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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9화

Author: 고능비
우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좋아요! 저는 노 아저씨가 엄청 좋아요. 아빠가 한 명 더 생기면 얼마나 좋아요. 다른 애들은 아빠가 하나뿐인데 저는 아빠가 둘이잖아요.”

처음에 노동명이 우빈에게 새 아빠가 생기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꼬마는 자기도 아빠가 있기에 욕심부리지 않고 아빠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 더 커서 노동명과도 부자간의 정을 쌓아 올리게 되자 아빠가 한 명 더 생기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지금의 우빈에게는 새 아빠가 될 노동명에게 더 많은 정이 들었고 친아버지에게는 별 감정이 없었다.

주로 주씨 집안 사람들이 끊임없이 불똥을 튀기는 바람에 우빈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던 작은 정까지 시들어갈 지경이었다.

우빈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주씨 가문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우빈을 대하고 우빈을 통해 이득을 보려는 생각을 버린다면 아직 깊은 정을 쌓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우빈이 자라서 성인이 되면 그땐 정을 쌓기 정말 어려울 것이다. 이미 자기주장이 뚜렷해진 우빈이라면 쉽게 속일 수도 없을 테니.

주씨 집안 사람들의 생각은 너무도 단순했던 것이다. 우빈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속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일 것이다.

지금 우빈이 먼 곳에 나가 있어도 주형인에게 전화해달라고 먼저 요구하지는 않는다.

주형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운전만 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전화할 시간도 많지 않아 부자간의 정은 점점 더 옅어지고 있다.

주경진 부부도 우빈에게 전화를 거의 하지 않는데 주로 우빈이가 그들과 할 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주경진은 그래도 우빈에게 ‘잘 먹고 잘 지내며 엄마 말 잘 들으라.'고 타일렀다. 하지만 김은희는 늘 ‘정한을 도와줘야 한다.', ‘정한이가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니까 네가 선물해 줘.', ‘장난감이 그렇게 많은데 아무거나 몇 개만 정한에게 줘도 네가 손해 보는 건 아니다.'와 같은 말을 끊임없이 내뱉었다.

우빈은 할머니가 한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결론은 알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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