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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다른 사람들은 최군형의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한참 뒤 소정애가 입을 열었다.

“뭐... 뭐 하려는 건데?”

최군형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정애는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몸매를 가진, 지극히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자신의 엄마보다 열 살은 많아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무섭지만 힘껏 날갯짓을 해 새끼를 지키는 어미 참새처럼 최군형에게 대들고 있었다. 소정애의 모성애는 절대 우습게 볼 게 아니었다.

강우재가 초조한 표정으로 소정애의 옷깃을 잡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여보, 꼬투리 잡지 마, 못 이겨...”

“그런 소리 하지 마!”

소정애는 강우재를 흘겨보고는 다시 경계하는 눈빛으로 최군형을 쳐다보았다.

최군형은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듯 짐을 구석에 갖다 두고 문가에 앉았다. 세 식구는 한참 뒤에야 긴장이 풀린 모습으로 서로를 힐끔거리고는 조용히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후 내내 그들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

강소아는 계속 도서관에 있었다. 최근 머리 아픈 일이 많았는데, 공부할 때만이 잠시라도 그런 고민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수영은 그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녀는 바닐라 라테를 두 잔 사 강소아의 앞에 한 잔 놓아주었다.

“오후에 커피를 사주다니, 나보고 오늘 밤은 자지 말라는 거야?”

“안 마셔도 못 잘 걸! 집에 사람이 한 명 더 들어왔는데, 잠이 올 것 같아?”

“난...”

“소아야, 꼭 이래야 해? 최군형 그 사람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던데, 그리고...”

하수영이 책상에 엎드린 채 강소아를 보고 얘기하다 말을 흐렸다. 강소아는 고개를 숙이고 커피를 마셨다.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쌌지만 손끝은 여전히 차가웠다.

잘 생각해보면, 그녀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몰랐다. 처음 하면 다들 아프고, 피도 난다는데.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아무 통증이 없었다. 피가 묻어있는 곳도 없었다. 그러니까 어쩌면...

어쩌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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