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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두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희는 불안한 듯 입술을 오므렸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라 명인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어서 들어와. 증조할머니가 맛있는 음식 해줄게.”

그녀는 옆으로 물러나 자리를 비켜주고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뒤이어 들어온 운전기사가 짐을 내려놓으며 선희에게 말했다.

“그럼 사모님. 전 이만 돌아가 보고 때 되면 다시 모시러 오겠습니다.”

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전기사는 나가며 마당 문을 닫고 다시 자물쇠를 채웠다.

두 녀석은 따라 들어온 후에야 비로소 마당 안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뜰에 아주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이 날씨에 위쪽의 잎은 이미 다 떨어져 벌거벗은 모습이었다.

두 아이는 호기심에 달려가 살펴보았다.

명인은 두 꼬마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 그들과 거리가 좀 멀어지자 자신의 딸 선희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너희 셋만 왔어?”

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이의 엄마 아빠는? 왜 같이 안 왔어?”

“일이 있어서 당분간은 올 시간이 없을 거예요.”

선희는 나이도 있으신 분들에게 괜히 충격을 드리고 싶지 않아 그들의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바쁘게 돌아치느라 몸을 잘 돌보지 않는다니까. 너 돌아가면 아이들한테 너무 무리해서 일하지 말라고 전해라. 그게 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거야. 나중에 늙으면 어쩌려고?”

“네. 돌아가면 그렇게 말해줄게요. 그리고 애들 데리고 한번 찾아뵈라고도 할게요.”

“그런데...”

명인은 살짝 감격한 듯 말했다.

“그 둘은 이미 이혼하지 않았더냐? 어떻게 이렇게 큰아이가 있지? 설마...”

명인의 마음속에 어렴풋한 추측이 하나 있었다.

그녀의 추측에 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짐작했지만 막상 확인해 보니 또 다른 심정이다. 이혼 후에도 혼자 두 아이를 낳을 줄이야. 이제 명인은 두 아이 모두 왜 심 씨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 두 아이 모두 윤아가 직접 키웠어요. 성씨 얘기라면 전 뭐라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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