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두 달. 클레어는 무너져가는 결혼을 지키기 위해 무지한 남편에게 단 두 달만 더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그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놓아줄 수 없었다. 헌터 매킨타이어는 그것이 둘 사이를 바꿀 거라고는 좀처럼 믿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가 있었기에, 그는 클레어를 사랑하게 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동의했고, 클레어의 굳은 의지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는 잘 풀려갔다. 헌터는 서서히 냉담함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려온 두 번째 결혼기념일에, 헌터는 전 여자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그녀를 버렸다. "그건 전부 우리 이혼 후에 또다시 아내를 찾아다니는 그 지긋지긋한 짓을 겪지 않으려는 연기였어, 클레어. 하지만 이제 그녀가 돌아왔어.이혼 서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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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워!”
헌터 매킨타이어의 칭찬에 그의 아내 클레어의 피가 깨어난 강물처럼 온몸을 힘차게 흘렀다.
“고마워요.” 그녀는 미소를 감추려 애쓰며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그들의 결혼 2주년이었다.
클레어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한 행운아였다. 그녀는 달콤한 설렘에 신경이 뒤틀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남편은 그 특유의 눈빛만으로도 느린 고문을 대신할 존재였다. 몸에 딱 맞게 재단된 정장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어 누구든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갈색의 단단한 목을 따라 움직이다가, 군더더기 없이 곧은 입술을 거쳐 검은 눈동자에 멈췄다. 짙고 깊게 드리운 눈은 비밀로 가득 차 있었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의 숨을 멎게 만들었다.
헌터는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맨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를 품 안 가득 감싸 안은 채, 그녀가 자신의 품에 있다는 감각을 즐겼다.
“내가 내 아내에게 사랑에 빠지고 있다고 세상에 말할 날이 기다려지지 않아.”
오늘은 그들의 기념일이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었다. 클레어는 헌터가 자신의 유두에 입을 맞추고 빨아들이는 모습에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 며칠 동안 두 사람은 무척이나 친밀했다. 헌터는 그녀에게 책에서만 읽어봤던 일들을 해주었다. 함께 샤워를 했고, 그의 조부모 댁에서 가족들과 브런치를 즐겼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이 모든 것은 꿈처럼 느껴졌다. 헌터는 자신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속해 있는 한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레어는 결혼 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두 달만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것은 효과가 있었다. 그야말로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모두가 그들을 기뻐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양가 가족 모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헌터와 클레어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헌터.”
헌터가 그녀의 드러난 피부를 탐닉하자 클레어는 신음을 삼켰다.
“우리 이제 가야 해요. 다들 우리 기다리고 있잖아요.”
“딱 5분만, 레어.”
그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며 중얼거렸다.
그의 손길 아래 그녀의 살결은 전율했다. 클레어의 입가에는 아름다운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남편의 이런 관심을 오랫동안 갈망해 왔다.
부드러운 미소가 그녀의 입술에 걸렸다. 헌터는 그녀의 십 대 시절 첫사랑이었다. 8년 전, 공원의 그네에 앉아 책을 읽고 있을 때 처음으로 그를 보았다.
헌터 매킨타이어는 떠난 뒤 처음으로 블룸크레스트로 돌아왔다. 그는 호주에서 고등 교육을 받았고, 이후 해외 사업을 이어받아 호주에 정착했다.
그때 클레어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를 보는 순간 심장이 마구 뛰었다. 마침 읽고 있던 책 속 남자 주인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첫눈에 반한 사랑이었다.
그 기억에 그녀의 뺨이 붉어졌다. 정말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8년 동안 남몰래 그를 짝사랑한 끝에, 그에게서 청혼을 받았을 때 그녀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오늘 밤은 전부 당신 거예요, 헌터.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가요.”
“나중에 말 바꾸면 안 돼.”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클레어는 돌아서 그의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약속해요, 매킨타이어 씨.”
“좋아. 그럼 가자.”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검은 눈동자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헌터는 그녀와 손을 맞잡은 채 집을 나섰다. 그는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고, 드레스를 정리해 준 뒤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은 조용히 파티 장소로 향했다. 오는 동안 헌터는 아버지 리언에게서 세 통의 전화를 받았고, 어머니 바이올렛에게서는 열두 개가 넘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두 사람 모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옆자리의 클레어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부모님과 남동생이 가족 단체 대화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동생 스콧이 보냈다.
**파파라치 엄청 많이 왔어, 레어. 형부가 이렇게 성대한 축하를 준비할 줄은 몰랐네.**
어머니 안드레아는 웃는 얼굴 이모티콘을 잔뜩 보내며 답했다.
**오, 자기야. 엄마는 너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해. 드디어 이루어지는구나.**
클레어의 얼굴이 붉어졌다. 모두가 그녀가 헌터를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청혼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반대한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었다.
그녀가 그를 만나기 전부터 그는 이미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 여자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그를 떠났다.
헌터의 과거는 가족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었다. 사랑했던 여자에게 버림받은 뒤 그가 방황하는 모습도 모두 지켜봤다.
아버지 도미닉 아전트는 청혼이 들어왔을 때 크게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딸이 매킨타이어 제국의 후계자를 향한 감정을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헌터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그녀와 결혼하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도미닉 아전트가 누구보다도 클레어와 헌터의 결혼 생활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사진 촬영을 좋아했다. 새 카메라를 들고 호텔 밖에서 딸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기 위해 카메라맨들과 함께 서 있었다.
도미닉이 답장을 보냈다.
**새 카메라 들고 기다리고 있다, 우리 아가. 언제 오는 거니?**
클레어의 입가가 올라갔다. 차가 멈추는 것을 느끼고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도착했어요.”
전율이 그녀의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결혼기념일 파티가 열리는 호텔 앞은 수많은 카메라맨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두 사람의 차를 발견하자마자 일제히 몰려들었다.
“준비됐지?”
헌터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입을 맞췄다.
먼저 차에서 내린 그는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클레어가 차에서 내리자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그녀는 헌터의 팔을 붙잡고 그의 도움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헌터의 절친 콜과 그녀의 남동생 스콧이 다가와 도와주었다. 두 사람은 클레어를 둘러싸며 앞으로 길을 만들었다.
이 결혼기념일 파티는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행사 중 하나였다. 헌터 매킨타이어는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에 가끔 서는 셀러브리티 억만장자였고, 활발한 SNS 활동 덕분에 지금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세상은 2년 전 그를 비통하게 만든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헌터와 클레어의 결혼 소식은 당시 가장 큰 화제였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오늘, 같은 날짜에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호텔 밖에는 그의 팬들이 무리를 이루어 함께 이날을 축하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꽃을 건넸고, 어떤 이는 손키스를 날렸다.
“헌터, 클레어랑 정말 환상적으로 잘 어울려요! 두 분 너무 좋아요!”
군중 속 누군가가 외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클레어는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그녀는 온라인의 수많은 팬들이 자신을 그의 아내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감사의 미소를 지으며 헌터와 다른 남자들의 도움을 받아 카메라맨들 사이를 지나갔다.
거의 다 왔다. 열 걸음, 아니 열다섯 걸음 정도만 더 가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헌터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가 클레어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 힘이 풀렸다.
“헌터?”
클레어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고, 눈에는 간절한 그리움이 떠올랐다.
클레어는 그가 한 방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도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순식간에 몸이 굳어버렸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클레어, 왜 그래?! 움직여!”
콜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충격을 받아 움직일 수 없었다.
“헌터, 이 멍청아! 움직여! 안 그러면 팬들한테 깔려 죽는다!”
콜은 그의 어깨를 흔들었지만 소용없었다.
“도대체 무슨…”
그 역시 클레어와 헌터가 바라보는 방향을 보더니 말이 끊겼다.
“젠장! 저거 자라잖아!”
콜이 머리를 감싸며 외쳤다.
그 외침은 헌터를 깨우는 종소리 같았다. 그는 정신을 차린 듯 움찔하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자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검은 무릎길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얼굴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고 눈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자세는 우아했고, 그 매혹적인 아름다움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자라…”
헌터는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클레어를 밀쳐냈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밀침에 클레어는 그대로 번쩍이는 카메라에 부딪혔다. 입가를 세게 맞은 그녀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클레어!”
남동생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입가에서는 피가 흘렀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생기 없는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서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자신이 사랑에 집착했던 전 여자친구 자라에게 달려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헌터는 순식간에 그녀에게 다가가 두 손을 붙잡았다. 그의 어깨가 떨리는 것이 클레어의 눈에도 보였다.
가슴이 짓눌리는 듯했다.
오늘 세상에 자신은 클레어의 것이라고 선언하겠다던 남편 헌터는, 자라의 두 손을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 대고 입을 맞췄다.
클레어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그녀의 이름과 ‘사랑해’를 계속 속삭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람들 틈에서 비틀거리며 서 있던 클레어의 눈앞에서, 헌터는 전 여자친구의 머리를 감싸 안고 그녀에게 뜨거운 키스를 했다.
계속…
Chapter 80병원으로 돌아와,클레어가 떠난 뒤, 자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병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환자복이 무릎까지 피로 흥건하게 젖은 채로 그녀는 복도를 걸었다. 상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분노와 짜증으로 온몸이 마비되어 버린 탓에 통증 따위는 그녀를 어지럽히지도 못했다.뺨을 타고 흐른 눈물 자국은 그대로 말라붙어 있었고, 얼굴의 하얗게 질린 살갗 위로는 풋풋했던 순진함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영약이라도 빼앗긴 미치광이 마녀 같은 광기가 이글거리고 있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감히 네가 어떻게?" 헌터가 멀어지는 클레어의 뒷모습을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 환한 미소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불타오르는 동안, 자라는 그 말만을 미친 듯이 읊조리고 있었다.그 남자는 완전히 홀려 있었다. 그는 클레어의 손아귀에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혀 있었다. 짙은 눈동자에서는 사랑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몸뚱이에 낙인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그에게 누구의 남자에 속하느냐고 묻는다면 헌터는 망설임 없이 클레어의 이름을 댈 게 분명했다.분노에 눈이 먼 자라는 같은 층에 있는 엔조의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헌터는 그녀를 위해 병실 전체를 통째로 통째로 빌려두었던 상태였고, 엔조는 그녀를 구하다가 다쳤다는 명목으로 자라를 위해 고용한 병원의 그 타협 불가한 최고의 의료진과 VIP 시설을 똑같이 누릴 수 있도록 같은 층에 머물도록 배려해 주었다.어쨌든 자라가 그의 병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을 때, 엔조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는 막 깨어난 참이었고, 지금 이 순간 자라의 몰골은 그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풍경이었다."자라?" 그의 목소리에 서린 충격에 자라가 고개를 쳐들었다. "너 피 흘리고 있잖아, 미친년아! 이 상태로 침대에서 기어 나오면 어떡해? 당장 돌아가서 의사 진찰부터 받아.""내 분노가 녹아내려서 피의 형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거야, 안 보여? 이
Chapter 79택시가 커다란 저택을 둘러싼 검은색 철제 정문 앞에 멈춰 섰다. 미스터 앤 미시즈 머피는 둘째 아들과 함께 이곳에 살고 있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타일러가 일 때문에 이 도시에 머무는 동안 묵는 곳도 아마 이곳일 터였다. 물론 그가 정말 일 때문에 온 것이 맞다면 말이지만.경비원은 그녀를 보자마자 거대한 정문 왼쪽에 나 있는 작은 쪽문 열쇠를 열어주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그녀가 누구인지, 왜 왔는지 묻지도 않았다. 그녀는 일전에 오빠 숀을 데려다주기 위해 이곳에 온 적이 있었다. 이 저택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그녀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을 구할 필요도 없이 당당하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티아 머피와 마주치게 될까 봐 두려워하기에는 그녀의 발걸음이 너무나 단호하고 거침없었다.클레어가 거실로 들어가자 숀이 어머니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숀은 태블릿 화면에 열중하고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아기 스웨터 같은 무언가를 뜨개질하느라 바빴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클레 도 도무지 알 바가 아니었다. 그 여자는 수많은 친구들을 거느린 사교계의 나비였으니까. 교회보다 키티 파티에 더 드나드는 인간이었으니 말이다."너? 네가 여기서 도대체 뭐 하는 짓이야?" 티아 머피가 그녀를 발견하고 벌떡 일어섰다.뜨개질용 긴 바늘을 쥔 그녀의 손가락에 힘이 팽팽하게 들어가며, 눈에는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누가 너 들여보내래? 보안 요원 부르기 전에 당장 꺼져."클레어는 그 말에 대충 눈을 치켜떴다. 그녀는 더 이상 이 여자 따위에게 겁을 먹지 않았다.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모욕적인 말들은 이미 징그럽게 들을 대로 들었다. 더 이상 그녀가 자신에게 타격을 줄 만한 말도 남아 있지 않았다.위협을 무시한 채 클레어는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큰아들은 어디 있나요? 설마 아직도 여기서 부모 얹혀살고 있는 건 아니겠죠?""내 아들을 만나러 올 감히 어디라고 이 발로 기어들어와, 걸레 같은 년이? 네 그
Chapter 78숨이 멎을 것 같은 심장으로 클레어는 다시 그에게로 돌아섰다."방금 뭐라고 했어요?" 온몸이 잘게 떨려왔다.헌터가 처연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그는 더 이상 억지로 붙잡으려 들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똑바로 서기 위해 곁에 세워진 오토바이에 손을 얹고 간신히 버텨야 했다."처음 말했을 때 똑똑히 들었을 텐데." 그가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모리가 불었어."클레어가 의심스럽다는 듯 가늘게 눈을 떴다. "당신이 모리를 어떻게 알 텐데?""그 자식 부하 두 명이랑 같이 클럽에서 잡아왔지. 내 구속 상태에서 다 불어치우더라고."그는 일말의 가책도 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 짙게 피어오르는 어둠은, 만약 그가 방금 한 말을 스스로 밝히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의문들에 대한 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내 뒤를 밟아 클럽까지 쫓아왔단 말이야?" 그녀가 질색하며 물었다."그 남자와 그 장소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전해 들은 뒤에 말이지.""그럼 내 뒤를 밟고 스토킹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네."헌터의 턱에 강한 힘이 실렸다. 그녀의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드는 눈빛을 던지며 그가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잖아?"클레어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헌터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어서 저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온 것이었다. 너무 비현실적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곧 웃음을 멈추고 입술을 꽉 다문 채,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당신 무슨 정신병이라도 있어? 다른 여자랑 결혼해 놓고 내가 당신 여자라고 우기잖아. 내가 아내였을 때도 똑같이 굴었지. 이거 혹시 '아내 괴롭히기 증후군' 같은 거야?"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내가 다치고 피 흘리고 울부짖을 때 쾌감을 느끼는 뭐 그런 변태 같은 거."헌터는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그러다 이내 그
Chapter 77헌터가 다시 그녀에게 걸어왔다. 이번에는 그의 가슴이 그녀의 등에 닿자 클레어의 몸이 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클레어는 두 팔로 제 몸을 감싸 안았지만 자리를 피하려 들지는 않았다. 헌터는 입술을 맞추는 대신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살짝 대고는 떨어질 줄 몰랐다. 그의 두 손은 허공에 매달린 것처럼 양옆으로 처져 있었다. 마치 그녀가 제발 손만큼은 닿지 않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이혼하던 날 깨달았어. 특히 우리가 이혼 서류를 받아 들었을 때 말이야. 너의 그 얼굴을 바라보며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았지.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널 놓아주고 싶지 않았어." 그가 말을 멈추고 얼굴을 더 바짝 붙였다. 이내 그의 입술이 그녀의 턱 끝에 닿았다.이번에도 키스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입술을 그녀의 살갗에 지그시 대고 있을 뿐이었다.감정이 클레어의 목구멍을 꽉 조여왔다. 영혼까지 메말라가는 듯한 비참함이 혈관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혹독한 겨울날 차갑게 얼어붙은 자동차 표면처럼 그녀의 살갗이 팟식 식어갔다."하지만 당신은 그랬잖아." 클레어가 그의 말을 가로채며 숨을 몰아쉬었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그 걸레 같은 년이 내 결혼 반지까지 뺏어가는 걸 방관했어. 당신을 향했던 내 마음만큼이나 그 반지를 사랑했다는 거 잘 알면서, 그렇지? 그 반지는 우리 결혼의 증거이자 내가 당신의 온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내 자존심이었어.""하지만 결국 당신의 그 악독한 첫사랑이 와서 그걸 내 손가락에서 빼앗아 갔지."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와 눈을 맞췄다. 두 사람의 입술이 스칠 듯 가까웠고 눈동자가 깊게 얽혀들었다. "그리고 당신은 그걸 조용히 지켜봤어...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애초에 당신한텐 중요하지도 않았으니까."그가 깊은숨을 뱉어내자 클레어는 서둘러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녀는 거리를 두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어차피 더 멀리 도망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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