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성소현과 하예정은 각각 차를 몰고 성씨네 대저택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차가 방금 야외 주차장에 멈춘 즉시, 옆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예준하가 다가왔다.그는 눈부시고 화려한 장미 다발과 보석 한 세트를 들고 있었다.성소현이 차에서 내린 후, 멀지 않은 곳에 익숙한 차가 주차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누구의 차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개를 돌려 문을 여는 도우미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예준하가 꽃다발을 안고 붉은색 가방을 든 채 걸어오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도 걸음을 옮겨 예준하를 향해 걸어갔다. 도우미는 원래 대저택 문을 닫으려고 했다.사모님과 큰 도련님께서 만일 예준하 도련님을 봤다면 빨리 대저택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다. 그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말이다.하지만 이제 아가씨가 준하 도련님을 보았으니 대저택 문을 다시 닫는 건 불가능했다.“준하 씨, 아직도 여기에 있었어요?”예준하가 A시에서 돌아온 후, 두 사람은 함께 식사했었다. 예준하가 한동안 바쁠 거라고 말하자, 성소현은 그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 게다가 그녀와 하예정도 꽤 바빴으니까.사업에 푹 빠지니, 정말로 사랑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저도 방금 왔어요.”예준하는 성소현에게 다가가 그 눈부시고 화려한 장미다발을 건네며 말했다. “회사에서 오는 길에 꽃 가게를 지나갔는데, 장미가 그렇게 아름다워 보였어요. 그래서 사 온 거예요.”“만약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면, 사주지 않았을 거예요?”성소현이 꽃다발을 받으며 그를 놀리자, 예준하도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당신이 관성에 있는 동안, 매일 꽃을 보내줄 거예요. 내가 여기에 없더라도 꽃 가게에 전화해서 꽃다발을 예약시킬게요.”그가 A시에 있을 때도 그렇게 했다.비록 관성에 머물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한 구애는 끊어지지 않았다. 그다음으로 예준하는 보석 한 세트를 성소현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내 형수님께서 만성 차린 보석 가게에서 새롭게 디자인한 스타일이에요. 아
자녀는 모두 아내의 편이었다. 집에서 아무런 위신도 없는 남 회장은 전처럼 집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예준하가 그 부부에 대해 언급하자, 성소현은 그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그건 남씨 집안의 이야기였고, 그가 말하지 않는 한 아무도 감히 깊이 파고들지 못할 것이다.두 사람은 함께 별장으로 들어갔다.예준하는 우빈의 손을 잡은 채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하예정을 보고는 웃으며 성소현에게 물었다.“또 전 사모님과 사업 얘기하러 갔어요?”“네, 투자를 늘렸으니 판매 방식을 늘려야죠. 며칠 후에 출장을 가야 할 것 같아요. 관성 사람들 돈만 벌 수는 없잖아요.”열정으로 가득한 두 사람은 사업을 다른 도시로 확대할 생각이었다.이 말을 듣자, 예준하는 얼른 제안했다.“A시는 어때요? 그쪽 밭도 많이 황폐해졌어요.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에 일하러 갔고 노인들은 집에서 손자를 봐주느라 농사를 거의 짓지 않아요.”성소현이 웃으며 말했다.“A시는 관성에서 너무 먼데요. 저희는 우선 먼저 가까운 도시에서 발전해 보려고 해요. 그리고 천천히 더 먼 도시에 확장하고요.”“그래도 되죠. A시의 시장을 조사해서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라고 할게요.”성소현이 투자한 채소 시장만 있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도 채소 시장이 있었다.“고마워요.”성소현이 그에게 고맙다고 했다.“에이, 별거 아니에요. 실은 저도 사심 있어요.”성소현의 사업이 A시로 발전한다면 나중에 결혼했을 때, A시 있어도 지루하지 않게 사업을 돌볼 수 있었다.“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 봐요. 채소 회사를 설립했죠? 과일도 심어보는 건 어때요?”“과일은 이익을 얻기 쉽지 않아요.”과일의 수확량은 채소 재배만큼 보장되지 않았고, 때때로 날씨 문제로 수확이 줄어들 수도 있었다.“다른 투자도 생각해 볼게요.”성소현이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자연히 한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말할 것도 없고 하예정도 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태윤도 때
“우빈이 참 착하네. 아저씨가 두 아기를 대신해서 고맙다고 인사할게.”우빈이는 해맑게 웃었다.예준하가 우빈이를 내려놓자 하예정은 조카의 손을 잡고 성소현과 함께 안에 들어갔다.이경혜도 하예정과 우빈이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원래 매우 기뻐했다, 심지어 직접 입구까지 마중 나와 얼굴 가득 웃음을 띠었다.하지만 예준하도 함께 있는 것을 보다, 그녀는 웃음을 깔끔히 지웠다.한동안 방문하지 않아서 포기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야 예씨 집안의 큰 사모님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예준하는 삼촌으로서 조카들을 보러 간 거였다.그는 관성에 돌아오자마자 또 뻔뻔하게 찾아왔다.“이모.”“이모할머니.”하예정과 우빈이 그녀에게 인사했다.“아주머니, 안녕하셨어요.”예준하도 미소 지으며 안부를 물었다.이경혜는 예준하를 노려본 다음 허리를 굽혀 우빈이를 안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우빈이가 오랫동안 이모할머니 집에 놀러 오지 않아서 우빈이가 엄청나게 보고 싶었어. 오늘 여기서 밥 먹고 가. 응?”우빈이도 말했다.“저도 이모할머니 보고 싶었어요.”그러더니 이경혜한테 윙크를 하면서 그녀를 즐겁게 했다.그녀는 예준하를 무시한 채, 아이를 안고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갔다. 하예정은 예준하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전태윤이 아내에게 구애할 때, 얼굴엔 철판을 깔아야 한다고 했었다. 역시 남자의 마음은 남자가 잘 알고 있었다.하예정은 이경혜의 뒤를 따라갔다.이경혜는 작은 소리로 조카딸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아니, 예준하 저 친구는 정말 뻔뻔해.”하예정 역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준하 씨가 정말 언니를 좋아한다는 걸 말해주죠. 좋아하는데 체면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어요. 큰이모가 반대한다고 정말 오지 않으면 언니에 대한 감정이 거짓일 거예요.”“어휴, 저 친구 편 좀 그만 들어. 아무리 좋다 해도 둘이 함께 있는 건 찬성할 수 없어. 너무 멀잖아.“이모, 너무 심하게 막지 마세요. 언니는 어린아이가 아니니 다
“네 언니는...”이경혜는 큰 조카딸이 자꾸 감정에서 고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노 대표는 아직도 만나려고 하지 않아?”이경혜가 걱정된 듯 물었다.“저랑 태윤 씨가 가봤는데 만나려 하지 않았어요. 태윤 씨가 메시지 보내도 답장하지 않고, 전화도 안 받아요.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우리가 병문안 가는 게 동정하는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어휴.”이경혜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예준하가 성소현의 손을 잡고 들어오다가 이경혜와 눈을 마주치자 얼른 손을 놓았다.미래의 장모가 아직 그들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이경혜의 앞에서 성소현과 너무 가까이 지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성소현은 예준하에게 앉으라고 한 다음 꽃다발을 들고 큰 꽃병에 꽂아 두었다. 그가 선물한 보석 세트도 먼저 방에 가져갔다.그녀가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웃음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려왔다.우빈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경헤는 심한 말을 하지 못했다.하예정과 우빈이는 성씨 집안에서 반나절 있은 다음 저녁을 먹고 돌아갔다.전태윤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 저녁에 미팅이 있으니 열두 시가 돼서야 도착한다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고 했다.하예정은 우빈이를 데리고 공원에 가서 논 다음 쇼핑했다. 그들은 저녁 아홉 시가 돼서야 별장에 도착했다.우빈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온 저녁 놀고 난 다음 체력이 딸려 씻자마자 잠들었다.하예정은 우빈이가 잔 다음 서재에 들어가 일 처리를 했다.전태윤이 먼저 자라고 했으나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싶었다.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으니 걱정되었고 보고 싶었다.전태윤은 지금도 관성 호텔에 있었다.그는 비서와 경호원과 함께 바이어 김 대표 부녀를 배웅했다.“전 대표님, 더는 배웅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시간 되면 다시 식사하죠.”김 대표는 관성에 별장을 사 놓았다. 간성에 출장 갈 때마다 그는 호텔 대신 자신의 별장에서 지냈다.김 씨 그룹은 사업은 매우 컸다. 요즘에 아주 좋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많은 회사에서
김이현은 덤덤하게 말했다.“전 대표님, 다음에 봐요.”전태윤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김이현은 그의 차가운 모습이 좋았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다니면서 많은 회장과 부잣집 도련님을 만났지만, 전태윤처럼 뛰어난 남자는 없었다.그녀는 전태윤의 사업 능력 대신 그의 외모만을 보았다.아름답고 차가운 모습은 한눈에 그녀의 정복욕을 자극했다.김이현는 전태윤이 말을 안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전태윤이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그들의 차로 향했다.기사가 문을 연 다음, 그들은 차에 올랐다.김 대표는 차창을 내리고 전태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했다.전태윤도 그의 인사를 받으며 손을 흔들었다.김 대표의 고급 차는 관성 호텔을 빠르게 빠져나갔다.“이현아, 아까 대표에게 무슨 짓 했어? 얼굴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던데.”차창을 닫고 난 후, 김 대표는 머리를 돌려 사랑하는 딸에게 물었다.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의 건강 상태 때문에 아내는 딸 하나를 어렵게 낳았었다. 그것도 수많은 의사를 보고 많은 약을 먹은 후에야 임신하고 아기를 가질 수 있었다.딸은 그를 많이 닮아 어린 시절부터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김 대표는 딸을 깊이 사랑했고 또 매우 믿었다. 김 씨 그룹은 나중에 딸애에게 맡겨질 것이다.그래서 사업을 위해 미팅을 할 때 딸을 데리고 나갔다.“아빠, 나는 전 대표한테 첫눈에 반했어요.”김이현의 말에 김 대표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딸의 이마를 쿡쿡 쳤다. “전 대표는 이미 결혼했어. 네가 누구를 좋아하든 상관없는데 전태윤만 안 돼. 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 잘생겼다고 푹 빠지지 마. 여자를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는 모양이야. 그의 아내 외엔 그 누구도 전 대표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하잖니.”“그리고 지금 전 대표는 유부남이야. 그는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아내를 극도로 사랑하지. 그런 남자를 좋아하는 건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야.”김 대표는 딸을
“강일구, 아까 뭐 봤어?”침묵하고 있던 전태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일구는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김 비서가 대표님 손바닥을 스치는 것을 봤습니다.”이렇게 말한 후, 그는 뭔가 떠오른 듯 얼른 말을 바꾸었다.“아니요, 대표님. 전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대표님께서 이렇게 훌륭하시니 수많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대표님은 오랫동안 그들을 곁에 두셨고, 그들의 주요 직책은 젊은 여성들이 대표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밤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김 비서가 대표님을 바라보는 눈빛은 아주 뻔했다.“앞으로, 3m 이내에 가족 이외의 젊은 여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전태윤은 예전처럼 가족 이외의 젊은 여성을 3미터 이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결혼 소식이 모두에게 알려졌으니 다시는 그에게 흥미를 갖는 여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유부남이라는 신분을 무시하고 그를 유혹하려는 이가 존재했다.만약 그런 수작에 넘어간다면 그는 전태윤이 아니었다. 그를 유혹할 수 있는 여자는 하예정 뿐이었다.“예.” 강일구는 빠르게 대답한 후, 절대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고 담보했다.“사모님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전태윤은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벙어리가 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해야겠지.”강일구는 두피가 저렸다. 벙어리가 되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 사모님 앞에서 절대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말한다 해도 대표님이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했다.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단언컨대, 돌아가자마자 대표님은 가장 먼저 사모님께 이 일을 알려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엿보고 있으니 잘 단속해달라고 말이다.20분 후, 전태윤의 전용차가 별장으로 들어섰다. 2층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자, 전태윤은 아내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집사가 그를
“집사님, 저도 아무것도 못 들었고, 더구나 본 것도 없어요. 전 쉬러 가볼게요.” 강일구는 결국 고객 딸이 대표님에게 반해 유혹 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신속히 물러났다. “저놈이...”집사는 강일구를 향해 낮게 욕설을 퍼부은 후, 기사를 보았다.“집사님, 저도 진짜로 아무것도 못 봤어요. 대표님께서 하신 말도 못 들었고 그냥 운전만 했어요.”“시간이 늦었으니까 저도 이만 가볼게요.”기사는 말을 마치고 빠르게 떠났다. 다른 경호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대표님과 같은 차를 탄 사람은 강일구뿐이었고, 그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몰랐다. 집사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전태윤은 1층에 머물지 않고 올라갔다. 그는 서재에 도착한 다음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일에 집중하느라 하예정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전태윤이 돌아왔다는 사실도 몰랐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는 집사가 그녀에게 휴식하라고 타이르러 왔다고 생각했다. “집사님, 이제 쉴 거예요.”이때 서재 문이 열리면서 전태윤이 들어왔다. 익숙한 발소리에 하예정이 고개를 들었다. 들어온 사람이 전태윤인 것을 발견하자,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고 컴퓨터를 끈 후 몸을 일으켜 남편에게 다가갔다.“왔어요?”전태윤은 하예정 앞에 걸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남편과 눈을 마주치자, 하예정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남편이 그녀를 이런 시선으로 본지 꽤 되었다. 금방 결혼했을 때, 서로 서먹하다 보니 그는 이렇게 알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었다.“여보, 왜 이렇게 날 봐요?”하예정이 호기심에 가득 차 물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전태윤의 넓은 품에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익숙한 냄새를 고 그의 심장 소리도 들으니 남편이 그녀에 대한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최근에 그를 이렇게 두렵게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전태윤이 러브레터를 원하자, 그녀는 인터넷에서 많은 시를 검색해서 편지에 적어넣었다. 어쩔 수 없었다.
사업상의 일이 아니네.하예정은 눈을 반짝이며 계속 물었다.“그럼 무슨 일인데요? 말 좀 해봐요. 부부 사이에 감출 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 당신도 그랬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감추지 않겠다고.”“여보.”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누가 날 유혹했어.”“...”하예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누가 감히 이 전태윤 씨를 유혹한단 말이야...’그는 밖에서 온종일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가까이 오기만 해봐’ 하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며 경호원들과 동행하면서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데 어떻게 유혹을 당한단 말인가.남자라면 모를까.이렇게 생각한 하예정이 물었다.“설마 남자가 그랬어요? 당신이 좋대요?”동성이라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했을 것이고, 그러니 상대방이 남편을 유혹했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여자야. 오늘 밤 바이어랑 미팅을 하는데 김 대표가, 그러니까 김 대표 여비서가 그분 딸이었어. 나랑 악수할 때 내 손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거 있지.”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손을 놓은 후, 김이현이 스치고 지나간 오른손의 손바닥을 들며 아내에게 고자질했다.“여보, 이 손이야. 그 여자가 스치고 지나간 손.”억울하면서도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 하예정은 웃음이 나왔다.부부가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어도 이미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였다. 누가 그들이 합법적인 부부라는 것을 모를까. 그런데도 그에게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전태윤의 비인간적인 외모에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는 고귀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니, 자석처럼 어디 가서든 초점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누군가 그녀처럼 전태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인간은 본래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다. 그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사람들의 눈길을 듬뿍 받았다.하예정은 그의 오른손을 잡은 후, 손바닥을 보며 웃었다.“내가 씻겨줄까요?”전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