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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6화

Author: 금추
현길은 곧바로 말했다.

“유신희요.”

백림은 눈빛을 바꾸며 물었다.

“유신희 씨는 칠성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나요?”

이에 현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몰라요. 신희 씨는 주준의 팬이에요.”

“주준을 좋아하는데, 주준이 칠성 때문에 전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해서, 신희 씨가 칠성을 원망하고 저에게 이런 생각을 제안한 거예요.”

백림의 눈빛에 담긴 냉기가 점차 흥미로운 기색으로 바뀌었다.

‘유신희가 주준의 팬이라고?’

신희는 정작 주준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칠성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원래 조백림은 오현길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마음을 바꾸고, 고개를 돌려 갤러리 대표에게 물었다.

“일은 이미 벌어졌고, 칠성의 명예에 극히 악영향을 끼쳤어요. 지금 당장 오현길을 죽인다 해도 칠성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죠.”

“주청윤 대표님께서는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백림이 자신을 죽인다는 말을 꺼내자, 현길은 온몸을 떨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갤러리 대표 주청윤은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이건 전적으로 저희 갤러리의 책임이에요. 당장 오현길에게 공개적으로 칠성 양에게 사과하게 할게요.”

“칠성에게 가해진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고, 또한 조백림 사장님께서 지시하시는 대로 저희는 전적으로 따를게요.”

“공개 사과는 해야겠지만, 오현길 씨가 아닌 유신희 씨가 해야 할 거예요.”

백림의 느긋한 말투 속에는 냉기가 섞여 있었다.

“기자회견을 열고, 유신희 씨가 직접 칠성 양에게 사과하게 하세요.”

주청윤은 신희를 불렀으나, 유신희는 당연히 사과를 거부했으며, 자신이 현길에게 그런 생각을 제안했다는 것도 부정했다.

주청윤은 문인다운 차림새로 금사나무 염주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미 CCTV를 확인했어요. 분명히 신희 씨가 제안한 게 맞는 걸로 판명이 났고요.”

이에 신희는 난처한 얼굴이 되었고, 눈가를 붉히며 억울한 듯 말했다.

“대표님, 저도 우리 전시를 위해서 한 거예요. 칠성 작가가 계속해서 참가를 거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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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067화

    연하의 얼굴에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 번져 있었다. 그 빛은 마치 연하를 한 겹 감싸는 후광처럼 보이자 진구의 마음이 순간 흔들렸다.이에 남자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네 그 자신감만으로도, 내가 사람 잘못 고르지는 않은 것 같네.”슬윤은 진구가 그렇게 말하자 얼굴 가득 기쁨이 번져 나왔다.“연하 씨, 내일부터 바로 출근하시면 되겠네요!”연하는 차분히 대답했다.“내일은 아버지 병원 재검이 있어서 안 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할게요.”내일이 목요일이라 하루만 나오고 곧 주말이 되는 만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좋아요.”진구는 시계를 힐끔 본 뒤 담담히 말했다.“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지.”“네, 좋아요!”슬윤은 반색하며 대답하자 연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중히 말했다.“저는 여기서 먼저 가볼게요.”그러나 진구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그렇게 급할 게 뭐 있어? 같이 가.”“선배, 제의는 감사드립니다만 두 분 식사에 제가 끼어드는 건 불편할 것 같아서요.”연하의 태도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예의 바르지만 냉랭했고 슬윤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이 여자는 눈치라도 있네.’그러나 연하는 슬윤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진구가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너는 유진의 절친 아닌가? 내가 슬윤이와 밥을 먹고 너를 빼놓았다면, 나중에 유진이가 뭐라고 할까? 같이 식사하면서 불편할 건 없을 거야.”슬윤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역시 오빠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유진이구나.’“제가 직접 유진 씨에게 설명할 테니 괜찮을 거예요.”연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가방을 챙겨 나가려 했다.그 순간, 진구가 연하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고 깊은 갈색 눈동자가 여자를 뚫어지게 응시했다.“그저 밥 한 끼일 뿐인데, 너는 대체 뭘 그리 두려워하는 거야?”연하는 숨이 막히듯 놀랐다. 진구가 슬윤의 앞에서조차 자신을 잡아끌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슬윤 또한 눈길을 옮겨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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