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결혼 생활 동안 유선우는 조은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만 다른 여자를 품속의 보물처럼 여겼다. 유선우는 차갑게 조은서를 대하고 조은서에게만 각박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마치 감옥 생활 같았다.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를 사랑하는 마음, 그 하나로 모든 것을 참았다.비가 쏟아지던 그날 밤까지. 그날 밤, 유선우는 임신한 조은서를 버리고 해외로 가서 다른 여자를 품었다. 같은 시각, 조은서는 피를 흘리며 네발로 기어서 구급차를 부르려고 애썼다.그제야 조은서는 알았다. 사랑은 준 만큼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고.그래서 이혼 서류를 작성한 조은서는 그대로 조용히 사라졌다....2년 후, 다시 돌아온 조은서의 곁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달라붙었다.그런 조은서의 전남편은 그녀를 밀어붙이며 얘기했다.“조은서, 나는 아직 사인하지 않았어. 다른 남자와 결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조은서는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유선우 씨,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눈시울이 붉어진 유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할 때 했던 서약을 얘기했다.“유선우와 조은서는 평생 함께하며 절대 이혼하지 않는다!”
View More고운 모래가 평평이 메워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유선우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가볍게 몸을 일으켰는데 떠날 때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유선우 역시 결국 인간이고 하늘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었다.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마음속으로는 그의 조은서가 이제 곁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오늘부터 은이는 이제 완전히 그의 곁을 떠났다....저녁 무렵, 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진귀한 검은색 캠핑카가 천천히 도로 위를 달리고 유선우는 뒷좌석 창문을 반쯤 내려 하늘을 떠다니는 검은 구름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야윈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는 보지 못했다.맞은편 거리에서 조은서가 멍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것을.그녀에게는 예전의 기억도 없고 가족도 없이 단지 갈아입을 옷 두 벌, 그리고 약간의 잔돈과 간단한 지갑 안에 그녀의 신분증만이 있을 뿐이다.조은서. 여 1990년 9월 20일생.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신분증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이름이 조은서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지 나머지는... 그녀의 가족은?그녀는 아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마침 옆 차선에 서 있는 검은색 고급 캠핑카를 보게 되었다. 차 안에는 매우 귀중하고 눈부신 남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의 표정은 매우 우울하고 슬퍼 보였다.조은서는 거리에 서서 물끄러미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 남자도 그녀 쪽을 바라보는데 두 사람의 눈길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려고 할 때, 살수차 한 대가 그 사이로 지나가며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살수차에서는 우울한 발라드 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아름다운 거품이여, 한순간의 불꽃뿐이었지만][너의 모든 약속도 그렇게 연약할 수가 없네.][사랑은 거품이다. 사랑을 간파할 수만 있다면][뭐가 슬프리…][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언젠가는 질 것이고][아무리 빛나는 별이라도 그 순간을 스쳐 지나가면
조은서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은 전부 원하지 않는다....유선우는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저녁 무렵에야 집에 돌아왔다.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검은 꽃무늬 때문에 들어섰다. 차가 멈춰 섰을 때는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뒤였고 하늘에는 한 줄기의 저녁 햇살만 남아있었다.유선우는 시동을 끄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이안이는 집에서 뛰쳐나와 그의 허벅지를 살짝 껴안고 부드럽게 아빠를 불렀다.그 순간 유선우의 가슴이 떨렸다.죽은 기억이 그를 다시 공격해온다. 이것은 일찍이 조은서에게 그렸던 장면이다.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들의 어린아이들이 달려와 그의 허벅지를 껴안고 아빠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그때,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그녀를 달래며 말했었다.“은서야, 내 딸을 낳아줘.”이안이의 눈매는 조은서의 눈매와 똑 닮았고 그녀의 모습이 그토록 생생하게 그의 눈앞에 그려졌다.그러나 조은서는 영원히 그를 떠나버렸다.유선우는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이안이는 아마 무엇을 짐작한 듯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아빠.”유선우가 서둘러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았다.이안이는 이제 곧 8살이 된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그녀를 이렇게 안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그는 그녀를 안고 싶었다. 그와 조은서의 첫 아이를 안고 싶었다...아버지의 목을 꼭 껴안고 있던 이안이는 아버지의 눈가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었다.“아빠 울었어요?”유선우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아빠 안 울었어. 아빠 숙제 좀 보여줘.”이안이는 여전히 그의 목을 꼭 껴안고 있다.세월이 흘러 이안이는 어느새 많이 컸다. 어깨까지 닿던 검은 머리카락은 어느새 허리까지 닿았고 1년 동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던 탓인지 관리를 잘하지 못해 가늘고 연약해 보였다.유선우는 계속하여 두 아이의 곁을 지켜주었다.밤에 그는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그의 침실로 돌아왔다.1년이 지났지만 이곳의 모든
문득 심정희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선우 너 미쳤구나. 넌 일 년 내내 여기서 살았잖아. 너 자신을 위해서도, 네 부모를 위해서도 생각하지 않았잖아. 하지만 아이는 네가 보살펴야 하는 거 아니니? 이안이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 이준이는 일 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선우야, 아이들은 엄마도 필요하지만 아빠도 필요해... 네가 일 년 내내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아이들의 마음에는 안정감이 없어.”“선우야, 이제 아이들을 봐.”유선우의 얼굴 근육이 약간 경련을 일으켰다.한참 만에야 그는 남은 꽁초를 입술에 대고 마저 피우려 하였으나 그 꽁초는 진즉 꺼져 있었다... 그는 다 꺼진 담배꽁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참 만에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정희 아주머니, 1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그의 눈은 약간 촉촉하게 젖어있었다.유선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는 벼랑 끝에 앉아 조은서의 바이올린을 잡았다.조용한 산속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졌다.그 곡은 다름 아닌 이었다. 싸늘하게 스쳐 가는 밤바람 속에서 유선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몰래 연습해서 당신을 놀라게 하고 싶었는데 이제 들을 기회가 없겠네. 은서야... 들려?”흐느끼듯 불어 헤치는 밤바람과 은은히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치 울부짖으며 하소연하는 듯 했다.유선우는 그렇게 밤새 앉아 있었다.날이 밝을 무렵, 그는 수색대를 해산시키고 모든 사람에게 후한 사례금을 주었다...그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온 뒤, 이안이와 이준이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고 심정희도 그와 함께 살았다.그들의 일상도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유선우는 아버지의 책임을 지고 이안이와 이준이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심리 치료를 받았고 이안이도 점점 다시 밝아지며 밤에도 거의
유선우는 이안이를 심정희에게 맡기고 다시 절벽 아래로 내려가 조은서를 찾았다.며칠 동안 그는 거의 눈을 붙이지 않았다.B시에서 파견한 수색 구조대 외에도 그는 거액을 들여 800명 이상의 수색 구조대를 구성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고 조은서를 찾으려 했다.24시간이 지나고 3일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조은서의 행방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고 마치 증발해버린 듯 그 어느 곳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동시에 허문혜도 행방불명이었다. 하여 전문가들은 이들의 착륙 지점이 해수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그 뒷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B시의 최연소 부자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모두가 보아낼 수 있었다. 아내를 잃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는 듯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망이 없어진다.수색과 구조는 계속되었지만 모든 사람들은 이제 작은 사모님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절망적인 감정은 점점 퍼져만 갔다...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희망을 포기한듯했지만 유선우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조은서는 그의 아내이고 유선우만의 은이었기 때문이다.그는 계속하여 수색을 고집했다.언젠가는 조은서를 찾을 것이고 그들 한 가족도 다시 모일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그는 YS 그룹을 유문호의 손에 잠시 맡겼다. YS 그룹은 유문호가 창립한 것이고 몇 년 동안 관리하지 않았더라도 진 비서가 있으니 별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이안이와 이준이라면 심정희에게 잠깐 맡겨두었다.함은숙도 자주 들러서 뒷바라지를 해주며 가끔은 아이들을 유씨 저택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집에 조은서가 없으니 아무도 그 불쾌한 일을 다시 꺼내지 않았다.그해에 유선우는 계속하여 조은서가 실종된 산에서 살았다.주말마다 심정희가 찾아가서 직접 만든 음식을 가져다주고 수색 상황을 물어보는데...심정희는 얘기가 끝날 때마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그리고 밤에는 절벽 끝에 앉아 먼바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산속이라 밤에는 바람
의식이 사라지고 눈앞이 점점 흐려진다.귓가에서는 이안이의 울음소리가 계속하여 엄마를 부르고 있다.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녀에게는 이안이도 있고 이준이도 있고... 그리고 유선우도 있다.오늘 그들은 화해했고 그렇게 절박하게 서로를 품에 안고 그들에겐 아직 수없이 많은 날들이... 유선우가 그녀에게 말했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던 말은 축복이 아니라 약속이다.유선우가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얼마나 보고 싶을까.얼마나 그와 함께 아들딸이 자라는 것을 눈에 담고 싶은데. 그리고 얼마나 그와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함께 사랑하고 싶은데. 두 사람은 가까스로 화해했고 그들 모두 어렵게 기다린 사랑이란 말이다.이대로 죽기에는 달갑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주사를 맞았고 게다가 지금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정말 살 수 없을 것 같았다.얼마나 세상을 그리워하고 얼마나 그녀의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얼마나 떠나고 싶지 않은지... 하지만 조은서는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별장으로 돌아가 안주인이 될 수 없고 더 이상 유선우의 부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았다.그토록 아이들을 사랑하니 그들이 자라는 것 또한 잘 지켜볼 수 있겠지.유선우는 아이들을 잘 돌볼 것이다....조은서는 허문혜를 꽉 껴안고 있는 힘을 다해 동굴 입구를 향해 비틀거리며 달려갔다.그리고 동굴 밖은 끝이 보이지 않는 벼랑이었다.조은서도 당연히 무서웠다.그녀도 예쁜 것을 좋아한다. 그녀 역시 한때 엄마 아빠의 작은 공주였다. 그러나 지금, 만약 그녀의 죽음이 이안이의 평안을 바꿀 수 있다면 그녀는 달갑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 순간 함은숙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애원했다.“은서야! 그건 안돼! 안된단 말이다!”그러나 조은서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슬픈 눈빛과 함께 한 마디의 구화를 남겼다.“저 이제 용서했어요.”마지막의 마지막.조은서는 용서를 선택했고 힘껏 함은숙을 향해 외쳤다.“은숙 아주머니.”
허문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기 시작했다.“나도 한때는 순진하고 착했어!”“결혼 후 나와 선우 씨는 여자아이 한 명을 입양했는데 예쁘고 순수해서 난 내 모든 사랑을 다 줬는데... 하지만 몇 년 후, 어리기만 하던 아이는 어느덧 어엿한 성인이 되고 예쁜 꽃처럼 아름답게 자랐지. 그런데 그년이 글쎄 내 남편과 잠자리를 가질 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내 남편이 내 양녀와 잤다고!”“언니, 그거 알아? 그해 그 여자는 열여덟 살이었고 선우 씨는 마흔 살이었는데 어떻게 그 어린 몸에 자신을 담고 그 여자를 열정적으로 품었는지... 그들은 내가 고른 침대에서 미친 듯이 뒹굴고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속삭였어.”“그리고 선우 씨는 아이에게 가장 사랑하는 여자는 그 아이라고 말했었지.”...“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그 아이라고 하더라. 그럼 나는 뭐야? 다 늙고 노쇠한 보모와 하인이야? 난 그들이 언제부터 함께 하기 시작했는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 그리고 선우 씨가 언제부터 그 꽃을 눈에 들였는지는 더 상상할 수 없었어.”“선우 씨는 그 여자와 함께 할 땐 느낌이 다르다고 했어.”“난 예쁘지 않은 거야?”“그래서 난 선우 씨를 죽여버렸어. 물론 그 천한 년도 죽여버렸어. 나는 그 희고 보드라운 몸이 썩어 악취가 나도록 구렁텅이에 던져버렸지... 정말 속이 후련하더라고.”...함은숙은 하마터면 그녀의 앞에서 토할 뻔했다.“이 변태 같은 놈 같으니라고.”허문혜는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그녀는 곧장 조은서에게 다가가 입가에 기괴한 웃음을 머금었다.“비교하자면 난 당신들에게 너무 인자한 것 같아.”그녀는 조은서의 목을 덥석 조르고 그녀의 절망적인 시선 아래 그 물약을 천천히 그녀의 팔 안에 밀어 넣었다.함은숙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은서 건드리자 마!”이안이도 울면서 엄마를 불렀다.그러나 조은서의 절망적인 눈에는 오히려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허문혜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말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아?”“아니, 난 그냥 형부와 언니가 사랑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망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내가 해냈어! 아니나 다를까 내가 계속 오해를 만드니 그 바보 같은 형부가 집을 나가고 드디어 나에게도 형부에게 다가갈 기회가 생겼지만 유문호는 그저 나무토막과도 같은 사람이었지... 내가 아무리 유혹해도 형부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어. 요 몇 년 동안 그 사람 곁에서 줄곧 하인처럼 바쁘게 일했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남녀의 정이 생기기는커녕 나를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어.”“괜찮아, 너의 이런 고약한 성질은 누구도 견딜 수 없어.”“근데 네 소중한 아들이 조은서랑 잘 지내더라고. 질투가 날 정도로... 그래서 나는 두 사람도 망치고 싶었어.”“언니 그거 알아? 내가 죽였던 사람들은 원래 모두 그들 부인과 애정이 깊었지만 나한테 물들이면 모두 배신자로 변했고 집안의 부인을 상대하면서 나와 미친 듯이 남녀 간의 관계를 맺었지. 그러니 그 사람들의 죽음은 전혀 아깝지 않아.”...“너 정말 미쳤구나!”“맞아! 나 미쳤어!”허문혜는 함은숙의 욕지거리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밧줄을 던져 조은서에게 말을 건넸다.“너 스스로 다리를 묶고 두 손을 높이 들어... 순순히 내 말대로만 한다면 난 이안이를 해치지 않을 거고 이 늙은 할망구도 해치지 않을 거야.”그러나 조은서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허문혜가 갑자기 폭주하며 그녀의 손에 든 칼이 이안이의 목으로 들어가자 이안이의 살갗에서 순간 선혈이 배어 나왔다... 이안이는 꼼짝도 하지 못했고 그녀는 심지어 우는 것도 잊어버렸다.그러자 조은서는 눈꺼풀을 바들바들 떨며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외쳤다.“묶을게요!”조은서는 허문혜가 뚫어지라 바라보는 앞에서 매듭을 꽉 지어 묶었다. 확실히 한동안 그녀의 손으로 밧줄을 풀 수 없음을 확인하자 그녀는 그제야 이안이를 풀어주었다.이윽고 그녀는 의문의 상자를 열었는데 안에는 여덟 개의 약제와 주사기가 있었다
유선우가 급히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조은서의 핸드폰은 계속 통화 중이었다...불길한 예감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유선우는 서둘러 차 키를 가지러 돌아가 다른 차를 몰고 쫓아가지만 그가 별장을 빠져나갈 때는 조은서가 몰던 그 검은 벤틀리는 이미 행방을 감춘 뒤였다.차 안에 비친 유선우의 얼굴 근육은 경련에 가까웠다.그는 즉시 다시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유치원 선생님에게 이안이를 보러 가라고 당부했다.5분이 지난 후, 선생님의 목소리는 당황해서 거의 울 것 같았다.“대표님, 이안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방금... 이안이는 분명히 낮잠을 자고 있었단 말이에요.”유선우는 하마터면 힘이 풀려 휴대폰을 잡지 못 할 뻔했다.그는 허문혜가 이안이를 납치해 갔다는 것을 거의 확신했다.지난번에도 그는 허문혜를 의심했지만 허문혜가 시차를 만드는 바람에 유선우는 줄곧 그녀가 도쿄에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허문혜가 도쿄에 있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세상에 ‘허문혜'가 한 명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그 매화 무늬가 바로 그녀들의 트레이드마크인 것이다.도쿄에 있는 허문혜는 단지 몸매가 비슷하고 화장이 비슷할 뿐인데 유선우는 쉽게 그녀의 수법에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사실 진짜 허문혜, 즉 그의 이모는 줄곧 B시에 머무르고 있었다.그녀가 바로 주 의사를 죽인 범인이고 유문호의 약을 바꾼 사람이다.20여 년 동안 그녀는 마치 뱀과 전갈처럼 유문호를 따라다녔고 지금은 이안이와 조은서를 잡아갔으니 도대체 그녀의 속셈은 무엇이란 말인가?10분 후, 가장 가까운 교통국.사건 처리 요원은 B시의 교통 모니터링을 모두 해제하여 조은서의 현재 움직임을 찾았지만 허문혜의 수법이 매우 교활하고 조은서의 경로를 교란하는 바람에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그렇게 약 40분 만에 드디어 단서를 찾아냈다.“사모님께서는 현재 방산으로 가고 계십니다.”그 말을 들은 유선우는 두 손을 꼭 잡고 밖으로 향했다.“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꼭 제때 알려주세요
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덥석 끌어안았다.어린 녀석의 몸은 포동포동하고 말캉했다.그는 하늘이 그에게 속죄의 기회를, 그가 다시 조은서와 아이들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덩달아 유선우의 마음을 느낀 이안이가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그러자 유선우는 다시 한번 이안이의 볼을 잡고 뽀뽀를 해주었다.그에게는 두 아이가 있지만 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안이는 더욱 특별했다. 그들의 첫 아이일 뿐만 아니라 가장 미안한 아이이기도 하다. 만약 당시 조은서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이안이도 아프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많은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이안이를 귀여워하는 것 외에도 그는 항상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한편, 조은서는 곁에서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돌아가는 길에 조은서는 몇 번이고 유선우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입을 떼지 못했고 나중에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유선우는 차를 별장의 지하 주차장에 세우고 있었다.그러자 조은서는 별생각 없이 조용히 물었다.“회사 안 가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유선우는 안전벨트를 풀고 그녀의 목을 꼭 끌어안고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진한 키스와 함께 그는 뽀뽀하면서 계속하여 그녀의 몸을 만졌다. 조은서가 그의 손길에 낮게 신음소리를 흘리자 그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대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 생리 끝났어. 방금 만져졌어.”조은서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워 유선우의 몸에 기대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슬퍼하더니 갑자기 왜 그래요...”“나 하고 싶어. 은서야, 나 하고 싶어. 하자.”말투는 누구보다 간절했지만 그의 행동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곧바로 조은서를 끌어안고 뒷자리로 향했고 곧 조은서가 입고 있던 실크 치마가 툭 바닥에 떨어졌다.유선우는 조은서의 몸을 끊임없이 탐하며 시기가 되자 바로 그녀와 깊이 결합했다.검은색의 벤틀리 차체가 리드미컬하게 기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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