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김상곤이 휴대폰을 바꿀 때, 윤우선은 자신의 지문을 등록해서 수시로 열람할 수 있게 하라고 횡포를 부렸었는데, 감히 자신의 지문을 삭제했다는 말인가?? 윤우선은 자신도 모르게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제 김상곤은 놀랍게도 자신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화가 난 윤우선은 급히 암호를 풀려고 했다. 그녀는 김상곤의 휴대전화에 지문뿐 아니라 그의 휴대전화 잠금 해제 비밀번호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그녀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아닌가? 윤우선은 믿을 수 없어서 비밀 번호를 다시 한 번 입력해보았다. 하지만, 또 다시 틀려 버렸다! 그녀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이 개 같은 놈! 내 지문을 지우고 비밀번호도 바꿔?! 자신이 그의 휴대폰을 훔쳐 계좌이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이런 많은 돈을 손에 넣으니, 윤우선이 도둑질할까 봐 이렇게 방어하는 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윤우선은 화가 나서 김상곤이 설정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몇 개 더 시도해 보았지만, 비밀번호가 모두 틀렸다! 예전 비밀번호는 두 사람의 결혼 기념일이었지만 이미 바뀌었고, 김상곤의 생일을 입력했지만 그것도 맞지 않았다! 자신의 생일도, 딸 유나의 생일도 틀렸다! 심지어 시어머니의 생일까지 넣어 보았는데도 여전히 틀린 비밀번호였다.윤우선은 속으로 궁금해졌다. 이 영감이 대체 무슨 암호를 설정한 거야? 그녀는 고민했지만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떠올랐다.한미정! 김상곤의 첫사랑! 캠퍼스 여신! 자신은 한미정의 학원 친구이자, 심지어 그녀의 절친이기도 했다. 그 때, 윤우선은 그녀가 정말 부러워하고 질투도 많이 했었다! 왜냐하면 대학생 시절 김상곤은 잘생긴 외모에 분위기도 있었고, 더욱 대단한 것은 집안에 돈이 많았기에 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돌과 같았다. 당시 윤우선은 오로지 김상곤을 꼬셔 명문가로 시집 가기를 원했다. 그래서
윤우선은 이를 갈면서 즉시 그의 폰뱅킹을 열고 들어가 시후가 벌어온 5억을 모두 이체하려고 시도했다. 폰뱅킹 어플을 들어가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떴고, 그녀는 바로 한미정의 생일을 입력했다. 그러자 어플에 들어갈 수 있었고, 잔고는 5억이 조금 넘는 금액이 있었다. 이 중에서 80만원 정도의 금액은 김상곤이 지난 번 시후가 김상곤에게 사람들에게 밥을 사주라고 준 돈에서 남은 돈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김상곤의 쌈짓돈인 셈이다. 윤우선은 곧바로 계좌이체를 클릭해 자신의 계좌를 입력한 뒤, 80만원만 남기고 모두 이체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남은 80만원으로 김상곤이 지금까지 건방지게 굴었던 대가를 치르게 할 속셈이었다. 기입한 정보가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한 윤우선은 김상곤을 비웃으며 바로 계좌이체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라는 메시지가 떴다. 윤우선이 한미정의 생일을 다시 입력하자, 비밀번호가 달랐다!"빌어먹을! 이 영감이 결제 비밀번호까지 다 바꿔서 설정을 해?!" 윤우선은 욕을 하면서, 김상곤이 비밀번호를 대체 무엇으로 설정한 것인지 골똘히 생각했다. 잠금 해제 비밀번호, 어플 로그인 비밀번호가 모두 한미정의 생일인 만큼 분명 한미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다른 정보는 알 수가 없었다! 윤우선은 한미정의 당시 기숙사 호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비밀 번호는 맞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번이었다! 만약 계속 오류가 발생하면 모바일 뱅킹이 잠금 될 것이다! 윤우선은 함부로 다시 번호를 입력할 시도를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만약이라도 시행착오가 생겨서 오늘 모바일 뱅킹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면, 김상곤은 분명 자신이 휴대폰을 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윤우선은 이를 악물고 남편의 휴대폰을 다시 멀리 치워 놓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10분 뒤, 김상곤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유나는 재빨리 시후를 쳐다보며 이 많은 돈이 도대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다.“풍수를 봐줬죠.”"그래도 풍수지리 한 번 읊어 준다고 5억을 준다고요?”그러자 시후는 유나에게 물었다. "로이드 그룹은 최고급 별장을 한 채 선물로 줬는데.. 그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 않아요?"유나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러자 시후는 "여보, 무슨 걱정인지는 알지만 안심해요, 내가 풍수를 봐 준 거물은 돈을 엄청 잘 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를 도와 한평생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그 분은 연간 수십 억을 벌 수 있어요. 그러니 내가 한 번에 5억을 사례금으로 받은 건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요.” 유나는 그제서야 조금 마음을 놓고 입을 열었다. “그럼 돈은 다 아빠에게 드린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유나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엄마가 이 돈을 노리고 아빠에게 달려들까 봐 정말 걱정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일 가구와 전자제품을 최고급으로 배치하고, 돈을 다 써버리면 되니까.”......WS 그룹 별장.신 회장은 은행 여러 곳의 독촉장을 받아 들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은행에는 여전히 수십 억의 빚이 있었는데, 은행의 요구에 따라 매년 10%를 갚아야 했다. 지금 WS 그룹은 쓸 돈이 전혀 없었고 은행에서 독촉하는 리스트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WS 그룹은 이제 이 구멍들을 대체 어떻게 메워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할 지경이었다. 김창곤은 걱정이 되어 신 회장에게 말했다. "엄마!! 이제 어쩔 수 없어요! 이 별장에 있는 마호가니 거실장이나 이런 원목 가구를 좀 팝시다! 그러면 아마 한 몇 천은 나오지 않겠어요? 이거 꽤 비싼 걸로 아는데..?”"뭐? 가구를 팔아? 네 놈부터 팔아버릴 줄 알아!" 신 회장은 격노하여 소리쳤다. "이 가구들은 모두 네 아버지가 남겨 두고 간 것이다!!넌 네 아버지의 노력을 감히 한 순간에 팔아 치우려고 하는 게야?!"김창곤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저도
신 회장은 아들이 자신에게 가구를 팔거나 골동품을 팔라고 하는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가구를 팔아야 한다면 그건 참을 수 있다. 그런데 골동품을 팔 생각은 하지도 마! 그건 다 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게 남겨준 것들이다!!!"김창곤은 서둘러 신 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엄마, 살아 계실 때가 가장 중요한 거죠, 저 골동품들을 뭐 돌아가신 아버지께 다시 바치기라도 하시게요? 그럼 뭐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시는 건 아니잖아요?!”"헛소리 좀 그만해라!" 신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이 가구들은 다 지금 은행에 저당 잡혀 있어! 은행에서 사람이 나와서 압류를 하면 분명 이 가구들을 압류하겠지! 하지만 골동품들은 내가 숨겨둔 것이라 은행이 알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아무것도 못하고 집을 빼앗기면! 은행에서 이 골동품들의 실체를 알게 되겠지 이 어리석은 놈아!”김창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지금 가구들과 골동품들을 팔면 은행에 저당 잡힌 물건들을 몰래 처분하여 손실을 만회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일단 골동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은행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그들은 모든 물건들을 찾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골동품은 정말 부득이한 일이 아니라면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김창곤은 급히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그렇다면 제가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는 계획을 잘 따를게요!”신 회장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러게 일찍이 내 말 좀 듣고 돈을 넘겼으면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WS 그룹이 수입원이 차단당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이 비극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신 회장은 분노가 가득 차올라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바로 김창곤의 마누라 홍라연으로부터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홍라연 그 년이 돈을 싸들고 도망가지만 않았더라면.. WS 그룹이 이 정도로 처참한 처지를 맞이 했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더럽고 악취 가득한 숙소에서 지내게 된 그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최대의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 맞지 않기 위해, 굶지 않기 위해, 홍라연은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WS 그룹의 사람들은 그녀가 이런 고통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신 회장은 도리어 홍라연을 욕하고 있었고, 김창곤과 그의 아들딸은 그런 신 회장을 보며 오히려 그녀의 말에 수긍하고 있었다. 홍라연이 가지고 나간 돈 때문에 시달리고 있는 가장 비참한 사람들은 김창곤의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김창곤은 지금 주변의 사람도, 돈도 모두 바닥이 났기에 하루 종일 홍라연이 돈을 가지고 밖에서 젊은 사내들을 찾아 유흥을 즐기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김혜준과 김혜빈이 홍라연을 증오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돈이었다! 돈이 없기에 WS 그룹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웠고, 초라한 모습이 마치 집 나온 개처럼 보였다. 지금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삶이 갑갑하고 목을 조여오는 기분이었다. "빌어먹을, 홍라연 이 년아!!! 언젠가 내가 널 잡으면 다리를 두 동강 내버릴 거야!! 으악!!!” 김창곤은 이를 갈며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나서, 그제서야 휴대폰을 꺼냈다. “내일 아침에 이 가구들을 차에 싣고 사람들에게 가서 이걸 팔아와야겠다!”신 회장은 집에 있는 원목 가구들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김 회장이 살아 있을 때 WS 그룹은 굉장히 잘 나갔던 전적이 있었는데.. 몇몇 가구들은 모두 훌륭한 원목들로 만든 것이어서, 그 가치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더 이상 돈을 조금이라도 얻지 않는다면 조만간 은행 사람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래서 신 회장은 김창곤에게 말했다. “가구들을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판다면, 적어도 6000만 원은 될 거다. 그런데 우리가 조급하게 행동하면, 분명 상대방은 틀림없이 가격을 깎을 거다. 그래서 가격이 그렇게 높지는 않더
다음 날 아침, 시후네 식구는 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차를 몰고 가구거리로 향했다. 윤우선은 밤새도록 생각했지만, 김상곤의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는 알아내지 못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돈을 다 쓰게 되자, 그녀는 애간장이 탔다.이와 같은 시각, WS 그룹 가족들 역시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침 식사를 마치자, 화물차가 도착했고 WS 그룹의 가구들을 수레에 싣고, 가구거리로 향했다. 그들이 향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북아현동에는 규모가 꽤 큰 가구거리가 있었다. 이곳은 바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가구단지로, 1980년대부터 형성되어 이곳에는 100여 개의 매장들이 입점해 있었다. 여러 수준의 가구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가구를 구매하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김상곤은 어머니 신 회장의 영향을 받아, 특히 엔틱 가구들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골동품들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좋은 원목으로 제작한 엔틱 가구들을 좋아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WS 그룹 별장에 있는 원목 가구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신이 간직할 수 없었기에 그저 생각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구거리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원목 가구를 파는 매장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윤우선은 "당신은 왜 썩은 나무 덩어리를 사서 집에 가려는 거야? 이제 새 집은 호화롭게 꾸며진 큰 별장이라, 유럽식 가구들을 사야지!! 원목 가구들은 색도 촌스럽고 비싸! 그리고 앉아 있기도 힘들고, 절대 안 돼!!”라며 얼굴을 찡그리고 소리쳤다."당신이 뭘 알아? 원목 가구는 잘만 보존하면 꽤 높은 금액으로 되 팔 수도 있어!” 김상곤은 윤우선을 무시하며 말했다."뭐! 나도 대학 나온 사람이야!! 네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윤우선은 지지 않으려 화를 냈다.김상곤은 손을 뒤로 저으며 말했다. "이런 건 세상 물정 모르는 당신 같은 사람이 알리 없지~” 그리고는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서방, 자네는 우리가 원목 가구를 사는게 돈을 날리는 거라고 생각하나?”시후는 아무렇지도 않
"100평 이요??!" 직원은 아연실색하며 "너무 큰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청년재에서 가장 큰 별장인데 아마 거실이 좀 크겠죠? 하하하!”직원은 놀라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음.. 선생님, 그렇다면 이렇게 큰 거실은 가구를 많이 사서 넣으셔야 좀 휑한 느낌이 덜 하실 겁니다.” 그러자 직원은 ‘Riva 1920’ 브랜드의 제품이 전시된 쪽으로 급히 안내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 브랜드는 최고급 원목 가구 브랜드로, 100년 전통의 브랜드입니다. 주문하시는 즉시 제작하여 배송해드립니다.”김상곤은 다가가 소파 팔걸이를 만지작거렸고, 손에 잡히는 미끄러운 감촉이 그를 매우 만족스럽게 했다. “그럼 여기 이 장식장은 어떻게 합니까?”그러자 상대방이 말했다. “선생님, 이건 최고급 원목 ‘KAURI’라는 희귀성 나무로 만든 것으로 굉장히 좋은 목재입니다. 장식장의 크기도 꽤 커서 3800만 원 정도 합니다.” "허!" 김상곤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비싸?!"라고 말했다."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것은 희귀 나무로 만든 좋은 재료이기 때문에 가격이 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청년재의 가장 큰 평형의 별장으로 들어가신다고 하면 적게 잡아도 수십 억이 되는데.. 이렇게 고급 별장에 이런 가구는 하나쯤 들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자 윤우선이 옆에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장식장 하나에 3800만 원이나 해요?! 저 정도면 거의 업고 다녀야겠어~?”김상곤은 그녀를 노려보더니 당황하여 직원에게 말했다. "그게.. 나머지 가구들도 사야 해서.. 하나만 너무 비쌀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혹시 좀 더 싼 것은 없습니까? 꼭 최고급 수종으로 만들 필요는 없어서..”그러자 직원은 다른 종류의 가구들을 추천해주었다. "그러면 이 ‘Desalto’ 라인도 가격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 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1200만 원대이고요, 지금 저희가 전시하고 있는 가구들 중에서는 조금 저렴한 라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김상곤은 사장이 자신에게 가구를 팔 것을 물어보자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은 분명히 가구를 사러 왔는데, 왜 팔라고 묻는 것이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나는 가구를 사러 왔는데.. 무슨 소리예요?!” 그러자 직원도 급히 그 사내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선생님께서는 원목 가구를 보러 오신 거예요." 그리고 방금 들어온 김창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서 계시는 분이 가구를 팔러 오신 거고요."그러자 사장은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급히 김상곤에게 사과했다. "아이고..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손님!" 그러고는 다시 김창곤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생님, 어떤 가구를 가지고 오신 건가요?"김창곤은 동생이 가구를 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이곳을 벗어 나고만 싶었다. 동생에게 비웃음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창곤이 이 가게를 선택한 것은 이곳이 서울에서 가장 큰 원목 가구 전문점이기에, 현재 시장에서 중고 원목 가구 가격을 가장 높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로 가면 수십 만 원씩 가격을 깎아 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김창곤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제가 원목 소파와 테이블 한 세트를 팔려고 하는데요, 조금 오래된 물건들입니다." 그러자 사장은 웃음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희는 고급 원목 제품이면 오래 되어도 취급하고 있거든요! 물건은 어디에 있지요?”김창곤은 어색한 표정으로 김상곤을 힐끗 쳐다보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기 차 안에 있습니다. 차는 주차장에 있으니 함께 가보시죠." 김상곤은 이때 형을 보며 속으로 깜짝 놀랐다. 김창곤은 최근 홍라연이 실종된 일로 인해 줄곧 근심 걱정이 많아서인지 살이 많이 빠져 핼쑥해졌고, 머리도 하얗게 새어 이전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였다. 김상곤은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어 보이는 형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김창곤은 신 회장과 자녀들을 함께 데려왔는데, 네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어두웠고, 특히 신 회장의 얼굴은 볼품없을 정도로 많이 상해 있었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