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줄곧 나약했던 김상곤이 자기 앞에서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속으로 화가 치밀었고 원망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수십 년 동안, 그녀는 줄곧 자신의 권력으로 죽을 힘을 다해 김상곤을 억압하고 제어했는데 김상곤은 줄곧 반항할 능력이 없었기에 따로 저항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를 그룹에서 내쫓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 감히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신 회장이었다. 정말 이렇게 많이 컸다고?! 조금 전 그가 내뱉었던 그 말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그래서 신 회장이 격노하여 그 자리에서 발작을 일으키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옆에 있던 김창곤이 시후에게 말했다. “저.. 그게.. 네 장모 윤우선에게 볼 일이 있어서 왔다. 급한 일이니까 어서 네 장모 보고 나오라고 해~”시후는 김창곤이 틀림없이 윤우선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창곤은 지금 아내 홍라연과 하연 일당이 이미 막노동 판으로 아무도 몰래 보내졌을 것이라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즉, 지금 홍라연은 김창곤에게 갑작스럽게 잠수를 탄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자 시후는 김창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제게 말씀하시죠. 제가 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김창곤은 황급히 "아니! 우리 아내가 사라졌단 말이야!"라고 소리쳤다."네? 갑자기 사라지셨다는 말이세요? 갑자기 어떻게..?"김창곤은 시후에게 너무 질문을 받아 불쾌해 하면서도 "아니.. 집사람을 못 찾겠어, 어떡해. 연락도 안 되고.. 연락이 끊기기 전에 네 장모님을 만났다고 들었으니 지금 직접 대면해서 물어보려고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시후는 "제가 감히 생각하건대.. 이런 일은 사실, 저희 장모님께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인 것 같네요.."라며 웃었다.김창곤은 "무슨 뜻이냐?"라고 물었다."음..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아마.. 집을 그냥 나가신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그러
설령 자신이 예전의 그 김창곤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마도 시후를 이길 수 없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녀석은 어디서 무예를 배웠는지 모르지만, 지난 번에 WS 그룹의 경호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 역시도 그에게 제대로 얻어 터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창곤은 분을 삭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상곤아.. 정말 조금 전에는 내가 잘못했다.. 그렇지만 정말 미안한데 네 집사람 좀 불러주라..”김상곤은 창곤이 시후에게 뺨을 맞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사위 시후를 껴안고 뽀뽀를 날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오늘에서야 이렇게 한풀이를 하다니..!’ 시후는 김창곤이 동생 상곤을 열 받게 하자, 창곤의 따귀를 한 대 때려주었다. ‘정말 대단해!’ 상곤은 흐뭇한 표정으로, 창곤에게 말했다. "형님, 제가 하나 물어봅시다.. 근데.. 왜 형님이랑 형수랑 그 빌라 매입하러 간 거요?”김창곤은 무의식적으로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라고 물었다.김상곤은 "어? 우리 집사람이 그러던데..? 친구 집에서 고스톱을 치는데 딱 마주쳤다고? 형수님과 그 친구 집 보러 갔다면서요?”라고 답해주었다.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보긴 봤는데, 그게 오늘 일과 무슨 상관이야?”그러자 옆에 있던 신 회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빌라를 보러 갔다고..? 그런데 왜 나는 몰랐지??"갑자기 그 말을 들은 창곤은 절망스러웠다. 너무 급한 나머지 어머니가 뒤에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었고 빌라 이야기를 어머니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잊었다. 신 회장이 노여워하는 것을 보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에 대해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아이고 엄마, 혜준 엄마랑 같이 나중에 우리 그룹 별장이 압류되면 머물 곳이 없을까 봐 미리 갈아탈 게 있는지 보러 간 거예요~ 걱정 마세요~! 하하..""아이고 개똥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신 회장은 "그런 돈이 있었으면 내가 달라고 했을 때 당장 처
김창곤은 김상곤의 말에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가끔 가십거리로 뜨는 기사에 나이 많은 여성들과 사귀는 어린 남성들의 이야기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사를 읽었을 때, 이런 일들은 사실 서양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이 만약 부자가 되면.. 젊고 예쁜 여자를 만나서 사귈 수도 있겠다고 생각도 해 봤다. 물론, 이것은 그의 머릿속에 있는 엉큼한 상상일 뿐.. 지금까지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었다. 게다가 그것을 현실로 만들 실력 조차도 없는 그였다.그런데 지금 김상곤이 자기 마누라가 돈을 가지고 젊은 남자에게 홀라당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하자.. 뭐랄까, 단번에 강렬한 장면이 눈 앞에 그려졌다! 아내의 품에 안긴 젊은 남자가 아내의 귀에 속삭이는 장면... ‘하아.. 이것들이.. 으아.. 감히 나를 두고 바람을 펴?!’그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순간 창곤은 초조하고 화가 나서 "야!! 김상곤, 너 무슨 자격으로 내 아내를 비웃고 그렇게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아니 그러면 네 마누라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말 좋겠다?! 돈이 없으니까 이런 걸 할 능력도 없을 거 아니야? 아마 돈이 있었으면 남자 10명을 데리고 다녔을 걸?!”이라며 소리쳤다.바로 그때, 김상곤의 침실 방문이 열리며 윤우선이 노발대발하면서 뛰어나왔다. 윤우선은 김창곤의 코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저기요! 아주버님!! 마누라가 도망쳤는데 왜 우리 집에 와서 억지를 부려요? 그리고 지금 나를 모욕해!???”김창곤은 윤우선이 나오는 것을 보고 "동서! 아니! 대체 혜준 엄마를 봤어 못 봤어?"라며 허겁지겁 소리쳤다.윤우선은 "아니!! 안 봤다고요!!! 못 봤다고 했잖아요? 왜 이러시는 거예요? 허튼소리? 그리고 말해줬잖아요!!! 형님이 돈을 들고 어린 남자랑 바람 피러 집 나간 거라니까요?!김창곤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욕을 해댔다. “야!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그러자 윤우선은 “마누라와
이때 김상곤은 이 상황이 너무 기쁜 듯 신나하며 말했다. "맞아, 여보!! 나에게 200 정도만 빌려줘! 내일 나 사람들에게 한 턱 낼 거야!" "밥을 산다고?" 윤우선은 갑자기 긴장하여, "네가 누구에게 밥을 사 주길래 대체 200을 빌려 달라는 거야???”라고 물었다.김상곤은 "내가 얼마 전에 우리 골동품 협회에 가입했잖아~~ 그런데 이제 이사 자리가 비었으니 쟁취해 보려고! 그래서 회장님과 다른 상무 이사님들이랑 식사 자리를 한 번 하면서 친분을 쌓고 싶어서 그래 내가 이 이사 자리를 차지한다면 앞으로 한국의 골동품 시장에서는 거의 셀럽이 되는 거야 셀럽이!!!”라며 신나게 말했다."미쳤어? 지금 밥 한 끼 사는데 200만 원이나 쓸 데야?? 무슨 집에 ATM기라도 있나 봐? 이렇게 돈을 펑펑 써대는 걸 보니?!”그러자 김상곤은 "아이고 마누라, 나도 좀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사가 되면, 앞으로 골동품이나 서화를 접할 기회가 많을 것이고 진품들을 주워 담을 기회도 훨씬 더 많게 되는데, 내가 지금까지 보여준 솜씨를 보지 않았냐고! 내가 돈을 얼마나 벌어 줬냐고!”라며 큰 소리를 쳤다.윤우선은 살짝 죄책감을 느끼며 "그건 그거고! 하지만 밥 한 끼 사는데 200만 원은 너무 심하지!! 진짜 집에 돈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말했다.김상곤은 화를 내며 "내가 이 돈을 쓰면 이거는 그냥 빌려 쓰는 거니깐 내가 꼭 갚아 줄게!!!! 그럼 되지?!”라고 말했다.그러자 윤우선은 경멸스러운 듯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지금 말하는 건 쉽지! 상무가 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리고 말이야, 내가 봤을 때 당신도 은 서방이랑 비슷해!! 하루 종일 집에서만 빈둥빈둥 노는 사기꾼이나 되겄지!!!”김상곤은 "이 여편네야!!! 왜 이렇게 나를 무시하는 거야!!?"라며 발끈했다.윤우선은 콧방귀를 뀌었다. “아니 돈 없어, 없다고!!!" 그녀는 몸을 돌려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갔다.김상곤은
시후가 밥을 짓느라 바쁜 동안. 오송 그룹 최우식 대표와 첫째 아들 우신은 이룸 그룹을 떠나 차를 몰고서 헤븐 스프링스로 향했다. 오늘 밤, 최우식은 헤븐 스프링스에서 연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에서 유명한 회사 대표들을 초청한 뒤 둘째 우진의 상태를 이렇게 만든 범인을 찾고, 겸사겸사 오송 그룹의 시장 장악력도 한 번 더 확인할 겸 이런 행사를 개최한 것이었다.오송 그룹은 강남에서 잘 나가는 대기업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시장에 대한 장악력이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송 그룹의 본사는 사실 대전에 위치하며, 그 일대에서는 남다른 장악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울은 이미 이룸 그룹이 거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그래서 서울에서 오송 그룹의 영향력은 이룸 그룹보다는 아직 못 미치고 있었다. 원래 대기업 재벌들은 저마다 세력권을 가지고 있고, 다들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며 서로 존중한 채로 상대방의 세력 범위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지 않으려 한다.그렇기에 최우식 대표 역시도 원래 서울로 완전히 진출할 생각은 없었지만, 큰 아들 우신이 자꾸 이룸 그룹의 송민정과 결혼하고 싶다고 보채자, 서울에서 세력을 좀 확실히 다지고 회사 대표들과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 앞으로 아들 우신의 앞길도 조금 편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우신은 요 며칠 동안 계속 짜증을 내고 있었다. 우선 지난 번 최우식이 송 회장과 혼인 이야기를 할 때 송 회장이 별로 달갑지 않게 받아들였고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혼인을 바로 거절당해서 우신은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이 외에도 우신은 민정의 태도에 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자신과 아버지가 그룹에서 며칠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송민정과 이야기할 기회도 없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일찍 나가고 늦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번 송영예의 말에 따르면 민정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 뒤 저녁 일찍 귀가해서는 할아버지와 저녁을 함께 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머무는 동안 민정은 아침 식사도 거른 채
또 한편으로는 만약 여자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집안은 별로일 가능성도 있다.그 때 갑자기 최우식 대표가 입을 열었다. “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네 동생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 후우..""왜요?" 우신이 다급하게 물었다. "상황이 또 나빠졌나요?""그런 건 아니고.. 그냥 우리가 봤을 때랑 똑같대.. 그런데 문제는 네 동생이 발작을 일으키고 나면 자살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의식을 회복하고 나서도 계속 자살하려 든다고 하더라..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아.." 우신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제 동생을 해친 사람을 잡으라고 한다면, 저는 그 새끼를 꼭 죽여버릴 거예요!”하지만 최우신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지금 가장 갈망하는 것은 동생의 복수도 아니었고 동생의 치료도 아니었다. 그저 송민정과 빨리 결혼을 하고 싶을 뿐.. 게다가 우신은 동생 최우진의 상태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동생의 현재 모습이 자신에게 오히려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적인 경쟁자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진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약 치료되지 않는다면 평생 그 녀석은 가족의 어떤 재산도 물려받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집에 틀어박혀 숨어 살면서 목숨을 연명할 뿐이다. 그러면 우신에게는 오송 그룹을 혼자 물려받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최우식 대표는 다시 한숨을 내쉬며 "후.. 네 동생 일은 신경 쓸 필요 없어. 내가 먼저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너는 민정 양을 꼭 잡아야 한다! 알겠어?!”라고 말했다.그러자 우신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버지. 잘 알아들었어요!"최우식 대표는 또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는 헤븐 스프링스에 초대한 사람들이 로이드 그룹, 천진 그룹, 제일 그룹, RTX 그룹, 공심 그룹 대표들이야. 이 대표들은 모두 서울에서 오랫동안 기업을 유지한 사람들이라서 실력, 인맥, 그리고 자원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지.. 헤븐 스프링스 관리자 이화룡 씨도 오늘 초대했는데, 서울 뒷골목에서 제일 유명하지
"와.. 미쳤네요!!" 우신은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화룡 씨가 류광호 대표 외아들의 이마에다 칼로 글을 썼다고요..? 그것도 ‘거러지’라는 단어를 쓰다니.. 그러면 류광호 대표 입장에서는 거의 죽여야 할 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그렇지.. 류광호 대표는 지금 이화룡을 죽이고 싶어 환장할 지경일걸?”우신은 이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버지, 그렇다면 류광호 대표가 이화룡 씨랑 원수인 걸 알고 계시면서도 왜 식사 자리에 초대하신 겁니까?"그러자 최우식이 말했다. "지금 이런 상황이 우리가 활용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하지 않니? 물어 뜯고는 싶지만 감히 입을 벌리지 못하는 개, 하지만 그 개에게 지금 당장 부족한 게 뭐야? 그 개를 도와줄 수 있는 주인과 같은 존재야. 그러니까 그 개가 마음 놓고 대담하게 입을 벌린 뒤 상대를 물어뜯게 만들어줄 수 있는 주인 말이야..""하.. 하하.. 아버지 말씀으로는 이 류광호 대표와 이화룡의 나쁜 사이를 이용하자고 하시는 건데.. 그런데 왜 굳이 헤븐 스프링스예요?"최우식 대표는 깊은 눈빛으로 우신을 바라보다 말했다. "류광호 대표과 이화룡은 모두 개와 같은 존재야. 류광호 대표는 주인 없는 유기견이고 이화룡은 이룸 그룹의 개와 마찬가지이지."우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 다음에는요? 이렇게 한 뒤에, 어떻게 일을 처리할 생각이신데요?"최우식 대표는 "네가 나중에 이룸 그룹의 송민정 양과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서울에 자신만의 세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금 서울의 기업들은 우리에게 매우 정중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다들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룸 그룹만을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그래서 우리는 서울에서 세력을 상당한 수준까지 키워야 해.내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필요한 세력이라는 건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성장과 비즈니스 적인 인맥과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류광호 대표, 이화룡과 같은 뒷
그런데 자신들의 차가 멈추기도 전에 우신이 고개를 들어 차창 밖을 보니 한 중년 남자가 재빨리 다가와 차창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자신에게 매우 공손하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것이 보였다.글자 최우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신에게 "저기, 내가 말했던 그 류광호 대표야."라고 말했다.우신은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차가 멈추자 류광호는 급히 손을 뻗어 최우식의 차 문을 열고 "하이고~ 안녕하십니까? 제가 드디어 대표님을 만났네요.. 그리고 여기 계신 분이 아드님....?"이라며 웃음 지었다.최우식 대표는 “네 안녕하세요?”하고 덤덤하게 말했다.류광호는 "하아.. 저를 이렇게 초대해 주실 줄은 몰랐는데.. 인사가 늦은 것 같습니다.."며 황급히 말했다. 원래 류광호는 평생 헤븐 스프링스에 발을 들이기를 원치 않았다. 이화룡이 자신의 아들의 이마에 입에 담지 못할 추한 글자를 새겼을 뿐만 아니라, 매주마다 이 헤븐 스프링스에 와서 이마의 글자를 치료하지 않았는지 검사를 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흉터가 사라지거나 치료되면 다시 깊이 새겨야 하니 절대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다. 이 빌어먹을 짐승 같은 놈이 말이다. 이와 같은 굴욕은 류광호가 이화룡을 원망하게 만들었기에 죽어도 그는 이화룡이 운영하는 이곳에 오기를 원치 않았다.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그는 오송 그룹의 거물 최우식 대표가 뜻밖에도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헤븐 스프링스에서 식사를 대접하려 한다며 자신이 행사 초대 대상이라고 말할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남에서 잘 나간다는 그 오송 그룹의 최우식 대표가 자신에게 직접?! 그것도 전화를 걸어서? 류광호 대표는 원해도 직접 아부를 하는 자리를 감히 만들 수 없었는데, 갑자기 최우식 대표의 초청을 받게 되자, 당연히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아무리 이화룡에게 불만이 있어도 그는 불만과 분노를 마음속에 숨겨두어야 했다. 심지어 류광호는 이번 식사 자리를 통해 오송 그룹과 관계를 맺기를 갈망하고 있었으며, 자신은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