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황보신혁 옆자리를 지키고 있던 구연희마저도 아연실색하며 연신 뒤로 물러섰다.이은정 역시 황급히 물러서면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우에 옷을 벗자, 섬뜩하기 그지없는 그의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마치 오래된 나무껍질처럼 군데군데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흘겨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닭살이 돋고 머리가 아찔해지는 것만 같았다.살짝만 움직여도 ‘나무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말이다.준수한 외모와 달리 이처럼 섬뜩한 피부병을 앓고 있으리라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받으며 황보신혁의 두 눈은 한껏 어두워졌다.특히나 조금 전까지 어떻게든 달라붙으려고 애를 썼던 두 여자가 뒤로 물러서는 걸 보고 더더욱 음침해졌다.“여러분 놀라실 필요 없습니다. 도련님이 앓고 계시는 피부병은 전염성이 없습니다.”구교훈은 연신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이윽고 그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보며 물었다.“누가 먼저 해보시겠습니까? 제약 회사에서 특효약과 같은 걸 꺼내셔도 됩니다. 도련님의 병만 치료할 수 있다면 미미한 효과라도 있다면 천년설련 바로 드리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도련님과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저 또한 평생 고마워할 것입니다.”말이 떨어지자마자 장내는 순간 떠들썩해졌다.“제가 해 볼게요.”백발이 성성하신 신의가 먼저 앞으로 나왔다.“청암시의 박두현 신의시네요. 앞으로 모실게요.”박두현은 대답하고서 황보신혁 앞으로 다가가 상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맥을 짚어 보고 눈도 보고 혀까지 보고...모든 걸 보고 묻고 나서 박두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피부가 나무껍질처럼 변하는 희귀한 병은 본 적이 없다며 말하고 만다.그러한 결과에 구교훈은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황보신혁도 그와 함게 온 고수들도 저마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나 이미 예상한 바였다.“또 있습니까? 되든 안 되든 일단 시도해 보시죠.”구교훈의 부추김 없이도 황보신혁 옆에 있던 남자가 먼저 나서서 말했다.이윽
의학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명의들로만 모인 자리.황보시혁의 피부병을 보고서 다들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자 황보신혁은 실망한 나머지 마침내 이성을 잃어가고 말았다.모두가 있는 앞에서 히스테릭을 부릴 정도로.게다가 그는 이은정과 구연희를 타깃으로 삼아 ‘한’을 풀 생각이었다.어디서 쓴소리 하나 들어본 적 없는 명의들은 그가 자기를 ‘X신’이라고 하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하지만 대놓고 이름 석 자까지 밝히면서 욕한 것이 아니므로 감히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황보신혁에게 미움을 사게 되면 어떠한 나쁜 결과를 펼쳐질 것인지 그 또한 잘 알고 있기에.황보신혁의 집안 배경은 고사하고 지금 그의 뒤에 있는 고수만으로도 모두의 기를 죽일 수 있었다.“쟤, 그리고 쟤 데리고 가.”“내가 오늘 기분이 하도 잡쳐서 그래. 쟤들이라도 데리고 가서 좀 놀아야겠어.”이윽고 황보신혁은 구연희와 이은정을 가리키며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네, 도련님!”두 사람이 나서서 단번에 이은정과 구연희를 제압해 버렸다.“아! 뭐 하는 짓이야!”“이거 놔! 놔... 놓으라고! 싫다고!”조금 전까지만 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들이대던 두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사색이 되어 비명만 지르고 있다.미친 듯이 발버둥을 치면서 어떻게든 반항하려고 했다.만약 황보신혁에게 피부병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은 아마 이미 주동적으로 그의 품에 달려들었을 것이다. 안달 난 모습으로.그러나 지금 황보신혁의 윗몸을 바라보면서 으스스 소름이 돋아 두 사람은 저절로 눈이 감겨버렸다.윗몸이 이러하니 아랫몸도 좋을 리가 없다면서.두 사람을 잡고 있는 건 기운이 강한 고수이므로 연약한 두 여인이 감당해 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구교훈과 이천강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면서 화까지 치밀어올랐다.“도련님, 지금 이게 뭐 하시는 겁니까? 연희는 제 손녀예요. 저를 봐서라도 우리 손녀 좀 놓아주세요. 절대... 우리 연희 다치면 안 됩니다.”이
바로 그때 황보신혁은 감히 자기를 업신여기는 이은정과 구연희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그 말을 듣고서 사람들은 저마다 표정이 다양했다.이은정과 구연희를 바라보며 콧바우귀를 뀌거나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듣고 보니 그러하네. 저 사람한테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별의별 짓을 다 한 여자들이잖아.’‘자업자득. 너희들은 남을 탓할 자격도 없어.’‘쌤통이다!”구교훈은 입만 벙긋거리면서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 말한 입장이 되지 못했다.짙은 회한과 어색한 기색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오늘 이 자리에 구연희를 오지 못하게 했어야 했다며 후회하고 있었다.“꼬리 쳐? 내가 언제? 당장 놔! 내 몸에 손끝 하나 대기만 해 봐!”“아!”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구연희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렀다.이은정 역시 고개를 저으며 어떻게든 발을 빼려고 했다.“나도 아니야! 너한테 꼬리 친 적 없고 그저 부주의로 넘어진 것뿐이야. 너한테 그러고 그런 마음 하나도 없어!”“살려줘! 제발 살려주세요.” 황보신혁은 입가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아니라고? 네 할아버지가 나 마중 나왔을 때, 후배인 너는 네 할아버지보다 더 앞으로 다가와 나한테 찰싹 매달렸어. 그래도 아니라고?”“그리고 너, 부주의로 넘어져? 널 밀어버린 사람이 네 아버지 맞지?”순간 구연희와 이은정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듣고 있던 다른 이들도 야유성을 내보내며 고소해하는 사람도 많았다.그중에서도 특히 구연희와 이은정을 바라보는 다른 여자들의 눈빛에는 희롱과 비웃음이 가득했다.어쩌면 마음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조금 전 두 사람처럼 황보신혁한테 꼬리를 치지 않은 것에 대해.구교훈과 이천강은 표정이 변화무쌍했다.“그럼,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이 두 여자는 내가 데리고 간다.”“병에 관해서는 얻은 게 하나도 없지만 그 대신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여자들이라도 ‘특템’할 수 있어서 허탕 친 건 아니네.”
“뭐?”황보신혁은 그 말을 듣고서 순간 표정이 달라졌다.“뭐라고?”이은정은 다급한 목소리로 거듭 말했다.“우리 형부가 신의라고 오늘 이 자리에 형부도 참석했다고. 형부 실력으로는 네 병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을 거야.”“그래? 네 형부가 누군데? 어디에 있어?”황보신혁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이때 윤도훈은 한껏 어두워진 얼굴로 이은정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노여움과 짙은 혐오가 역력했다.가장 관건이 되는 순간에 자기까지 끌어내릴 줄은 몰랐으니.“저 사람! 저 사람이 내 형부야.”“신의고 조금 전에 나서지 않았어. 나만 풀어주면 우리 형부가 널 치료해 줄 수 있을 거야.”이은정은 윤도훈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형부,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예요? 그 대단한 실력으로 보고만 있겠다는 거예요?”쏴-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윤도훈에게 쏠렸고 그의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은 옆으로 몸을 돌리며 주인공처럼 그를 ‘등장’시켰다.황보신혁과 그의 부하들도 윤도훈에게 시선이 쏠렸다.“그쪽이 이 여자 형부예요? 내 병 치료할 수 있다고요?”황보신혁은 윤도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윤도훈이 하도 젊어 보여서 짙은 의심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냈다.저 정도 나이면 태어날 때부터 의학에 전념했다고 한들 이치대로라면 그리 대단하지 않기 때문이다.“맞아! 저 사람이야!”“형부, 저 좀 살려주세요.”이은정이 연신 부탁을 했다.이천강 역시 눈빛이 번쩍이더니 튀어나와서 덧붙였다.“황보 도련님, 윤도훈 의술은 명성이 자자할 정도가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완쾌하게끔 치료해 줄 수 있는 그런 명의입니다.”“아주 손쉽게 치료해 줄 거야.”“형부, 그렇게 보고만 있을 거예요?”뒤질세라 이은정도 덧붙여 말했다.윤도훈을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에는 꿍꿍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너도 한 번 당해 봐! 나만 당할 수는 없잖아.”이천강 역시 같은 마음으로 윤
지금 윤도훈의 실력은 초급 경지 후기 최고로서 단결 경지와 한 보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만약 천년설련을 손에 넣게 된다면 한방에 경지를 뚫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황보신혁은 윤도훈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 그 외에도 말씀만 하시면 그게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제가 무엇인지 아시죠? 만약 하찮은 실력으로 날 속일 시에는 오늘이 그쪽 제삿날이 될 겁니다.”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다른 요구는 없고요. 그전에 약속하셨던 것만 제대로 주시면 됩니다.”말하면서 그는 구교훈을 바라보았다.“구 회장님, 방 하나만 내어주시죠.”그 말을 듣고서 구교훈은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정말로 고칠 수 있을까? 기세를 봐서는 충분히 그럴 것 같기도 한데.’구교훈은 본래 모든 희망을 저버린 상태였지만 이러한 반전이 일어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손 신의가 소개해 준 젊은이인데, 과연 가능할까?’다른 이들도 윤도훈을 바라보며 저마다 표정이 다양했다.의심하는 이도 대신 걱정하는 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도 있었다.“좋습니다! 제 기대에 저버리지 않기 바랍니다.”윤도훈을 지그시 바라보며 황보신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말하면서 그는 또 이은정과 구연희를 가리키며 중년 부하에게 말했다.“잘 보고 있어. 일단 풀어주지 말고.”모든 주의력을 윤도훈에게 돌렸다고 생각했었던 이은정은 그 말을 듣게되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구연희 역시 복잡한 마음에 표정까지 일그러졌다.처음부터 무시했던 사람이 이 사건의 전환점이 되리라 미처 생각지도 못하면서....방안에는 윤도훈과 황보신혁 두 사람만 남았다.“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정말로 가능해요?”황보신혁은 윤도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질의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해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요? 100%는 아니지만 80% 정도 자신 있어요.”사실 윤도훈은 이미 황보신혁이 앓고 있는 병의 근원을 알고 있었다. 그저 말을 좀 아껴서 하는 것뿐이었다. 행
명문 세가의 도련님이라는 자가 행실이 포악하기 그지없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말끝마다 만약 치료하지 못할 시에는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하면서.이런 사람을 상대로 윤도훈은 멀리 쩍 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윤도훈은 황보신혁에게 바지를 벗고 침대에 평평하게 누우라고 했다.거의 알몸인 그를 보고서 윤도훈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얼굴과 양손을 제외하고서 온몸의 피부가 거의 나무껍질처럼 변해있었으니 말이다.“다행으로 생각하세요. 저를 만나게 된 걸 말입니다.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장육부도 이처럼 변해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신도 당신을 구할 수 없을 거고요.”그 말을 듣고서 황보신혁은 윤도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의술에 믿음도 점점 들면서.신약곡의 ‘판관’악의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완쾌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겉으로 보이는 것만 없앨 수 있는 겁니까?”황보신혁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왕치료하는 거면 완전히 깨끗하게 치료해야죠.”“그래요? 그럼, 이런 병을 앓게 된 이유도 알고 있나요? 왜 이런 병에 앓게 된 걸까요?”확신에 찬 그의 말에 황보신혁은 두 눈이 밝아지면서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여러 원인일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당장 정확한 답을 드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제 추측이 맞는다면 전에 폐를 크게 다친 적이 있죠?”윤도훈은 애매모호하게 물었다.황보신혁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않는 이상 카드 한 장 정도는 숨겨야 한다면서.세부적인 것까지 모조리 알려줘서는 안 된다면서.윤도훈은 얼렁뚱땅 물어본 것뿐인데 황보신혁은 무척이나 놀란 얼굴이었다.심지어 경외에 찬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기까지 했다.“맞아요. 5년 전에 다친 적이 있는데 크게 폐를 크게 다쳤었어요.”“윤도훈 씨라고 하셨죠? 역시 명의가 맞으셨네요. 그럼, 그때 그 부상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씀이에요?”황보신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신약곡의 ‘판관’악의마저도 알아내지 못한 부상을 윤도훈이 알아보리
홀에서.사람들은 불똥이 자기한테로 튀게될까 봐 서둘러 떠났다.물론 최후의 결과가 궁금한 사람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다.“그 젊은이 이름이 윤도훈이라고 했었지? 정말로 치료할 수 있을까?”“글쎄... 처음부터 고개 하나 내밀지 않더니 처제가 끄집어내서 모습을 드러낸 거잖아.”“그러게 말이야. 그럼, 희망이 없다는 것 아니야?”“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만약 치료할 수 있다면 진작에 나섰겠지. 상대는 무려 황보 가문의 도련님인데, 그 가문에서 인정을 빚지는 일이잖아.”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서 구교훈은 한동안 표정이 변화무쌍했다.기대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작은 효과라도 낼 수 있었으면 했다. 아니면 자기도 절대 피해 가지 못할 것이기에.왜냐하면 구교훈이 진찰을 봤을 때 그는 황보신혁의 피부병을 쇠버짐으로 진단하여 치료했었다.그 결과는 볼 것도 없이 좋아지는커녕 병세가 점점 악화하였고.그래서 만약 구교훈이 책임지고 치료하지 않는 이상 황보신혁은 절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할아버지, 윤도훈 그 사람 해낼 수 있을까요?”이때 구연희가 옆에서 불안해하며 물었다.“그러길 바래야지.”구교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머리를 돌려 구연희에게 물었다.“참, 너희 두 사람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너를 때린 거야?”“네?”구연희는 살짝 당황하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딱히 이유는 없어요. 가방끈이 짧아서 그런 거 아니겠어요? 좋은 마음대로 마중도 가고 여기 안으로 데려오기까지 했건만 농담 하나 한 것 가지고 글쎄 화를 벌컥 내지 뭐예요. 속이 어찌나 좁은지.”“그래? 무슨 농담을 했길래 때리기까지 한 거야?”구교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윤도훈에 대한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때라 구연희의 말을 듣고서 순간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님을 느꼈다.“그... 그냥 농담 좀 한 것뿐이에요.”구연희의 대답을 듣고서 구교훈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때 구연희와 함께 있었던 재벌 2세 친구들도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걸 보고
방안에서.“오늘은 이 정도만 하죠.”윤도훈은 숨을 깊이 내쉬며 무척이나 힘든 척을 하면서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황보신혁이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은침을 통해 체내에 진기를 가득 넣었음을 그 또한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다만 자기와 같은 또래로 보이는 윤도훈이 기운을, 은침을 통해 넣을 줄은 몰랐다.이윽고 황보신혁의 놀라움을 넘어서 광기를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쁨으로 하여.우수수-나무 부스러기와 같은 것들이 그의 몸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황보신혁은 몸을 살짝 흔들자, 양팔 그리고 다리에 있던 나무껍질이 거의 모조리 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다.따라서 약간 붉은 피부가 시야로 들어왔는데.“이... 이건...”두 눈이 휘둥그레진 황보신혁은 윤도훈의 팔을 붙잡고 거듭 확인했다.“윤도훈 씨, 저 정말로 완쾌된 거 맞아요?”“하... 하하하... 이 기괴한 병이 완전히 사라진 거 맞냐고요.”윤도훈은 기침을 하더니 운을 떼기 시작했다.“아직 기뻐하시기에는 이릅니다. 아직 완쾌된 건 아니고 체내의 일부 독소만 제거한 것뿐입니다. 앞으로 서너 차례에 달하는 치료를 거쳐야만 완전히 없앨 수 있습니다.”황보신혁은 그제야 조금 차분해졌다.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지만 깨끗해졌을 뿐 배 그리고 등에는 아직 나무껍질이 많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단 한 번의 치료로 이러한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한 방에 없어질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었거든요. 서너 번이 아니라 수십번이라도 가능하니 완쾌하기만 하면 돼요.”황보신혁은 웃으면서 윤도훈을 바라보는 두 눈은 더없이 반짝였다.“이해해 주시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황보 도련님.”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도련님이라고 하지 마세요. 저보다 나이도 있으신 것 같은데 그냥 신혁이라고 불러주세요. 완쾌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친형제처럼 지내지쇼.”“신... 혁이요?”윤도훈은 땀이 삐질했다. 머릿속에는 그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