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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Author: 적매화
조급한 나인의 모습에 김단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인은 틀림없이 중전의 분부를 받아,

날마다 서아름이 보약을 끝까지 들이는지 지켜보는 것이었다.

김단은 어두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가 나서려 하자, 서아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못 먹겠네. 맡기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야!”

곧이어 서아름은 헛구역질을 해보였다.

허나 나인은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서아름이 거짓으로 헛구역질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 드시면 노비가 중전 마마께 알리는 수밖에 없나이다!”

“알려드려라!”

서아름의 몸이 후들거렸다.

허나 자신이 나선다 하여도 김단이 나서게는 할 수 없었다.

김단은 덕빈의 사람이기에, 김단의 신분을 알릴 수 없었다.

하물며 덕빈의 호의를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 가.

앞에 서 있는 나인이 자신을 믿지 않자, 서아름은 다시 헛구역질을 해보였다.

곧이어 그녀는 토를 하더니,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서아름이 중전에게 반항을 한다는 생각에, 곧장 밖으로 나갔다.

“예, 중전 마마께 알리겠나이다!”

나인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김단이 서둘러 그녀 앞을 막았다.

“멈추어라!”

나인은 김단을 한 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

"나리께서 중전 마마께 불경을 표하시는 것이옵니까?”

김단은 심장이 철렁했다.

허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나인을 옆으로 끌었다.

“숙원 마마께서 토를 하셨는데도 어찌 강제로 먹이려 한단 말이오. 만일 뱃속의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주상 전하께서 자네의 죄를 묻겠소, 아니면 중전 마마의 죄를 묻겠소?”

김단의 말에 나인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육안으로 보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아름의 시중을 둘고 있는 자는 그녀 자신이다.

곧 뱃속의 아기가 잘못된다면 자신에게 죄를 물을 것이다.

열 셋,넷 밖에 되지 않은 나인은 잔뜩 겁에 질렸다.

김단은 그녀의 표정을 눈치챘다.

양팔을 가슴팍으로 모은 채 말했다.

“소신은 전하의 명을 받아 들렀소. 곧 뱃속의 아기를 보살 피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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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648화

    김단은 심월의 조롱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은비녀를 천천히 거둬 들였다. 목소리는 지하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듯 낮고 차가웠다.“심월, 최지습이 살아나기를 두 손 모아 비십시오.”그녀는 몸을 숙여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비웃음 어린 눈빛으로 시선을 맞추고, 또박또박 말했다.“그에게 털끝만 한 상처라도 나면, 그대를 세상의 온갖 형벌을 맛보게 하겠습니다. 살고자 하셔도 살지 못하고, 죽고자 하셔도 죽지 못하게 하겠습니다.”심월은 꼼짝 못하면서도 코웃음을 흘렸다. 목소리엔 독이 배어 있었다.“그래서요? 이 판국에도 김 낭자 마음속 으뜸은 역시 소한의 목숨이군요. 정이 지극하시군요. 애석하게도 대군자는 그대만 생각했는데, 끝내 그대 때문에 죽었습니다. 천살지성이라는 이름, 이제는 영영 지우지 못하시겠네요.”“저 때문에 죽었다고 하십니까?”김단의 목소리가 문득 높아졌다. 눌러 두었던 분노와 슬픔이 얼음막을 뚫고 치솟았다. 그녀의 손이 번개처럼 올랐다.쾅.막힌 숨이 터지듯 맑고 큰 소리가 났다. 사정없이 후려친 뺨에 심월의 고개가 휙 돌아갔고, 터진 입술에서 피가 번졌다.심월은 잠시 멍해졌다. 늘 참고 넘기던 김단이 손을 올리다니 뜻밖이었다. 바로 그때, 김단의 쉰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붉게 선 눈동자가 그를 꿰뚫었다.“그대의 짓입니다. 그대 같은 독한 곡술로 소한의 정신을 묶어, 그대를 손의 칼로 만들었지요. 오래전부터 판을 깔고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한 자는 줄곧 그대였습니다. 원흉은 그대입니다.”거친 숨을 들이킨 그녀는 찢어놓고 싶은 충동을 삼켰다. 낮아진 목소리는 냉정했고 결연했다.“시간을 이틀 드리겠습니다. 소한의 몸속 공명곡을 푸십시오.”심월은 입가의 피를 혀로 훑고 콧방귀를 뀌었다.“제가 풀지 않으면요? 저를 죽이시겠습니까? 그러면 그토록 아끼시는 소 장군은…”“풀지 않으시겠다는 뜻입니까?”김단은 그 말을 잘랐다. 담담했지만, 무너뜨리는 힘이 서려 있었다.“그렇다면 약왕곡을 없애겠습니다. 가장 아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647화

    소한은 칼을 찔러 넣은 채 한 치도 움직이지 못했다.김단은 피웅덩이 속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몸에서 죽음에 가까운 냉기가 번졌다. 곁의 숙희는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며 눈물을 쏟았다.“약왕곡의 주인님, 대군자께서…”영칠의 목소리에는 믿기지 않는 경악이 묻어 있었다.끝내 한 발 늦었다.김단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였지만, 칼날처럼 차가웠다.“심월은 어떻습니까?”영칠은 마음을 추스르며 가슴의 요동을 가라앉히고 곧장 보고했다.“이미 제압했습니다. 전신의 요혈을 눌러 뒷산 약지에 가두었습니다.”그는 오늘 전까지 의아했다. 아고나 할미의 말대로라면, 약왕곡의 주인의 피는 자곡을 누를 수 있고 자곡이 발작하면 모곡을 품은 자도 함께 정신을 잃는다 했다. 그런데 어째서 소한은 여전히 조종당하고 있는가.약지에 몸을 담근 심월을 보고서야 알았다. 약지의 효험이었다.천지의 기운을 머금은 약초들이 심월의 정신을 붙들고 있었다.그러니 심월이 약왕곡으로 돌아온 뒤로는 바깥 기척이 없었던 것이다.애초에 모든 걸 계산해 둔 셈이었다.영칠의 답을 들은 김단은 아주 천천히 일어섰다.그녀는 최지습도, 영칠도 다시 돌아보지 않았다. 곧장 둿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발걸음엔 흔들림이 없었고, 되돌아섬 없는 결연이 실려 있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마다 공기마저 서늘히 굳어붙는 듯했다.숙희가 허겁지겁 물었다.“아씨, 어디로 가세요?”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영칠이, 다급히 그녀를 불렀다.“약왕곡의 주인님, 대군자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잘 돌봐 주십시오.”그녀의 대답은 낮았으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둿산 약지에는 안개가 엉기어 있었다.미지근한 수증기와 산바람의 냉기가 뒤섞여, 흐릿하고 눌려 오는 기운이 감돌았다.심월은 혈도가 막혀 바위에 굳은 채 앉아 있었다.김단이 한 걸음씩 다가오자, 그의 입가에 기괴하게 비틀린 웃음이 걸렸다.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목끝엔 사악한 기쁨이 배어 있었다.“어떠십니까, 약왕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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