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시후의 말을 들은 나이트 엘리스는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는 ‘저 사람 말이 무슨 뜻이지? 기뻐하기엔 이르다니? 아무리 들어도 좋은 말 같지는 않은데...’ 하고 생각했다. 시후가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사람이라는 점을 떠올린 그는 혹시 저 말이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뜻을 대신 전한 것일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황급히 물었다.“은시후 씨, 그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말 그대로입니다. 엘리스 씨, 저를 만나서 정말 기쁘십니까?”나이트 엘리스는 속으로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했다.“은시후 씨는 로스차일드 씨의 측근이시고, 저는 평소 로스차일드 씨를 매우 존경해 왔습니다. 그런 분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니 당연히 기쁘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세상 일은 너무 빨리 단정 짓지 않는 게 좋습니다. 30분쯤 뒤에 다시 말씀해 보시죠. 저를 알게 된 것이 정말 기쁜 일인지 아닌지 말입니다.”나이트 엘리스는 더욱 의아해졌다. 도대체 시후가 왜 자신을 겨냥해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 대신 스티브 로스차일드를 바라보며 반응을 살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그가 자신을 쳐다보자 곧바로 물었다.“나이트 엘리스 씨 맞습니까? 짐을 통해 저를 부른 이유가 뭡니까?”나이트 엘리스는 재빨리 대답했다.“아, 다름 아니라 저희 엘리스 로펌은 오랫동안 로스차일드 가문의 계열사와 방계 가문들의 법률 업무를 맡아 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로스차일드 가문을 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마침 짐과 친분이 생기셨다고 들었기에 이번 기회에 저희 경영진 회의에 참석해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저희의 전문성을 보여 드릴 기회를 얻고 싶었습니다.”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짐 스미스를 바라보며 물었다.“짐, 자네가 객관적으로 평가해 지. 상사와 엘리스 로펌은 어떤 곳인가?”나이트 엘리스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짐 스미스를 바라봤다. 방금 자신은 짐
이후 나이트 엘리스는 자신의 노트북을 회의실 프로젝터에 연결했다. 그 안에는 자신과 자신이 창립한 엘리스 로펌을 소개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PPT가 들어 있었다. 이번 기회를 위해 공들여 준비한 자료였고,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그는 참석자들과 함께 PPT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일부 수치는 보기 좋게 조정한 자료이니 실수로라도 사실대로 말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오후 2시 40분, 나이트 엘리스가 모두를 이끌고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던 시각,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이미 버킹엄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시후는 사람을 보내 그를 VIP 접견실로 안내했고, 자신은 폴 스미스에게 픽업을 부탁한 뒤 약 10분 후 현장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만난 뒤 시후는 폴 스미스에게 말했다.“폴, 삼촌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도착했다고 전하세요. 나와서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요.”“알겠습니다, 은 선생님.”폴 스미스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짐 스미스에게 전화를 걸었다.짐 스미스는 시후와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PPT를 설명하던 나이트 엘리스의 말을 끊고 말했다.“대표님, 로스차일드 씨와 수행원 두 분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마중 나가겠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흥분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어서 모셔오게! 어서! 아니면 나도 같이 갈까?”짐 스미스는 고개를 저었다.“저만 오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데려오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대표님은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모시고 바로 오겠습니다.”나이트 엘리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좋네. 그럼 얼른 다녀오게.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네!”짐 스미스는 회의실을 나와 직원의 안내를 받아 VIP 접견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는 먼저 시후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은 선생님, 엘리스 사람들은 전부 데려왔습니다. 수석 파트너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엘리스 로펌의 핵심 인력들은 마침내 한국에 도착했다. 나이트 엘리스는 지루한 비행 동안 모두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요한 소식을 미리 공개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2인자인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이번 엘리스 로펌 내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이야기였다.그 말에 짐 스미스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흥분했다. 물론 짐 스미스의 기분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기대감보다는 곧 펼쳐질 광경을 떠올리며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일행은 한국 공항에 도착한 뒤 미리 섭외해 둔 고급 의전 업체가 준비한 코스터 차량 세 대에 나누어 탑승했다. 그리고 그대로 버킹엄 호텔로 이동했다.체크인을 마친 뒤 나이트 엘리스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짐 스미스의 객실을 찾아갔다. 문이 열리자 그는 곧바로 말했다.“짐, 가능하면 스티브 로스차일드 씨와 빨리 일정을 잡아 주겠나? 우리가 이번에 한국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이 바로 그거 아닌가. 그 일만 끝나면 다들 마음 편히 한국 구경도 할 수 있을 테고!”짐 스미스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벌써요?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 다들 시차 적응도 못 했는데요.”나이트 엘리스는 손을 저었다.“시차쯤이야 괜찮네. 회의도 길게 할 생각은 없어.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야. 중요한 건 스티브 로스차일드 씨가 직접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는 거지. 다들 내 생각에 동의할 걸세.”짐 스미스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렇게 빨리 죽고 싶다면 말릴 이유가 없지.’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연락해서 가장 빠른 시간을 알아보겠습니다.”“좋아!”나이트 엘리스는 즉시 대답했다.“가능하면 최대한 빨리!”짐 스미스는 곧바로 폴 스미스에게 전화를 걸어 시후와 스티브 로스차일드의 일정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폴 스미스가 시후에게 의견을 묻자 시후는 망설임 없이 오후 3시로 시간을 정했다. 그리고 곧바로 스티브 로스차일드에게 전화를
폴 스미스는 전화로 짐 스미스가 세운 계획을 시후에게 자세히 설명한 뒤 의견을 물었다.시후는 짐 스미스가 미국에 돌아가자마자 자신의 상사와 동료들까지 한국으로 데려오려 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하지만 짐 스미스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짐 스미스는 상사 앞에서는 결국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비록 스티브 로스차일드라는 강력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더라도 직접 휘두르는 것보다는 상대를 스티브 로스차일드 앞으로 데려가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시후 입장에서는 어차피 고생하는 건 짐 스미스와 그 일행이었다. 자신은 편하게 기다리며 구경만 하면 됐다.그래서 시후는 폴 스미스에게 말했다.“오라고 하세요. 그리고 짐에게 일행 숙소는 버킹엄 호텔로 잡으라고 전해주고. 버킹엄 호텔에서 회의를 할 때 나도 스티브와 함께 한 번 들르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수석 파트너 열 명을 전부 남겨 두죠.”“알겠습니다, 은 선생님.”폴 스미스는 공손하게 대답했다.“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그 시각 미국은 이미 밤이 깊은 시간이었다. 짐 스미스는 짐을 챙기면서도 초조하게 폴 스미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자신의 계획을 반대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잠시 뒤 폴 스미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짐 스미스와 그의 아내는 동시에 긴장했다. 짐 스미스는 황급히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폴, 은 선생님과 연락됐니?”폴 스미스가 말했다.“삼촌, 은 선생님과 이야기했습니다. 언제든 오셔도 된다고 하셨어요. 다만 도착하면 버킹엄 호텔에 묵으시고, 회의가 열릴 때 은 선생님과 스티브 로스차일드 씨가 함께 방문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좋아! 정말 좋군!”짐 스미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우리는 내일 아침 바로 출발할 거야. 한국에 도착하면 현지 시간으로 다음 날 오전쯤 될 테니 바로 버킹엄 호텔로 가면 되겠어!”“네.”폴이 말했다.
“스티브 로스차일드라고요?!”아내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 사람 얼마 전에 로스차일드 가문의 제1후계자가 된 사람 아니에요? 한미정 씨의 새 남편이 그런 사람과도 아는 사이라고요?!”짐 스미스는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형수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못 알아듣겠어?”아내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남편의 눈빛이 진지한 것을 보고 농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황급히 말했다.“알겠어요. 형수님, 형수님. 그런데 형수님의 새 남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이번에 한국에서 무슨 일을 겪은 거예요?”짐 스미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건 정말 긴 이야기야...”그러고는 한국에 간 뒤 겪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숨기지 않고 아내에게 이야기했다.아내는 처음에는 입을 떡 벌린 채 듣고 있었다. 그러다 점점 얼굴이 창백해졌고, 중요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가슴을 움켜쥐기까지 했다. 혹시라도 스티브 로스차일드가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그리고 남편이 결국 한미정 밑에서 10년 동안 일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더 이상 분노조차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만 남아 있었다.누구나 알고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을 적으로 돌리면 어떤 결과가 기다리는지.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지금 같은 결과만 해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다만 그녀는 나이트 엘리스에 대한 분노만은 참지 못했다. 이를 악물며 말했다.“나이트 엘리스 그 인간은 정말 인간도 아니네요. 일부러 함정을 파 놓고 당신들을 빠뜨리다니. 완전 짐승이잖아요!”짐 스미스는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그 인간은 신경 쓸 필요 없어. 내일 한국에 가면 그 인간도 고생 좀 하게 될 거야. 내 생각에는 앞으로 10년 동안 엘리스 로펌은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을 거다. 우리 열한 명의 급여를 맞추려면 결국 나이트가 자기 돈까지 꺼내야 할지도 몰라. 10년쯤 지나면 아마 빈털터리가 되어 있을 걸.”아내는 통쾌하
당시 한국은 한밤중이었다.잠들어 있던 폴 스미스는 갑자기 삼촌인 짐 스미스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깼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처음에는 그냥 끊어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짐 스미스가 그동안 여러모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긴 했어도 이제는 어머니 밑에서 일하게 될 처지였다. 적어도 예전처럼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 시간에 전화한 걸 보면 괜히 시비를 걸려는 건 아닐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삼촌,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짐 스미스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폴, 잘 들어!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중인데, 집에 가서 숙모랑 동생들 일만 정리하면 내일 아침 바로 한국으로 돌아갈 거야!”폴 스미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삼촌, 은 선생님은 보름 뒤에 한국으로 오라고 하셨잖아요. 어머니랑 새아버지도 아직 출근 안 하시는데 왜 그렇게 서두르세요? 차라리 가족들과 시간을 좀 더 보내시는 게 낫지 않나요?”짐 스미스는 서둘러 말했다.“이미 다 이야기 끝냈어! 내일 이사회 구성원들이랑 수석 파트너 전원을 데리고 전세기로 한국에 갈 거야. 워크숍도 하고, 스티브 로스차일드도 만나고. 그때 수석 파트너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사람 열 명만 골라서 바로 한국에 남겨 버릴 생각이야. 어차피 나는 나이트 엘리스가 함정을 판 증거를 다 갖고 있으니까 그 사람들도 한국에 남는 걸 거절하지 못할 거야!”폴 스미스는 말했다.“그래도 삼촌, 이미 증거를 확보하셨다면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잖아요. 미국에서 며칠 쉬셨다가 어머니랑 새아버지가 돌아오시면 그때 사람들을 데려와도 늦지 않을 텐데요. 어머니가 직접 사람도 고를 수 있고요.”짐 스미스는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폴, 솔직히 말할게. 나는 나이트 엘리스가 더 이상 잘난 척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 지금 한창 들떠 있을 때 바로 한국으로 끌고 가서 찬물 한 바가지 끼얹어 주고, 살점도 몇 점 떼어 내야 속이 풀
시후는 한때 암살자 547가 머물던 거처를 찾아내는 것은 아마도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미스터리의 조직이 죽음의 전사들을 극도로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고, 외부의 빛이나 온도, 소리, 사계절의 변화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죽음의 전사 소속 암살자 547은 자신이 생활하는 장소가 지구의 7대륙 중 어디에 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열대기후인지 한대기후인지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이렇게 유일한 생존자조차 실질적
무대 아래 두 무리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속내를 품고 있었지만, 모두가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건을 들고 있는 중앙대장의 이름은 메이슨으로, 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 동료들은, 손에 쥐고 있는 수건을 마치 부귀영화로 가는 열차의 티켓이라도 되는 양 무의식적으로 꽉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곁에 있는, 수건을 들지 않은 특수부대 대원들이 이미 곁눈질로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언제든지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단상 위의 시후는 미소를
시후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부모님과 외조부 하성호에게 알렸다.진주 하 씨 사람들은 몹시 흥분하여, 온 가족들을 정원에 불러내 시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후가 진주 하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주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양옆에 줄을 맞추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층 더 생기 있는 모습의 소수도 역시 환영 대열에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성호의 지휘 아래 진주 하 씨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외쳤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소수도 역시 진주 하씨 사람들이 모
“좋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타고 갈 쾌속정은 준비됐습니까?”“준비됐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선생님의 요청대로, 머큐리 선외기 여섯 대가 장착된 쾌속정을 준비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습니다.”“좋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데려다 주시죠!”성도민은 시후를 데리고 무인 해안으로 향했다. 그곳의 모래사장에는 개조된 대형 픽업트럭이 세워져 있었고, 트럭의 뒤에는 바다 방향으로 후진 주차된 채, 검은색 방수천으로 감싼 6~7미터 길이의 무언가가 트레일러에 실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