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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Penulis: 십일
“여긴 어떻게 왔어요?”

정은이 회의실에서 남진일 교수와 함께 나오는 순간, 복도 끝에 서 있는 재석이 눈에 들어왔다.

재석은 느긋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왜, 오면 안 돼?”

장난기 어린, 의미심장한 웃음.

“그게 아니고... 나 오늘 차 가지고 왔는데요?”

‘굳이 데리러 안 와도 됐는데...’

재석은 짧게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래서 택시 타고 왔어.”

“그럼 당신이 이겼네요. 또 내가 할 말없게 만들었어요...”

정은은 속으로 혀를 찼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진일은 처음엔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가,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눈을 반짝였다.

‘오... 이건 써먹을 수 있겠다. 기억해 둬야지.’

“언니! 벌써 퇴근해요?”

민지가 고글을 벗으며 고개를 들었다.

정은은 실험대를 정리 중이었고, 그 옆에 재석이 조용히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응, 민지 너희는?”

민지는 책상에 고개를 파묻으며 절규했다.

“못 가요... 오늘 데이터 아직 안 끝났단 말이에요...”

‘진짜, 나도 정은 언니처럼 연애하면서 일 효율 유지하는 법 좀 배우고 싶다...’

민지는 요즘 진심으로 궁금했다.

‘어떻게 연애를 해도 아침에 말짱하게 출근할 수 있지...?’

연애 전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큰일도 아니었다.

밤에 푹 자고 일어나면 됐으니까.

그런데 동거를 시작한 이후로, 밤마다 서준의 체력이 광폭 모드로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대체 저 마른 남자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거야...?’

민지는 항상 속으로 이 의심을 품고 있었다.

서준은 밤에 에너지 분출을 끝내고도, 샤워하고 빨래 돌리고, 집 청소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는 여전히 반듯하게 일어나 민지를 품에 안고 한 번 더 체력을 쓰고, 아침밥을 차리고, 나가서 조깅까지 했다.

집으로 돌아올 땐 피부에 윤기까지 도는 그야말로 ‘빛나는 남자’.

그에 반해 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웅얼거리며 자거나, 자면서 웅얼거리거나.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을 땐 눈 감고 기도부터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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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14화

    정은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려는 서준을 흘끗 봤다.“어라?”‘평소엔 민지랑 붙어 다니더니, 오늘은 왜 각자야?’역시나, 서준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표정이 완전히 굳었네. 뭐야, 싸운 거야?’민지는 정은이 안 움직이자, 그냥 도시락을 들고 직접 다가왔다.“언니, 우리 창가 쪽에 앉아요! 햇빛도 좋고, 경치 보면서 먹으면 기분도 좋아질 테니까요.”서준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창가 쪽 테이블은 딱 두 자리뿐.정은과 민지가 앉자, 서준은 그쪽으로 올 수도 없게 됐다.서준의 눈빛은 스치듯 어두워졌다.그는 무표정하게 다가와서는 갈비 한 통을 민지 앞에 ‘탁’ 내려놓았다. “천천히 먹어.”그 한마디만 남기고, 돌아서 가버렸다.민지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휴... 간신히 피했다.’정은은 웃으며 물었다.“왜, 또 싸웠어? 왜 피해 다녀?”민지는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아휴... 얘기 길어요. 어젯밤에 또... 서준이 때문에 못 잤어요.”‘진짜, 이러다가 내 건강이 먼저 가겠어.’“언니, 저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민지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정은은 학문적인 질문인 줄 알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말해봐.”그런데 민지가 갑자기 몸을 기울여 정은의 귀에다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 정은은 처음엔 멍한 표정이었다.하지만 점점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들으면 들을수록 표정이 점점... 미묘해졌다.“거절도 해봤는데, 소용이 없어요. 서준이가 너무 달콤하게 꼬셔서 결국 또... 언니, 나 어떡해요?”민지는 진짜 죽을 맛이었다.오늘 아침 체중 재보니까 60kg. 무려 2.5kg 감량.‘이런 방식으로도 살이 빠질 수 있다니, 난 상상도 못 했어... 진짜!’정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그건 말이지, 음... 답이 없다.”민지이 이해가 안 됐다. “네??”“그냥... 젊은 남자니까. 정상 반응이야.”정은이 다시 설명했다.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조 교수님은요?”정은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13화

    “여보세요?”전화를 받는 순간, 도겸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기쁨에 찬 목소리로 쏟아냈다.[정은이구나! 드디어 전화 받았네. 나 진짜... 미칠 것 같았어. 보고 싶어서, 온몸이 아플 지경이야.]재석은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게 지금... 누구한테 하는 소리지?’하지만, 그는 곧장 상대가 누군지 알아챘다.재석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도겸이 먼저 말을 이었다.[잘 지냈어? 학교에서 일어난 일, 나도 다 봤어... 조재석, 그 자식은 널 지켜주지도 못해. 무능하다고. 그런 놈 옆에 있어봤자, 너만 힘들어져.]‘이 인간, 제정신인가?’재석이 속으로 너무 어이가 없었다. [돌아와 줘, 제발. 그땐 내가 바보였어. 너를 아프게 해서 미안해. 이제는 알아. 평생을 걸어서라도 너를 지키고, 아껴줄게.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다 줄게. 그러니까... 다시 내 곁으로 와 줘.]재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빛이 서서히 식어갔다.‘참... 대단하다, 강도겸.’[정은아... 왜 말이 없어? 괜찮아, 다 듣고 있잖아. 그래... 아직은 나를 용서 못 하겠지. 그럼 말이야... 내가 죽으면, 그땐 날 한 번쯤 봐줄 거야?]그 순간, 재석이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말했다.“하고 싶은 말은 다 했나? 강 대표?”[뭐...?]“걱정은 고맙지만, 감성팔이는 여기까지만 하시지. 안 먹히니까.”수화기 너머 갑작스러운 정적.그리고, 이를 갈 듯한 도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정은이 바꿔! 나, 정은이랑 얘기하고 싶다고!]재석은 담담하게 대꾸했다.[미안하지만, 내 여자 친구는 피곤해서 방금 막 잠들었어.]뚝!재석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소파 위에 툭 내려놓았다.그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침실로 돌아갔다.여전히 여름 이불을 품에 안은 채, 곤히 자는 정은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감돌고 있었다.재석은 조심스럽게 그녀 곁에 누웠다.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넘겨주며, 속삭이듯 말했다.“잘 자, 정은아.”그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12화

    희미한 시야 속, 도겸은 어렴풋이 한 사람의 그림자를 보았다.가늘고 익숙한 실루엣이 점점 다가왔고, 얼굴도 조금씩 또렷해졌다.“정은...!”도겸은 깜짝 놀라 외쳤다.순간, 눈동자에 터질 듯한 기쁨이 번졌다.그는 와인잔을 내팽개치고, 그토록 그리워한 그림자를 향해 달려갔다.하지만 그 순간, 그 실루엣은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도겸은 소파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광대뼈가 소파 모서리에 세게 부딪혔고, 따끔한 통증이 그의 정신을 겨우 붙잡았다.‘환상이었어. 다... 그냥 꿈이었어.’‘하긴, 정은이가 다시 날 보러 올 리 없지...’도겸은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두 팔을 넓게 벌렸다.마치 무언가를 끌어안으려는 듯.“정은아... 돌아왔구나... 결국... 날 용서해 줬구나...”“미안...”...재석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곧이어, 부드러운 입맞춤이 정은의 귓불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정은은 간지러운 듯 몸을 뒤척이며 등을 돌렸다.“장난치지 마요...”하지만 그 동작 하나로, 얇은 여름 이불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희고 맑은 피부, 그 아래로 드러난 곡선.재석의 눈에 다시금 뜨거운 온기가 번졌다.“정은아.”“네?”“총장님이랑 부총장님이, 너희 팀을 국제학술대회 바이오 유닛 분야 대표로 보내고 싶대.”정은은 순간 놀란 눈으로 돌아누웠다.둘의 얼굴이 정면으로 마주했다.“언제 나온 얘기예요? 왜 나는 몰랐어요?”“오늘, 총장실에서 말 나온 거야.”정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럼 나한테 직접 얘기해야죠. 왜 당신한테 전하래요?”‘뭐야, 일 처리를 왜 이렇게 돌려서 해...’재석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아무래도, 내가 네 남자니까 너를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듯?”“내 남자요?”정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진짜... 이 사람... 당당하게 얘기하네...’“설마요...?”재석은 미소만 지었다.정은은 재석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얼굴을 붉히며 다시 이불을 끌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11화

    예전 강서원이 정은에게 보였던 태도는 딱히 모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정했던 것도 아니었다.서영숙처럼 한발 물러서 있는 사람조차 그 미묘한 적의를 뚜렷이 느낄 정도였다.‘그런 강서원이 정은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리 없지.’강서원도 은근히 고집도 세고, 자기 기준에서 벗어난 건 쉽게 용납 못 하는 성격이었다.“허, 소정은... 생각보다 수완 있네. 내가 아는 바로는 조씨 집안 막내, 여자한테 눈길 한번 안 주던 애인데... 결국엔 소정은한테 넘어갔구먼.”서영숙의 목소리엔 비아냥도, 질투도 섞여 있었다.‘소정은이 우리 도겸이를 놓치고선 후회할 줄 알았는데, 더 잘난 사람을 잡았으니, 원...’기대와는 정반대였다.“얘! 도겸아, 엄마가 진작부터 말했잖아. 소정은 그 애, 딱 봐도 계산 빠른 스타일이야. 그때 너랑 사귈 때도, 속으론 더 나은 남자 고르려고 기웃거렸던 거지.”도겸의 몸이 순간 굳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그만하세요.”서영숙의 눈이 동그래졌다.“엄마, 제가 정은이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눈치를 못 챈 게 사실이라고 칩시다. 이렇게 돼서 즐거우세요?” “너, 지금...!”서영숙은 거의 흥분한 듯, 눈을 부릅떴다.하지만 도겸은 물러서지 않았다.“앞으로 정은이 욕하는 말 하지 마세요. 정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엄마보다 제가 더 잘 알아요.”그 말을 남기고는 의자를 걷어차듯 밀어내고, 거침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봐라, 저 애가 날 어떻게 대하나! 내가 자기 친엄마인데, 소정은에 대해서 말 좀 했다고 저렇게 성질을 부려? 도대체 소정은이 뭐길래! 이미 딴 남자 만나는 전 여자 친구를, 왜 저렇게 감싸고 돌아?”서영숙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 끝까지 퍼졌지만, 도겸은 귀를 막은 듯 묵묵히 걸었다.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2층 안방.쾅!도겸은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그는 여전히 이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그리고 정은과 헤어진 후에도, 침대도, 가구도 그대로였다.둘이 함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10화

    정은은 통통한 오리에서 뼈를 바르고, 등 쪽을 조심스레 가른 뒤 그 안에 재료들을 채워 넣고 큰 사기그릇에 엎어 넣은 채로 쪘다.하지만 도겸은 까다로웠다. 훈제 햄 특유의 향을 싫어했고, 닭똥집 특유의 비릿함도 먹는 것을 꺼렸다.그래서 정은은 햄 대신 신선한 소갈빗살을 넣고, 닭똥집 대신 잘게 찢은 닭가슴살을 넣었다.그렇게 바꿔 만든 오리찜, 그게 바로 도겸이 유일하게 ‘맛있다’고 말했던 버전이었다.지금 눈앞에 놓인 이 오리찜이 아무리 정통이고, 아무리 유명한 셰프가 직접 만든 거라고 해도 정은이 해줬던 그 맛... 그 느낌은 하나도 없었다. 그걸 지켜보던 강서정이 피식 웃었다.“엄마 같으면 그런 식으로 정성 낭비 안 해.”“어떤 사람은 말이야,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묵묵히 먹으라고 해. 먼저 챙겨주면 괜히 까다롭게 굴고, ‘입에 안 맞다’, ‘싫다’ 등 말이 많아지는 법이니까.”반년 넘는 시간 동안, 서정은 나름의 회복기를 거쳤다.한때 학교에서 제적당하고 세상이 무너진 줄 알았던 그녀는, 침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자신이 참 우습게 느껴졌다. ‘석사 학위 하나 없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그까짓 스펙 하나쯤은 없어도 돼.’‘왜냐고? 난 예쁘고, 돈 많고, 배경도 탄탄하니까! 소정은한테 밀려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인생 자체가 끝나는 건 아니잖아?’ ‘엄마가 너무 학벌에 집착해서 나도 같이 휘말린 걸지도 몰라. 아니면... 정은한테 진 게 그냥... 너무 싫었을지도.’이유가 뭐든, 이제는 상관없었다.중요한 건... 학위가 없어도, 자신의 앞날이 여전히 반짝인다는 사실이었다.딸이 다시 외출도 하고, 사람도 만나기 시작하니 서영숙도 한결 마음이 놓였다.서영숙의 유일한 고민이 있다면... 바로 무기력한 큰아들, 도겸이었다.“아, 맞다. 너희 일재 삼촌 딸, 유란이가 내일 입국이래. 삼촌은 출장 중이라 공항에 못 간다는데... 네가 대신 마중 좀 나가 줄래?”도겸의 젓가락이 잠시 멈췄다.“사람 마중은 기사님이 더 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09화

    민지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서준은 민지의 실험대 위를 훑어보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말해봐. 뭐가 얼마나 남았어?”그 말에 민지의 눈이 번쩍 빛났다.“그 말... 그 말은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의미?!”서준은 무표정하게 받아쳤다.“필요 없다면 안 도와줘도 되는데?”“아니야 아니야! 완전 필요해! 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 전부 데이터 부족이야!”‘이런 날도 있어야지. 도와주겠다는 사람은 무조건 붙잡고 써야 해.’민지는 재빨리 목록을 정리해 보여줬다.서준은 슬쩍 들여다보다가, 점점 미간을 좁히더니 물었다.“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았다고? 오늘 하루 종일 뭐 한 거야?”민지는 당당했다.“오전엔 커뮤니티 여론 조절하느라 바빴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거든?”“그래도 오후 내내 했으면 이 정도는 끝냈어야지.”“어젯밤에 못 자서 계속 졸았단 말이야.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본인이 가장 잘 알잖아?”서준은 말문이 막혔다.‘그래, 내 탓 맞지... 뭐.’결국 조용히 옆자리에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일하자.”그 말을 들은 민지는 잽싸게 또 하나 요구를 더 했다.“그 대신 오늘 밤엔 너희 집으로 가. 각자 자기 집에서 자기.”“응.”서준은 마지못해 대답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또 보니까... 하루 정도는 양보해 줄게.’...한편, 재석과 정은은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냉장고를 열어보니 며칠 전 사둔 식재료가 아직 남아 있었다.서로 눈을 마주친 두 사람.굳이 말 안 해도 동시에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금세 반찬 세 가지와 국 한 가지가 상에 차려졌다.두 사람이 각자 두 가지씩 만들었는데, 모두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식사 중, 자연스레 화제는 커뮤니티 글로 옮겨갔다.재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총장님이 직접 확인했어. 실제로 학생이 올린 글이고, 뒤에 다른 누가 있는 건 아니래.”정은은 그 말을 듣고도, 정작 폭로자에겐 별 관심이 없었다.그녀가 신경 쓴 건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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