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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Autor: Lady-Noir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7-08 06:02:27

제17장

그날 아침, 뉴욕의 공기는 평소보다 더 차가웠다.

카멜리아는 새벽부터 모든 준비를 마쳤다. 크림색 롱코트를 입고 긴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었다. 거실에서는 오로라가 곰 인형을 꼭 안고 앉아 있었고, 데이븐은 작은 배낭을 멘 채 소파 옆에 서 있었다.

“준비됐니?”

카멜리아가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물었다.

오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

데이븐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관자놀이를 눌렀다.

“머리는 어때?”

카멜리아가 곧바로 다가갔다.

“아직 조금 어지러워요.”

데이븐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괜찮아요.”

카멜리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출발해야 해. 늦으면 안 되니까.”

세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택시에 올랐다.

카멜리아가 병원 주소를 말하자 운전기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차는 곧 출발했다.

가는 내내 카멜리아는 계속 시계를 확인했다.

처음 10분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하지만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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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41

    제241장애쉬포드 코퍼레이션 최상층 메인 회의실의 공기는 극도로 팽팽하게 죄어 있었다. 그날 아침, 칼빈은 압도적이고 위엄 넘치는 아우라를 내뿜으며 집무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왼쪽에는 사이버 보안팀장과 디자인팀의 벤이 서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저편 끝에는 초반의 당당하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점차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는 시스카가 서 있었다.반면 카멜리아는 칼빈의 옆자리에 차분하게 앉아, 얼굴에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완벽하게 우아한 태도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애쉬포드 대표님, 이게 다 무슨 뜻인가요?" 시스카는 초조하게 눈동자를 굴리면서도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물었다. "카멜리아 부인과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인데, 왜 제가 이사진 회의실까지 호출되어야 하는 거죠?""개인적인 문제라니요, 시스카 씨?" 카멜리아가 극도로 차분하면서도 차가운 어조로 개입했다. 그녀는 디지털 태블릿을 테이블 중앙으로 슬며시 밀어 넣었다.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함한 건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애쉬포드 코퍼레이션의 대외비 디자인 컨셉 초안을 외부로 유출한 것도… 여전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나요?"탁.시스카의 얼굴이 순간 흙빛으로 변했다. 비밀 계정에서 송신된 암호화 이메일 내역이 떠 있는 태블릿 화면을 바라보는 그녀의 턱이 격렬하게 떨렸다."어제 오후부터 당신의 모든 디지털 활동을 추적하고 있었어, 시스카." 칼빈이 억눌렸지만 위험할 정도로 격렬한 분노를 내뿜으며 낮고 묵직한 중저음으로 말했다. "당신은 그저 내 아내의 성과를 질투한 디자이너가 아니야. 애쉬포드의 평판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기 위해 우리의 전 대주주이자 라이벌이 정성껏 심어둔 프락치였지.""그, 그거… 사실이 아니에요! 모함이라고요!" 시스카가 벅차오르는 패닉으로 숨을 가쁘고 가파르게 내쉬며,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고성을 질렀다."이 사이버 포렌식 증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칼빈이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딱딱 내리치며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당신은 이번 공모전을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40

    제240장애쉬포드 코퍼레이션 디자인팀 복도를 떠도는 소문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지 않았지만, 카멜리아는 그 소문들을 완전히 차단하기로 택했다. 그녀에게 있어 몇몇 직원들의 비아냥거리는 속삭임과 의심 어린 눈초리는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으며, 스케치북 위를 움직이는 연필을 멈출 힘 따위는 없었다. 그녀의 집중력은 난이도가 훨씬 높아진 준결승전 준비에 온전히 고정되어 있었다."오늘 아침부터 다들 쳐다보는 시선이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카멜리아?" 벤이 카멜리아의 책상에 팀 일일 보고서를 건네며 걱정스러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카멜리아는 고개를 들고, 담담하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에 남은 흑연 가루를 털어냈다. "내 미학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에 왜 에너지를 낭비하겠어, 벤? 지금 중요한 건 최종 무대에서 증명하는 거지, 탕비실에서 말다툼하는 게 아니잖아."벤은 감탄이 섞인 눈빛으로 앞에 선 여인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의 단호함은 정말 대단해. 하지만 솔직히 다들 아직도 의아해하고 있어… 시스카가 어떻게 그렇게 대담할 수 있는지 말이야. 겨우 선임 디자이너일 뿐인데, 이 건물 최고 높은 CEO의 아내에게 공개적으로 시비를 거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카멜리아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그 기묘함을 되새기며 갈색 눈동자를 어둡게 빛냈다. "나도 그 점을 생각해 봤어, 벤. 뒤에서 누군가가 지켜주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저렇게 대담하게 구는 건 너무 억지스러우니까.""내 말이 그 말이야." 벤이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진지한 속삭임으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인사과 쪽에서 소문을 들었는데, 시스카가 이사회 개편 당시 칼빈 대표님과 대립했던 애쉬포드의 전 대주주 중 한 명과 깊은 관계가 있대. 옛 감정의 앙금을 시스카의 입을 통해 터뜨리면서 당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려는 것 같아."카멜리아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메마르지만 우아한 웃음을 내뱉었다. "아, 겨우 그런 옛날 사내 정치 때문이었어?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39

    제239장그날 아침 애쉬포드 코퍼레이션 디자인팀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활기가 넘쳤다. 거의 모든 디자이너가 2026 국제 그랜드 디자인 공모전 공식 웹사이트가 떠 있는 메인 모니터 앞에 모여 있었다. 오늘은 예선 결과가 발표되는 날로, 전 세계에서 접수된 수천 개의 출품작 중 오직 상위 50개 디자인만이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봐! 진출자 명단이 나왔어!" 선임 디자이너 한 명이 화면을 가리키며 소리쳤고, 명단이 천천히 아래로 스크롤되었다.카멜리아는 인파에서 조금 떨어진 뒤편에 서 있었는데, 손바닥이 순간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렸다. 익명의 닉네임들이 화면에 한 줄 한 줄 나타날 때마다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역시 파리와 밀라노의 거장들이 쓸어버렸네." 다른 디자이너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중얼거렸다. "올해 심사위원들 눈높이를 맞추기가 진짜 하늘의 별 따기였나 봐.""잠깐만, 35번 좀 봐!" 한 젊은 디자이너가 눈을 커다랗게 뜨며 비명을 질렀다. "생소한 이름이 있어… 루미나(Lumina)! 미국 뉴욕 대표래!"카멜리아는 순간 숨을 턱 멈추었다.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그 글자들에 고정되었다.루미나.그건 그녀의 익명 필명이었다.벅차오르는 감정과 안도감, 그리고 거대한 기쁨이 가슴속에서 순식간에 휘몰아쳐 오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잠도 자지 않고 밤늦게까지 작업했던 그 스케치들이 마침내 세계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었다."와, 루미나가 누구든 간에 진짜 대단하다." 팀장인 벤이 자랑스럽게 박수를 치며 찬사를 보냈다.하지만 그 소란스러움 속에서 사무실 한구석으로부터 비꼬는 듯한 침 뱉는 소리가 들려왔다. 팀 내에서 오랫동안 카멜리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선임 디자이너 시스카가 팔짱을 낀 채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은 여전히 제자리에 얼어붙어 있는 카멜리아를 향해 직격했다."루미나가 누구인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어." 시스카가 일부러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선언했다. "최근에 복직해서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38

    제238장갓 깎아낸 장미 꽃잎의 신선한 향기와 자스민의 달콤한 향이 중국 남부의 어느 거리 모퉁이에 위치한 작은 꽃집 안을 가득 채웠다. 자이는 카운터 뒤에 서서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백합 줄기 몇 개를 유리 화병에 세심하게 꽂아 넣고 있었다. 오후의 금빛 햇살이 창가를 통해 들어오며 그녀의 모습을 비추었다. 비록 눈동자에는 과거 풍파의 흔적이 여전히 아련히 남아 있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편안해진 모습이었다.딸랑.문위에 달린 종이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고객이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음을 알렸다."좋은 오후예요, 자이 씨," 따뜻한 남성의 목소리가 인사를 건븸었다.길 건너편에 위치한 현지 찻집의 주인인 한이라는 남자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자이는 고개를 들고 꽃 가위 놓은 뒤 정중하게 화답했다."안녕하세요, 한 사장님.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어제 배달해 드린 찻집 카네이션에 무슨 문제라도 있었나요?""아, 아니요, 아닙니다. 어제 가져다주신 꽃들은 정말 신선하고 아름다웠어요," 한이 서둘러 답했다. 그는 민망한 듯 목덜미를 긁적였고, 숨길 수 없는 초조함이 드러났다. 그는 자이의 아름다운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저… 사실은 찻집 일 때문에 온 게 아니에요."자이는 대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이미 예감한 듯 입술을 살짝 말아 올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무슨 일로 오셨나요, 한 사장님?"한은 자이의 침착하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시선 아래에서 용기를 내며 나지막이 목을 가다듬었다."그게… 오늘 밤 강가에서 등불 축제가 열리거든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오늘 가게 문 닫고 저랑 같이 저녁 식사라도 하시겠어요?"이토록 직설적인 초대를 듣자, 백합 줄기를 잡고 있던 자이의 손가락이 아주 짧은 순간 굳어버렸다. 주나의 날카로운 턱선이 머릿속에 갑자기 스치고 지나갔고, 아무런 논리적인 이유도 없이 가슴이 다시 한번 저릿하게 아파왔다.자이는 짧게 숨을 내쉬고는 미안함이 가득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한을 바라보았다."초대해 주셔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37

    제237장벽시계 바늘이 한밤중 1시를 훌쩍 지나 있었다. 애시포드 저택의 서재 안에는 탁상등의 따스한 노란 불빛과 함께 고요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카멜리아는 여전히 제도대 앞에 수그려 앉아 있었다. 기다란 머리카락은 연필 하나를 꽂아 엉성하게 묶어 올린 상태였다. 약간 뻣뻣해진 그녀의 손가락은 숙련되게 움직이며 트레이싱지 위에서 거침없이 선을 그려 나갔고, 화려한 이브닝드레스의 실루엣을 완성해 갔다."어깨 부분만 조금만 더…" 카멜리아는 숨을 죽인 채 종이 모서리의 터치를 다듬으며 겨우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중얼거렸다.노트북 옆에 켜진 디지털 참가 신청서의 참가자 신원란에는 카멜리아 애시포드나 카멜리아 콜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대신 '루미나(Lumina)'라는 낯선 가명의 필명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이번 공모전 뒤로 자신의 신분을 완벽히 숨기고 있었다.달칵.문쩌귀가 움직이는 부드러운 소리에 카멜리아가 살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조용한 발걸음으로 다가오는 캘빈의 기다란 형체가 보였다. 남자는 얇은 회색 홈 티셔츠 하나만 걸친 차림이었고, 손에는 여전히 따뜻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도자기 머그잔을 들고 있었다."아직도 밤에 항복할 생각이 없는 건가, 응?" 캘빈이 막 잠에서 깬 사람 특유의 살짝 쉰 듯한 낮고 묵직한 중저음으로 물었다. 그는 아내의 스케치에 닿지 않도록 책상 구석 멀찍이 따뜻한 우유 머그잔을 놓아주었다.카멜리아는 뻣뻣해진 허리를 펴며 피곤함이 묻어나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천 원단 접힘 상세 표현만 조금 더 하면 돼요, 캘빈. 지금 자버리면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내일 아침이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고요."캘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카멜리아의 의자 뒤로 이동했다. 크고 따뜻한 그의 두 손이 그녀의 어깨에 자리를 잡더니 팽팽하게 굳은 목 근육을 천천히, 부드럽게 마사지하기 시작했다."아… 정말 시원해요," 카멜리아는 남편의 세심한 마사지를 즐기며 천천히 두 눈을 감고 한숨을

  • 내가 떠난 후, 그의 후회가 시작됐다   236

    제236장애시포드 코퍼레이션 디자인팀의 작업대 위에는 커다란 디자인 도면들이 펼쳐져 있었다. 카멜리아는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종이, 연필, 그리고 블랙커피의 익숙한 향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방 한구석에 위치한 디지털 게시판의 전자 전단이 밝게 반짝이며 커다란 헤드라인을 띄우고 있었다: '2026 국제 그랜드 디자인 공모전'."이 공모전…" 카멜리아가 중얼거렸고, 그녀의 개성 있는 눈동자가 순식간에 야망으로 반짝였다."참가 신청에 관심 있어, 카멜리아?" 마침 지나가다가 그녀의 책상 옆에 멈춰 선 디자인팀장이 물었다.카멜리아가 고개를 들자 입술에 단호한 미소가 맺혔다. "네, 벤. 올해 제 디자인 콘셉트 중 하나를 출품해보고 싶어요."그날 오후 늦게, 같은 건물 최상층에 위치한 캘빈의 개인 집무실 안 공기가 갑자기 살짝 팽팽해졌다. 캘빈은 고급 만년필을 대리석 책상 위에 살며시 내려놓으며, 자신 앞에 당당히 서 있는 아내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의 미간이 불만의 기색으로 찌푸려졌다."왜 필명을 써야 한다는 거야, 카멜리아?" 캘빈이 불쾌함을 담은 낮은 중저음으로 물었다. "그 공모전에 참가하고 싶다면 내가 주최 측에 직접 연락할 수 있어. 애시포드 코퍼레이션이 그 대회 가장 큰 스폰서 중 하나야. 아무런 번거로움 없이 곧바로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고.""바로 그래서 당신이 관여하는 걸 금지하는 거예요, 캘빈!" 카멜리아가 단단한 눈빛으로 한 걸음 다가서며 즉시 받아쳤다. "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이 공모전에 참가하는 거라고요. 당신 인맥이나 애시포드라는 이름, 돈을 써서 날 합격시키는 짓은 절대로 금지예요!"캘빈은 고급스러운 의자에서 일어나 카멜리아에게 다가가며 그녀의 어깨에 보호하듯 손을 얹었다. "난 그저 당신을 오냐오냐해주고 싶을 뿐이야, 여보. 타인에게 인정받겠다고 며칠 밤을 지새우며 이렇게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이건 단순한 인정을 넘어서는 문제예요, 캘빈. 디자이너로서 내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고요." 카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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