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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Autor: 월야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20 18:34:01

사고 경위를 단정하지 않은 호텔 직원의 기록과, 하윤이 자신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세아의 진술서.

도혁이 어느 쪽을 믿을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

오전 열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하윤은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서명숙이었다.

“너 어젯밤에 무슨 짓을 했니?”

인사도 없이 날아든 질문에 하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밤새 제대로 잠들지 못한 탓에 머리가 무거웠다.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도혁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지 몰라서 그래? 호텔까지 쫓아가서 난동을 부렸다며.”

하윤의 손이 굳었다.

“누가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그게 중요하니? 네 남편 체면을 그렇게 망쳐 놓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어?”

하윤은 눈을 감았다.

시어머니는 호텔에 자신이 왜 갔는지 묻지 않았다. 도혁이 누구와 있었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윤이 난동을 부렸다는 말만으로 이미 모든 판단을 끝낸 상태였다.

“어머니, 도혁 씨가 다른 여자랑…….”

“그만.”

명숙의 목소리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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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22화

    사고 경위를 단정하지 않은 호텔 직원의 기록과, 하윤이 자신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세아의 진술서.도혁이 어느 쪽을 믿을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오전 열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하윤은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서명숙이었다.“너 어젯밤에 무슨 짓을 했니?”인사도 없이 날아든 질문에 하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밤새 제대로 잠들지 못한 탓에 머리가 무거웠다.“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도혁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지 몰라서 그래? 호텔까지 쫓아가서 난동을 부렸다며.”하윤의 손이 굳었다.“누가 그렇게 말씀드렸어요?”“그게 중요하니? 네 남편 체면을 그렇게 망쳐 놓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어?”하윤은 눈을 감았다.시어머니는 호텔에 자신이 왜 갔는지 묻지 않았다. 도혁이 누구와 있었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았다.하윤이 난동을 부렸다는 말만으로 이미 모든 판단을 끝낸 상태였다.“어머니, 도혁 씨가 다른 여자랑…….”“그만.”명숙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남자가 밖에서 누구를 만나든 네가 아내로서 중심만 잘 잡으면 되는 거야. 그런데 네가 먼저 일을 벌였잖니.”하윤은 숨을 삼켰다.“저는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았어요.”“그 여자 손에서 피가 났다며?”“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그럼 그 여자가 혼자 다쳤다는 거니?”하윤은 입술을 깨물었다.“네.”수화기 너머에서 기가 막힌다는 웃음소리가 들렸다.“너 정말 이상해졌구나.”하윤은 고개를 숙였다.명숙은 잠시 침묵하다가 차갑게 덧붙였다.“오늘 저녁에 집으로 와. 네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제대로 이야기해야겠다.”전화가 끊겼다.하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어젯밤까지 그녀는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아내였다. 하룻밤이 지나자 남편은 그녀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시어머니는 그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세웠다.그 모든 일의 시작에 윤세아가 있었다.하윤은 휴대전화를 다시 켰다.호텔에서 찍은 사진이 남아 있었다.그녀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마음을 정했다.더 이상 말로만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21화

    오직 세아에게 사과하라는 말뿐이었다.하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집어 들고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나는 잘못한 게 없어. 당신이 나한테 사과해야 해.]**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에도 한참 동안 답장은 오지 않았다.그녀는 새벽 두 시가 지나고 세 시가 가까워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소파에 앉은 채 잠이 들었다.그날 밤 도혁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도혁은 세아의 상처 사진을 받아 보았다.붕대가 감긴 손바닥이었다.사진 아래에는 세아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하윤 씨한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조금만 더 조심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요.]**도혁은 그 문장을 읽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세아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자신이 다쳐 놓고도 다른 사람을 걱정했고, 어제도 하윤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다.반면 하윤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그는 어젯밤 객실에서 벌어진 일을 떠올렸다. 깨지는 유리잔과 세아의 비명, 그리고 하윤의 날 선 목소리.정작 잔이 떨어지는 순간을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도혁에게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하윤이 흥분해 세아에게 다가갔고, 그 직후 세아가 다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도혁은 비서 승재를 불렀다.“어제 호텔에서 있었던 일, 외부에 새지 않도록 처리해.”승재는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도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세아가 다친 경위도 확인해 두고.”“호텔 측에 확인 요청을 넣을까요?”“그래. 하윤이가 나중에 또 무슨 말을 할지 모르니까.”승재는 대답하지 않았다.도혁은 그 침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는 이미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더 이상 일을 키우지 못하도록 막고, 세아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보호하며, 자신의 이름이 불필요한 소문에 오르내리지 않게 하는 것.그것이 남편으로서, 회사 대표로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믿었다.그러나 같은 시각, 호텔 보안실에서는 전날 밤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20화

    “비켜요.”“그런데 저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세아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도혁 씨가 하윤 씨를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하세요?”하윤의 손끝이 굳었다.세아는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사랑하는 여자라면 그렇게 울게 두지는 않을 텐데. 아까 도혁 씨가 누구부터 챙겼는지 보셨잖아요.”하윤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당신이 일부러 잔을 깨뜨렸다는 거, 나 봤어요.”세아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지만, 당황하지는 않았다.“그래요?”그녀는 붕대 감긴 손을 내려다보았다.“그런데 도혁 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던데요.”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세아는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하윤 씨가 아무리 설명해도 도혁 씨는 제 말을 믿을 거예요. 오늘 보셨으니까 아시겠죠?”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지만 하윤은 움직이지 않았다.세아는 그녀의 손에 들린 선물 봉투를 바라보았다.“아, 그리고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그녀가 웃었다.“하윤 씨한테는 별로 좋은 날이 아니었겠지만요.”하윤의 손이 떨렸다.세아는 그 모습을 잠시 감상하듯 바라보다가 객실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몇 걸음 가지 않아 다시 고개를 돌렸다.“참, 한 가지 더요.”하윤은 입술을 깨물었다.“다음에는 도혁 씨 앞에서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마세요. 그 사람, 감정적으로 구는 여자 정말 싫어하거든요.”세아는 잠시 하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낮게 덧붙였다.“오늘도 하윤 씨가 조금만 참으셨으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요.”그 말이 끝나자 그녀는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하윤은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세아는 자신이 남편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보다, 하윤이 그것을 목격하고 화를 냈다는 사실을 더 큰 잘못으로 만들고 있었다.그리고 도혁은 이미 그 판단을 받아들였다.***하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새벽 한 시가 넘었다.현관에 들어서자 익숙한 집 안 풍경이 보였다. 거실에는 그녀가 아침에 꽂아 둔 꽃이 그대로 놓여 있었고, 식탁 위에는 두 사람의 결혼사진이 담긴 작은 액자가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19화

    세아는 눈을 내리깔고 있었지만, 하윤은 그녀의 손을 놓치지 않았다. 상처는 손바닥 가장자리에 있었고, 잔을 떨어뜨리는 순간 세아가 다른 손을 뻗었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우연히 떨어뜨린 것이 아니었다.하윤이 그 사실을 말하려는 순간, 도혁이 직원에게 먼저 지시했다.“필요한 처치만 하고 나가 주세요. 오늘 일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부탁합니다.”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잠시 뒤 객실 문이 닫히자 도혁은 하윤을 돌아보았다.“세아한테 사과해.”하윤은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세아의 어깨에 자신의 재킷을 걸쳐 주었다. 그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하윤은 자신이 모르는 동안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시간을 보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못 들었어?”“내가 왜 사과해야 해?”도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네가 다치게 했잖아.”“안 했어.”“서하윤.”하윤은 두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당신이 저 여자랑 잤어. 그걸 내 눈으로 봤는데, 지금 나보고 저 여자한테 사과하라는 거야?”“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세아가 다친 건 별개의 문제야.”“그럼 당신 잘못은?”도혁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윤은 한 걸음 다가갔다.“당신이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잊어버리고, 다른 여자랑 호텔에 있으면서…….”“그만하라고 했어.”도혁은 그녀의 말을 끊고 탁자 위에 놓인 선물 봉투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하윤의 손에 밀어 넣었다.“이거 가지고 집에 가.”하윤은 구겨진 리본을 내려다보았다.몇 달 동안 준비한 선물이었다. 남편이 웃는 얼굴로 받아 줄 거라 생각하며 포장지까지 골랐던 물건을, 도혁은 아무렇게나 돌려주었다.“내가 나중에 이야기할 테니까 지금은 조용히 돌아가.”하윤은 봉투를 붙잡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도혁은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사과부터 하라고.”세아가 조심스럽게 그의 소매를 잡았다.“도혁 씨, 괜찮아요. 저 정말 사과 안 받아도 돼요.”그녀는 하윤을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18화

    “하윤 씨, 제발 진정하세요.”“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하윤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세아가 협탁에 놓인 와인잔을 집어 들었기 때문이다.유리잔을 쥔 그녀의 손이 하윤의 시야에 들어왔다. 세아는 도혁을 힐끗 바라본 뒤, 마치 겁에 질려 몸을 피하려는 사람처럼 어깨를 움츠렸다.“저 정말 싸우고 싶지 않아요.”다음 순간 세아의 손목이 미세하게 돌아갔다.유리잔이 손가락 사이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쨍그랑!날카로운 파열음이 객실에 울렸다.깨진 유리 조각이 카펫 위로 튀었고, 세아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손을 움켜쥐었다. 잔이 깨지는 순간 다른 손을 뻗어 유리 조각을 건드린 탓에 손바닥 가장자리에 가느다란 상처가 생겼다.“아악!”도혁이 곧바로 몸을 돌렸다.“세아야!”세아는 손바닥을 감싼 채 뒤로 비틀거렸다. 가운 소매 아래로 붉은 피가 번지고 있었다.도혁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상처를 살폈다.“괜찮아? 손 보여 줘.”하윤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자신은 세아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기는 했지만 유리잔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세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윤 씨……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제발 이러지 마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애처롭게 떨렸지만, 정작 하윤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상할 만큼 또렷했다.하윤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뭘……?”세아는 대답하지 않은 채 도혁의 품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도혁 씨, 저 정말 괜찮아요. 하윤 씨도 화가 나셨으니까…….”그 순간 도혁이 고개를 들었다.하윤은 남편의 눈빛을 보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쳤는지 깨달았다.“너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하윤은 고개를 저었다.“나 아무것도 안 했어.”“세아 손에서 피 나는 거 안 보여?”“저 여자가 혼자 잔을 떨어뜨린 거야.”도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만해.”“정말이야. 내가 만지지도 않았어.”그녀가 한 걸음 다가가자 도혁은 세아를 자신의 등 뒤로 물렸다.“거

  • 나를 죽인 당신이 무너졌다   17화

    결혼한 뒤 삼 년 동안 하윤은 남편이 싫어하는 일을 피하려 애썼다. 손님이 있는 자리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그의 회사에 함부로 찾아가지도 않았다. 시댁 어른들이 그녀를 못마땅해할 때도 도혁의 입장이 난처해질까 봐 되도록 참았다.그러나 지금만큼은 물러설 수 없었다.“나한테 설명해 줘. 이 여자가 왜 여기 있는지, 당신이 왜…….”“하윤 씨.”세아가 부드럽게 끼어들었다.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가운의 허리끈을 느슨하게 묶었다. 맨발로 카펫을 밟는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하윤에게 다가오면서도 도혁의 곁에서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다.“제가 설명할게요. 도혁 씨한테 화내지 마세요.”세아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다.“도혁 씨가 요즘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집에서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하루 종일 시달리는데…….”그녀는 말을 멈추고 도혁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의 허락을 구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오늘은 그냥 제가 곁에 있어 드리고 싶었어요.”하윤은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이 여자는 변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편의 아내 앞에서 자신이 그를 위로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그만해요.”하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내 남편이 힘든 걸 당신이 왜 위로해요?”세아는 눈을 크게 뜨더니 상처받은 듯 입술을 달싹였다.“하윤 씨, 그런 뜻이 아니라…….”“그리고 당신.”하윤은 도혁을 바라보았다.“이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도혁은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네가 이러는 게 더 피곤하다는 생각은 안 드나?”그 말에 하윤은 입을 다물었다.세아는 도혁의 뒤편으로 살짝 몸을 물리면서, 하윤에게만 보일 만큼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하윤은 손에 들고 있던 선물 봉투를 객실 입구의 작은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침대 위에 남아 있는 두 사람의 흔적이 자꾸 눈에 들어왔고, 도혁이 세아를 가리지도 않은 채 자신을 나무라는 모습은 더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대로 돌아가면 남편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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