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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Author: 적매화
임원은 무의식중에 임학의 옷소매를 움켜쥐고 임학의 뒤로 피했다.

이런 모습은 임학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는 바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원이야, 말해보거라, 내가 여기 있으니, 아무도 감히 너를 어떻게 할 수 없다!”

마지막 말을 할 때 임학은 김단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데 임원이 쭈뼛대며 말했다.

“오라버니, 언니는 저랑 이야기하러 왔을 뿐, 저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임학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 임원을 쳐다보고, 난장판인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단은 탁자까지 뒤집어 놓았는데, 너는 왜 저년을 감싸고 도느냐?”

임원은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언니도 저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가서 여러 생명을 해쳤는데, 어떻게 이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까?”

여기까지 말하자, 임원은 또 몰래 김단을 한 번 보고 말을 이어갔다.

“오라버니, 저는 이미 결정했습니다. 오늘부터 제 죄가 다 씻을 때까지 저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습니다.”

임학은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져서 임원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단식하겠다고?”

임원은 조심히 김단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임학은 임원의 눈빛에서 중점을 잡았다.

그는 갑자기 김단을 쳐다보았고, 미간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네가 원이한테 단식하라고 시켰지? 김단, 너는 왜 이렇게 독해!”

김단은 임학의 반응을 예상했다.

임학뿐만 아니라 심지어 진산군댁 전체의 사람이 임원이 단식하는 것을 알고 자기를 욕할 줄 알았다.

그래서 뭐?

정암의 아버지를 구할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

그래서 김단은 웃으면서 말했다.

“도련님도 참 재미있는 분이셔. 임 낭자도 자신이 속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당신은 어찌 저한테 독하다고 하는 것입니까?”

김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두 사람을 한 번 쳐다보고서야 다시 말했다.

“당신들이 거지들을 죽일 때는 독하지 않았습니까?”

김단의 말을 듣자, 임원은 머릿속에서 거지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떠올려 몸이 굳어졌다.

임학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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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92화

    김단이 온힘을 다해 침을 놓자, 아고나 할미의 맥이 마침내 가라앉았다.숨은 여전히 실오라기 같았지만, 그 헐떡임만큼은 더 이상 격하지 않았다.시술에 기력을 쏟아부은 탓에 아고나 할미는 깊이 잠들었고, 김단도 힘이 빠져 침상 곁에 몸을 기대었다.긴 밤이었다.김단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숨결 곁을 한 치도 떠나지 않았다.말 한마디 없는 석상처럼 앉아 지켰다.허름한 방 안에는 짙은 핏내와 톡 쏘는 약초 냄새, 눅눅한 곰팡내, 그리고 쉽게 가시지 않는 죽음의 기운이 뒤엉켜, 모두의 가슴을 눌렀다.소한은 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억지로 참았다.그러다 가끔 낮은 잠꼬대가 새어 나와, 밤의 귀신이 속삭이는 소리처럼 들렸다.영칠은 문가를 지켰다.등을 곧추세운 채, 숨소리마저 죽이며 그 연약한 치료를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이튿날 새벽, 잿빛 하늘빛이 두터운 먼지가 낀 작은 창을 겨우 비집고 들어와, 무덤 같은 이 방에 인색하게 흘렀다.아고나 할미가 더디게 눈을 떴다.얼굴빛은 누렇게 바래 종잇장 같았고, 숨은 금세라도 끊길 듯 미약했다.꺼진 듯한 눈구멍 속엔 생기라고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 미약한 목숨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무거운 눈꺼풀이 실금처럼 벌어지며, 초췌한 낯빛과 눈 아래 검푸른 그늘을 지닌 김단에게 시선이 닿았다.말라 터진 입술이 미세하게 달싹였으나, 끝내 소리는 나오지 못하고 다시 감겼다.김단은 몸을 짓누르는 탈력과 뼛속까지 밴 피로를 억눌렀다.조심스레 맥을 짚었다.맥은 여전히 약하고 뒤엉켜 있었다.실타래가 꼬인 듯 흐트러졌지만, 어젯밤처럼 사납게 튀지는 않았다.아주 가느다란, 안정으로 기울어 가는 기미가 있었다.그녀가 길게, 소리 없이 숨을 내쉬었다.팽팽히 당겨져 있던 심줄이 한순간 느슨해졌다.곧바로 지니고 다니는 종이와 붓을 꺼냈다.희미한 빛을 등에 업고 처방을 빠르게 적었다.이어 품속 약낭에서 자잘한 자기 병 몇 개를 꺼내, 바닥난 귀한 단약들을 남김없이 쏟아 모았다.그리고 조심스레 기름종이에 싸서 챙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91화

    왜 하필 소한인가.왜 김단을 곧장 노리지 않았는가.그녀가 한때 심월에게 던졌던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알 수 없었다. 심월이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지.영칠의 눈빛도 가라앉았다.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이전 약왕곡의 주인께서 규정을 두셨습니다. 약왕곡의 사람은 결코 곡을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이 정말 심월의 소행이라면, 약왕곡의 주인께서는 그를 약왕곡에서 제명하실 수 있습니다.”소한은 곁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조용히 생각했다.알고 보니, 요 며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소리치던 자가 심월이었구나.그렇다면 마음이 놓였다.그것들은 결국 그의 진심이 아니었다.그는 그런 일들을 스스로 하지는 않을 사람이었다.아고나 할미가 말을 이었다.“이 공명곡의 해법은 단 하나다. 시술자가 몸의 모곡을 써서, 직접 자곡을 저 아이의 몸에서 끌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선이 온들 풀 수 없다.”그 말을 듣자 김단이 낮게 외쳤다.“영칠, 소한을 모셔라. 지금 당장 약왕곡으로 돌아가겠습니다.”그녀는 즉시 심월을 만나야 했다.영칠은 주저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 소한을 부축했다.세 사람은 동시에 몸을 돌려 문을 향해 걸었다.그때, 등뒤에서 갑작스런 소리가 났다.“푸—!”낮은 둔판 위에 가부좌하고 있던 아고나 할미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세차게 굽혔다.비릿한 단내가 섞인 시커먼 피가, 수문이 열린 더러운 샘물처럼 예고도 없이 입에서 폭 쏟아졌다.검은 피는 메스꺼운 온기를 머금은 채 울퉁불퉁한 찬 흙바닥에 튀어 떨어졌다.순식간에 끈적하고 눈에 사나운 얼룩이 번졌고, 공기에는 녹슨 쇳내와 부패가 섞인 죽음의 기운이 퍼졌다.“할미!”김단이 짧게 놀라 외치며 한 걸음에 달려와 아고나 할미 곁에 엎드렸다.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목에 손끝을 얹었다.맥이 극도로 뒤엉켜 날뛰고 있었다.어느 순간은 천 군만 마리가 내달리듯 경맥을 마구 들이받았고, 또 어느 순간은 바람 앞의 잔불처럼 희미해져 붙잡기조차 어려웠다.거기에 한기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90화

    간단한 한마디였다.그런데 한겨울 얼음물을 머리끝에서 끼얹는 듯, 김단의 마지막 기대 한 줄기가 단숨에 얼어붙었다.그러나 노파의 흐릿하면서도 비정상적으로 예리한 눈빛은 오히려 소한에게 더 깊이 박혔다.“저 아이가 이 문턱을 넘는 순간… 이미 알아봤지.”매처럼 앙상한 손가락이 버릇처럼 손목의 옛 은팔찌를 문질렀다. 복잡하고 비틀린 무늬가 새겨진 팔찌였다.“그건 흔한 사술이 뿜는 죽음의 기운이 아니야… 공명곡이다.”“공명곡…?”김단의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세차게 움켜잡힌 듯 조여 들었다.그녀는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아픔으로 밀려오는 냉기를 쫓아내려는 듯.“그래… 공명곡.”아고나 할미의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 귓가에서 독사가 혀를 내밀며 스르르 기어가는 소리 같았다.“이 곡은 모곡과 자곡으로 나뉘지. 자곡은 남의 몸에 심고… 모곡은 반드시 시술한 자의 심규에 깊이 박히는 법이야.”김단과 함께 있던 이들의 눈동자가 바늘끝처럼 움츠러들었다.등골을 타고 설명할 수 없는 한기가 머리끝까지 번졌다.그들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시술한 자의 몸에도 한 마리가 깃들어 있으리라고.“모곡과 자곡은 마음이 서로 닿아 있다. 보이지 않는 실로… 저승에서 매어놓은 것처럼.”아고나 할미가 허공을 허옇게 움켜쥐었다.마치 운명을 조종하는 실을 붙들었다는 듯, 의식 같은 소름끼치는 동작이었다.“시술자는 제 몸의 모곡을 고리 삼아, 마음을 한 번만 움직여도 자곡을 일으킨다.가볍게는 성정이 들떠 괜히 성을 내고, 정신이 아득해 밤잠을 못 잔다.무겁게는 완전히 미쳐, 모곡의 호령만 듣는 무지한 꼭두각시로 전락하지.”소한의 미세하게 떨리는 눈동자를 보며, 노파의 흐린 눈에 드물게 감탄에 가까운 빛이 스쳤다.“저 꼴을 보아하니… 곡이 든 지 한 달은 넘었다. 공명곡은 불처럼 사납고, 제멋대로여서, 보통은 보름도 못 버티고 정신이 끓는 탕처럼 무너진다. 오늘날까지 버틴 걸 보니, 이미 등잔불이 꺼져가는 기색이긴 하나… 저 악다문 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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