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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Penulis: 꽃미소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나서야 윤세현이 방에서 나왔다.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지만, 평소보다 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 뒤를 따라 나온 이경은 어딘가 기운이 빠져 보였고, 시선도 내내 바닥에만 향해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 수도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필사적으로 잡아당겼다. 아니, 뽑아 올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걸 잡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이 일이 전적으로 이경의 탓도 아니긴 했다. 그때는 정신이 흐릿했으니 손에 잡힌 게 뭔지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것도 당연했다.

그때 앞서 걷던 윤세현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렇게 아직도 딴 생각에 빠져있었던 탓에, 이경은 그대로 그의 등에 쿵 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생각보다 등이 너무 단단해서, 코끝이 찡하고 머리까지 핑 도는 바람에 그녀는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윤세현은 곧바로 몸을 돌려 그녀를 붙잡았다.

"힘없는 척하는 거야? 아까는 그렇게 힘이 넘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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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782화

    그렇게 목숨을 건 도주가 시작되었다.이경과 청지는 일행을 이끌고 계곡의 오솔길을 따라 급히 위쪽으로 올라갔다.한편 윤세현은 그들의 뒤를 지키고 있었다.곧이어 영은이 이끄는 천여 명의 병사들이 서쪽 출구에 도착했다.그들은 곧바로 싸움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들 역시 자신들의 형제들과 굳이 싸우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그런데도 이서영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병력을 낭비하며 내분을 일으켰다.정작 뛰어난 공적은 하나도 없으면서 모두의 발목만 붙잡고 있었다."세자 나리! 공주 마마!"이경 일행이 동굴 밖으로 약 1리 정도 도망쳤을 무렵, 뜻밖에도 마주 달려오는 장암과 그녀의 호위병들을 만나게 되었다.순간 윤세현은 손바닥에 강력한 진기를 모았고, 곧바로 몸을 날려 대오의 맨 앞에 섰다.이내 그가 장풍을 내리치자 땅바닥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며 장암의 앞을 가로막았다.놀란 장암은 뒤로 밀려났다.세자의 진기는 너무나도 강력했다.그가 날린 장풍은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장암의 가슴속에서는 이미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열여 명의 호위병들 역시 장풍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몹시 괴로워했다.윤세현과 가까이 서 있던 병사들은 끝내 입을 벌려 피까지 토해 냈다."나리, 노여움을 푸소서!"장암은 끓어오르는 피를 애써 억누른 채 갑자기 두 무릎을 꿇었다."나리, 마마, 북란성 백성들과 북란관 병사들을 구해 주시옵소서!"곧이어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열여 명의 병사들도 차례로 무릎을 꿇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나리, 마마, 북란성 백성들과 북란관 병사들을 구해 주시옵소서!""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불안한 마음에 휩싸인 이경은 윤세현의 뒤에서 빠르게 걸어 나와 물었다."회동이 실패한 거야?"장암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참혹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자세히 말해 봐!"이경이 다급히 물었다.이에 장암은 이서영과 탁 씨 형제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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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지 않은 생각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그 일은 결국 현실이 되는 법이다.이경은 뒤돌아 입구를 바라보았다.그들이 지금 있는 곳은 수많은 동굴 중 하나였고, 동굴 안에는 석유가 가득했다.산골짜기 주변에는 크고 작은 동굴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석유가 그 동굴들 속에 숨어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한 번 불이 붙는다면, 그 불길은 절대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게다가 더욱 무서운 것은 화재와 함께 거대한 폭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렇게 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한편 바깥에서는 여전히 영은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경, 너랑 거래 하나 할래?”이경은 주먹을 꽉 쥔 채 마침내 입을 열었다.“네가 원하는 게 뭔데?”영은은 잠시 멈칫했다.윤세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대체 내공이 언제 이 정도까지 오른 거지?설마 천리전음까지 터득했을 줄이야.이경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먼 입구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말해 봐. 내가 생각해 볼게.”“난 너랑 윤세현의 목숨을 원해!”영은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당당하게 말했다.“이경과 윤세현, 너희 두 사람의 목숨만 내놓으면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해치지 않을 거야!”그 말에 윤세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의 눈동자에는 살기가 번뜩였다.꽤 먼 거리에 서 있던 영은은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대강 짐작은 할 수 있었다.“세자, 여기에는 궁수들이 수없이 많고 병사들도 2천 명이 넘게 있어. 과연 당신이 먼저 나를 죽일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산에 불을 지를 수 있을까? 어디 한번 맞혀보시지.”그러자 윤세현은 주먹을 꽉 쥐더니 갑자기 긴 소매를 휘둘렀다.이내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그의 장풍이 암벽을 강타했고, 모래와 돌이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다.입구를 지키던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세자의 내공은 실로 경이로웠다.만약 그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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