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안정수가 서현주를 바라보는 눈빛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처음에는 안요한과 서현주의 관계도 그저 젊은 사람들 사이의 감정이니 오늘은 죽고 못 살 것처럼 사랑하다가도 내일이면 등을 돌릴 수 있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요즘 회사에서 악착같이 버티며 일에 몰두하는 안요한의 기세를 보면 신씨 가문에 머리를 숙일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였다.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진심으로 부딪치고 있었다.안정수는 속으로 깊은 탄식을 삼켰다.그동안 보아온 안요한의 성정과 행동거지를 미루어 볼 때 이런 일을 벌였단 건 이미 서현주라는 사람에게 완전히 올인했다는 증거였다.이것이 안정수가 완고한 고집을 꺾고 마음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였다.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역시 안요한 때문이었다.안요한은 지난 수년간 회사 경영에는 손을 뗀 채 밖으로만 돌다가 고작 몇 달 전에야 겨우 본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안씨 가문의 가업을 떠맡기면서 안정수 역시 이 기업을 안요한이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그래서 신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추진해 안요한이의 입지를 더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다져주려 했던 것이었다.자선 만찬회 소동 이후, 신씨 가문은 보란 듯이 안씨 가문과 진행 중이던 사업들을 단번에 모두 정지시켰다.이 타격은 안씨 가문을 흔들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 뼈아픈 타격이자 커다란 악재임은 틀림없었다.하지만 안요한은 이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묵묵히 서류 더미를 파고들며 지독할 정도로, 침착하게 일사천리로 일을 밀어붙였다.며칠 밤을 새워가며 여러 기업 대표를 만난 끝에 신씨 가문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기업들로 완벽히 채웠고 그 결과 회사 운영은 안정될 수 있었다.결국 안정수뿐만 아니라 그동안 안요한의 능력을 의심하고 뒤에서 수군거리던 이사회 사람들마저 완전히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안요한의 천부적인 비즈니스 감각과 경영 능력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증명된 셈이었다.동시에 안요한은 행동으로 할아버지에게 시위하
서현주의 눈가에 맺혀 있던 옅은 웃음은 서서히 사라지고 차분하고 고요한 표정만이 남았다.“그렇게 할게요. 저도 계속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요. 언젠가 정말 모든 문제가 정리되는 날이 오면 안요한 씨와 함께 할아버지를 찾아뵙겠습니다.”안정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그 눈빛은 마치 그녀의 진심을 가늠하는 듯했고 정말 그렇게 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듯싶었다.그러다 서현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예전에 안정수는 서현주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따로 만나 이야기할 기회도 주지 않았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만나러 왔고 심지어 기회까지 주려는 태도였다.‘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안정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다 그 녀석 때문이지.”서현주는 잠시 멈칫하다 물었다.“안요한 씨요?”요즘 안요한이 워낙 바빠서 전화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 일 때문이라 했고 서현주도 본인의 일이 있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안정수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현주 양도 신가영에 대해선 들어서 알고 있겠지. 얼마 전에 안요한 친구가 주최한 자선 만찬회가 있었네. 신씨 가문 사람들도 초대받아 참석했지. 그런데 그 자리에서 가영이가 요한이 녀석에게 대중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청혼을 했네. 만약 나라면 설령 거절하더라도 여자 쪽과 그 집안 체면을 생각해서 조용히 데리고 나와 거절했을 거야. 그래야 양가 체면이 서니까.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나는 요한이 녀석이 알아서 잘 대처할 줄 알았네. 그런데...”안정수의 목소리에 부쩍 힘이 들어갔다.“그 미련한 놈이 대중 앞에서 대놓고 거절한 것도 모자라 글쎄... 글쎄...”서현주는 호기심이 발동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뭐라고 했는데요?”안정수는 기가 찬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그날 밤, 연회장에는 안씨 가문과 신씨 가문의 묘한 기류를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던 수많은 사람이
청년은 문을 닫은 뒤 운전석으로 돌아가 앉았다.서현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거예요?”안정수는 천천히 눈을 뜨며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현주 양과 식사나 한 끼 할까 하고 불렀네. 혹시 시간 괜찮은가?”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앞을 바라봤다.차는 이미 출발한 상태였고 그녀에게 거절할 여지는 애초에 없었다.서현주는 옅게 웃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안요한 씨의 할아버지로서 저를 부르신 거라면 시간 있어요.”안정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의미심장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서현주 역시 미소로 답했다.안정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연히 안요한의 할아버지로서 찾아온 거네.”서현주는 가볍게 미소 지은 채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차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한 식당 앞에 멈춰 섰다.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식당이었는데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직원들은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움직였고 실내에는 은은한 피리 소리만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직원의 안내를 받아 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갔다.자리에 앉자마자 안정수는 본론을 꺼냈다.“현주 양은 내가 왜 찾아왔는지 짐작하고 있겠지. 바쁜 사람의 시간을 빼앗고 싶진 않으니 바로 이야기하겠네.”서현주는 직원이 건네준 물잔을 받아 한 모금 마시며 조용히 시선을 들어 안정수를 바라봤다.안정수는 마치 사람을 평가하듯 흐릿해진 눈으로 서현주를 한참 살핀 뒤 다시 입을 열었다.“요한이가 현주 양을 정말 좋아하더군.”서현주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잔을 내려놓으며 햇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저도 잘 알고 있어요.”확신에 찬, 전혀 머뭇거림이 없는 어조였다.안정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솔직히 말하면 나는 현주 양이 마음에 들지 않네.”서현주의 미소는 흐트러지지 않았다.“그것도 알고 있어요.”안정수가 서현주를 응시하며 물었다.“그 이유는 궁금하지 않은가?”“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궁금했었어요. 왜 저를 싫어하시는지. 그
서현주는 수화기 너머로 황축복의 웃음소리를 희미하게 들을 수 있었다.아이의 들뜬 웃음이 귀에 맴돌자 차마 흥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해 지기 전에 들어가세요.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요. 그리고 주변도 좀 살펴보시고요. 이상한 사람 보이면 바로 자리를 뜨세요.”엄진경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알았어, 알았어. 괜히 걱정하지 마.”전화는 금세 끊겼다. 하지만 서현주는 왠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예전에 안요한이 그녀를 보호하라고 붙여 둔 사람들이 있었다.서현주는 안요한에게 연락해 그들의 연락처를 받은 후, 그중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엄진경과 황축복이 있는 쇼핑몰로 가서 두 사람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서현주가 연락한 그 남자의 별명은 블랙이었다.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까무잡잡했고 아무리 관리해도 하얘지지 않아 자연스럽게 붙은 별명이었다.블랙은 이미 안요한에게서 서현주의 부탁은 가능한 한 들어주라는 말을 들은 상태였다.사정을 들은 그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쇼핑몰로 향했고 금세 엄진경과 황축복을 찾아냈다.블랙은 근처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주변을 살폈다. 한참을 지켜봤지만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잠시 뒤, 점심시간이 다 된 걸 확인한 그는 곧바로 근처 식당에 들어가 식사했다.서현주가 외출했을 때면 곁을 따라다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이 며칠이 그에게는 가장 편안한 나날이었다.서현주가 회사에 있으면 그는 회사 건물 아래에서 게임하거나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다른 곳에 가도 마찬가지였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다니다가 게임을 하고 영상을 보는 게 전부였다.가장 번거로운 일이라면 밖에서 빌린 보조배터리를 반납할 기기를 찾는 정도였다.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보호 대상만 바뀌었을 뿐 결국 심심한 건 똑같았다.식사를 마친 블랙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키즈카페 쪽을 바라봤다.시선을 둘러보던 그는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엄진경과 황축복이 보이지 않았다.블랙은 침
“봤어?”강혜인은 벽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 서현주를 바라보았다.한편, 서현주는 휴대전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화면에는 연성 그룹 관련 기사들이 끝없이 올라와 있었다.관심도와 화제성은 예상 이상이었다. 강혜인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사안이 심각한 건 맞지만 연지훈 정도 되는 사람이면 원래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게 두지는 않았을 거야. 어쩌면 연씨 가문 내부에서 뭔가 꼬인 걸 수도 있고 일부러 일을 키운 걸지도 모르지.”서현주는 기사 몇 개를 더 훑어본 뒤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말했다.“그건 그들 일이지 이제 나랑은 상관없어.”강혜인도 서현주의 말을 정확히 이해한 듯 탄식하며 입을 열었다.“난 처음에 이번 일은 유씨 집안 사람들이 저지른 줄 알았어. 그런데 연씨 가문도 참 대단해. 유이영을 얼마나 아끼면 이런 상황에서도 도와주려고 나선 거야. 결국 자기들까지 같이 휘말린 꼴이라니. 악인은 결국 벌받는 법인가 봐. 이번 일 지나고 나면 다들 좀 얌전히 살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사고 치지 말고.”말을 마친 강혜인은 소파로 가서 앉더니 자신의 컵에 물을 따르며 중얼거렸다.“진짜 이해가 안 돼. 유이영 일은 이미 끝난 줄 알았는데 왜 자꾸 계속 터지는 거야? 매번 일이 터질 때마다 내 심장도 놀라서 터질 것 같아. 이번 일을 끝으로 정말 조용히 살아줬으면 좋겠다. 더 이상 날 놀라게 하지 말고.”서현주는 강혜인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말이 씨가 될 수도 있어.”강혜인은 왠지 모를 불길함에 가슴을 누르며 말했다.“설마. 내가 그렇게 재수 없는 사람은 아니야.”서현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지금 상황은 너무 복잡했고 무슨 일이 터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유태준과 백미경은 이미 궁지에 몰려 있었기에 그 정도까지 몰린 사람은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알 수 없었다.문득 엄진경이 걱정됐던 서현주가 전화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차연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미간을 구진 채 걱정이 짙게 드리워진 표정으로
연채린과 연승재는 이 말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연지훈은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하는 사람이었다.결국 두 사람은 연지훈에게서 답도, 해결책도 얻지 못한 채 회사를 나와 곧장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루빨리 연동욱에게 알려야 했다.백미경에게 전화를 건 것은 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연채린의 심장은 더욱 세게 뛰기 시작했다.수화기 너머로 백미경의 애원과 불안이 뒤섞인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채린아, 내가 네 전화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분명 절대 들키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이제 어떡하면 좋니?”연채린은 목이 잠겨 겨우 말을 이어갔다.“아줌마, 저도 방금 알았어요. 저도...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곧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르신은? 어르신은 뭐라고 하시니?”연채린은 눈을 감은 채 병실에서 들었던 연동욱의 말이 떠올랐다.그는 더 이상 유이영의 일을 신경 쓸 수 없다고 했고 연채린 역시 방법이 없었다.정말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 같았다.연채린은 눈가가 붉어지더니 이내 눈물이 뚝뚝 떨어져 손등 위로 번졌다.그녀는 무릎 위에 올려둔 옷자락을 힘껏 움켜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해요, 아줌마. 정말 죄송해요...”백미경은 초조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뜻인데?”더 이상 통화를 이어갈 수 없었던 연채린은 곧바로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린 뒤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훔쳐냈다.옆에 앉아 있던 연승재는 말없이 휴지를 꺼내 건넸다.연채린은 그것을 받아 얼굴을 닦았다. 눈물과 콧물에 휴지가 금세 젖어 버렸다.병원에 도착한 뒤 연채린은 몇 번이고 심호흡하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두드리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최대한 평온한 척하려 했지만 붉어진 눈가와 코끝은 감출 수 없었다.병실 안.연동욱은 아직 깨어 있었다. 그는 탁해진 눈으로 창밖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
그리고 그 문 안에서는 유이영의 요염한 웃음소리와 곁에 있는 이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서현주는 아직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현주 씨, 그냥 돌아가요. 개인정보가 유출된 거, 사실 연 대표님이 이영이 편을 들어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몰라요? 지금 고생을 사서 하려고 찾아온 거예요?”그 단순한 한마디 때문에 서현주는 35층 높이에서 바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자기를 비웃었던 사람들을 평생 잊지 못할 공포에 빠뜨리는 게 차라리 더 낫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자
그 사람의 말은 점점 더 과격해졌고, 감정도 점점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 사무실 밖에 서 있어도 그의 목소리가 전체 건물에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사무실 안에서는 그 사람의 목소리 빼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이 사무실은 반투명 유리로 만들어져 있어 서현주는 희미하게 사무실 안이 사람들로 꽉 찬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아까 그 사람이 갑자기 분노하면서 말했다.“말 좀 해봐요. 다들 꿀 먹은 벙어리라서 한마디도 못 하겠는 거예요? 방법 좀 생각해보라고요. 벙어리 흉내 내지 말고. 시간을 충분히 드린
곧이어 주전자 안의 뜨거운 물이 와르르 쏟아져 내려 서현주의 허벅지와 종아리에 흘렀다.그녀가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뜨거운 물이 스며들어 피부에 닿자 서현주는 얼굴이 찌푸려지고 온몸이 바짝 긴장했다. 그녀는 신음을 흘리며 데이지 않은 허벅지를 꽉 움켜쥐었다.“엄마, 아파요!”서현주는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 난 쪽을 돌아봤다.어린 남자아이가 바닥에 넘어져 있었고 오른손으로 왼쪽 팔을 감싸 쥔 채 끙끙 앓고 있었다.그제야 서현주는 쏟아진 뜨거운 물이 아이 쪽에도 튄 걸 알아챘다. 반팔을 입은 아이의 왼팔은 이미 벌겋게
서현주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역시 연지훈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는 대단했다. 사람을 저렇게 굴욕적인 짓까지 하게 만들다니.“연 대표님, 서현주 씨, 여기 물 끓여왔습니다. 안에 미지근한 물이라 바로 드셔도 돼요. 식을 때까지 기다리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온수실 바닥도 다 닦아놨습니다. 가서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이장원은 싱긋 웃으며 주전자 뚜껑을 열고 아직 김이 살짝 피어오르는 따뜻한 물을 컵에 조심스레 따라냈다. 그리고 다시 주전자 뚜껑을 덮고는 두 손으로 컵을 들어 서현주의 앞으로 내밀었다.“서현주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