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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6화

Author: 고능비
온천에 가서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폭로할 거로 의심했다.

전호영은 꿍꿍이가 많았다. 고현이 정말 물로 내려간다면 정말 들통날지도 모른다.

남자는 온천에 갈 때 반바지를 입고 물에 들어간다. 고현의 몸에는 가짜 복근을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옷을 벗으면 들통날 게 뻔했다.

고현은 아예 물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전호영이 뭐라고 생각하든 계획대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고 대표 왜 물에 안 들어와요?”

전호영과 고빈은 이미 물에 들어갔다. 고현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전호영은 고현을 향해 소리쳤다.

고현은 잘생긴 얼굴로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고현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전호영의 건장한 몸을 감상했다.

전호영의 몸집은 고빈보다 더 컸다. 동생은 연약해 보였다.

고빈은 동생이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했다.

전호영의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현은 미안해하며 대답했다.

“최근에 제 피부에 염증이 있어요. 저는 안 내려갈게요.”

고빈도 누나의 말에 맞장구쳤다.

“우리 누나가 피부에 염증이 있어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해요. 아까 밥 먹을 때 전 대표가 눈치 못 챘겠지만 우리 누나가 생선류를 안 먹었어요. 먹으면 더 가려울까 봐 다치지도 않아요.”

전호영은 이내 말했다.

“제 불찰이에요. 고 대표가 피부에 문제가 있을 줄 몰랐어요. 그럴 줄 알았다면 온천에도 안 오는 건데. 고 대표가 지금 의자에만 앉았게 됐군요.”

“괜찮아요. 당신들 천천히 몸을 담그며 쉬세요. 저는 이 근처로 돌아다닐게요.”

말을 마친 고현은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떠났다.

전호영과 동생이 금세 새로운 화제를 꺼내 신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더니 고현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고씨 집안 남매는 전호영과 같이 온 하루를 보냈다. 저녁이 되어서야 세 사람은 고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고빈은 집에 들어서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소리쳤다.

“엄마, 우리 다녀왔어요.”

하인이 대답하였다.

“두 분 모두 나가셨어요.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지만 부인께서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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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97화

    전호영은 이내 대답했다.“내가 직접 나서서 행동하기 시작하면 모든 사람이 내가 게이라고 착각할걸. 그렇게 된다면 강성과 관성에서 내가 실시간 검색 1위로 오를지도 몰라.”전이진은 그 말을 듣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한바탕 크게 웃었다. 동생의 처지가 너무 웃긴 것이다.애초에 전씨 할머니가 여운초를 골라주셨을 때 전이진은 할머니가 너무 했다고 생각했다. 전이진의 아내감은 앞을 못 보기 때문이었다.여운초와 접촉한 후에야 전이진은 차츰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할머니가 여전히 자신을 예뻐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여운초는 순진한 모습으로 전이진을 자신에게 점점 빠져들게 했다.모두가 여운초를 순진하게 생각했지만 전이진은 그녀와 접촉한 후에야 않았다. 여운초는 절대 순진한 양이 아니었다.여운초의 눈만 치료해 준다면 전이진은 완벽한 아내감이라고 생각했다.전호영의 아내감 고현과 비교해보면 전이진은 그래도 할머니가 자신을 더 이뻐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전씨 할머니가 전씨 형제들에게 찾아준 아내감은 모두 완벽하지 않은, 구애하기 어려운 여자들이였다.형수님은 부족함이 없지만 형수님의 집안 배경이 조금 부족했다. 앞으로 전씨 가문의 진정한 큰 사모님이 되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성장해야 할 것이다.하예정은 요즘 여러 방면으로 공부하느라 정신없을 것이다.전태윤도 하예정이 사업 때문에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고 원망이 가득할 저도였다.여운초는 눈이 안 보일 뿐 다른 방면은 우수했다. 하지만 고현은 아주 훌륭하지만 20년 넘게 남장을 하고 있었으니 전호영이 고현을 데려오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진 형!”전이진의 호탕한 웃음에 전호영은 얼굴이 어두워졌고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전화 좀 끊고 웃으면 안 돼? 내가 지금 기분이 정말 별로란 말이야.”“널 들으라고 웃는 거야. 네가 듣지 못한다면 내가 아무리 크게 웃어도 네가 못 듣잖아. 그러게 누가 지금까지 미루고 있으랬어? 벌써 9월이야, 날짜도 안 보고 말이야.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98화

    “우빈이 잠 든 거야?”“조금 전에 샤워하다가 잠들 뻔했거든. 점심에 쉬지도 않고 종일 놀더니 졸리지 않은 게 더 이상해. 지금 잠들면 아마 내일 점심에야 깨날 수 있을걸.”전태윤은 우빈을 침대에 눕히고 우빈의 옷을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입혀줬다. 그리고 수건으로 우빈의 머리를 닦아 주었다.사내아이의 머리카락이 매우 짧았기에 마른 수건을 몇 번 닦아내니 바로 말랐다.그리고 전태윤은 우빈을 안고 침대 반대편으로 옮긴 후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호영이가 왜 전화 왔어?”우빈에게 이불을 덮어 준 후에야 전태윤은 다가와서 물었다.하예정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전화기 너머 전호영에게 말했다.“남자든 여자든 일단 정상적으로 구애하는 건 어때요? 할머니가 호영 도련님을 해칠 리는 없잖아요.”전호영은 대답했다.“형수님, 둘째 형과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하예정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게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 그래요.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들춰내느니 차라리 마음을 들춰내는 것이 더 효과 있을 거라고 봐요. 고현 씨는 어렸을 때부터 남장을 20년 넘게 하고 다녔는데 하루 이틀에 허점을 찾기는 바빠요.”“폭로하는 게 그리 쉬웠다면 고현 씨도 20년 넘게 분장할 수 없었을 거예요. 지난번에 심효진의 결혼식에서 그녀를 본 적 있어요.”“그분의 언행과 행동, 일거수일투족 모두 남자 다름없었어요. 그리고 가짜 목젖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말을 일부러 낮게 말하는 것도 그렇고 전혀 허점을 찾을 수 없겠던데요.”“고씨 그룹 사람들은 매일 고현 씨와 접촉해도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어요.”“먼저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폭로할 생각이라면 올해가 지나가도 폭로할 수 없을 겁니다. 할머니가 도련님께 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죠?”하예정은 전호영이 처음부터 한 계획이 틀렸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은 고현의 여자 신분을 폭로한 다음에야 구애할 작정이었다.고현은 남자 행세를 20년 넘게 해왔다. 몸이 남자로 변하지 않았을 뿐, 그것 빼고는 진짜 남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899화

    형수님과 둘째 형이 직접 고현에게 구애하라는 제안을 떠 올린 전호영은 내일부터 직접 쫓아다닐 계획이었다.게이라는 의심을 받고 실시간 검색에 오르더라도 자신이 진짜 게이가 아니라는 것만 알면 그뿐이었다.할머니가 전호영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음, 할머니가 날 해지지는 않으시겠지? 난 할머니의 친손자잖아.'그리고 조용한 하루가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전태윤은 일찍 관성으로 돌아갔다.하예정과 할머니는 예진 리조트에 남아 2, 3일 후에 다시 관성에 돌아갈 예정이었다.정겨울은 이미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가 산후조리했다.우빈은 예진 리조트가 너무 좋았다. 많은 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아기들이 말을 못 해도, 울기만 해도 그곳에서 놀기 너무 좋았다.매일 준호와 함께 정겨울한테로 달려가 아기들을 쳐다봤다.우빈이는 하예정에게 동생 한 명 낳아달라고 졸랐다. 준호은 남동생 네 명에 여동생이 한 명이 있다고 했다. 우빈이는 욕심이 그렇게 많지 않고 여동생 딱 한 명만 낳아달라고 졸랐다.하예정은 우빈의 말을 듣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예정은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우빈의 손에 휴대전화를 쥐여주며 말했다.“동생 갖고 싶으면 엄마에게 말해봐.“우빈은 휴대전화를 꼭 쥐고는 하예진에게 말했다.“엄마, 나 동생 갖고 싶은데 언제 낳아 줄 거예요? 저는 욕심 안 부리고 동생 한 명만 있으면 돼요.”하예진은 한참 말이 없다가 그제야 대답했다.“엄마는 우빈이 하나로 충분해. 동생을 안 낳을 거야.”“왜요?”우빈은 이해할 수 없었다.“준호의 엄마는 준호에게 동생을 낳아줬는데 엄마는 왜 안돼?”하예진은 해석했다.”엄마는 낳고 싶지 않아. 엄마는 너 하나면 돼. 둘째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걸. 게다가 엄마와 아빠는 이미 이혼했어. 엄마 혼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아들이 갑자기 동생을 달라고 아우성쳤다. 알고 보니 모연정의 아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거었다.우빈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그러면 엄마가 아저씨와 함께 아이를 낳으면 안 돼?”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00화

    우빈이가 원한다면 엄마와 작은이모가 자신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예진은 전화 건너편에서 정신없이 웃었다. 하예진은 계속 웃으며 말했다.“어쩐지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르나 했어. 그전에는 한 번도 이런 일로 싸운 적 없거든. 준호와 싸워서 그런 거였어.”“괜찮아, 금방 잊어버릴 거야. 나이가 비슷해서 잘 놀아서 다행이다. 가끔 장난감을 두고 다투기도 하고 그러다가 금방 화해하고 그러는 거지 뭐. 애들은 다 그래.”하예정이 언니와 통화할 때 준호는 물총 두 자루를 들고 들어왔다.“우빈아.”“준호는 걸어오면서 우빈을 불렀다.“우빈아, 물총 놀이하러 가자. 나에게 물총 엄청 많으니까 너 한 자루 줄게.”“그래!”방금까지 서러워하던 우빈은 준호가 물총 놀이를 하러 가자고 부르는 소리에 바로 모든 것을 뒷전으로 하고 준호에게로 총총걸음으로 다가갔다.그리고 두 어린이는 보모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밖으로 나가 물총을 가지고 놀았다.“언니, 괜찮아요. 둘이 또 밖으로 물총놀이 하러 갔어.”“응, 언제쯤 돌아올 계획이야?”“며칠 후면 돌아갈 거야. 우빈이가 준호랑 더 놀고 싶다며 떠나지 않겠대. 유치원에 가기 싫은 모양이야.”하예진은 생각할수록 웃겼다.“놀음에 탐해서 엄마도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야. 유치원에도 가기 싫은가 봐. 그곳에서 이틀 정도 더 놀다가 돌아와. 마음도 잘 추슬러야 유치원 갈 때도 울지 않지.”“응. 언니. 주형인은 아직도 안 깨어났어?”하예정은 주형인의 안부를 물었다.“아직. 조금 전에 병원에 다녀왔거든. 주서인을 보러 갔는데 많이 다치지 않아서 곧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아.”하예진은 매일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하예진은 주씨 집안의 며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아들을 봐서이다. 다만 아들 때문에 전 형님과 시부모님을 보러 간 것뿐이다.주형인은 아직 중환자실에 누워있었고 주씨 집안 모두가 주형인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의사도 주형인이 깨어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가족들이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기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01화

    언니와의 통화를 마친 하예정은 우빈이가 밖에서 환하게 웃는 소리를 들었다. 하예정은 결국 참지 못하고 또 웃었다.“아이들의 기분은 꼭 날씨와 같다니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우빈이가 하예정에게 언제 동생을 낳아 줄 건지 캐묻지만 않으면 되었다.하예진은 자신의 새 가게로 돌아와 차를 세웠다. 이때 노동명이 휠체어를 타고 가게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경호원 한 명이 그의 휠체어를 밀면서 나왔다.노동명은 하예진을 찾으러 왔다. 하예진이 가게에 없는 것을 보자 바로 떠날 생각인 것이다. 하지만 하예진이 이 시간에 돌아올 줄은 몰랐다.하예진이 차에서 내리자 노동명은 경호원에게 밀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 노동명은 가게 입구에 앉아 웃음을 감추지 못한 채 하예진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동명 씨, 언제 오셨어요? 오래 기다리셨어요?”하예진은 걸어오면서 노동명을 보며 물었다.“제가 가게에 없을 때 급한 일 있으면 전화 주시지.”“나도 조금 전에 와서 둘러본 거야. 당신이 없는 걸 보고 집에 가려던 참에 당신이 돌아온 거야. 별일은 없고 그냥 당신을 보러 온 거야.”하예진은 지금 노동명이 일어나려 하는 자신감이자 버팀목이다.점점 더 훌륭해지는 그녀를 보면서 노동명은 위기감을 느껴야만 재활을 견지할 수 있었다.하예진이 걱정되었다. 노동명은 휠체어를 타서라도 하예진을 다른 남자들로부터 지켜야 했다.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예진은 노동명을 가게 안으로 밀어가면서 말했다.“사무실 실내장식이 끝났어요. 들어가서 물 한 잔 마셔요.”“그래.”노동명은 하예진이 그를 밀고 갈 때 고개를 돌려 하예진을 쳐다봤다.사무실에 들어서자 노동명은 물었다.“아까 어디 갔어? 당신이 하루 토스트에 있는 줄 알고 먼저 그곳으로 갔어. 그 가게에 없는 걸 보고 여기로 온 거야.”“병원에 다녀왔어요.”하예진은 솔직히 말했다.“주형인의 상황도 물어볼 겸 주서인을 보러 갔어요. 우빈의 아빠니까요.”노동명은 답했다.“응.”질투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02화

    “예진아, 난 너를 너무 좋아해. 오랫동안 좋아해 왔어. 내가 너무 둔해서 일찍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어. 아니면 진작 고백했을 거야. 어쩌면 우리 서로에 대한 적응 기간이 지났을지도 몰라.”하예진은 노동명이 잡은 손을 빼고는 자신의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예진은 고개를 들었다. 노동명의 기대 섞인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동명 씨, 내일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 지금 바로 당신에게 답장 드릴 수 없어요. 적어도 지금까지 재혼을 생각해 본 적 없거든요.”“먼저 재활치료 잘 받으세요. 만약 당신이 회복한다면, 제가 마음이 바뀌면 다시 당신을 고려해 볼게요. 동명 씨에게 기회를 드릴게요.”이 답변이 노동명을 안심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희망 있는 대답이었다. 노동명은 웃으면서 답했다.“예진아, 희망이라도 줘서 고마워.”앞으로 노동명은 매일 재활 치료가 끝나면 경호원에게 하예진 한 테로 가자고 지시할 것이고 매일 얼굴도장을 찍을 계획이었다.다른 남자가 하예진에게 접근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다.하예진은 젊었다. 게다가 날씬한 몸매를 되찾아 여성미가 물씬 풍겼다.그날 전태윤이 노동명을 데려다주고 다시 돌아간 날 하예진이 노동명을 데려다줬다. 하예진이 노동명을 밀고 가게를 나올 때 맞은편의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슈퍼의 젊은 사장이 하예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하예진은 아마 눈치도 못 챘을 것이다.노동명은 지금 불구이지만 그의 예리함은 하예진보다 조금 더 강했다. 그 슈퍼 사장의 눈빛을 보았다.“동명 씨, 저도 마음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지금 이런 생활이 너무 충실하고 자유로워요. 생각이 바뀌지 않을지도 몰라요.”하예진은 아들을 데리고 사는 이런 생활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다.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면 낮에는 자유로워서 자신의 사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시집가게 된다면 시댁에 일이 산더미처럼 쌓일 것이 뻔했다. 노씨 집안이 재벌 가문이라 하예진이 아무것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남편과 시댁 식구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03화

    하예진은 그 편지를 건네받았다.변호사는 서현주의 변호사였다.서현주와 연관된 두 사건은 모두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기에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설령 판결이 나더라도 하예진은 서현주의 가족도 보호자도 아니기에 면회를 가지도 못한다.서현주는 편지를 써서 자신의 변호사에게 부탁해 하예진에게 보내온 것이다.사실 서현주는 죽기만을 기다렸다. 변호사도 청하고 싶지 않았지만 친정 식구들이 무슨 생각인지 서현주에게 변호사를 청해 주었다.하예진은 아마 주형인의 집을 상속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주형인은 부동산 소유증서에 서현주의 이름을 올렸다. 그 집은 서현주의 몫도 있었다.친정 식구들이 그녀에게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어쩌면 서현주를 도와 형을 가볍게 받게 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재산을 노린 것일 수도 있었다.서현주와 주형인은 자식 하나 없었다. 서현주가 겨우 임신한 아기도 서현주 스스로 넘어져서 유산되었다.아이가 유산된 탓에 서현주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 삶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여 외곬으로 빠져들어 결국 칼을 휘둘러 주형인을 찌른 거였다.서현주에게는 재산이 있었다. 서현주가 죽으면 그녀의 재산은 주형인과 서현주의 부모가 상속받게 된다.하지만 서현주가 유언장에 재산을 모두 자신의 부모에게 준다고 적으면 주형인이 죽는다 해도 서현주의 부모가 자신의 재산을 순조롭게 모두 얻을 수 있었다.서현주가 이토록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서현주는 지금 그 누구를 봐도 자신을 이용할 뿐 관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예정 씨, 저의 당사자는 당신이 그 편지를 읽어 본 후 바로 답장 주기를 원했어요. 제가 예진 씨의 답장 편지를 가지고 서현주 씨를 만나러 가게 했으면 좋겠어요.”변호사는 서현주의 뜻을 전달했다.하예진은 바로 대답했다.“그럼 변호사께서 들어가서 물 한잔 드세요. 제가 천천히 읽어볼게요.”변호사는 거절하지 않았다.하예진은 변호사와 함께 사무실로 돌아갔다.노동명의 예리한 눈빛은 변호사에게로 향했다. 서현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04화

    서현주의 간섭으로 인해 서현주와 주형인의 생활이 모두 엉망진창이었다. 그 혼인 생활을 끊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하예진이 결국 최종 승자였다.하예진이 새로운 삶을 얻었기 때문이다.[예진 씨, 죄송해요!]서현주는 계속 사과를 반복했다.서현주가 하예진에게 하지 못한 사과였다. 또 뒤늦은 사과이기도 했다.하예진은 서현주의 편지를 읽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변호사에게 말했다.“주형인 씨는 아직 중환자실에 있어요 생사를 알 수 없어요. 서현주 씨의 판결도 아직 나지 않았어요.”서현주가 했던 일에 대해서 하예진은 입을 열었다.“사과는 받아들이지만 아직 용서할 수 없어요. 적어도 지금은 용서할 수 없어요.”“현주 씨가 저와 주형인 씨의 결혼에 끼어들어서가 아니라 저와 우빈이를 해치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저의 모자를 거의 죽일 뻔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없어요.”“현주 씨가 만약 잘못을 고칠 기회가 있다면 감옥 안에서 잘못을 잘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사회로 돌아와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해서 속죄했으면 좋겠네요.”변호사도 침묵을 지키다가 하예진이 준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모두 마시고는 한마디 했다.“예정 씨, 답변해줘서 고마워요. 제가 당사자에게 당신의 말을 전할게요.”“참, 그리고 제 당사자는 자신과 주 선생이 모두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 집을 주선생의 아들 주빈에게 물려주겠다고 했어요.”예전에 서현주는 큰 도시에 자신만의 집과 가정이 있기를 원했다.서현주가 주형인을 눈여겨본 이유가 바로 주형인이 어린 나이에 매니저 자리에 올랐고 도시의 좋은 위치에 집 한 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학교 부근의 집이었다.지금 서현주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고 죽고 싶을 뿐이다.죽지 못한다면 서현주는 자신이 가진 그 재산으로 우빈에게 보상하고 싶었다. 속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건 나중에 얘기해요.”주형인은 아직 죽지 않았다. 게다가 주형인 부모님은 살아계셨고 주형인이 죽으면 그의 명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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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23화

    전씨 할머니는 한 손에 꽃다발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갓 구운 생선을 집어 전이혁에게 건넸다.“이런 작은 생선은 막 구웠을 때 먹는 게 맛있어. 식으면 맛이 없으니 따뜻할 때 먹어.”“고마워요, 할머니.”전이혁은 할머니가 건넨 생선을 받아 주저 없이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는 먹던 중에 핸드폰을 꺼내 전우에게 사진을 한 장 찍어 보냈다.전이혁은 전우와 나이도 비슷하고, 어릴 때부턴 전우와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형제 중에서 전우와 가장 친했다. 그러니 그는 자랑하고 싶을 때는 무조건 전우를 찾았다.전이혁의 사진을 보자마자 전우는 가족 단톡방에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할머니, 낚시 가셨어요? 직접 구워 드시기까지 하네요. 많이 잡으셨어요? 저도 먹을래요. 지금 당장 갈게요.”전이혁은 일부러 약 올리듯 답장했다.“이젠 없어. 할머니께서 나 주려고 특별히 남겨둔 거야. 그러니 네 몫은 없어. 그리고 너 진짜 생선 한 조각 먹으러 올 거야? 손해가 클 텐데?”“돈은 언제든 벌 수 있지만 할머니표 생선구이는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할머니는 워낙 자유로워서 오전엔 리조트에 있다가도 오후에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곤 했었으니, 큰 손자인 전태윤도 못 말릴 정도였다.부모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수십 년간 할머니의 손에서 할머니의 기세에 눌려 살아왔기 때문에 할머니에게 잘 해드리는 것밖에 없을 뿐, 감히 할머니를 간섭할 수 없었다. 그나마 큰 손자인 전태윤이 할머니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인데 그마저도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할머니는 그야말로 나이 든 개구쟁이였다. 할머니는 지금은 리조트에 있지만 다섯째 손자인 전우가 도착할 즈음이면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할머니는 웃으며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오늘은 많이 잡지 못했어. 넷째한테 줄 몇 꼬치만 남겨 놓고, 나머지는 다 먹었어. 먹고 싶으면 설 연휴 때 와서 직접 낚시해서 구워 먹어. 그래야 더 맛있지.”전우는 아쉬움으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22화

    잠시 후, 차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아이는 고개만 돌려 살짝 보더니 다시 바비큐를 먹기 시작했다.“할머니, 저 왔어요.”멀리서 전이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이혁은 꽃다발을 안고 차에서 내린 후,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가는 길에 풍겨오는 바비큐 냄새는 정말 좋았다.“와, 냄새 진짜 좋네요. 이런 날씨에는 바비큐가 최고죠.”관성의 겨울 날씨는 정말 변덕스러웠다. 어제는 몸이 움츠러들 정도로 추워서 할머니들은 밖에 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늘은 기온이 확 올라와 정오 무렵에는 햇빛까지 쨍쨍하게 비추더니 약간 더운 느낌마저 들었다.관성의 사람들은 겨울에 가끔 이렇게 바비큐를 해 먹긴 하지만 보통은 휴일이 되어야 준비해서 해먹을 여유가 있었다.하지만 할머니는 달랐다. 할머니는 생각만 나면 언제든 자유롭게 바비큐를 즐길 수 있었다.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전이혁은 자신이 나중에 결혼하고 아들이 성장하면 당장 사업을 넘겨주고, 자신은 조기 은퇴해 할머니처럼 여유로운 노후를 즐길 계획이었다. 그것은 신선놀음보다 더 행복한 삶이었다.“넷째 도련님.”양씨 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며 전이혁에게 안부를 물었다.전씨 할머니와 함께 수다를 떨고 있던 여러 할머니도 전이혁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그들은 전씨 할머니가 무려 아홉 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무척 부러워했다.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막내 두 명을 제외한 다른 일곱 명의 손자는 이미 뛰어나고 유능한 인물들로 소문나 있었다. 게다가 막내 두 명은 비록 사회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들은 성적이 우수했고 앞날도 창창했다. 그뿐만 아니라, 할머니에 대한 효심도 지극했었다.전씨 가문은 자손들이 하나같이 훌륭했고 가업도 재산도 어마어마했으니, 그야말로 할머니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그들은 가끔 함께 수다를 떨며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곤 했었다. 하지만 전씨 할머니는 그 시절에도 그들보다 훨씬 잘 살았고, 그때부터 이미 가문에서 주름잡는 존재였다. 결국 훌륭한 어른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21화

    여자아이의 말을 듣고 있던 전씨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그 여자아이를 불렀다.“소령이, 이리 와봐.”여자아이는 깡충깡충 뛰어갔다.“어르신, 닭 다리 다 구워졌어요?”여자아이는 전씨 할머니가 자신에게 닭 다리를 주려고 부른 줄 알았다.전씨 할머니는 여자아이를 안아 올리며 웃었다.“아직 다 안 구워졌어. 조금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을 거야.”“그런데 왜 양씨 아저씨의 자리를 잇고 싶다고 했지?”전씨 할머니가 여자아이를 예뻐한다는 건 리조트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전씨 가문은 몇 대째 아들만 태어났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딸을 가지길 원했었고, 그것이 안 되자 손녀를 기대해 보았지만, 매번 실망으로 마무리되었다.할머니는 이제 증손녀를 기대해 보기로 생각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증손녀를 안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할머니는 종종 직원들에게 집에 여자아이가 있으면 관성으로 데려와 학교도 보내고 같이 생활하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리조트에 있는 놀이공원에 놀러 오라고도 했었다. 그것은 할머니가 여자아이들이 리조트에 놀러 오게 되면 손주며느리들이 그 모습을 보고 할머니한테 증손녀를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양씨 아저씨는 참 멋있는 사람이에요.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고 돈도 많이 벌잖아요. 양씨 아저씨가 사는 집도 아주 예뻐요. 저도 양씨 아저씨처럼 되고 싶어요.”그 여자아이는 겨우 세 살밖에 안 됐지만 머리가 총명하고 말도 잘해서 가끔 그 여자아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어른들이 놀랄 정도였다. 게다가 여자아이는 부모도 가르친 적이 없는 말을 스스로 내뱉곤 했었다.우빈이도 가끔 서원 리조트에 올 때마다 리조트에서 내려와 그 여자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곤 했었다. 그렇지 않을 때는 여자아이가 리조트에 올라와 우빈이와 함께 놀기도 했었다.“아까 양씨 아저씨가 한 말 잘 들었지? 네가 컸을 때는 양씨 아저씨는 이미 은퇴하고 다른 사람이 저 자리에 있을 거야. 그 사람이 은퇴한 다음에야 네 차례가 오게 돼. 그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20화

    할머니는 함께 있는 몇몇 친구들에게 말했다.“날씨가 좀 쌀쌀하네. 우리 따뜻하게 몸도 데울 겸 한 잔씩 할까?”“어르신.”전씨 할머니가 술을 마시자고 하자 양씨 아저씨는 바로 할머니를 제지했다.“어르신 술 마시면 안 됩니다. 큰 도련님께서 아시면 또 어르신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며 저를 혼내실 거예요.”“양 집사가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어?”“태윤이는 점점 자기 할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아. 온갖 걸 다 간섭하려 들어.”할머니는 손자인 전태윤이 자신을 간섭하려 든다며 투덜거렸다.그러자 함께 있는 몇몇 할머니들이 웃기 시작했다.“큰 도련님께서 어르신 건강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죠. 저희 나이에는 술도 적게 마시는 게 좋잖아요.”“과일주는 괜찮아. 양 집사, 가서 과일주 두 병 가져와. 바비큐에는 술이 있어야 제맛이지.”양씨 아저씨는 더 이상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고 리조트에 전화해서 과일주 몇 병을 가져오도록 했다.그들이 직접 잡은 생선 외에도 양씨 아저씨는 몇몇 어르신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바비큐용 식재료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어르신들 옆에는 아직 유치원에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들도 있었고, 양씨 아저씨는 그들을 위해 과일 주스를 준비해 두었다. 덕분에 그들은 기분 좋은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전씨 할머니는 이렇게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있는 따뜻한 분위기의 생활을 참 좋아했다. 게다가 내년엔 첫 증손주가 태어나니 할머니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졌다.할머니는 자신이 구운 소시지 한 꼬치를 여자아이에게 건네주고 그 아이의 높게 올려 묶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우리 소령이 갈수록 예뻐지네. 반짝이는 눈 좀 봐. 네 엄마가 너를 ‘소령이’라고 부르는 게 딱 맞아.”그 여자아이는 소시지를 건네받으며 귀엽게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어르신.”전씨 할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또 뭐 먹고 싶어? 할머니가 구워줄게.”“닭 다리요.”여자아이는 전씨 할머니가 익숙한 듯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전씨 할머니에게 닭 다리를 구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8화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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