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결혼 3주년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그날, 윤서하의 남편은 정작 첫사랑의 곁에 있었다. 게다가 그 여자는 그의 아이까지 임신한 상태였다. 윤서하가 이혼을 요구했을 때도 강태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심지어 서하가 무릎 꿇고 빌어도 다시는 받아 주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서하가 자신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그녀의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떠나고 나서야 강태준은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깨달았다. 한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무조건 맞춰 주던 아내는 이제 감히 자신이 넘볼 수도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자존심마저 내려놓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사과하고, 다시 한 번만 기회를 달라며 애타게 매달렸다.
View More윤서하 시점와인이 드레스에 흠뻑 스며드는 순간, 나는 충격과 믿기지 않는다는 감정에 휩싸였다.어떻게 저렇게까지 비열할 수 있지?하지만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일그러진 그녀들의 얼굴을 바라보자, 내 입가에는 저절로 비웃음이 번졌다.그녀들은 내가 화를 내고, 분노를 터뜨리고, 어쩌면 눈물까지 흘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보인 반응은 그녀들이 만들어 낸 이 혼란을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나는 주변 여자들이 건네는 휴지를 거절하고, 강유진과 한서연의 시선을 조금도 피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마주했다.절대로 그녀들에게 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앞으로도.오늘은 내게 주어진 순간이자 특별한 날이었다. 그 어떤 것도, 심지어 내 드레스에 쏟아진 와인 한 잔조차 이 모든 것을 망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겉으로는 침착한 척하고 있어도 내 안에서는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화가 난 건 그녀들이 나를 망치려 했기 때문이 아니라, 감히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어떻게 감히 오늘을 망치려 들 수 있지? 내가 그토록 애써서 맞이한 이 순간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느냔 말이다.그 순간,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배경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거세게 뛰는 심장 소리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드레날린이 온몸을 가득 채웠다.그녀들은 내 반응을 원했고,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지만 내가 보여 준 건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이 아니라, 어떤 폭발보다도 더 강한 침착하고 단호한 저항이었다.나는 강유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당장 나한테 사과해.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강유진과 한서연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
강유진 시점저 여자는 윤서하 따위보다 훨씬 나았다!오빠가 윤서하가 아니라 차라리 한서연과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보고 들었어, 얘야. 걱정하지 마. 내가 네 편이야.”한서연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나는 한결 진정할 수 있었다.예전에도 우리는 그 비천한 여자를 무너뜨리려고 함께 계략을 꾸민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밤, 우리는 그 여자를 완전히 끝장낼 생각이었다.“아! 나 정말 저 빌어먹을 여자 때문에 미쳐 버리겠어! 대체 왜 우리 인생에 끼어든 거야? 대체 어떤 남자가 저 여자와 잠자리까지 해 주길래 저런 사치품을 살 돈까지 생기는 건지 모르겠네!”“그 드레스 말인데, 자기 돈으로 산 것도 아니고 선물로 받은 것도 아닌 것 같아.”“그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생각해 봐. 강태준과 헤어진 지 겨우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서이현의 드레스를 어떻게 감당하겠어? 설마 정말 서이현이 선물해 줬다고 믿는 건 아니지?”한서연의 말은 정말 일리가 있었다.강태준은 그녀에게 단 한 푼도 남겨 주지 않았다. 내가 아는 윤서하라면 그렇게 비싼 디자이너 드레스를 살 형편도 되지 않을 것이다.어쩌면 서이현에게 드레스를 빌렸을지도 몰랐다.“분명 파티에서 돈 많은 남자를 꼬실 생각으로 어떻게든 드레스를 빌렸을 거야. 서이현은 가끔 거지들에게도 옷을 선뜻 내줄 만큼 후한 사람으로 유명하잖아…….”우리는 윤서하가 예전부터 돈 많은 남
강유진 시점윤서하가 휴대전화를 꺼내 인스타그램을 열고, 서이현의 공식 계정에 들어가 프로필을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서이현이 최근 올린 게시물에는 그녀가 새 드레스를 제작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내가 경악한 건, 영상 속 드레스가 바로 윤서하가 지금 입고 있는 그 드레스였다는 사실이었다.우리 주변에 모여 있던 여자들은 영상을 보자마자 감탄을 터뜨렸다. 이내 여기저기서 여러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와! 서이현에게 직접 드레스를 맞추다니, 정말 운이 좋네요!”“그녀의 부티크에서 예약 한 번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요?”“저도 이번 행사에 입을 드레스를 디자인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대기 명단에만 올랐어요.”서이현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고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윤서하를 보고 있자니, 분노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내 안의 분노도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감히 자신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특권을 저렇게 뽐내다니!그녀의 자신만만하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자 내 안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화풀이하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녀의 그 잘난 듯한 거만한 미소는 마치 내 눈앞에서 붉은 천을 흔드는 것처럼 나를 자극했다.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 끝이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그녀의 흠잡을 데 없는 피부에 손톱을 박아 넣고, 그 잘난 척하는 가면을 찢어 버리는 상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생각은 꺼지지 않는 불길처럼 내 머릿속을 집어삼켰다.머릿속에는 점점 더 잔혹해지는 폭력적인 상상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그 예쁜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모습, 그리고 자신도 결국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현실 앞에서 그녀의 오만함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광경을 본다면 얼마나 통쾌할까.당장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충동이 나를 거의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몰아붙였다. 마치 본능이 내 안의 분노를 모조리 그녀에게 쏟아부으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윤서하 시점강재훈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의 팀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서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행사장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사람들 사이로 뜨거운 활기가 넘쳐흘렀다.행사장 자체도 하나의 건축 예술품처럼 아름다웠다. 현대적인 세련미와 변치 않는 고전적인 매력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짝이는 전구 장식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빛이 눈에 들어왔다. 그 빛은 공간 전체를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감싸고 있었다.홀 안은 부드러운 황금빛 조명으로 가득했고, 은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나는 시선을 돌려 홀 곳곳을 둘러보며 주변의 정교한 장식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구석구석에는 풍성한 꽃장식이 놓여 있었고, 화사한 색감이 우아한 공간에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테이블에는 고급스러운 식탁보가 깔려 있었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식기가 놓여 있었다.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호화로웠다.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나는 평생 이런 곳에 와 본 적이 없었다. 강태준 역시 내가 이런 파티에 함께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회사에서 주최하는 행사 외에는 나를 이런 자리에 데려온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런 행사들은 외부 사업가들과 인맥을 쌓기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팀워크를 다지는 모임에 가까웠다.그런데 오늘은 강재훈의 안내를 받으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이고 있었다.“저, 저…… 세상에!”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내가 더는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을 알아챈 강재훈이 내 손을 잡았다.“곧 익숙해질 거야.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면 돼.”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이현이 나를 위해 디자인해 준 아름다운 드레스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드레스의 원단은 내 몸을 따라 우아하게 흘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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