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3화

작가: 금추
[싫어요. 전 야회를 볼 거예요.]

[야회가 저보다 더 좋아요? 선택하세요. 저예요? 야회예요?]

[야회는 설날 밤에만 볼 수 있는데 구택 씨는 꼭 오늘이 아니어도 매일 볼 수 있잖아요.]

“••••••”

순간, 그녀의 답장에 임구택은 뭐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야회도 보고 채팅도 하니 시간은 점점 11시가 되어갔다. 소희는 할아버지와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세고 싶어서 임구택을 먼저 자게 할 심산이었다.

[전 안 졸려요. 소희 씨가 언제 자면 저도 언제 잘게요.]

임구택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마도 구씨네 가족이 이제 막 집으로 가는 것 같았다.

소희는 매년 설 카운트다운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엔 임구택과 문자를 주고받은 덕분에 예전보다 더 쉽게 밤을 지샐 수 있었다.

12시가 거의 가까워지자 오 씨는 폭죽을 터뜨릴 준비를 했다. 어느새 야회 사회자도 설 카운트다운을 하며 새해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폭죽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텔레비전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2가 되기 바쁘게 소희는 임구택으로부터 계좌이체를 받았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숫자 뒤에 붙은 0을 샜다. 몇 번이나 금액을 세어보던 소희는 경악했다.

[이건 뭐예요?]

[세뱃돈.]

띠링-

그때, 임구택에게서 문자가 또 하나 날라왔다.

[세뱃돈을 줬으니 저를 점점 더 좋아해 주세요.]

소희는 오글거림을 참지 못해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애정 표현을 할 때도 이렇게 오글거리는 편이구나.’

소희는 그가 보낸 문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강씨 노인이 한마디 했다.

“왜 그렇게 실없이 웃어?”

소희는 이내 휴대폰을 감추고 다급히 변명했다.

“새해니까요. 새해여서 기분이 좋은 거죠.”

“내가 보기에 임씨 가문 그 자식 때문에 이렇게 기뻐하는 것 같은데?”

강씨 노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

“가서 자. 나랑 함께 있어 줄 필요 없어. 내일 아침엔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안 졸려요.”

소희는 고개를 가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4화

    정월 초하루.아침 일찍부터 밖에서 귀청이 터질 것 같은 폭죽 소리에 소희는 일찍 잠에서 깼다. 전날 임구택과 수다를 떨다가 새벽 2시에야 잠을 잤으니 아직 날이 채 밝기도 전이기 때문에 그녀는 기껏해야 겨우 3시간 남짓 잔 것이다.소희는 너무 졸린 나머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그녀는 귀가 따갑게 들려오는 폭죽 소리에도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늦잠을 잤더니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햇빛이 나무창을 통해 온 집안에 쏟아졌고, 바닥에는 등불의 붉은 그림자가 비쳤다. 창밖에는 몇 그루의 대나무들이 축축 드리워져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온 세상이 고요한 잠에 빠진 것만 같았다.띠링- 띠링-침대 머리맡에 뒀던 그녀의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모두 카톡 단체방에서 온 메시지들이었다.조백림이 만든 단체방에서는 기프티콘을 나눠주고 있었고, “파워맨”이라는 낯선 단체 채팅방에서도 수십 개의 메시지가 울렸다.소희는 자신이 언제 이 단체 채팅방에 가입한 것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긴가민가하는 마음에 단체방에 한 번 들어가 보니 그제야 모두 서인의 샤부샤부 가게 사람들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임유림이 단체 채팅방을 만든 김에 그녀도 요청한 것이다. 처음에는 온갖 새해 인사말들로 화면을 빽빽하게 채웠었는데 임유림이 먼저 기프티콘을 보내면서부터 평화롭던 채팅방이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서로 금액이 더 큰, 더 좋은 기프티콘을 보내겠다고 앞다투어 난리를 피웠다.[사장님, 유림… 두 사람 대체 뭐 하는 거예요?]임유림과 서인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엄청난 금액의 기프티콘을 보내기 시작했다.이문을 포함한 채팅방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전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임유림이 서인에게 문자를 보냈다.[아직도 나랑 비기는 거야?][누가 너랑 비긴다고 그래? 난 사장이니까 당연히 내가 모두에게 선물을 주는 게 맞다고.][감사합니다, 사장님.]이문을 포함한 직원들은 서둘러 감사 인사를 표했다.하지만 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5화

    “소희 씨는요? 소희 씨는 제가 안 보고 싶어요?”임구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영상 통화 가능해요?”“할아버지가 절 부르세요.”소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묵묵히 대꾸했다.임구택은 잠시 침묵을 지킨 뒤 천천히 말했다.“할아버지한테 전화 바꿔드릴 수 있어요? 새해 인사 좀 드리려고요.”“됐어요. 설에 할아버지를 놀랠 킬 일이 있어요?”소희가 말했다.“내년에 할아버지께 직접 인사드리러 갈게요.”“그래요.”소희는 무심결에 대답하고는 잠시 주춤했다.“이만 끊을게요.”“네.”임구택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베이비, 사랑해요.”임구택의 말에 소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렇게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고 나서야 소희는 그 몇 초간의 침묵이 사실 임구택이 자신이 대답하기를 기다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은 것을 약간 후회했다.소희는 침대에 엎드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바깥은 날씨도 좋고 햇살도 따스했다. 그녀는 처마 밑에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등불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순간, 그녀 머릿속은 온통 임구택으로 꽉 차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깊은 눈동자, 그가 말하는 모습, 사랑한다고 말하는 말투까지… 소희는 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갑자기, 그녀는 그가 그렇게 보고 싶어졌다.•••••잠시 후, 소희가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좀 이상했다. 할아버지가 뜻밖에도 그녀를 깨우지 않았던 것이다.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갔는데 복도를 지나가다 오 씨가 홍매화 화분을 들고 오는 걸 발견했다. “아가씨, 일어났네요? 배고프죠? 부엌에 닭고기 수프와 만두가 있어요.”“네.”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에 들려 있는 홍매화를 바라보았다. “꽃이 피었네요?”“네. 어젯밤에 꽃을 피웠는데 어르신께서 아가씨가 홍매화를 좋아하신다고 아가씨 방으로 보내라고 하셔서요.”“할아버지는요?”“정원에 계십니다.”“오늘은 왜 이렇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6화

    소희는 상품권을 주머니에 넣었다.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아 고용인이 끓여준 만두를 먹었다. 소희는 식초 접시 두 개를 가져다가 강씨 노인에게 한 접시 건넸다. “할아버지, 저랑 같이 만두 몇 개만 더 드세요.”강씨 노인은 코를 찌르는 식초 냄새에 눈살을 찌푸렸다.“앞으로 매년 설마다 저희끼리 이렇게 보내요.”소희의 말에 강씨 노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내년엔 네가 임씨 가문에 가서 설을 쇠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야.”그의 말에 소희는 정색했다.“아니요. 제가 시집을 가든지 말든지 전 매년 설마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쇨 거예요.”“모든 여자아이들이 시집가기 전엔 다 그렇게 말하지. 하지만 정작 시집 가봐. 그게 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도 알게 될 거야.”강씨 노인이 말했다.“할아버지, 절 몰라요? 전 제가 할 수 없는 일은 입 밖으로 내뱉지도 않아요.”소희의 말에 강씨 노인은 허허 웃었다.“그래, 알았어.”소희는 만두를 한 입 먹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할아버지에게 속아 넘어간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오늘따라 만두가 유달리 맛있구나.”강씨 노인은 즐겁게 웃었다.그렇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소희는 강씨 노인과 함께 잠시 바둑을 두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바둑 한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요 며칠 소희가 집에 있던 탓에 강씨 노인은 기쁜 나머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었다. 아침에도 만두를 먹었기 때문에 오 씨는 특별히 점심에 담백하고 식욕을 돋구는 음식으로 준비했다.점심을 먹고 난 후, 강씨 노인은 뒤뜰 연못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 소희도 그의 뒤를 함께 따랐다.날씨도 좋고 기온도 높아서 연못가의 개나리는 이미 화창하게 피었다. 제법 새봄을 맞이하는 듯했다. 두 사람은 오붓하게 연못가에 앉아 햇볕을 쬐었다.오 씨는 소희가 추워할까 봐 특별히 화로에 불을 붙여 그녀 옆에 놓았다.강씨 노인은 낚시를 하고, 소희는 난로에 기대 불을 쬐었다. 그녀는 난로의 물이 끓어오르면 강씨 노인에게 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7화

    강씨 노인은 소희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다 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예전에는 왔다 갔다 하면서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는데 이번에는 왜 이러는 거야? 어째 점점 더 못나지는 거 같네. 난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혼자 집에서 잘 지내고 있어. 게다가 요 며칠은 손님이 올 거라서 네가 집에 있어도 같이 있을 시간이 없어.”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면 바로 출근해야 해요. 그럼 그때 다시 전화할게요.”“그래.”저녁, 소희는 강씨 노인과 바둑을 두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자 그녀는 강씨 노인을 방으로 데려다준 후, 자신도 방으로 돌아갔다.오 씨는 등불을 들고 그녀를 방까지 데려다주었다.“아가씨는 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제가 어르신을 잘 모시고 있으니 아가씨는 일에만 열중하세요.”“할아버지, 수고 많으셨어요.”“수고라니요? 어르신과 함께 있으면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오 씨는 등불을 들고 줄곧 소희를 문 앞까지 바래다주며 자상하게 웃었다.“밖이 추우니 아가씨는 얼른 들어가세요.”“네. 할아버지도 일찍 들어가 주무세요.”철컥-소희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무틀에 놓인 홍매화는 불처럼 붉게 피었고, 온 방 안은 은은한 매화 향기로 가득 찼다. 소희는 홍매화 사진을 찍어 아무런 문구도 없이 매화꽃만 확대해서 SNS에 올렸다. 잠시 후, 샤워를 하고 나온 소희는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누웠다.조백림, 황정아, 오진수 등이 소희가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소희야, 네가 SNS를 올리다니, 1년이 지났더만 어른이 다 됐구나. 감동이야.]어느새 그녀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어쩐지 누군가 엉뚱한 사진을 올린다 했더니 알고 보니 소희였구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정남이 단 댓글에 대댓글이 달렸다.[다른 인사말은 없어?][돈 많이 버세요.][그래. 난 이 말이 제일 듣기 좋더라. 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8화

    다음 날 아침, 소희는 강씨 노인, 오 씨와 작별을 고했다. 강씨 가문 운전사가 그녀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었다.9시 정각, 소희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VIP 통로를 빠져나오는 임구택을 발견했다. 그는 여전히 늘씬한 몸매에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못 본 지 며칠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임구택은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 그는 두 팔을 뻗고 그녀를 품에 꽉 껴안고 한참 동안 놓아주지 않았다.소희는 힐끔 두 사람 쪽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더니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언제 가요?”“원래 10시 비행기였는데 지금은 못 가요." 임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난번 그 호텔로 갈까요?”그의 말에 소희는 귓불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그녀는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부드러운 그의 눈에 비친 절박함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약해져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난번 호텔의 스위트룸. 문을 닫자마자 임구택은 현관 벽에 소희를 밀쳤다. 그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조용히 물었다. “제가 보고 싶었나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소희의 이마에 키스했다.소희는 그의 키스에 말문이 막혀 두 팔을 그의 목덜미에 걸쳤다. 임구택은 입고 있던 코트를 벗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소희 씨가 없는 동안 전 잠을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자도 꿈에는 온통 소희 씨뿐이었어요. 소희 씨, 진짜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어요.”소희는 촉촉한 눈망울을 하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임구택을 꽉 감싸 안고 끊임없이 키스를 했다.••••••소희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깨어났다. 깨어나 보니 시간은 오후 1시였고 임구택은 어디로 갔는지 방에 없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몸이 나른하여 다시 자리에 누웠다.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베이지색 얇은 셔츠를 입은 임구택 들어와 침대 옆에 걸터앉았다. “소희 씨, 이제 일어나요.”얇은 담요를 뒤집어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799화

    임구택은 그녀를 데리고 3층 침실로 갔다. 침실에는 커다란 발코니가 있었고, 발코니에 서면 파리의 아름다운 야경과 멀리에서 로마사 건축 양식의 대성당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겼다.“샤워하러 갈래요?”임구택이 소희에게 백허그를 하며 물었다. 소희는 몸을 돌려 임구택을 끌어안았다. 그녀는 발뒷꿈치를 들고 임구택에게 입을 맞추었다.임구택은 곧 그녀를 끌어안고 욕실로 향했다.욕실에서 침대까지, 소희는 어렴풋이 자신이 아직 운성의 스위트룸에 있는 건 아닌지 착각이 들었다. 장장 열 몇 시간 동안 지구의 반을 건너 파리로 왔는데 단지 장소만 바뀐 채 두 사람은 서로를 쟁취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 같았다.이런 생각에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임구택은 그런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를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왜 웃어요?”소희는 그를 빤히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말해줘요. 같이 웃자고요.”임구택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농담을 하며 그녀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그는 자신을 설레게 한 소희의 보조개도 한 입술에 삼켰다.*둘은 파리에서 하루를 보낸 뒤, 노르웨이로 날아가 오로라를 함께 봤다. 눈 속을 달리고, 한밤중에 순록 썰매를 탔다. 도심에서 멀어지니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해 보였다. 두 사람은 이곳에 온 다른 연인들처럼 포옹하고 키스하며 연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기 바빴다.노르웨이를 떠난 임구택은 소희에게 도박의 통쾌함을 맛보게 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두 사람은 오후 내내 도박장에 머물렀고, 저녁 무렵 소희는 고급 VIP룸에서 나와 화장실을 가려고 중간 복도를 지나갔다. 한 독일 남자가 복도 창가에 서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는 소희를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온몸이 팽팽해지며 소희의 뒷모습을 빤히 노려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Bach.”그의 옆에 있던 금발의 한 여자가 소희 쪽을 바라보았다. 예쁜 여자한테 자연스럽게 적대적인 감정이 들었다.독일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희가 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800화

    남자는 한껏 긴장한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천천히 설명했다.“이 여자는 제 여자친구예요. 저는 이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소희는 금발의 여자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그 여자가 당황하고 긴장한 채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보고, 이미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빛이 반짝였다. ‘남자 눈치를 많이 보는가 보군.’소희는 예전에는 불곰 곁에 있는 그 누구도 절대 봐주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Susan.”남자는 그녀를 비밀 요원 시절 때의 이름으로 불렀다.“전 이미 불곰을 떠났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저를 제발 믿어주세요.”소희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는 옆으로 비켜서서, 마찬가지로 영어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여기서 나를 본 건 다 잊어버려. 그렇지 않으면.”그녀는 남자 뒤에 있는 금발 여인을 바라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저 여자와 함께 여기에서 흔적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게 할 거야.”Bach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전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겠습니다.”그의 말에 소희는 고개를 숙이고 문밖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Bach는 즉시 길을 양보하고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소희가 가고 나서야 금발의 여자가 남자에게로 달려와 그의 팔짱을 끼며 한껏 당황해하며 물었다.“누구야?”남자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말했다. “아주 무서운 사람.”불곰 세력은 작은 나라 정도는 가볍게 없앨 수 있었다. 소희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은 길거리의 개들처럼 여기저기 널려있었다.그녀는 확실히 무서운 사람이다.••••••고급 VIP 홀.임구택은 베란다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 돌아와 보니 소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리고 막 그녀를 찾으러 가는데 문밖에서 종업원이 들어와 영어로 속삭였다.“대표님, 조금 전 대표님 여자 친구분께서 화장실에 갔는데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따라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람을 보낼까요?”그의 말에 임구택의 눈에 한기가 서렸다. 그는 빠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801화

    아파트는 위아래 2층으로 되어있었는데 노인은 1층에서 살고 청아는 2층에 산다.청아는 중국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재간이 있었기 때문에 노인은 특별히 그녀의 집세를 면제해 주었고 청아는 그 노인과 함께 생활에서 서로 보살펴 주며 잘 지내고 있다.소희와 임구택이 도착했을 때 노인은 상냥하게 그들을 맞아들였고, 이 나라의 설 풍습에 따라 갖가지 사탕을 준비해 주기도 했다.창아는 소희와 임구택을 보고 감격해하며 소희의 손을 잡고 좀처럼 놓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소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밤에 둘이 함께 자고 임구택더러 옆방에서 혼자 자게 했다.청아는 소희에게 여기에서 겪었던 사정을 얘기했다.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언어가 안 통해 난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혼자 타국살이에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던 적이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다 견뎌냈다. 그녀는 이제 완전히 적응했다. 그녀는 수업하고, 집에 가고, 또다시 수업하러 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주 간단하지만 충실한 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다. 적어도 그녀는 자신의 생활에 매우 만족했다.“나중에 너랑 둘째 삼촌이 내 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을 줬다는 걸 알았어. 다행히 그 돈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살 수 있었고.”청아가 웃으며 말했다.“힘든 시절은 다 지나갔어.”소희가 말했다.“그래, 다 지나갔어.”청아는 소희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배 위에 그녀의 손을 올려놓았다. “며칠 전에 갑자기 태동을 느꼈어. 의사가 말하길, 태동이 매우 빨랐다고 해. 뱃속의 녀석은 분명 활발하고 활동적인 아이임이 틀림없어. 내가 가장 힘들 때 견딜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이 아이가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아이가 움직이는 것을 느낄 때마다 난 흥분해서 하룻밤을 잘 못 잤어. 아이를 남겨둬서 정말 다행이야. 소희야, 너한테도 많이 고마워. 애초에 네가 내게 아이를 남길 용기를 줬잖아.”소희는 손을 그녀의 배에 살짝 얹었다. 태동이 소희의 손에 전해졌을 때, 그녀는 가슴이 뛰며 색다른 감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