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수아는 또박또박 말했다. 네가 내 몸을 다 봤다고.그녀를 보며 말했다.“못 봤어.”“아직도 거짓말해? 방금 봤잖아?”진세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봤다. 그는 눈이 멀쩡했으니까.엄수아의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은 홍조로 뒤덮였다. 방금 일을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지서현인 줄 알았는데 그가 서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방금 뭘 봤고 뭘 들었어?”엄수아가 물었다.진세윤은 침묵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수아는 그가 자신을 무시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싫었다.“벙어리야?”진세윤은 말했다.“D컵이 되고 싶다고
진세윤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놓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안전거리를 확보했다.엄수아는 콧속이 뜨거운 것을 느꼈다. 손으로 만져 보니 손가락에 피가 묻어 있었다.“앗, 코피 나!”엄수아는 놀라서 소리쳤다.진세윤은 그녀를 흘끗 보았다. 코피가 나고 있었다.그는 휴지를 두 장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고개 들고 있어. 금방 멈출 거야.”엄수아는 휴지를 받아 들고 고개를 들었다.“왜 코피가 나는 거지?”진세윤은 대답 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차가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몹시 추웠지만 그의 주변에 감돌던 달콤한 소녀의
엄수아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의 머리핀은 숙모가 선물해 준 것이었다.양지혜는 웃으며 말했다.“넌 760만 원짜리 샤넬 머리핀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지만 진세윤은 그 돈 벌려면 한참 걸릴걸? 그런데도 너희 둘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엄수아는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우리가 어울리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어쨌든 너랑 진세윤은 안 어울려!”“너!”그때 진세윤이 양지혜에게 말했다.“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세 번 말하게 하지 마.”양지혜는 진세윤을 좋아하면서도 두려워했다. 진세윤의 차가운 눈빛이 그녀에게 향하자,
엄수아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렸다.하은지는 어이가 없었다.그때, 조군익이 성큼성큼 다가와 엄수아의 앞을 가로막았다.“수아야, 너 진짜 진세윤 좋아하는 거야?”엄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조군익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진세윤을 좋아할 수가 있어? 나 약 올리려고 그러는 거지? 수아 너도 밀당하는구나? 내 관심 끌려고?”엄수아는 어이가 없었다.“군익아, 잘 들어. 너랑 나는 이미 끝났어. 어렸을 때니까 네가 날 이용하고 양다리 걸친 거, 그래, 넘어가 줄게. 사실 나도 너한
지서현은 남편 하승민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다.상대는 여대생이었다.오늘은 하승민의 생일이었기에 지서현은 일찍이 생일상을 차려 놓았다. 그때 띵 하는 소리와 함께 하승민이 집에 두고 간 휴대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여대생이 보낸 문자였다.[케이크 가지러 가다가 부딪혔어. 넘 아파.]문자 아래에는 셀카 사진이 한 장 첨부되어 있었다.사진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고 다리만 찍혀 있었다. 사진 속 여자는 긴 흰색 양말에 검은색 동그란 앞코의 구두를 신고 있었고,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여대생 교복 치마는 허벅지까지 말려 올라가 탄탄하고
지서현도 그를 바라보며 가볍지만 단호한 어조로 다시 한번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승민 씨, 생일 선물 마음에 들어요?”하승민의 잘생긴 눈썹은 움직이지 않았다.“내가 당신과 생일을 함께 보내지 않았다고 이혼하자는 거야?”지서현: “유나가 돌아왔잖아요.”유나라는 이름에 하승민의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유나 때문에 그래?”젊은 나이에 재계를 평정한 거물 하승민은 권력과 재력, 명예가 만들어낸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가 다가오자 지서현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하승민은 얇은 입술을 섬뜩한 호선으로 만들었다.“당신, 당장 튀어와.”지서현은 웃었다.“당신이 돌아오라고 하면 돌아가야 해요? 이혼했는데 누가 당신 비위를 맞춰 줘요!”하승민은 이를 갈았다.“이혼 사유 말이야,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줄게. 다시 써!”그녀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다.“내가 틀린 말 했어요? 당신이 깨어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내 손 한 번 잡아본 적 있어요? 3년 동안 식물인간이었으니 이제 다른 신체 기능은 괜찮다고 해도 남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당신,
지서현이 온 것이다.쇼핑을 마친 소아린은 지서현을 바로 1996클럽으로 데려왔다. 오늘 밤, 바로 이곳에서 그녀는 지서현의 싱글 파티를 열어 줄 생각이었다.지서현은 이곳에서 하승민과 그의 친구들을 만날 줄은 몰랐다. 당연히 그들이 자신을 비웃는 소리도 들었다.그녀는 VIP석에 있는 고우섭 일행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하승민과 같은 부류였고 고우섭은 하승민의 절친이었다. 하승민과 지유나가 떠들썩하게 연애하던 시절, 그들은 지유나를 좋아했고 고우섭은 그녀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지난 3년간 지서현은 그들의 세계에 끼지도 못했다.
엄수아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렸다.하은지는 어이가 없었다.그때, 조군익이 성큼성큼 다가와 엄수아의 앞을 가로막았다.“수아야, 너 진짜 진세윤 좋아하는 거야?”엄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조군익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진세윤을 좋아할 수가 있어? 나 약 올리려고 그러는 거지? 수아 너도 밀당하는구나? 내 관심 끌려고?”엄수아는 어이가 없었다.“군익아, 잘 들어. 너랑 나는 이미 끝났어. 어렸을 때니까 네가 날 이용하고 양다리 걸친 거, 그래, 넘어가 줄게. 사실 나도 너한
엄수아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의 머리핀은 숙모가 선물해 준 것이었다.양지혜는 웃으며 말했다.“넌 760만 원짜리 샤넬 머리핀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지만 진세윤은 그 돈 벌려면 한참 걸릴걸? 그런데도 너희 둘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엄수아는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우리가 어울리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어쨌든 너랑 진세윤은 안 어울려!”“너!”그때 진세윤이 양지혜에게 말했다.“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세 번 말하게 하지 마.”양지혜는 진세윤을 좋아하면서도 두려워했다. 진세윤의 차가운 눈빛이 그녀에게 향하자,
진세윤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놓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안전거리를 확보했다.엄수아는 콧속이 뜨거운 것을 느꼈다. 손으로 만져 보니 손가락에 피가 묻어 있었다.“앗, 코피 나!”엄수아는 놀라서 소리쳤다.진세윤은 그녀를 흘끗 보았다. 코피가 나고 있었다.그는 휴지를 두 장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고개 들고 있어. 금방 멈출 거야.”엄수아는 휴지를 받아 들고 고개를 들었다.“왜 코피가 나는 거지?”진세윤은 대답 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차가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몹시 추웠지만 그의 주변에 감돌던 달콤한 소녀의
엄수아는 또박또박 말했다. 네가 내 몸을 다 봤다고.그녀를 보며 말했다.“못 봤어.”“아직도 거짓말해? 방금 봤잖아?”진세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봤다. 그는 눈이 멀쩡했으니까.엄수아의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은 홍조로 뒤덮였다. 방금 일을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지서현인 줄 알았는데 그가 서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방금 뭘 봤고 뭘 들었어?”엄수아가 물었다.진세윤은 침묵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수아는 그가 자신을 무시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싫었다.“벙어리야?”진세윤은 말했다.“D컵이 되고 싶다고
탈의실에서 엄수아는 새 옷을 꺼내 들고 등을 돌린 채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다.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서현이가 벌써 왔나?'엄수아가 말했다.“들어와.”탈의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지서현이 아니라 진세윤이었다.진세윤이 온 것이다.진세윤은 탈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있는 엄수아를 보았다.엄수아는 교복 치마를 입고 위에는 새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는데 가느다란 두 팔을 뒤로 돌려 브래지어 훅을 채우고 있었다. 진세윤은 순간 당황했다. 노크를 하고 들어왔는데 이런 모습
곧 구경하는 학생들이 몰려들었다.“큰일 났다! 여기 싸움 났어!”양지혜는 그 말에 덜컥 겁이 났다. 학교에서 싸움을 하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너무 아팠다.양지혜는 엄수아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다른 여학생들이 엄수아를 에워싸고 공격했지만 엄수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양지혜만 계속 때렸다.양지혜는 온몸이 불에 데인 듯 화끈거렸다.그녀는 엄수아를 밀치며 소리쳤다.“엄수아, 너 가만 안 둬! 내가 사람 데려올 거야!”그 말을 남기고 양지혜는 다른 여학생들과 함께 도망쳤다.엄수아도 상처를 입었고 옷도 찢어졌다. 엄수아
다른 여학생이 말했다.“진세윤 아빠가 마약상이라던데?”양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어. 진세윤은 마약상 아들이야. 게다가 엄마는 눈이 안 보이고 중학생 여동생도 하나 있는데 집안 형편이 말도 아니래. 그런데 마약상 아버지, 눈먼 어머니, 공부하는 여동생, 망가진 진세윤. 이런 상황이 오히려 내 도전 의식을 자극하더라. 하하.”양지혜와 주변 여학생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진세윤의 가정을 비웃고 있었다.엄수아는 기분이 상했다. 그녀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예쁜 눈으로 양지혜 일행을 쏘아보았다.“그만 좀 웃으시죠?”엄수아의 갑작스
하승민은 답장하라고 명령했다.지서현은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자기가 누군데 명령하는 거지? 회사 사장인가?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지서현은 다시 한번 무시했다.운전석에 앉은 소문익이 웃으며 말했다.“서현아, 하 대표랑 이혼은 했지만 뭔가 깔끔하게 정리된 것 같지는 않네. 하 대표 그 녀석이 아직 너한테 미련이 남은 것 아니야?”지서현이 대답했다.“글쎄요.”소문익이 말을 이었다.“매장에서 내가 네 허리를 감싸 안았을 때 하 대표 눈빛이 내 손을 잘라버릴 듯하던데. 서현아, 네 가짜 남자친구 노릇하는 것도 쉬
지동욱과 강미화는 예비 사위 C 신에게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하지만 지예슬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C 신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지예슬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여보세요, C 신?”하지만 차갑고 기계적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고객님이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없는 번호라고?’지예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다시 전화를 걸어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기계적인 여자 목소리만 들려왔다.“죄송합니다. 고객님이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지예슬은 곧바로 카톡을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