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빈은 기사와 경호원에게 말했다.“삼촌, 저 상 받았어요.”기사와 경호원은 웃으면서 그를 칭찬했다.하예정은 핸드폰을 꺼내 하예진에게 영상통화를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하예진이 영상을 받았다. 영상을 받은 하예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정아, 만약 급한 일 아니라면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 지금 고객이랑 사업 얘기를 하는 중이야.”“알았어, 언니. 먼저 일 봐,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우빈이를 데려왔는데 상 받았다고 엄마한테 말해주고 싶대.”하예진은 웃으면서 말했다.“우빈이 정말 잘했어.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응, 언니. 먼저 일 봐.”“엄마, 일하세요. 제가 공부할 수 있게 돈 많이 벌어와요.”하예진은 웃으면서 말했다.“응, 알았어. 우리 우빈이 이모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야 해. 개구쟁이처럼 이모 힘들게 하면 안 돼. 그러면 이모보고 옷걸이로 엉덩이 때리라고 할 거야.”주우빈은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저 말 잘 들어요.”말을 마친 그는 엄마가 옷걸이를 들고 영상 속에서 나와 그의 엉덩이를 때릴까 봐 영상 통화를 먼저 끊었다.사실상 그는 옷걸이에 맞은 적이 없었다.그가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와 이모는 항상 말로 그를 혼냈다. 그 후 그에게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도리를 설명해 주었다.주우빈은 용정에게서 옷걸이에 맞으면 아프다고 들었다. 용정은 스승에게 옷걸이로 맞은 적이 있었다.무술을 잘 연마하지 못했거나 책을 잘 외우지 못하면 용정의 스승은 옷걸이로 그를 때렸다.용정은 그럴 때마다 스승님이 가르쳐준 무술로 빠르게 도망가면 가끔 스승님은 그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주우빈은 용정이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듣고 그가 부러웠다.그는 이모부도 달려서 이길 수 없었다. 이모부가 아니라 이모도 이기지 못했다.주우빈도 무술을 배웠었다. 하예진은 주우빈이 무술을 몇 년 배운 후 이모를 이길 수 있는지 볼 거고 십여 년을 배운 후 이모부를 이길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이모의 무술 실력은 대단했다.“이모, 선생
하예정은 주우빈을 데리고 노씨 그룹에 갔다. 주우빈은 노동명의 사무실에서 한참 놀았다.주우빈은 겨울방학에 예진 리조트에 가는 일이 걱정되어 곧바로 하예정에게 이모부 찾으러 전씨 그룹에 가자고 했다.노동명은 웃으면서 말했다.“우빈이는 아저씨가 말로만 좋나 봐. 온 지 2분도 안 됐는데 이모부 찾으러 가자고 하네.”컴퓨터 전원을 끈 그는 책상을 잡고 일어나 휠체어에 다가가 앉은 후 스스로 조종하며 말했다.“나랑 함께 가. 마침, 너의 이모부랑 얘기할 프로젝트가 있어.”하예정이 노동명의 휠체어를 밀어주려고 했지만 그는 그녀의 도움을 거절했다.“자동으로 바꿔서 스스로 조종할 수 있어.”하예정은 웃으면서 말했다.“동명 오빠는 진작에 휠체어를 자동으로 바꿔야 했어요.”“진작에 자동으로 바꾸면 예진 씨의 마음을 아직도 얻지 못했을 거야.”하예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성격이 거칠고 털털한 노동명이 별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잘못 느꼈다.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노씨 그룹을 설립하고 또한 노씨 그룹의 시가 총액을 백억 이상으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모든 대표는 저마다 생각이 깊고 술수가 대단한 사람들이었다.“우빈아, 이리 와. 아저씨가 안아줄게.”현재 노동명과 하예진은 사이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속내를 개의치 않고 드러냈다.현재 하예진에게 노동명과 결혼 등기를 하라고 해도 그녀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아내의 마음을 얻으려면 잔꾀가 있어야 했다.전태윤도 아내의 마음을 얻으려고 잔꾀를 부리지 않았던가?하예정을 쳐다본 주우빈은 그녀가 말릴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즉시 신나게 노동명의 허벅지로 올라가 그의 품에 앉았다.하예정은 사무실 문을 열어 노동명을 밖으로 내보냈다.노동명이 나간 후 하예정은 주우빈의 책가방을 들고 그의 뒤를 따랐다.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노동명을 찾아온 한 여성 고객을 만났다.그녀는 나이가 노동명과 비슷해 보였고 정교한 화장을 해서 젊어 보였으
몇 년이란 사이에 그녀는 돈만 쓸 줄 알던 부잣집 사모님에서 상업계의 여장부가 되었다.장 대표는 웃으면서 말했다.“전씨 가문 사모님이야말로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분이시죠.”전씨 가문의 사모님인 하예정은 뛰어난 가정 배경이 없었다. 전태윤과 결혼한 후 큰 이모를 만났다. 큰이모는 성씨 가문의 사모님이었지만 성씨 가문의 모든 것은 하예정과 관련이 없었다. 단지 친정 어른이 한 명 생겼을 뿐이다.그녀 같은 가정 배경으로 전태윤과 결혼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생에 나라를 구해 이번생에 복 받은 것이다.모두가 그녀를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뛰어난 가정 배경도 없이 전태윤과 결혼 할 수 있었고 전씨 가문에서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임신 전 외부인들은 하예정이 애를 낳을 수 없다고 했지만 전씨 가문에서는 모두 그녀를 지켜줬다.누군가 감히 하예정이 나쁘다고 말하면 전씨 가문 모든 사람은 그와 싸웠다.전태윤의 어머니는 사실 하예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감히 그녀의 잘못을 논한다면 시어머니인 장소민은 이미지조차 신경 쓰지 않고 싸워서라도 며느리인 하예정을 지켜줬다.하예정을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그녀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때문에 사람들은 하예정의 모습을 기억했다.장 대표도 하예정의 운명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하예진을 내심 질투했다.하예진은 이혼하고 아들도 있는데 노동명의 사랑을 얻었다.노동명은 얼굴에 칼자국이 있고 외모도 흉측해서 잘생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람이 거칠어 전태윤이나 소정남과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동명은 능력이 있었고 자산이 많으므로 장 대표의 눈에는 그가 매우 좋은 남자로 보였다.그녀는 남편을 잃고 자신의 곁에서 함께 해줄 남자를 찾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그녀의 돈을 노릴까 봐 걱정했다.비록 현재 집안의 모든 일은 그녀가 결정하지만 그녀는 내심 전통적인 여자였다. 그녀는 상속받은 남편의 재산은 나중에 그의 피가 흐르고 있는 아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자
하예진은 이혼한 여자이고 장 대표는 남편을 잃은 여자이다. 모두 아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하예진보다 훌륭했다.장 대표는 자신을 위해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하예진보다 훌륭했기에 쟁취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예진이 관성에 없는 틈을 타서 말이다.하예정은 눈을 깜빡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동명은 웃으면서 말했다.“장 대표님이 급하지 않으시다면 다음날 다시 얘기 나누죠. 헛걸음을 시켜서 죄송해요.”장 대표도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노 대표님. 우선 급한 일부터 처리하세요.”사업을 성사하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었다. 때로는 노력해도 성사되지 않을 때도 있다.장 대표의 비서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문을 열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노동명의 등 뒤로 가서 그의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려고 했다.하지만 노동명은 거절했다.“장 대표님, 괜찮아요. 새로운 휠체어는 자동이라 제가 직접 조종해서 움직일 수 있어요.”장 대표는 웃으면서 휠체어를 밀려던 손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주우빈을 안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노동명을 바라보았다.노동명이 사람에게 주는 첫인상은 거칠고 얼굴에 칼자국이 있어서 무섭게 보인다.하지만 그와 지내보면 그가 어린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주우빈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친아빠도 그처럼 하지 못했을 것이다.노동명은 주우빈을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그에게 잘해주었다. 만약 그녀가 하예진 곁에서 노동명을 빼앗을 수 있다면 그는 그녀의 아들에게도 잘해줄 것이다. 주우빈보다 몇 살 더 많은 그녀의 아들은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철도 들었다.그녀의 아들은 주우빈보다 지내기가 더 쉬웠다. 주우빈은 현재 미운 3살이었기에 너무 어렸다.노동명이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장 대표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미소를 머금고 하예정에게 말했다.“사모님, 가시죠.”하예정은 사양하지 않고 노동명의 뒤를 따라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장 대표는 마지막에 비서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탔다.곧 엘리베
주우빈은 장난스럽게 말했다.“저는 효진 이모가 더 보고 싶어요.”하예정때문에 주우빈은 심효진을 매우 좋아한다.하예정이 그를 서점에 데리고 가면 심효진은 주우빈을 데리고 맛있는 음식을 사러 가고 쇼핑하러 백화점에도 갔다.그래서 주우빈은 소정남보다 심효진을 더 좋아한다.“양심이 없어.”소정남은 주우빈의 볼을 꼬집더니 그를 내려놓고 웃으면서 말했다.“삼촌이 지금 바빠서 먼저 이모랑 함께 이모부에게 가. 주말에 효진 이모를 불러 함께 놀러 가자.”.“정남 삼촌 약속 지켜야 해요, 어린이를 속이면 안 돼요.아이들은 모두 놀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 주우빈도 예외는 아니었다.소정남이 웃으면서 말했다.“삼촌이 언제 우빈이를 속인 적이 있어?”생각을 해본 주우빈은 소정남이 그를 속인 적이 없는 것 같았다.소정남은 노동명과 몇 마디를 말한 후 고위층 관리자들과 밖으로 나갔다.몇 분 후, 하예정과 노동명은 대표 사무실에 왔다.주우빈은 전태윤에게 애교를 부렸다. 한참 동안 애교를 부린 후 하예정은 그를 안아서 소파에 앉히고 책을 읽고 글을 쓰게 했다.노동명과 전태윤은 확실히 얘기할 프로젝트가 있었다. 하예정은 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주우빈의 옆에 앉아 있었다.하예정은 먼저 언니인 하예진에게 문자를 보냈다.[지금 시간 있어?]하예진은 바로 그녀에게 답장했다.[저녁에 다시 얘기하자.]하예정은 하예진이 바쁘다는 것을 알았다.하예진이 강성에 있는 회사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였다. 그녀는 사업 때문에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했다. 설령 하예진의 뒤에는 삼대그룹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그녀가 직접 발로 뛰어야 회사가 번창할 수 있다.소파에 기댄 하예진의 시선은 주우빈에게 있지만 생각은 진작부터 다른 곳에 있었다.하예정은 방금전 만났던 장 대표는 남편을 잃고 몇 살 된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 대표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의 아들은 두 살이었다.하예진이 이혼할 때도 주우빈이 두 살밖에 안 되었다.장 대표는 남편의 사업을 물려
주우빈은 전태윤의 목을 끌어안고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모부, 저 이모부에게 할 말이 있는데 엄청 중요해요.”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우리 우빈이가 이모부에게 하고 싶은 중요한 말이 뭐야?”“이모부, 저 곧 겨울 방학이에요.”전태윤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곧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하면 설날도 멀지 않다.1년이란 시간은 정말 빠르다.“겨울 방학이 되면 저 용정이 찾으러 가도 돼요?”주우빈은 눈을 깜빡이며 전태윤을 바라보았다.“누가 너를 데리고 가는데?”“저는 이모보고 저를 데리고 가달라고 했는데 이모가 답을 해줄 수 없다며 이모부한테 물어보라고 했어요. 이모부, 그래도 돼요? 저 용정이 보고 싶어요. 용정이도 겨울방학을 한다고 했어요.”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를 바라보았다.하예정은 웃으면서 말했다.“하원하자마자 저에게 물어봤어요, 그래서 제가 이모부에게 물어보라고 했어요. 제 생각엔 제 배가 아직 많이 불러 오르지 않았기에 우빈이를 데리고 비행기 타고 먼 길을 다녀와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실제로 예진 리조트에 갈 때면 그녀는 임신한 지 4개월에서 5개월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녀가 비행기 타고 먼 길 떠나는 데 지장이 없었다.만약 임신한 지 7개월에서 8개월 될 때쯤 그녀에게 먼 길을 떠나라고 하면 그녀는 몸이 힘들고 사고가 날까 봐 두려워서 가지 못할 것이다.“임산부 한 명이 아이 한 명을 데리고 외출한다고? 걱정돼서 안 돼.”전태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가고 싶다면 우빈이가 겨울방학을 한 후 용정이가 예진 리조트에 돌아오면 그때 내가 데려다줄게. 연말에 나도 바빠서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와야 해.”하예정과 주우빈을 예진 리조트에 보내면 그도 안심하고 밤늦게까지 야근해도 된다.모연정 부부가 있기에 전태윤은 안심하고 하예정과 주우빈을 예진 리조트에 보낼 수 있다.“당신이 정말 시간 없다면 제가 소현언니 와 준하 씨를 불러서 함께 갈게요. 아마 그들도 거절하지 않을
너무 창피스러웠다.“괜찮아, 많이 지다 보면 얼굴도 뻔뻔스러워져, 상관없어.”전태윤의 말이 끝나자 하예정은 그를 가볍게 두드렸다.전태윤은 큰소리로 웃었다.그가 말한 것은 사실이었다.용정은 재능이 뛰어나서 거의 한번 보면 잊지 않았고 또 뛰어난 사공들이 많았다.스승님이 그를 돌보지 않더라도 사공들이 그를 돌보았기에 그는 공부도 잘하고 무술도 잘하며 심지어 의학 공부도 뒤떨어지지 않았다.명사부가 유명한 제자를 낳는 법이다.주우빈도 용정보다 뛰어난 점이 있지만 무술을 배우는 방면에서 다섯 명의 주우빈도 용정 한 명과 견줄 수 없었다.그 당시 무술학교의 스승님은 주우빈이 시간이 지나면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나아져서 건달 한두 명을 상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고수가 되려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그들은 그때 주우빈을 무술학교에 보냈던 것은 몸을 단련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주우빈이 무림 고수가 되길 바라서가 아니다.“당신처럼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우빈아, 이모부의 말을 듣지 마, 우빈이도 대단해. 용정보다 못하지만, 어린이집 친구들과 비교하면 우리 우빈이는 정말 대단해. 우리는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못난 사람과 비교하면 또 대단한 거야.”그러자 주우빈은 자신감을 되찾았다.“저의 어린이집 친구들은 저보다 힘이 약해서 저를 괴롭힐 수 없어요.”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은 장난감을 뺏는 등 갈등이 가끔 발생할 수 있다.누구도 주우빈의 장난감을 뺏을 수 없었다.어떤 아이는 주우빈보다 한 살 많지만 장난감을 빼앗을 때 그를 이기지 못했다.“우빈이는 용정과 비교할 필요 없어. 용정과 같은 천재는 드물어, 용정이가 대단하지 않았다면 정 선생도 그를 후계자로 점찍지 않았겠지.”주우빈이 말했다.“저는 용정과 겨루지 않을래요, 제가 겨루지 않으면 질 수도 없을 거예요.”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맞아. 우리 용정과 겨루지 말자. 네가 겨루지 않는다면 영원히 지지 않을 거야.”“뭐라도 먹을
전태윤의 표정은 하예정에게 장 대표가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알려 주었다.“제가 말했잖아요.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하예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빈이 왔어요. 집에 가서 다시 말할게요. 저녁에는 언니와 이야기 해서 일깨워줘야 해요.”언니는 지금 강성에 상주하고 있고 노동명은 다리가 불편하기에 두 사람이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하루에 800번 전화 통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장거리 연애는 감정이 쉽게 희석될 수 있었다.그런데 이때 노동명의 신변에 한 여인이 나타나 그를 극진히 보살피고 알뜰히 보살펴 주며 장사에서도 그를 도울 수 있다면 그가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전태윤은 자신의 절친을 대신하여 말했다. “동명은 변심하지 않을 것이야. 나와 그는 수십 년을 알고 지냈으니 넌 나만큼 그에 대해 알지 못해. 그는 이성을 대할 때 매우 진지하니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거야.”“그는 감정에 대해 네가 생각 못 할 정도로 아주 진지하기에 그가 자신이 잘못된 사람과 사랑하여 상처를 받을까 봐 쉽게 마음을 주지 못했어.”“그 무슨 장 대표에 대해 동명은 절대로 아무 감정이 없을 거야. 그의 눈에는 온통 너의 언니밖에 없으니까.”간식을 가지고 오는 우빈이를 보고 전태윤은 그 애가 들을까 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우빈이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누군가 그의 엄마에게서 아저씨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지금 장 대표도 노동명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는데 하예정이 조금 예민해져서 장 대표가 노동명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확정되지 않은 일 앞에서 노동명과 장 대표의 명성을 위해 그들은 사적인 대화는 할 수 있었지만,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밖으로 말하지는 말아야 했다.“이건 이모에게 줄 것이에요.”우빈은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가지면서 하예정에게도 몇 가지를 가져다주었다.이모부 사무실 안의 작은 간식 선반 위에 놓인 간식들은 모두 그와 작은이모가 즐겨 먹는 것이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그러나 전창빈은 사업을 확장하거나 삶을 즐길 생각은 하지 않고 먼 길을 떠나 여기까지 와서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로 지원했다.선우민아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전창빈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도전하려고 왔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고 스승을 모셔 요리 실력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여러 구역의 다양한 요리를 연구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창업으로 작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산 밖에 산이 있고 사람 위에 사람이 있는 법이라고 여기기에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이 바로 저를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니까요.”전창빈은 자신의 요리가 손님들이 맛있다고 생각해야만 요리 실력이 검증된 것으로 생각했다.손님들이 그 요리에 대해 조언을 해주면 그것을 개선해 더 높은 수준의 요리 실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우민아처럼 까다로운 손님을 만났을 때 그녀의 평가는 전창빈을 더욱 발전하게 할 것이다.선우민아는 그가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 자리에 도전하고 싶어서 온 것임을 직감하고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자신이 갑이 되는 것과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에요. 전이혁 씨는 제대로 고려해보셨나요? 만약 우리 가문에서 요리사로 일한다면 우리 가문만의 가정 요리사가 되어 전국의 다양한 손님을 상대할 기회가 없어요. 아마 전이혁 씨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죠.”전창빈은 빙그레 웃으며 선우정아와 시선을 마주치며 대답했다.“아마 큰아가씨님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몇 명 없을 겁니다. 제가 여기서 일하면 전국의 손님을 상대할 수는 없겠지만 큰아가씨께서 싫증 내지 않을 정도로 1년 정도 일할 수 있다면 제 요리 실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력을 키워 앞으로 관성으로 돌아가면 제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도 손님이 떼구름처럼 몰려들겠죠.”전창빈은 자신의 요리사들을 이끌어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전국의 손님들이 고향의 전통 요리와 관성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노
강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경험상으로 보면 전창빈 씨는 합격일 겁니다. 어서 큰아가씨를 뵈러 가세요. 긴장할 필요 없어요. 큰아가씨는 표정이 좀 진지하지만 사실은 매우 좋은 분이십니다.”“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전창빈은 엄격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선우민아가 아무리 엄격해도 그의 큰형 전태윤보다는 못할 것이다.엄격한 전태윤의 얼굴에 익숙해진 전이혁은 이미 엄격한 사람들에게 면역력이 생겼다.전창빈은 강진을 따라 주방을 나섰다.강진은 전창빈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주방을 나선 후에도 전창빈은 여기저기 둘러보지 않았고 또 선우씨 가문 저택의 호화로움에 놀라지도 않았다.다른 지원자들은 늘 선우씨 저택의 사치스러움에 압도되어 주변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과는 달랐다.강진은 전창빈이 분명 세상 물정을 다 겪어본 사람이거나 굉장한 침착성을 가진 사람일 거로 생각했다.어쨌든 강진은 눈앞의 이 젊은 요리사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아마 내일이면 동료가 될 것 같았다.강진은 전창빈을 데리고 선우민아가 앉은 자리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멈추어 섰다. 그는 전창빈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낸 후 먼저 나아가 공손히 말했다.“큰아가씨, 전창빈 씨께서 오셨습니다.”선우씨 가족 중 전창빈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오직 선우정아뿐이었다.다른 사람들은 그때 집에 없어 전창빈을 직접 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다들 그를 보더니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한경주가 남편 선우진혁에게 소곤거렸다.“정말 젊어 보이네요. 우리 민아랑 비슷한 나이 같아요.”선우진혁도 고개를 끄덕였다.“젊네. 보아하니 매우 침착해 보이고. 조금도 긴장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구먼.”“이 요리사분이 매우 잘생겼다는 생각 안 들어요?”선우씨 가문의 둘째 부인, 즉 선우정아의 어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시누이에게 말했다.한경주가 웃으며 대답했다.“정말 잘생겼네요.”선우정아도 말을 이었다.“제 말 이제 믿으시죠? 제가 오늘의 최종 면접자가 매우 젊고 잘
선우민기는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민기야, 오늘 저녁 요리 맛있었어?”선우민아가 동생에게 물었다.“맛있어요. 엄청 맛있었어요.”사촌 동생도 따라 말했다.“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누나, 저 앞으로 매일 누나 집에 와서 밥 먹어도 돼요?”선우민아가 웃으며 대답했다.“오고 싶으면 오렴. 하지만 너랑 민기는 밥 잘 먹어야 해. 놀기만 하면 안 된다?”두 꼬마가 함께 모이면 말 그대로 손오공이 천궁을 뒤집어 놓는 수준이었다.가문의 후손에 남자아이가 둘뿐이라 모두가 그들을 귀여워했다. 선우씨 가문의 누나들이 집에 없을 때면 두 꼬마는 진짜로 지붕조차 뒤집을 기세였다.어르신들이 말릴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만약 두 꼬마가 지붕을 뜯으려 하면 오히려 사다리를 대줄 정도니까.“알았어요. 저희 꼭 말을 잘 들을게요.”“그래, 너희 둘 밖에 나갈 땐 외투 꼭 입고 나가야 해. 밖이 너무 추워.”두 꼬마는 기쁜 마음으로 손을 잡고 집에서 뛰쳐나갔다.동생들이 모두 놀러 나가자 선우민아가 집사에게 지시했다.“아저씨, 전창빈 씨를 만나게 해줘요.”강진이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바로 전창빈 씨를 불러오겠습니다.”선우민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이동하자 가족들도 모두 따라 일어나 거실 소파에 앉았다.선우민아가 오늘의 최종 면접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선우씨 가족들은 바로 그 지원자가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직감했다.확실히 오늘의 저녁 식사는 온 가족을 만족시켰다.선우민아의 입맛이 까다로워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다. 그들은 선우민아 덕분에 항상 최고의 요리사가 준비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비록 그녀만큼 입맛이 까다롭지는 않았지만 요리의 품질을 가리는 안목은 그래도 꽤 좋은 편이다.강진이 미소를 머금으며 주방으로 들어갔고 전창빈이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자 그쪽으로 다가갔다.발소리를 들은 전창빈은 휴대전화에서 시선을 떼었고 고개를 들어
원림성 A시.전창빈은 모든 요리를 다 하고는 주방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휴대전화를 꺼내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온종일을 바쁘게 보냈다.정확히 말하면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이 전부 오늘 저녁 식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그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주인공이 돌아왔다.잠시 기다린 후, 전이진이 오후 내내 준비한 요리들이 하나둘씩 하인들에 의해 운반되어 나갔다. 물론 그는 나갈 필요가 없었다.선우민아가 그의 요리를 맛본 후 만족스럽다면 전창빈을 불러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통보도 없이 주방에 머물다가 선우씨 가족들이 모두 식사를 마치고 떠나면 집으로 돌아야 한다.비록 전창빈은 자신의 요리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지만 밖이 완전히 어두워졌는데도 선우민아의 면담 요청이 없었다. 그는 겉으로는 여전히 뉴스를 보며 담담해 보였으나 속으로는 조금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는 송일우처럼 세 번이나 도전하는 상황은 원치 않았다. 송일우는 몇 년이나 도전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실패한 뒤로는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나이도 점점 들어가고 있었던 모양이다.한편 선우씨 가족들이 이미 식사를 마치고 있었다.선우민아도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 앉아 있던 선우민아의 어머니 한경주가 관심 있게 물었다.“민아야, 이번 지원자가 만든 음식은 어때?”선우민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한경주는 계속해서 말했다.“엄마 생각엔 괜찮은 것 같은데 그냥 채용하는 게 어때?”선우민아의 남동생 선우민기는 의자에 털썩 앉아 배를 만지며 말했다.“누나, 나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 이번 요리는 정말 맛있었어. 오랜만에 이렇게 배불리 먹었어.”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선우민기의 배를 가볍게 톡 치며 눈가에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너는 굶은 적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까지 많이 먹었어? 이번만 먹고 다음 끼니는 못 먹을 거로 생각한 건 아니지? 좀 앉아 이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