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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Author: 십일
그 후 며칠, 이런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다.

재석은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밤에 달리기를 했다.

그때 정은은 복도의 동정을 듣고 방금 문을 열었지만, 남자가 이미 집에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매달 재석은 하루 이틀 정도의 휴식을 취했는데, 정은은 한 번도 그의 집 문이 열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또 한 번은 정은이 문을 열자마자 맞은편의 이미 살짝 열린 문이 다시 닫혔던 것이다. 아마도 재석이 소리를 듣고 다시 닫은 게 분명했다.

정은은 영문을 몰랐다.

‘내가 언제 선배님에게 실수를 했었나?’

그러나 이리저리 생각해 보아도 그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

재석이 자꾸 피하지만 않았다면, 정은은 직접 그를 찾아가서 똑똑히 묻고 싶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 피하는 것이냐고.

다른 한편, 재석은 소녀의 발자국 소리가 갈수록 작아진 것을 듣고 시간을 추산한 다음 창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정은이 나가는 것을 보았다.

소녀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재석은 복잡한 눈빛을 거두었다.

그도 피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피하지 않으면 안 됐다.

처음 그런 꿈을 꾼 것은 우연, 의외,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일 수 있었지만, 그날 식당에서 정은을 만난 후, 재석은 또다시 그런 꿈을 꾸었다.

심지어 처음보다 더 짜릿하고 자극적이며 수치스러웠다.

꿈속의 재석은 마치 통제력을 잃은 짐승처럼, 여자의 불쌍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에 매섭게 올라탔다.

그리고 지칠 줄도 모르는 듯 자신의 욕망을 발산했다.

이번에 그 꿈은 더욱 선명했다.

깨어난 다음, 모든 디테일은 머릿속에서 재생되었고, 끊임없이 반복했다.

재석은 괴로워하며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를 세탁기에 넣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런 꿈을 꾸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한 여자를 모독할 수 있는 거지? 그래, 모독.’

이런 강렬한 자아혐오 때문에 재석은 지금까지도 태연하게 정은을 마주할 수 없었다.

‘만약 만난 다음 또 이런 꿈을 꾼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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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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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5화

    시호의 증오와 복수는 지금에 와서는 거대한 농담처럼 보였다.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왜 단 한 번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을까?왜 한 번도 사실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을까?시호만큼 영리한 사람이 정말 아무런 의심도 느끼지 못했을까?단서들은 곳곳에 널려 있었다.의심할 지점도, 되짚어볼 기회도 충분했다.그러나 시호는 한 번도 그 흔적을 따라가지 않았다.어쩌면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그 분노를 쏟아낼 배출구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혹은 재석이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모습이 너무 눈부셔서 견딜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강도겸과 심현빈조차 끝내 얻지 못한 여자.그 여자가 결국 재석의 아내가 되었다.시호가 질투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시호는 정은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성공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집요하게 매달리지 않았고, 그 부분에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았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승리자’인 조재석에게 아무런 적의도 없었다는 뜻은 아니었다.시호에게는 양심이나 도덕에 명확한 경계선이 없었다.법조차도 필요하다면 무시해도 되는 장치에 불과했다.시호에게는 목적이 필요했다.텅 비고, 상처투성이인 인생을 채워 넣을 대상이.그 거대한 표적이 된 것이 조씨 집안이었다.리아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비참한 어린 시절, 불행한 출신.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동정받아야 할 악역이 되는 건 아니야.”“네가 말하는 복수와 증오는, 결국 네 고통을 합리화하고 남에게 떠넘기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어. 그 대가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렸을 뿐이지.”리아의 시선이 시호를 정면으로 꿰뚫었다.“네 인격의 바탕에는 처음부터 악의가 있었어.”마지막 한마디는 결정타였다.시호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숨은 가빠졌지만, 반박할 말은 단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자신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그 틀 안에서 모든 악행을 정당화해 왔다.그 자체가 이미 자기기만이었다.그리고 지금 그 가면이 벗겨졌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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