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아파트로 서둘러 왔다.
혁이 걱정돼서, 내가 어떻게 운전을 하고 왔는지 모를 정도였다.
차를 주차하고 전화를 걸어봤다.
그런데 혁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른 아침, 신부 대기실 거울 앞에 앉아 있는데— 손이 떨렸다.메이크업을 받으면서도, 자꾸 눈물이 차올라 애를 먹었다."변호사님, 눈물 참으셔야 해요. 메이크업 번져요!"미선이 울다 웃다 하며 티슈로 눈가를 톡톡 두드려줬다."미안해요, 자꾸 눈물이 나서.""저도 자꾸 눈물 나는데요, 뭐."문이 열리고, 정장을 갖춰 입은 채사장이 들어왔다.평소의 낡은 점퍼 차림이 아니라, 말끔한 슈트를 입은 모습이 낯설면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채사장님...""뭘 그렇게 봐. 나도 이럴 때 입을 옷은 있어."채사장이 무뚝뚝하게 말하며, 내 옆에 다가와 섰다."준비됐나?""...네.""긴장하지 마. 그냥, 네가 살아온 것처럼 당당하게 걸어가."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숨을 골랐다.식장 입구,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문이 열리고, 하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쏠렸다.채사장의 팔짱을 끼고, 나는 한 걸음씩 버진로드를 걸었다.저 멀리, 턱시도를 입은 우석이 서 있었다.그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6년 전 강원도에서 처음 만난
결혼식 날짜가 다음 달 셋째 주 토요일로 정해졌다."너무 급한 거 아니에요?"내가 걱정하자, 우석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더는 못 기다려. 이미 6년이나 기다렸는데."그 말에, 나는 웃으며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다.결혼 준비는 생각보다 정신없이 흘러갔다.드레스를 고르러 간 날, 미선이 함께 따라와 이것저것 골라줬다."이거 어때요, 변호사님? 완전 잘 어울려요!"거울 속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이, 낯설면서도 눈물이 날 만큼 벅찼다."예쁘다...""그쵸? 우석 씨 보면 완전 반하겠는데요."미선의 장난스러운 말에, 나는 얼굴을 붉혔다.식장을 정하는 날엔, 채사장이 함께 따라나섰다."여기, 이 정원 있는 곳이 낫겠구먼. 야외 결혼식 하기 딱 좋아."채사장이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피며 조언해주는 모습이, 정말 아버지 같아서— 나는 자꾸 눈시울이 붉어졌다."채사장님, 저 결혼식 때 정말— 아버지 자리에 서주시는 거죠?"채사장이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확답은 안 했다.""에이, 벌써 정장까지 새로 맞추셨다면서요. 형도 씨한테 다 들었어요.""그 자식, 입이 방
한국으로 돌아온 첫날, 공항 입국장을 나서자마자 형도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마중 나와 있었다."형수님! 아니, 이제 진짜 형수님 되시는 거죠?"형도의 호들갑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형도 씨도 참.""저 진짜 반지 고르는 거 얼마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마음에 드셨어요?""네, 완전요.""그거 봐요, 형! 제가 추천한 게 딱이라니까요."형도가 우석을 향해 으쓱거렸다.공항을 나서니, 오랜만에 맡는 한국의 공기가 낯설면서도 반가웠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나는 휴대폰을 열어 밀린 메시지들을 확인했다.채사장, 미선, 희찬, 노래방 부부까지— 다들 약혼 소식을 듣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와 있었다.채사장: 드디어! 내가 조카 이름 지을 자격, 잊지 않았지?그 메시지에, 나는 웃음이 났다.희찬: 누나! 축하해!!동생의 메시지엔, 눈물이 핑 돌았다.사무실에 도착하니, 미선이 눈물까지 글썽이며 나를 맞았다."변호사님, 축하드려요! 저 진짜, 이 소식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고마워요, 미선 씨. 그동안 사무실 지켜주느라 고생 많았어요.""아니에요! 사건들도 다 잘
동남아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마지막 촬영 날, 스태프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감독이 다가와 명함 한 장을 건넸다."희우 씨, 다음 작품 준비하면 연락드릴게요. 이번에 좀 더 비중 있는 역할로요.""정말요? 감사합니다.""연기, 정말 소질 있어요. 한국 돌아가서도 꾸준히 배워보세요. 아깝잖아요, 이 재능."그 말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짐을 챙겨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는 우석에게 그 얘기를 전했다."저, 한국 가서도 연기 수업 좀 들어볼까 봐요.""진짜? 좋은 생각이야.""변호사 일도 계속하면서,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건 없는 날엔 수업 듣고.""둘 다 욕심내는 거야?""네. 저 원래 욕심 많잖아요."내 대답에, 우석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그런 너라서 좋아."숙소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는데, 우석이 문득 물었다."희우야, 한국 돌아가기 전에— 어디 한 군데만 더 들렀다 가면 안 될까?""어디요?""그냥, 근처에 예쁜 섬이 있대. 하루만 여행 갔다가 귀국하자.""좋아요! 저도 마지막으로 여행 한번 하고 싶었어요."그렇게, 우리는 촬영이 끝난 다음
촬영 두 달째, 어느덧 이곳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져 있었다.작은 단역이었지만, 감독은 종종 내게 짧은 장면들을 더 맡겼다.대사가 한두 줄씩 늘어날 때마다, 나는 신기하게도 떨림보다 설렘이 더 커졌다.그날 아침, 나는 숙소에서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낯선 발신자의 메일을 발견했다.[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 통지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떨리는 손으로 메일을 열었다.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귀하의 행위는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으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실질적 피해를 끼친 정황이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다수의 선행 사례가 인정됨에 따라— 자격 정지 대신 '견책' 처분으로 종결합니다."견책.자격 정지도, 취소도 아니었다.나는 몇 번이고 그 문장을 다시 확인했다.믿기지 않았다.거실에서 대본을 보던 우석이, 내 표정을 보고 다가왔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나는 말없이 휴대폰을 내밀었다.우석이 화면을 읽어 내려가더니, 곧 환하게 웃었다."희우야, 이거— 됐다는 거잖아!""네, 자격 유지된대요.""진짜
첫 촬영을 앞둔 전날 밤, 나는 침대에 누워서도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대본은 고작 세 줄짜리 단역이었다.그런데 그 세 줄을, 벌써 백 번은 넘게 읽은 것 같았다."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뭔가 달라진 게 느껴져요."단순한 대사인데도, 어떤 표정으로, 어떤 속도로 말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나 연습을 해봤지만, 매번 다르게 들렸다."자, 오늘은 그만."우석이 방으로 들어와, 대본을 살며시 뺏듯이 가져갔다."아직 연습 더 해야 하는데.""이 이상 하면 오히려 다 외워버린 것처럼 어색해져. 내가 겪어봐서 알아."그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나는 못 이기는 척 그 옆에 앉았다."떨려요?""완전요. 우석 씨는 데뷔할 때 안 떨렸어요?""떨렸지. 첫 촬영 때, 대사를 세 번이나 틀렸어. 그것도 딱 한 마디짜리였는데.""진짜요?""응. '이거 받아' 이 대사 하나를 세 번 NG 냈어. 감독님이 한숨 쉬시는데, 그게 그렇게 무섭더라고. 게다가 그날 스태프들이 다 쳐다보고 있어서, 얼굴이 화끈거려서 죽는 줄 알았어."그 이야기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우석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