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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화. 껍데기의 결함

Autor: 6jay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17 09:02:50

설치업체에서 돌아온 첫 답변은 단순했다. 베일원이 공개한 자료만으로는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은채는 프로그램 화면을 켜려다 멈췄다.

“수치를 넣어서 보여주면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요?”

“모르는 값을 임의로 넣으면 안 돼.”

서연이 자료에서 빈칸을 짚었다. 꽃 장식과 긴 원단을 건 모습은 광고에 나와 있었지만, 그것을 지탱하는 부분의 도면은 없었다. 같은 장식을 쓴다고 같은 구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담당자가 통화로 덧붙였다.

“기존 시안에 40kg 장식을 올리는 조건이 있었다고 해도, 다른 구조물의 결과를 여기서 계산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현장과 제작 자료가 필요합니다.”

지수는 회신에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업체에 다시 물었다. 제작 도면과 접합부 정보, 실제 설치 위치가 요청서에 추가됐다.

서연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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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52화. 두 번째 신부의 자격

    건우는 적은 문장을 가리지 않았다. 나희가 읽을 수 있도록 종이를 가운데 놓았다.“어머니가 옷을 보러 가자고 하셨어요. 아들 결혼식에 한복 입고 싶으셨나 봐요.”“왜 저한테 말씀 안 하셨어요?”“나희 씨가 부담스러워할까 봐요.”그는 펜을 굴렸다.“동료 선생님이 축가도 해주신다는데, 식을 안 한다고 말씀드리려니까 좀 아쉽더라고요. 그렇다고 나희 씨가 힘들어하는데 제 욕심까지 더할 수는 없어서요.”나희는 찻잔을 잡았다 놓았다. 건우가 서둘러 덧붙였다.“지금 꼭 바꾸자는 건 아니에요. 식사만 해도 괜찮을 수 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안 아쉽다고 말한 건 사실이 아니었네요.”나희가 고개를 숙였다.“저는 건우 씨가 원래 결혼식에 관심 없는 줄 알았어요.”“저도 제대로 말 안 했어요.”서연은 빈 종이에 ‘하고 싶은 것’과 ‘걱정되는 것’을 나눠 적어 두 사람에게 보여줬다. 나희는 먼저 걱정되는 쪽에 딸의 이름을 썼다.건우는 그 옆에 한복과 축가를 적었다. 그러고는 잠깐 고민하다 한 가지를 더 썼다.‘같이 찍는 사진.’나희가 그 글자를 손끝으로 짚었다.“이것도 제가 빼자고 했죠.”“사진이 남으면 아이가 불편할 수 있다고 하셨으니까요.”“그런데 제가 아이한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그녀는 펜 끝을 종이에 대고 한참 움직이지 못했다.“건우 씨 어머니가 한복 입으셔도 괜찮아요. 동료 선생님들 오셔도 좋고요. 저 혼자 겁먹어서 자꾸 다 줄였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51화. 위축된 신부의 자리

    김나희가 가져온 메모에는 식사 시간부터 적혀 있었다.하객 15명. 호텔 중식당 별실. 정장 차림. 주례와 축가 없이 30분 정도.서연은 메모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나희를 봤다. 베이커리 3곳을 운영한다는 소개와 달리, 그녀는 상담이 시작된 뒤로 찻잔조차 편하게 잡지 못했다.“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를 원하시는군요.”“네. 여기까지 와서 이런 부탁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거창한 식은 아니라서요.”나희가 메모 귀퉁이를 접었다 폈다. 준비해온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꾸 건우를 봤다. 건우는 괜찮다는 듯 손을 뻗었다가, 그녀가 가방을 뒤지자 손을 거뒀다.나희는 휴대전화에서 식당 사진을 찾았다. 문이 닫히면 복도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방이었다.“여기면 다른 손님들하고 마주칠 일도 거의 없다고 해서요.”서연은 화면에서 시선을 들어 나희를 봤다. 나희는 음식이나 전망보다 문 위치부터 설명하고 있었다.“작게 하는 예식도 맡습니다. 두 분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부터 듣고 싶어요.”나희는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곁의 문건우도 따라 웃었지만, 메모의 ‘축가 생략’이라는 문구를 잠깐 더 보고 있었다.서연은 건우가 보고 있던 메모의 아래쪽을 확인했다.“나희 씨가 원해서 이렇게 잡으신 거예요? 아니면 준비하면서 줄이게 된 건가요?”나희가 재킷 소매를 만졌다.“저는 두 번째라서요. 딸도 있고.”“아이도 같이 참석하나요?”“네. 10살이에요. 이름은 은채고요.”나희는 한 번 목을 가다듬었다.“엄마가 결혼식한다고 떠들썩하게 다니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50화. 심야의 경고장

    2주에 걸친 긴급 예식 4건이 끝난 일요일 밤, 서연은 마지막 납품 확인서를 받았다. 파일 표지마다 적힌 날짜와 장소가 달랐다. 첫 주말에 치른 2건은 지급 내역까지 정리됐고, 오늘 끝난 2건은 업체 회신을 기다리고 있었다.지수와 은채는 먼저 퇴근했다. 서연은 각 담당자가 내일 확인할 항목만 남기고 서류를 정리했다. 오늘 쓰지 않은 꽃 비용 하나를 다시 물어보느라 생각보다 늦어졌다.밤 11시, 팩스 수신음이 울렸다.서연은 쌓여 나오는 종이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신 번호는 비어 있었다. 사진을 인쇄한 듯 한쪽 모서리가 어두웠다.[한서연 대표님. 공개된 40억 원만 보시면 안 됩니다.]뒤에는 예식 시간과 거래처 이름, 금액이 적힌 표가 붙어 있었다. 베일원의 로고는 없었다. 원래 장부의 일부를 찍어 보낸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서연은 손에 든 펜을 내려놨다. 먼저 수신 시각과 장수를 확인했다. 원본에는 표시하지 않고 별도로 복사했다.표에는 낯익은 호텔 이름들이 있었다. 취소된 예식 시간을 미리 공급받았다는 기재와 함께 담당자 이름도 보였다.[이진혁 / 태강호텔 웨딩사업부 전 총괄팀장 / 우선 배정 관련 5억 원][최동호 / 신우레저 서울클럽 / 취소 시간 공급 관련 3억 원]서연은 이름을 소리 내 읽지 않았다. 종이에 적혀 있다고 실제 지급이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연주 예식의 취소 정산에서 봤던 날짜와 비슷한 항목이 있어 그냥 버릴 수도 없었다.마지막 장 하단에 짧은 문장이 있었다.[추가 자료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제 신원을 먼저 밝히지는 말아주세요. T.O.]서연은 이니셜 옆을 오래 봤다. 연락처는 없었다. 답장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도 적혀 있지 않았다.서연은 팩스 맨 아래의 잘린 행을 다시 봤다. 다른 날짜가 반쯤 남아 있었다. 연주와 나눈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49화. 네 쌍의 구제

    목요일 오전, 접수된 계약서를 분류하던 지수가 4개의 파일을 따로 놓았다.“이분들은 예식이 바로 닥쳤어요. 이번 주 토요일 2쌍, 다음 주 일요일 2쌍이요.”서연은 계약서보다 날짜표를 먼저 봤다. 청첩장 발송과 하객 이동까지 끝난 상태였다. 새 장소를 구한다고 같은 시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우리가 비울 수 있는 자리는?”“하우스홀 토요일 저녁 6시, 일요일 오전 10시요. 다음 주 일요일은 제휴 하우스홀 한 곳과 모연온실 쪽을 확인했습니다.”“모연온실은 인원부터 봐야 해. 큰 하객 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야.”지수가 소규모 가족식으로 예약했던 커플의 파일을 앞으로 옮겼다. 다른 세 팀에는 그 장소를 권하지 않았다.서연은 4쌍을 한꺼번에 설득하지 않고 각각 가능한 시간을 설명했다. 이번 주 토요일 낮에 식을 하려던 한 커플은 일요일 오전으로 바꿀 수 있는지 가족들에게 직접 연락했다. 고속버스를 이미 예약한 친척이 있어 통화가 길어졌다.“날짜를 못 바꾸면 다른 곳도 같이 알아봐야 해요. 여기서 꼭 하셔야 하는 건 아닙니다.”신부는 수첩에 연락할 사람을 적었다.“아버지는 일요일 오전이면 더 좋대요. 그런데 작은아버지 차는 토요일에 올라오기로 했대서요.”신랑이 복도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서연은 잠깐 기다리겠다고 하고 가능한 시간을 종이에 적어줬다. 전화로 급히 설명하다 예식 날짜를 잘못 전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돌아온 신랑은 일요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청첩장에 적힌 주소를 보고 옛 식장으로 가는 손님이 없도록 한 집씩 연락하기로 했다. 신부는 수첩의 이름 옆에 둘이 나눠 맡을 표시를 했다. 서연은 날짜 변경을 확인하고 남은 3건의 드레스와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48화. 부부라는 이름의 균형

    “아빠, 두부 너무 크다고 했잖아.”“찌개에 넣으면 괜찮아.”“내 입에는 안 괜찮아.”도진은 도마 위 두부를 내려다봤다. 시우가 손가락으로 크기를 표시하자 결국 칼을 다시 들었다.“이 정도?”“조금만 더.”“두부가 없어지겠다.”시우가 웃으며 식탁 의자에 올라앉았다. 도진은 아이가 몸을 기울이지 못하게 의자를 조금 안쪽으로 당겨주고 불을 줄였다.서연이 들어왔을 때 주방에는 찌개 냄새가 퍼져 있었다. 시우는 현관으로 달려와 엄마의 가방을 들어보려다 금방 내려놨다.“엄마 가방은 왜 맨날 무거워?”“넣고 다니는 게 많아서.”“아빠 것처럼 작게 해.”도진이 나와 가방을 받아 들었다.“아빠 것도 무거워.”“그럼 둘 다 작게 해.”서연은 웃으며 손을 씻으러 갔다. 돌아왔을 때는 세 사람 몫의 밥이 놓여 있었다. 작은 두부가 잔뜩 들어간 시우의 그릇을 보니 도진이 누구의 요구를 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오늘 두부는 먹기 좋겠다.”“내가 시켰어.”시우가 자랑하자 도진은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가 뜨거운 국물을 급히 먹지 않도록 숟가락을 잠깐 내려놓게 했다.식사를 마친 뒤 도진은 그릇을 옮기고 서연은 식탁을 닦았다. 시우는 두 사람 사이에서 자기 숟가락만 싱크대에 넣었다. 공룡책을 가져오겠다며 방으로 뛰어갔다.서연이 행주를 헹구다가 말했다.“오늘 회의는 잘 끝났어요?”“응. 제안은 안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147화. 태강 이사회의 암운

    태강 회의실에 올라온 베일원 제안서는 첫 장부터 금액이 컸다. 호텔의 잔여 예식 시간을 독점 공급하면 연간 100억 원의 수수료를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박 상무가 자료를 들어 보였다.“비수기 빈 시간을 매출로 바꿀 기회입니다. 지금 놓치면 다른 호텔이 가져갑니다.”도진은 제안서에 붙은 재무 자료를 펼쳤다.“보장한다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셨습니까?”“투자 유치와 회원 모집으로 마련한다고 합니다.”“투자금이 들어왔다는 증빙은요?”박 상무는 다음 장을 넘겼다. 확약이 아니라 유치 계획이었다. 도진은 서류를 빼앗지 않고 기다렸다.“신규 계약을 받으면 현금이 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업은 원래 선투자가 필요하죠.”“고객 계약금은 그 고객의 예식에도 써야 합니다. 이미 밀린 지급을 먼저 메우고 나면 새 계약은 무엇으로 이행합니까?”회의실에서 누군가 펜을 멈췄다. 재무 담당자가 검토 내용을 설명했다. 제출 자료에는 누락된 항목이 있었고, 자본잠식률을 180%로 계산한 대목도 재확인이 필요했다. 납품업체들이 지급 지연을 주장한 어음만 12억 원 규모였다.도진은 상대 회사에 보낸 자료 요청 목록을 가리켰다.“이 항목들이 아직 비어 있습니다. 정상 지급을 전제로 계약서를 쓰려면 최소한 답변은 받아야죠.”한 이사가 몸을 기울였다.“아내 회사와 경쟁하는 업체라 더 까다롭게 보시는 건 아닙니까?”도진은 눈을 돌리지 않았다.“그 이해관계는 회의록에 남기십시오. 외부 검토 의견도 받으시고요. 대신 제가 물은 질문에는 답해주셔야 합니다.”“어떤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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