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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作者: London Bridg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5 00:22:06

스칼렛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동생인 디바인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남의 집 구경거리나 다름없는 상류층의 막장 드라마를 뜻밖에 도청하게 된 데서 오는 작은 스릴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지루했던 일상의 태엽을 조금 더 빠르게 돌려놓는 종류의 자극이었다.

그녀는 이런 늦은 시각에 여자들이 다리우스를 찾아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발코니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로 보아, 자신과 함께 여기 숨어있는 다리우스를 찾기 위해 헤매는 여자는 한 명이 아니라 둘인 듯했다.

다리우스는 훈련된 듯 차분한 동작으로 그녀를 발코니 문 뒤쪽으로 끌어당기며 제 몸으로 감쌌다. 조명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자, 그녀의 표정에 감돌던 호기심과 묘한 흥분감이 거의 빛을 발하듯 드러났다.

그는 잠시 그녀를 놓아주며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한쪽 손을 들어 보였다.

스칼렛은 숨조차 감히 크게 쉬지 못하고 아주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따랐다.

잠시 후, 두 여자는 끝내 다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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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렛은 자신의 꿈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찌나 손에 잡힐 듯 생생했던지,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그의 숨결이 남긴 아련한 온기와 피부 위를 쓸고 간 부드러운 손길 하나하나가 여전히 느껴질 지경이었다.그 꿈속에서, 다리우스는 그녀의 등 뒤에서 그녀를 억세게 안아 올려 가두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옴짝달싹 못 하게 고정시킨 채, 그의 입술이 부드럽고 밀도 높은 뜨거운 열기를 그녀의 어깨에 눌러 찍더니 천천히 목덜미를 타고 올라왔다. 그의 입맞춤은 여유로우면서도 살을 태울 듯 뜨거웠고, 마치 제 모든 감촉을 그녀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시키려는 것만 같았다.잠시 후, 다리우스는 그녀를 제 소유로 낙인찍듯 피부를 살포시 깨물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 사이로 나지막한 신음이 새어 나왔고, 온몸을 관통하는 거센 자극에 두 눈이 바짝 감겼다.그녀의 목과 어깨를 마음껏 탐한 다리우스는, 두 사람의 몸 사이에 틈새 하나 남기지 않으며 그녀를 돌려세워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 그의 두꺼운 팔이 그녀의 허리를 받쳐 감싸 안아, 마음만 먹으면 그녀를 두 토막으로 접어버릴 수도 있을 만큼 억센 악력으로 가두는 동안, 그의 거친 심장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자유로운 한쪽 손으로 다리우스는 그녀의 얼굴을 살포시 감싸쥐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시선에 꽂혔고, 마치 제 기억 속에 온 이목구비를 새겨 넣으려는 듯 탐색해 왔다. 그러고는 서두름 없이 다가와, 거침없는 태도로 그녀의 입술을 깊고 파괴적인 입맞춤으로 삼켜버렸다.처음에는 그녀의 입술을 탐하는 움직임이 느릿하고 은근했다. 하지만 초 단위로 시간이 흘러갈수록 템포가 가빠졌고, 스칼렛이 겨우 숨을 가누기도 힘들 만큼 격렬해졌다.다리우스가 마침내 그녀의 입술을 놓아주었을 때, 그는 장난스럽게 그녀의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그녀를 침대 위로 부드럽게 밀쳐 누르고 덮쳐왔다.다리우스가 매트리스 위로 기어 올라와 그녀를 거대하게 가로막아 서자, 스칼렛은 침을 꼴깍 삼켰다. 그의 손이 슬그머니 내려가 그녀의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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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이미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스칼렛이 토비아스의 두 눈을 똑바로 직시하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토비아스는 스칼렛의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을 꽉 준 채 미동조차 하지 않고 얼어붙어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내가 잘못했다는 거 알아.” 토비아스가 애원하듯 쥐어짜 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아내의 눈빛 속에서 단 한 조각의 동정이나 애정이라도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스칼렛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 변했어. 모든 걸 바로잡고 싶어. 다시는 너한테 상처 주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이미 너무 늦었어.” 스칼렛은 그를 밀쳐내고, 마치 그의 손길이 닿았던 흔적조차 깨끗이 지워버리고 싶다는 듯 토비아스가 만졌던 어깨 부위를 손으로 털어냈다. “그냥 이혼 절차나 계속 진행하자. 네가 이렇게 꾸역꾸역 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만 줄 뿐이야.”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가라앉았다. 발치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만이 오갈 뿐이었다. 몇 분 동안 두 사람은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잠시 후, 에레네아 할머니를 담당하는 의사가 다가와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알다마 씨, 그리고 사모님, 에레네아 할머니 건으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 진찰실로 가서 얘기 나누시겠습니까?”스칼렛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고는 토비아스를 슬쩍 바라보았다. “제가 갈게요.”하지만 토비아스가 즉시 말을 잘라먹었다. “나도 같이 가. 에레네아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나한테도 가족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니까.”스칼렛은 날카롭고 서늘하며 불쾌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내리꽂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두 사람 사이에 가로막힌 아득한 거리를 느끼게 하기엔 충분했다.---진찰실 안에서도 정적은 이어졌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있었으나, 마치 서로 전혀 다른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의사가 설명을 이어가는 동안 스칼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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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다리우스와 가까워질 때마다 어째서 심장이 이렇게 미친 듯이 요동치는 걸까?설마 그에게 이상한 감정이라도 싹트기 시작한 것일까?말도 안 되었다.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다리우스는 토비아스의 삼촌이었다. 실수로 그와 잠자리를 가졌던 일조차 여전히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만약 그를 좋아하기라도 하게 된다면 스스로를 평생 저주하게 될 터였다.만약 그렇게 된다면 알다마 가문에 막대한 혼란과 풍파를 몰고 오게 될 것이 분명했다. 제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이 이상한 감정이 무엇이든 간에, 당장 깨끗이 털어내야만 했다.스칼렛은 다리우스의 손을 떨쳐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저 여전히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해요. 오래 비울 수 없어요. 사무실에 저를 기다리는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든요.”“그건 내가 산티바녜스 회장한테 직접 얘기하지. 몇 분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하는데.” 다리우스가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스칼렛이 반박하려고 입을 열려 했으나, 다리우스는 이미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제 비서를 향해 고개를 돌린 뒤였다.“피아노 준비해라. 스칼렛이 연주할 거다.” 다리우스가 단호하게 선언했다.스칼렛은 거절할 선택지가 없었다. 여기서 거절했다간 다리우스가 정말로 알폰소 회장에게 전화를 걸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알폰소 회장의 성격상 다리우스의 요청이라면 기꺼이 오케이하고도 남을 위인이었으니까.비서가 먼저 자리를 비웠고, 다리우스가 그 뒤를 바짝 따랐다. 스칼렛이 즉시 따라오지 않자, 다리우스는 미간을 찌푸린 채 뒤돌아보며 어서 오라는 듯 가볍게 턱짓해 보였다.스칼렛은 아랫입술을 바짝 깨문 뒤 응접실을 걸어 나갔다.---회의실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 소리가 나지막하게 퍼져나가는 가운데 넓고 정숙했다. 클라우스 알타미라노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비서가 차를 따라주며 정중하게 담소를 나누는 동안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클라우스가 그들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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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다마 대표님께서 오늘 오후에 다른 미팅이 있으십니다. 다른 주주분들도 참석하시는 중요한 자리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좀 기다리셔야 할 것 같네요.” 그렉이 태블릿을 두드리며 무덤덤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서두를 것 없어요.” 스칼렛이 재빠르게 대답했다.그녀는 다리우스 쪽을 슬그머니 흘낏 바라보았으나, 그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두 눈을 닫힌 문가에 고정한 채 서 있었다.엘리베이터는 곧 최상층에 다다랐고, 공기는 현저히 한결 조용하고 정숙해졌다. 다리우스가 시원시원하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먼저 걸어 나갔고, 정갈하게 다듬어진 대리석 바닥 위로 그의 구두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그렉이 서둘러 그 뒤를 따랐고, 스칼렛도 두 사람의 뒤를 바짝 쫓았다. 어느새 그녀는 두 남자 사이에 서서 걸어가고 있었다. 다리우스가 갑자기 공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라도 한 듯, 혹은 넥타이가 답답하기라도 한 듯 셔츠 깃을 살짝 풀어헤치고 넥타이를 매만지는 모습을 그녀는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이분을 응접실로 모셔라.” 다리우스가 그렉에게 위엄 있게 명령한 뒤 반대편 복도로 방향을 틀었다.다리우스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서자, 그렉은 스칼렛을 응접실로 안내했다. 그곳은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여 한적하고 차가웠으며, 의자 하나조차 함부로 손대기가 민망할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몇 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흐르더니, 이내 두 시간 가까이가 지나갔다. 스칼렛은 졸음을 참아내려 애쓰며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소파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기댔다.잠시 후 문이 열렸다. 한 여성이 물과 커피가 담긴 쟁반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을 상대하는 데 능숙한 듯 상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알다마 대표님 미팅은 아직 안 끝났나요?” 스칼렛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여성이 고개를 내저었다. “네, 아직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모양이에요. 피곤하시면 대표님 기다리시는 동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셔도 돼요.”스칼렛이 기지개를 켜며 나지막한 하품을 내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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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렛은 손에 쥐고 있던 약봉지를 베르니스의 품에 다짜고짜 냅다 던져버렸다. “내가 산부인과에서 나왔다고 누가 그러디?”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하마터면 패닉에 빠질 뻔했다. 다행히도 병원에 올 때마다 늘 대비책을 세워두곤 했던 터였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과 마주칠 경우를 대비해 항상 차선책을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베르니스, 이 근처에는 다른 진료과도 수두룩해. 난 그냥 감기약 받으러 온 거거든. 내가 의사 진찰도 못 받니?”베르니스는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급히 약봉지를 받아 들었다. 그 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봉지를 파헤쳐 내용물을 테이블 위에 쏟아부었다.테이블 위로 떨어진 것은 몇 약상자의 감기약뿐이었다. 임신과 관련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베르니스는 진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짜증과 실망감이 얼굴 전체에 노골적으로 써 붙여져 있었으나,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들을 향해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스칼렛이 한 걸음 다가서자, 하이힐 소리가 타일 바닥 위로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베르니스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스카-바이아스 홀딩스에서 잘려서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거 알아. 이해해.하지만 그건 너랑 토비아스 사이의 문제지,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나한테 화풀이하지 마. 내가 너 따위한테 눈 하나 눈쩍 안 한다는 걸 깨달으면 더 열만 받을 테니까. 그리고 경고 하나 하지… 내 앞길 막지 마. 나중에 일 나빠져도 나 원망하지 말고.”굳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날카롭게 쏘아붙일 필요조차 없었다. 그 목소리 톤 하나만으로도 경고의 메시지는 충분히 명확하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말을 마친 그녀는 베르니스를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밀쳐버렸다.중심을 잃은 베르니스가 비틀거리더니 꽈당 하고 바닥에 나자빠졌다. 그녀의 하이힐이 바닥에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즉시 그쪽으로 쏠렸다. 두 여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웅성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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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렛이 즉시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서 있는 다리우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침을 살짝 꼴깍 삼킨 뒤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대표님께 폐가 될 것 같아요. 그냥 택시 타고 갈게요.”다리우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돌아서서 걸어가 버릴 뿐이었다. 스칼렛은 그가 그냥 떠나는 줄 알았으나, 잠시 후 그의 차가 그녀 앞에 스르륵 멈춰 섰다.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는 동시에 문이 스르륵 열렸다. 차 안에서 다리우스는 그저 들어오라는 듯 가볍게 턱짓해 보였다.스칼렛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미 10분 가까이 그곳에 서 있었건만, 빈 택시는 단 한 대도 서 주지 않았다. 날씨는 점점 차가워졌고 졸음마저 밀려오고 있었다. 여기서 그를 한 번 더 거절하는 것은 무례하고, 심지어 호의를 모르는 사람처럼 보일 터였다. 그녀는 조용히 숨을 내쉬고 차에 올랐다.그녀가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두 사람 사이에 조용한 정적이 감돌았다. 다리우스가 음악을 켰으나, 클래식 무도회에서나 나올 법한 단출한 항해풍의 항쟁 음악 연주곡일 뿐이었다.다리우스는 한쪽 팔을 차 문에 무심하게 걸친 채, 시선을 도로 위에 고정한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른한 기색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긴장한 기색도 아니었다. 그 속내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아까 있었던 일은요…” 스칼렛이 말문을 열기 전 머뭇거렸다.“난 여자들끼리의 말다툼이나 싸움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다리우스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스칼렛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다리우스가 아까 그들이 왜 싸웠는지 따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녀가 분명히 밝히고 싶었던 것은, 누군가가 먼저 자신을 자극하지 않는 한 자신도 공격적으로 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디바인이 그러는데, 대표님이랑 결혼할 계획이라면서요? 너무 빠른 거 아닌가요?”두 사람 사이에 다시 정적이 가라앉았다. 엔진의 나지막한 웅웅거림과 도로 위를 굴러가는 타이어 소리만이 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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