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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9화

Author: 고능비
장소민이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어머님. 이제 나이도 있으신데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마시고 손자들을 걱정시키지 마세요.”

전씨 할머니는 일부러 며느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넌 왜 끼어들어? 요즘 돌아다니지도 않았잖아. 지금도 집에 얌전히 있고. 예정이 따라 예씨 가문에 가서 지연이 보러도 안 갔는데.”

장소민은 시어머니의 거짓말을 바로 짚어냈다.

“어머님은 예진 리조트로 가실 때마다 지연이를 훔쳐 오려고 하셔서 예씨 가문에서 어머님을 출입 금지한 건 아니고요?”

전씨 할머니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여운초는 터져 나올 웃음을 꾹 참으려 했으나 결국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운초야, 할머니랑 산책 좀 다녀와. 할머니의 기분이 너무 상하셨다.”

“딸 하나 못 낳아줬으면서 내가 남의 손녀 좋아한다고 핀잔을 주네. 남의 손녀라도 좋아하면 안 되냐?”

장소민은 입을 가리며 웃었다.

“어머님도 딸 못 낳으셨으면서 저를 왜 저를 탓하세요? 우리가 딸 안 낳아준 게 아니라 전씨 가문 풍수 탓이란 말이에요. 우리 집과 조상 묘지가 하필이면 스님 땅에 자리 잡은 거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니까요.”

전씨 가문에서는 아들만 줄곧 낳고 딸을 낳으면 살지 못했다.

“풍수 문제가 아니라고 스님이 말씀하셨단다.”

전씨 할머니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더 이상 며느리를 탓할 수 없어 여운초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서자 전씨 할머니는 먹구름에 뒤덮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 날씨가 좋지 않구나. 하늘도 푸르지 않고 구름도 희지 않은 걸 보니. 일기예보에 오늘 소낙비가 온다고 하던데 오후부터 이슬비가 내릴 거래. 기온도 다시 떨어지겠지. 아무리 추워져도 눈은 안 오겠지. 눈 구경하고 싶은데... 운초야, 우리 지금 당장 비행기 타고 ‘아이스 월드’에 놀러나 갈까?”

여운초가 말을 이었다.

“할머니는 괜찮으시겠지만 저는 욕먹을까 봐 무서워요. 할머니의 손자들과 손자며느리들이 저를 욕할 거예요. 저는 욕만 한껏 먹고 말 것 같아요.”

‘아이스 월드’는 너무 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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