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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화

مؤلف: 금추
임구택은 그녀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 희고 부드러우며, 붉은빛이 돌았다. 마치 구름이 노을빛을 머금은 것 같았고 붉은빛은 그녀를 더욱 앳되게 보이게 해 대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처럼 보였다.

그는 데이비드를 물러나게 한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떨어져도 좋아요.”

소희는 일단 한 번 돌아보고 나서야 그에게서 떨어졌고 바로 남자 뒤에 숨어서 강아지에 눈을 떼지 못했다.

남자는 가볍게 웃은 뒤 데이비드에게 걸어갔다.

그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남자의 몸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마치 봄에 내리는 가랑비의 냄새 같았다.

남자는 데이비드에게 다가가 목을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데이비드는 보통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소희는 남자의 말에 속뜻을 헤아렸다. 무슨 뜻이야? 내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그녀는 그 개를 보고나니 그제야 셰퍼드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셰퍼드보다 더 커서 사람을 놀래키기엔 충분해 보였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그의 담담한 태도를 흉내 내며 말했다. “익숙한 말이네요, 애꿎은 행인이 개한테 물렸다는 소식은 뉴스에서 많이 접했어요.”

임구택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나이가 어릴 땐 이가 아주 날카롭죠!”

소희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임유림이 웃음을 띠며 내려왔다. “소희야 너 왔구나!”

그녀는 연한 화장을 한 채 내려와 소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모님은 안 계시고 평소엔 집에 거의 사람이 없어. 여긴 우리 삼촌 어제 봤지? 삼촌이라고 부르면 돼!”

소희는 임구택을 바라보며 파리를 먹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오므렸다.

임구택은 아까의 일을 복수하듯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어른을 만났는데 인사도 안하나요? 인사예의도 모르면서 가정교사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임유림은 임구택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른 채 임구택에게 눈치를 줬고 임구택은 못 본 척했다.

소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이빨 사이로 두 글자를 짜내는 듯했다. “삼...촌!”

임구택은 폼을 잡으며 데이비드를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네, 좋아요.”

이렇게 날뛰는 임구택을 보고 있자니 소희는 그제야 그가 예전에 강성의 악질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유민이는 위층에 있어, 나랑 같이 올라가자.” 임유림은 소희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소희는 나무 마루를 밟고 올라가면서 아래를 보았다. 셰퍼드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는 모습이 아주 조화로워 보였다.

소희는 갑자기 설희를 떠올렸다. 설희는 사실 줄곧 임구택을 잊지 않았다. 그의 예전 서재 밖에 엎드려서 안에 소리를 들으려 하는 모습이 주인이 아직 안에 있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임구택은 이미 새로운 애완견이 있었고 설희는 잊은지 오래다.

유림은 계단을 돌며 사과했다. “처음부턴 널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 아직 삼촌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약점을 숨기려는 단점이 있어. 오늘 삼촌께 너의 가정교사 일을 승낙해달라고 얘기했으니 앞으로 네가 그를 찾을 일이 있으면, 삼촌은 반드시 널 도와줄 거야.”

소희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다시 미소를 찾았다. “고마워, 유림아.”

“아니야, 우리가 친하진 않았어도 난 항상 널 존경하고 너와 친구하고 싶었어.”

소희는 싱긋 웃었다. “우리 이미 친구야!”

임유림은 상큼하게 웃으며 소희의 손을 잡았고 소희는 순간적으로 긴장했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유민의 방문 앞까지 온 뒤 유림은 방문을 두드렸다. “유민아, 나 들어간다!”

안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유림은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작은 거실에는 오른쪽엔 화장실, 왼쪽엔 침실이 있었고 인테리어는 모두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열 살쯤 된 남자아이가 소파에 틀어박혀 태블릿을 안은 채 게임을 하고 있었고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임유민, 새로 오신 가정교사 선생님이야. 내 학교 친구니까 괴롭히지마!” 임유림은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 몰랐어!”

임유민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지만 “응”한마디 하고 다시 게임에 열중했다.

임유림은 심호흡을 하고 화를 억누른 채 소희에게 말했다. “내 동생이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포기하지 마!”

“걱정하지 마!”소희는 유림에게 안심의 눈빛을 보냈다.

승낙한 이상 열심히 잘해야지, 임구택은 싫지만 유림이는 나한테 잘해주잖아.

유림은 임구택의 전화번호를 소희의 핸드폰에 저장해놨다. “난 약속이 있어 먼저 가볼게. 유민이가 괴롭히려 하면 삼촌 불러!”

소희는 그녀가 유민에게 맞는다고 한들 임구택은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림이 떠나고 나서 소희는 방을 한 바퀴 돌고 책상으로 갔다. 숙제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채 제자리에 놓여있었다.

그녀는 소파 앞으로 가 유민이 옆에 앉았다. “숙제도 안 하고 놀기만 하네. 부모님이 해주기를 바라는 거야?”

그의 부모님이 떠나자마자 가정교사는 그만두었다. 유민이 일부러 가정교사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유민은 게임을 하던 손을 멈추고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나이를 뛰어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쓸데없이 참견하지 마, 아니면 너도 금방 그만두게 만들 거야.”

소희는 동요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반항으로 부모님 관심을 끌려 하는 건 유치한 행동이야.”

유민은 손에 있는 태블릿을 꽉 쥐고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희는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 “숙제 먼저 하고 나랑 같이 게임하는 건 어때?”

유민은 비웃었다. “아까는 나를 그렇게 비웃더니 이제와서 아이 다루는 것 마냥 달래려고 하는 거야? 너희 어른들은 항상 이런 식이야?”

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누가 어른이야? 나도 아직 아이야!”

임유민은 그녀의 진지한 얼굴을 보다가 잠시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다.

소희는 마지못해 미소를 지으며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됐어, 나도 게임할 거야, 너랑 게임이나 좀 하다가 가야겠다.”

임유민은 그녀를 의심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소희는 이미 게임을 켠 채 담담하게 말했다. “진짜야. 나도 원래 너 가르칠 생각 없었어. 너희 누나가 날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여기 오게 했을 뿐이야.”

임유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불쌍해?”

소희는 목소리를 낮췄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없이 할아버지가 키워주셨어. 나무 장사하시면서 힘들게 돈을 벌어 학교 보내주셨는데 며칠 전부터 할아버지가 아프셔, 돈 벌어서 할아버지 병원에 보내드려야 해.”

소희는 말하면서 글썽거리기까지 했다.

임유민은 눈썹을 찡그리며 잠시 망설이다가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네가 내 가정교사가 되면 네 할아버지 병 고칠 돈이 생기는 거야?”

소희는 속으로 도박이 성공했다며 기뻐했다. 유민은 부모님과 지내는 시간이 적어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정이 더 깊었다. 다른 사람의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나니 약간의 정이 들었다.

소희는 슬픔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맞아, 널 가르치는 게 돈을 훨씬 많이 벌어, 이게 할아버지 병원 보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야.”

임유민은 마지못한 얼굴을 한 채 말했다. “그래, 내가 너 여기 있게 해줄게, 하지만 네가 아니라 네 할아버지 때문이야.”

소희는 웃고 싶었다. 그는 그녀의 할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그녀의 할아버지까지 신경을 썼다.

그녀는 내색을 하지 않고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여기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도 나한테 협조해야 해. 숙제 빨리해줬으면 좋겠어. 만약 내가 여기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는 걸 너희 삼촌이 알게 되면 날 내쫓으려 할 거야.”

“정말 귀찮게 하네!”유민은 태블릿을 버리고 책상으로 갔다. “그럼 빨리하자! 그리고 아까 숙제 끝나면 나랑 게임하기로 했던 거 잊지 마!”

“Yes, sir!” 소희는 웃으며 일어났다.

......

한 시간 동안 아래층에 머물던 임구택은 위층으로 올라가 유민의 방을 지나쳤다. 그는 문득 소희에게 유민을 훈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임구택이 다가가기도 전에 안에서 소희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 죽겠다!”

“어디야, 내가 금방 구하러 갈게!”

유민이 화내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야 이 초보야! 누굴 때리는 거야! 그건 나야!”

“어?”

임구택이 문을 밀고 들어서자 게임에 빠져있던 소희가 고개를 든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하고 계시는 거죠?” 남자가 침울한 표정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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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83화

    오후에 출근한 석유는 명빈에게서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배고파 죽겠어요. 사골국이 너무 먹고 싶어요. 그 국물에 면까지 넣어 끓이면 더 완벽할 것 같고요.]그 메시지에 석유는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세 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점심 안 먹었어요?]명빈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계속 석유 씨 생각만 했죠. 너무 보고 싶어서 마음도 아프고 위도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겠어요.]석유는 더 이상 답장하지 않고 그저 휴대폰을 한쪽에 내려놓고 다시 손에 들고 있던 업무에 집중했다.검토해야 할 기획안 중 하나는 김하운이 올린 것이었다. 석유는 몇 가지 문제를 발견하고 김하운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이내 휴대폰을 내려놓고 결국 기획안을 들고 직접 기획팀으로 찾아갔다.기획팀 직원들은 모두 석유를 알고 있었기에 석유가 들어오자 하나같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석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김하운의 사무실 앞으로 걸어갔다.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석유는 두 번 노크한 뒤 문을 밀고 들어갔다.“본부장님, 이 쿠키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크랜베리와 사과잼도 넣었으니 한번 드셔 보세요.”김하운의 책상 앞에는 한 여직원이 서 있었다.예쁜 상자를 두 손으로 건네며 방긋 웃고 있었고, 새로 한 연한 하늘색 다이아 장식 네일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석유가 들어오자 여직원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순간 얼굴의 웃음기를 거두고 자세를 바로 세우며 공손하게 인사했다.“부사장님.”석유는 그 직원을 알고 있었다.기획팀에 들어온 신입으로 입사한 지 석 달 정도 된 한예슬이었다.김하운은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보고 있었다.시선은 문서에만 집중되어 있었고, 조금 전 예슬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듣지 못한 듯했다.예슬이 ‘부사장님'이라고 부르자 그제야 고개를 번쩍 들었다.자리에서 일어난 김하운이 미소를 지었다.“찾으셨나요?”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금화 프로젝트 기획안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본부장님과 상의하려고 왔거든요.”예슬은 황급히 말했다.“부사장님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82화

    “요 며칠 동안 계속 래영에게 명빈 사장님과 페르난도 씨가 만나지 못하게 막으라고 했어요.”“명빈 사장님이 문제가 어디서 생겼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많은 협력 내용을 말해 상대에게 알려질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에요.”명빈의 눈빛이 순간 번뜩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어요.”말을 마친 명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고, 남자가 데려온 사람들도 차례로 자리를 떠났다.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새하얬다.그리고 희현의 모습을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혀를 찼다.“명빈 사장님 너무 잔인하네. 진실을 알고 나서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잖아. 그런데 넌 왜 굳이 그 사람을 도와주는 거야?”이에 희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손을 들어 귓가에 흘러내린 잔머리를 정리하며 스윗하게 웃었다.“괜찮아. 전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잖아. 난 그냥 그 사람에게 내가 악의가 없다는 걸 알려 주고 싶을 뿐이야.”“넌 지금 웃음이 나와?”손래영은 어깨를 으쓱했다.“돈 많고 잘생긴 건 맞지만 나라면 무조건 멀리 떨어져 있을 거야.”말하던 래영이 문득 멈칫하더니 뭔가를 알아차린 듯 장난스럽게 물었다.“희현아, 설마 너 저 사람 좋아하게 된 거 아니지?”그러자 희현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타박하듯 말했다.“놀리지 마. 우리 회사랑 명빈 사장님 회사는 협력 관계잖아. 난 그냥 아빠가 좋은 고객을 잡을 수 있게 돕고 싶은 것뿐이야.”“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래영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잡고 싶은 게 고객으로서야? 아니면 남자로서야? 나중에 성공하면 내 공도 잊지 마.”“아니라니까!”희현은 래영을 잡아당겨 앉혔다.“이 얘기는 그만하고 빨리 음식이나 주문하자. 내가 산다고 했잖아.”래영이 물었다.“페르난도 씨 쪽은 어떻게 해? 그 사람이 나를 찾으면 또 만나러 가? 말아?”희현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그 사람이 전화하면 가. 하지만 이제 일부러 그 사람과 명빈 사장님을 만나지 못하게 막을 필요는 없어.”“명빈 사장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81화

    명빈이 손에 힘을 풀고 희현을 풀어주자, 여자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눈물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가에 맺혀 있었다.그리고 온몸은 처참할 만큼 엉망이었다.“희현아!”래영이 황급히 달려갔다.명빈의 긴 눈매에는 차갑고 사나운 기색이 서려 있었으며 작게 흐느끼는 임희현을 무심하게 바라봤다.“인내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말해요.”“제가, 제가 직접 말할게요.”희현은 벽을 짚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입술을 깨문 채 명빈을 바라봤다.“제가 한 일은 전부 명빈 사장님을 위해서였어요.”명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비웃었다.“나를 위해서라고요?”그러자 희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어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을 닦았다.그 모습은 어딘가 억울하면서도 고집스러워 보였다.“누군가 뒤에서 몰래 페르난도 씨에게 접근하고 있어요. 목적은 임씨그룹을 대체하려고 하는 거죠.”“페르난도 씨가 강성에 오기 전부터 상대는 이미 페르난도 씨와 연락하고 있었어요.”이어 희현은 명빈조차 예상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상대는 명빈 사장님 쪽 협력 관계의 내막을 아주 자세히 알고 있어요.”명빈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희현은 한 번 훌쩍였다.“페르난도 씨를 빼내려는 그 회사가 마침 임씨그룹과도 협력하고 있어요. 제가 그쪽에 제안서를 전달하러 갔다가 우연히 페르난도 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고요.”“전화에서 명빈 사장님 이야기도 나왔고, 임씨그룹 이야기도 나왔어요.”“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페르난도 씨를 주시하고 있었어요.”“페르난도 씨가 강성에 온 첫날, 정말 전시를 보러 갔다고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상대 회사 사람을 만나러 간 거예요. 자동차 전시는 그저 핑계였어요.”“페르난도 씨는 아직도 저울질하고 있었을 거예요.”“명빈 사장님과 척지고 싶지 않았고, 임씨그룹과의 협력도 잃고 싶지 않았겠죠. 그래서 만남도 몰래 진행한 거예요.”“제가 래영이를 보낸 건 우연히 페르난도 씨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80화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비서가 말했다.“오전에 페르난도 씨가 외출하다가 전화를 한 통 받았어요. 그 후 일정을 바꿨는데, 아마 또 손래영 씨를 만나러 간 것 같아요.”명빈의 입꼬리에 서늘한 미소가 걸리더니 차갑게 말했다.“재밌네요.”...그날 밤.래영은 차를 몰고 약속한 양식 레스토랑 앞에 도착하고는 차를 세운 뒤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희현아, 나 도착했어.”전화 너머로 희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도 방금 주차했어.]래영은 이미 레스토랑 입구까지 와 있었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마침 희현의 모습이 보였다.래영은 황급히 전화를 끊고 다가갔다.희현은 래영을 보자 조심스럽게 좌우를 살폈다.“네가 여기 온 거 아는 사람 없지?”명빈의 사람들은 경계심이 강했기에 희현은 래영이 이미 감시당하고 있으면서도 모르고 있을까 봐 걱정했다.그러자 래영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없어. 페르난도 씨와 헤어진 뒤 두 블록이나 돌아서 왔어. 따라오는 사람도 못 봤고.”그 말에 희현은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스윗하게 웃으며 말했다.“고생했어. 이따가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시켜.”“그럼 나 진짜 사양 안 하고 시킨다?”래영은 웃음을 터뜨렸다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너한테 따로 할 말도 있어.”“룸 예약해 뒀어. 들어가서 얘기하자.”희현은 말을 마친 뒤 다시 한번 뒤쪽을 살피고 나서야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희현은 미리 룸을 예약해 두었기에 레스토랑 직원은 두 사람을 정중하게 룸 앞까지 안내한 뒤 옆으로 물러나 대기했다.문을 열고 들어갈 때까지도 희현은 래영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오늘 한 네일아트가 예쁘다며 래영을 칭찬하기도 했다.희현은 사람을 대하는 데 능숙했다.외모도 사랑스러웠고 말투 역시 부드럽고 상냥했다.래영은 희현의 비위를 맞추는 말에 얼굴 가득 웃음을 띠었다.하지만 곧 두 사람의 미소가 동시에 얼굴 위에서 굳어 버렸다.“임희현 씨는 무슨 나쁜 짓을 했길래 그렇게 신났어요? 나도 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9화

    새벽 무렵, 석유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그때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석유를 끌어안았다.익숙한 기척을 맡은 석유는 본능적으로 몸의 긴장을 풀었지만 잠에 깊이 빠졌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좀 떨어져요. 온몸에서 술 냄새나요.”명빈은 석유의 귓가에 바짝 붙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 양치도 하고 샤워도 했는데요?”말을 마친 명빈은 일부러 팔을 들어 냄새까지 맡아 봤다.석유는 눈을 감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술 냄새가 이미 뼛속까지 배었는데 겉만 씻어서 뭐해요?”그 말에 명빈이 피식 웃었다.“지금 말하는 게 정말 술 냄새 맞아요? 여자들이 있긴 했지만 난 가까이 가지도 않았어요. 그 여자들이 따라 준 술도 안 마셨고요.”말하면서 명빈의 손은 얌전히 있지 못하고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석유는 힘겹게 눈을 뜨고 몸을 돌려 명빈의 손을 붙잡고는 남자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나직이 말했다.“잘 거면 얌전히 자요. 나 졸려요.”순간 명빈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두 팔과 다리로 석유를 꼭 끌어안고 야릇한 생각을 거둔 채 부드럽게 달랬다.“알겠어요. 자요.”희현 같은 하찮은 인물을 마음에 담아 둘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한 명빈이었다.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고 있으니 모든 것이 평안했다.그렇게 밤새 좋은 꿈을 꾸었다....다음 날, 페르난도와 명빈은 오전 열 시에 만나기로 약속해 둔 상태였다.하지만 약속 시간까지 아직 삼십 분이나 남았을 무렵, 페르난도가 명빈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제시간에 약속 장소로 갈 수 없으며, 만나는 시간은 나중에 다시 정하자는 내용이었다.전화를 끊은 명빈은 비서에게 페르난도가 오전에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났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가 명빈에게 보고했다.페르난도는 아침에 손래영과 만났다.래영은 페르난도를 데리고 강성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아침을 먹으러 갔다.그러다 9시쯤 래영이 갑자기 몸이 좋지 않다고 했고, 페르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8화

    석유와 신부는 애초에 한 번 만난 사이일 뿐이었기에 관계가 좋고 나쁠 것도 없었다.결혼 피로연은 계속 이어졌다.오후가 되자 명빈은 회사에 들를 일이 생겨 기사에게 먼저 석유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했다.그리고 주아는 석유의 팔짱을 끼며 웃었다.“저랑 석유 씨는 디저트 먹으러 가기로 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그래요? 그럼 좋네요.”명빈은 다정한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봤다.“재밌게 놀아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요.”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전화해요.”...명빈은 밤까지 계속 바빴다.기사가 부두로 명빈을 데리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업무를 보고했다.“F국에서 온 고객들이 블루드에 있는데 가 보시겠어요?”기사가 묻자 명빈은 느른하게 좌석 등받이에 기대 있었다.승일의 결혼식에서 술을 적잖이 마신 데다 지금까지 계속 바빴던 탓에 눈가에는 이미 피로함이 어려 있었다.곧 명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냥 자기들끼리 놀게 둬요. 내일 따로 시간 잡아서 만나죠.”기사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요. 점심에 페르난도 씨가 김하운 본부장님과 이야기를 마친 뒤 자동차 전시를 보러 갔는데, 그 후부터 곁에 여자가 한 명 더 붙었다고 해요.”“오늘 밤 블루드에 갈 때도 페르난도 씨가 그 여자를 데리고 갔는데, 두 사람 관계가 꽤 친밀해 보이고요.”명빈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레이싱 모델인가요?”“아직 확실하지 않고 지금 조사 중이에요.”명빈의 가느다란 눈매가 차창 밖으로 향하더니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블루드로 가요.”“네, 사장님.”밤의 블루드는 화려한 불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향락과 사치가 넘쳐흐르는 공간에 정장 차림의 남자들과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오갔다.그 모습은 강성의 번화한 밤 풍경과도 같아 보였다.룸 안에서는 몇몇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페르난도와 술잔을 주고받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명빈이 들어오자 모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들 예의 바르고 공손하게 인사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978화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임유진과 구은정이 임유민을 데리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사람들이 사진 찍는 걸 보자, 유진도 흥미롭게 합류했다.개별 사진을 마친 뒤에는 단체 사진도 찍었다. 소희와 연희 두 임산부에 이어 청아와 유정도 함께 찍었고, 시원이 요요를 안은 부녀 사진도 이어졌다.유민은 요요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해 와서 아이를 데리고 백림에게 다가갔다.“삼촌, 저랑 요요 사진도 한 장 부탁드려요.”백림은 젠틀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물론이지.”유민은 단정한 흰색 티셔츠 차림, 검은 선으로 그려진 만화 캐릭터가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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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현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유승란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선혁을 바라보며 은근히 칭찬하는 시선을 보냈다.유승란은 원래 호탕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동시에 부잣집 안주인다운 기품도 갖추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도 곧고 단정한 자세로 우아하게 음식을 즐겼다. 그리고 옆자리의 서선혁도 특별히 말을 섞지 않고 묵묵히 식사에 집중했다.디저트가 나오자, 유승란은 직접 접시를 들어 장의현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웃었다.“다음 주에 내 남편이 해성에 일 보러 가는데, 나도 같이 가기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793화

    여경은 곧바로 조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단숨에 억울하고 서러움으로 가득 찼다.“누가 나를 이 별장에서 쫓아내려고 해요. 내가 이 집에서 산 지가 벌써 이십 년이 넘었고, 이건 내 집이잖아요, 맞죠?”조변우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여경, 당신 강성을 떠나.]그 말에 여경은 숨을 들이마셨고,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당신 지금 뭐라고 한거지?”조변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유신희 일에 조시안이 연루됐고, 이번엔 내가 더는 못 봐주겠어. 그리고 우리 사이도 여기까지야.]여경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597화

    조백림은 몸에 꼭 맞는 정장을 입고 주윤숙 옆에 앉아 있었다. 유신희 자리에서 딱 보이는 그 남자의 옆얼굴은 단정하고 냉철해 보였고, 그녀의 마음속 질투심은 마치 끓는 물처럼 들끓었다.유정이 당했던 온라인 악플 사건도 결국 조백림이 손을 써서 정리한 걸까?어떻게 저런 난봉꾼으로 알려진 남자가 유정 앞에서는 이렇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단 말인가?조엄화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신화선 옆에 몸을 기울이며 낮게 속삭였다.“봐요, 조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유정이가 칠성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정작 자기 식구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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