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임신 25주 차, 연지아는 임신 정기검진을 받다가 남편의 외도를 목격했다. 그녀는 몸매가 뚱뚱하고 얼굴도 가꿔지지 않았다. 무거운 몸으로 배를 끌어안은 채 아름다운 내연녀에게 아주머니 소리나 들으며 남편의 무시를 받았다. 하지만 연지아와 성유원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 역시 만인의 여신이었다. 연지아가 몸을 이용해 결혼을 요구했다고 믿는 성유원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다. 그 순간, 연지아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학교에서 직장까지, 8년에 달한 짝사랑과 헌신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 아이를 낳고 난 연지아는 단호하게 이혼협의서에 사인하고 떠났다. ... 5년 후. 연지아는 억대의 몸값을 가진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데다가 능력까지 뛰어난 그녀는 많은 이의 호감을 샀다.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낸 남자는 끝까지 절차를 끝내지 않았다. 연지아는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과거 그녀를 그토록 혐오하던 남자가 이제 와서는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일일히 복수했다. 결국 연지아는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약혼 소식을 알렸다. 성유원은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넋을 잃은 채 말했다. “연지아, 다른 남자랑 결혼하겠다고? 꿈도 꾸지 마.”
View More오후 한 시.헤리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정각에 이륙했다.연지아는 창가 쪽 비즈니스석에 앉아 창밖으로 점점 작아지는 도시를 바라봤다. 손에는 목걸이 하나를 꽉 쥐고 있었다. 목걸이 안에는 시하의 돌사진이 들어 있었다.이 비행은 연지아에게 아이와 다시 만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었다.‘시하야... 엄마가 미안해.’연지아는 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심장이 한 번, 또 한 번 뜯기는 것처럼 아팠다.그 시각.공항에서 별장으로 돌아가는 벤틀리 밴 안.시하가 갑자기 크게 울기 시작했다.성유원이 안고 달래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아이가 울다 지쳐 잠들고 나서야 울음소리는 서서히 잦아들었다.성유원은 품에 안긴 아이 얼굴에 흐른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줬다. 넓은 손으로 등을 토닥이며 눈빛에는 아이를 향한 다정함과 아릿한 마음이 가득했다.5년 뒤.운성 그룹 본사.넓은 대표실 곳곳에는 어린아이 장난감과 용품이 놓여 있었다. 시선을 주는 곳마다 분홍빛이었고, 벽에는 스티커가 가득 붙어 있었다. 곰돌이가 그려진 그림도 한 폭 걸려 있었다.책상 앞에는 아기 의자가 놓여 있었고, 인형처럼 예쁘게 생긴 작은 여자아이가 그 의자에 얌전히 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머리는 귀여운 번 머리 두 개로 묶었고, 진주 장식이 감겨 있었다. 머리에는 사파이어 장식 핀이 반짝였다.아이는 말랑한 손가락으로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혼자 조용히 스도쿠를 풀고 있었다.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가 통유리 창 앞에 서 있었다.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었고,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선이 깔끔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업무 전화를 받고 있었다.미간에는 늘 그랬듯 서늘한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전화를 끊고 그가 돌아서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딸이 보였다.남자 눈빛은 순간 부드러워졌다.그는 다가가 딸이 이미 100단계까지 풀어낸 걸 보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걸었다. 그리고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게 말했다.“시하 진짜 잘하네.”시하는 아빠를 올려다봤다.긴 속눈썹 아래,
들어가기 전에. 손재인이 고성주에게 미리 못 박았다. 이따가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고성주가 말했다.“나도 입 가벼운 사람은 아니거든요.”손재인이 콧방귀를 뀌었다.“흥, 그 말을 누가 믿어요.”“...”연씨 가문에 도착하자, 연무현과 배난화가 서둘러 사람들을 맞이했다.강현수는 선물을 들고 왔다.배난화가 말했다.“또 이렇게 많이 사 왔어요? 밥만 먹으러 오면 된다니까요.”강현수가 웃으며 말했다.“빈손으로 오면 좀 그렇잖아요. 아버님도 너무 사양하지 마세요.”연무현이 받아 들며 말했다.“그래요, 얼른 들어와요. 먼저 앉아 있어요. 곧 밥 먹을 거예요.”아직 두 가지 반찬은 조리 중이었다.배우진은 부엌으로 들어가 도왔다.연지아도 모두에게 인사했다.손재인이 연지아의 손을 잡아끌고 앉히며 말했다.“보니까 회복 잘됐네요. 얼굴에 혈색도 살아 있고. 내가 준 것들 써보니까 어때요?”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꽤 괜찮았어요.”“그럼 됐어요.”“...”소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 한자리에 둘러앉았다.연무현이 한 사람씩 술을 따라 주고 잔을 들었다.“우리 지아가 여러분 같은 친구들을 만난 걸 보니 참 복이 많네요. 이렇게 신경 써주고 챙겨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강 교수님, 지아한테 이번 기회 만들어줘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강현수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렇게까지 말씀 안 하셔도 돼요. 지아가 원래 잘한 거고, 저는 그냥 연결만 한 거예요.”연무현이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감사하죠. 앞으로도 지아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잔은 교수님께 올릴게요.”강현수는 더 사양하지 않고 잔을 받았다.연무현은 고성주, 성민우에게도 차례로 잔을 돌렸다.연무현은 기분이 좋아지면 술을 잘 못 멈추는 편이었다.배난화도 오늘은 굳이 말리지 않았다. 이렇게 북적이고 즐거운 날이 흔치 않아서, 본인도 몇 잔 더 따라 마셨다.연지아는 주스로 잔을 맞댔다.가장 힘들던 시절, 가장 손길이 필요하던 때에 자신을 아끼는 사
연지아는 성민우에게서 시하의 돌 사진과 영상도 받았다.[시하가 네가 보낸 금목걸이만 꼭 잡고, 웃는 게 엄청 환하더라. 아마 엄마가 준비한 거라는 걸 아는 것 같아.]해맑게 웃는 아이를 보자 연지아도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마음도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아이의 성장을 보고 싶었다. 함께할 수 없더라도.연지아는 사진 속 작은 얼굴을 오래 바라봤다. 시하는 확실히 잘 돌봄을 받고 있었고, 성씨 가문이 아이를 정말 아끼는 게 느껴졌다.[똑똑한 아기네.][당연하지. 네가 낳은 애인데, 안 똑똑할 수가 있냐.]그날, 연지아는 성유원에게서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나 며칠 출장 가. 네가 와서 애 봐.”남자 말을 듣는 순간, 연지아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혼 얘기를 하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절차가 끝나기까지 아직 사흘 남아 있었다.그런데 성유원이 먼저 아이를 보러 오라고 했다.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이게 무슨 뜻이지? 대신 핑계를 찾아준 건가?’그들은 곧 이혼할 사이였다.성유원은 늘 결단이 빠르고, 한 번 정하면 바뀌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싫어했다. ‘이혼하기 싫어서’일 리는 없었다.가능한 이유는 하나였다. 아이 때문에, 아이를 핑계로 그녀를 불러들이려는 것.연지아는 휴대폰을 꽉 쥐었다.통화가 침묵으로 가라앉았다.성유원은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초침이 흘러가는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연지아를 짓눌렀다. 가슴 위에 돌덩이가 얹힌 듯 숨이 막혔다.끝내 연지아가 입을 열었다.“나, 애 보러 못 가. 네가 잘 돌봐.”감정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연지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그게 성유원이 준 유일한 기회라는 걸, 연지아도 알고 있었다.말이 끝나자마자 상대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수화기에서 뚝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연지아는 힘없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참아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다.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이 뜨거워졌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때 배난화가 과일을 들고 들어오
그런데 오늘은 왜 성유원 아내가 보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의아해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성유원은 시하를 안고 와 유모차에 눕혔다. 김미현과 성종현이 곧장 다가가 보물 같은 증손녀를 들여다봤다. 주름진 얼굴에는 기쁨이 숨길 수 없이 번져 있었다.김미현은 손녀에게 준비한 돌 선물을 시하 앞에 내밀었다. 값어치가 억대를 넘는다는, 그동안 아껴 두었던 보석이었다.“우리 아기, 이거 마음에 들어?”시하는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작고 귀여운 얼굴에는 특별한 표정 변화가 없었다.“시하야, 증조할아버지 선물도 봐.”성종현은 맞춤 제작한 딸랑이를 꺼냈다. 금실로 짠 고급 목재로 만들었고, 북면에 그려진 그림은 성종현이 직접 그렸다고 했다.이서연과 성한민도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내밀며, 손녀가 한 번이라도 웃어주길 바랐다.하지만 시하는 그저 눈만 깜빡이며 바라볼 뿐이었다.김미현이 감탄하듯 말했다.“이거, 진짜 유원이랑 똑같네.”그때.성유원이 손에 든 금목걸이를 흔들며 시하를 달랬다.“시하야, 이거 좋아?”시하는 그 금목걸이를 보는 순간 갑자기 방긋 웃었다.사람들이 놀라며 환하게 웃었다.김미현이 기뻐서 말했다.“아이고, 우리 시하는 이 선물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우리 시하 앞으로 평안하게 자라자.”“,,,”성민우는 시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시하가 이게 엄마 선물인 거 알아서 그러는 거지?”그 말이 떨어지자 공기가 잠깐 멎었다.박은희는 난감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봤다.하지만 성민우는 주변 반응을 못 본 척했다. 그는 시하에게 계속 말했다.“엄마는 시하가 평안하게 자라길 바랐어.”시하는 성민우 목소리를 듣더니 또 한 번 웃었다.사람들은 성민우 말을 들었지만 아무도 맞장구치지 않았다.박은희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 소파에 앉아 있던 박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애가 똑똑하네. 나중에 자기 엄마도 꼭 기억하겠지.”그리고 덧붙였다.“그거 애한테 채워.”“...”김미현과 성종현은 박대훈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연지아는 침대에서 옆으로 누워 쉬고 있었다. 손바닥을 아랫배 위에 얹고 아이가 톡톡 차는 움직임을 느끼다 보니 흔들리던 감정도 조금씩 가라앉았다.그런데 머릿속에서는 아까 서안성이 했던 말이 계속 맴돌았다.성유원은 정말로 그녀 뱃속 아이까지 싫어하는 것 같았다.김미현이 지금은 이 아이를 챙긴다 해도, 언젠가 안연청이 성씨 가문 아이를 낳게 되면 그녀의 아이가 얼마나 대접받을까.그 생각은 더는 못 하겠다 싶을 만큼 두려웠다.연지아는 결심 했다.이 아이를 자신을 원하지 않는 집안에 남겨두고 혼자 버티게 할 수는 없었다.아이를
일곱 시 반, 불꽃놀이와 드론 공연이 시작되자 강가 쪽 광장은 이미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일행은 당연히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 사람들 틈에 끼어야 하는 데다가 연지아는 배도 큰 상태였다.그래서 몇 사람은 바로 센터 타워로 향했다. 꼭대기 층은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였다.일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꼭대기 층은 고급 레스토랑이었고, 자리는 예약해 둔 상태였다. 인원 제한이 있어서 조용했고, 사람도 비교적 적었다.공연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도심 야경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즐거웠다.연지아
송나겸은 서안성 쪽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줄로만 생각해서 굳이 끼어들지 않으려 했다.그런데 송나겸이 큰 걸음으로 다가가 연지아를 일으켜 세우려는 순간, 서안성은 그를 막아섰다.“형, 신경 쓰지 마. 저 사람은 그럴 만해서 그런 거야.”송나겸은 결국 연지아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낮게 물었다.“괜찮아요?”연지아는 너무 아파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앞에 선 남자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그저 고개만 저었다. 그리고 절뚝거리며 튕겨 나가 버린 도시락 쪽으로 걸어갔다.송나겸은 서안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임산부인 거 안
성유원은 작게 웃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는 안연청을 바라봤다.“연청이 너한테 친여동생이 있다는 걸 알면 큰일 나지. 네가 아직도 그렇게 그리워하는데 분명 질투할 거야.”송나겸이 말했다.“네가 연청이랑 만나는 걸 반대하지는 않아. 하지만 네 일 정리되기 전에는, 나는 연청이랑 네가 같이 사는 건 절대 못 봐.”성유원은 입꼬리를 옅게 올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빠,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송나겸이 웃었다.“별 얘기 아니야.”...“연지아 씨, 무슨 뜻이에요? 본인이 뭐라도 된 줄 알아요?!”주이빈이 자료 뭉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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