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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Author: 고능비
하예정은 계속 우빈을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동물원에는 우빈 또래의 어린애들도 매우 많았다.

우빈을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 하예정은 동물원의 풍경을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하예진은 매일 우빈을 데리고 가게에 가고, 일이 끝나면 집에 데리고 가서 쉬느라 아들을 데리고 놀러 갈 시간이 전혀 없었다.

지금 밖에 나오니, 우빈의 뛰어다니기 좋아하는 아이의 천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행히 하예정은 산타 기술을 연마해 본 사람이라 체력이 좋았고 하예진도 다이어트를 하느라 오랫동안 달리기를 견지한 탓에 체력이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돌아다니는 경우가 드문 성소현은 오래 걸으니 발바닥이 아파 났다.

주씨 가족은 멀리 떨어져서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우빈은 신이 나서 어린이 놀이터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번이나 놀이기구를 타고 나서야 이모에게 안겨서 동물들을 보러 갔다.

동물원이 너무 커서 조류 코너를 둘러보고 나니 밥 먹을 시간이 다 되어서 일행은 식사하러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빠는요?”

“네게 그렇게 빨리 뛰는데 아빠가 어떻게 따라오겠어?”

그제야 아빠가 생각난 우빈이가 사방을 둘러보니 정말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엄마, 아빠에게 전화해요.”

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전화하는 시늉만 하고 나서 아들을 달랬다.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다른 곳에서 식사하신대. 조금 있으면 다 볼 수 있을 거야.”

우빈은 엄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사실 주 씨 가족은 이미 그들의 앞에 있었다. 임정한이 어린이 놀이터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까운 주씨네는 이미 아이를 강제로 끌고 앞으로 걸어갔다.

주형인과 다투고 나서 화가 난 서현주는 주씨 가족을 따돌리고 혼자 걸었다.

생각밖에 주형인이 자기를 달래지 않자, 그녀는 주형인이 이젠 자기를 예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둘이 몰래 만날 때, 주형인은 그녀의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주었었다. 혼인신고하여 와이프가 된 후에야 그녀는 자신이 점차 하예진이 예전에 겪었던 모든 것을 차례로 겪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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