼 자네는 원하는 게 뭐야?""누가 절 고용해서 일을 시키려면.. 제 장인 어른처럼 딸을 저에게 시집보내야죠. 그러니 반 선생님께서도 저를 고용해서 일을 시키시려면 따님을 제게 시집보내셔야 합니다!”그러자 반원명은 "이 자식이 미쳤나? 호의를 베풀었다니 이따위로 내 딸을 모욕해?”라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러자 장건우 역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시후를 노려보았다. "저기요?! 우리 장인 어른은 딸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내 아내죠. 그러니 당신, 말 조심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걷지 못하게 만들어주죠!""하하하하!! 두 분 다 너무 재밌으시네요. 제가.. 당신들에게 밥 벌어먹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던가요?? 그냥 두 분이 갑자기 저를 고용해서 일을 시켜 주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화를 내시기까지.. 뭐 제가 어느 장단에 맞춰드려야 하죠? 그리고 말입니다. 두 분이 저를 고용하려고 한다면.. 제가 요구하는 것을 말한 뒤에 마음에 들면 승낙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승낙하지 않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그러자 장건우는 "당신이 그렇게 조건을 달 수 있는 수준입니까..? 내가 보기엔 이건 공연히 생트집을 잡는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아니요 당신이 틀렸습니다. 난 생트집을 잡는 게 아니라, 정말 제가 일하
장건우는 자신의 장인 반원명이 한미정이라는 여자로 김상곤을 조롱하려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괜히 장인 어른에게 물었다. "음.. 아버님.. 그런데, 그 한미정이라는 분은 어떻게 지내세요? 계속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하기도 하고요."그러자 반원명은 김상곤을 힐끗 쳐다보며 허허 웃더니 곧장 답해주었다."음.. 그래? 그 땐 말이야, 우리 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정이가 우리 학교의 스타였자.. 우리 대학의 많은 남학생들이 그녀를 좋아했고, 얼마나 쫓아다녔는지 모른다. 그런데 미정이가 갑자기 눈이 멀었는지 저기 김상곤과 사귄다는 것이 아니겠냐? 당시 김상곤은 그런 얼짱과 연애를 했기 때문에, 밖에서 함부로 연애를 하지 못했지. 왜냐하면 들키기라도 하면 그 때 맞아 죽을 테니까?”"그럼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된 겁니까?"반원명은 김상곤을 힐끗 쳐다보며 "나중에? 당연히 미정이랑 김상곤이 당연히 헤어졌지, 그리고는 그냥 미국으로 갔어..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지 뭐..”라고 씨익 웃었다.그러자 반원명은 김상곤에게 "아이고 상곤아, 네가 왜 한미정에게 차였는지 알아?"라고 물었다.김상곤은 콧방귀를 뀌었다. "뭐라는 거야? 내가 그런 거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하냐? 나는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그런 건 네가 상관할 필요 없는 거 아니냐?"반원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계속 해댔다. "하하하!! 괜히 창피하니까 그렇지? 내가 말해줄게. 사실 그때 미정이는 남학생들이 너무 많이 쫓아다녀서 이미 짜증이 날 대로 난 거야. 그래서 그냥 가짜 남친을 구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파리 같은 것들을 쫓아내려고 널 고른 거라고. 그래서 널 다 쓰고 나서 그냥 바로 미국으로 출국하려고 한 것이고 그 때문에 자연히 너를 차버린 거야, 하하하하!"김상곤은 "허이고?! 여기서 허튼소리 좀 작작 해. 내가 미정이랑 헤어진 건 그런 이유가 아니고.."라고 말하며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상곤의 표정에서는 분노, 유감, 초라함, 슬픔
제일 늦게 모인 친구들 중 누군가가 한주경에게 "야, 너희들 무슨 얘기를 했길래 그렇게 분위기가 핫했냐??”라고 물었다.그러자 한주경은 활짝 웃음 지으며 답해주었다. "우리? 하하하하!! 무슨 이야기겠냐? 한미정이 관련해서 얘기 중이었지. 그런데 오늘 미정이가 안 오려나..?""상곤이도 안 묻는데 네가 왜 그렇게 나서냐? 하하하!”한주경은 "아이~ 내가 지금 상곤이 대신 물어보는 거 아니냐..? 미정이가 상곤이의 첫사랑이기도 하고..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상곤이가 보고싶어 할 수도 있지 않냐? 하하하.”라며 웃었다.반원명은 "상곤이 표정 좀 봐. 지금 우울해하는 걸 보면 미정이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은데?"라며 냉소를 지었다."어? 왜???" 그러자 누군가가 호기심에 물었다."내가 강의실에 들어가면 더 자세히 얘기해주지."라고 입을 열었다.그러자 김상곤은 관심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반원명이. 너는 만사에 왜 그렇게 입이 근질근질해하냐? 너는 뭐 말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나 보지?”반원명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난 그냥 말하고 싶으면 말하는 건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강의실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은 오랫동안 와보지 못한 곳을 바라보며, 또 아름다웠던 대학생 시절을 회상했다.반원명은 강의실 자리에 앉아 감개무량한듯 한숨을 내쉬었고, 곧 바로 친구들에게 말했다."자자, 내가 못 들은 친구들을 위해서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이야기를 한 번 해주지. 미정이 말이야. 다 알지? 기억 못하는 놈들 없지? 걔가 말이야. 그 때 좋다고 따라다니던 남자 놈들이 얼마나 많았냐? 그래서 방패막이를 찾아 나섰는데, 마침 김상곤이 딱 맞았던 거야. 그래서 연애를 하던 것 같았지만 미정이가 이제 졸업하고 상곤이가 필요 없어지니까 바로 미국으로 건너 간 거라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그리고 반원명은 이렇게 말하고도 부족한지 또 한 번 상곤을 깎아 내렸다. "내가 듣자 하니.. 상곤이의 어머니도 요즘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