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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말을 마친 김서윤은 대량 개조한 벤츠 G63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차 트렁크에서 정교한 포장 박스를 꺼내 허민서 앞에 내던졌다.

박스 안에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구찌, 샤넬 로고가 박힌 20여 개의 한정판 명품 백이 가득 들어있었다.

평소 명품 매장에 자주 들러 가방을 구경하는 허민서에게 이것들의 진위를 구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 새벽까지 내가 직접 너 주려고 이 가방들을 준비했어.이건 전부 VVIP 고객들을 위해 만든 한정판이라 전 세계에 하나뿐이야. 둘도 없는 리얼 한정판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너에게 묻고 싶네. 허민서, 네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김서윤은 또다시 트렁크에 가서 고급 향수를 한 박스 꺼냈다.

이 향수들은 포장이나 디자인으로 볼 때 전부 개인 맞춤 제작형 최고급 프리미엄 향수였다.

김서윤이 대충 몇 병 꺼내도 박건우의 BMW와 맞바꿀 수 있는 정도였다. 그녀는 가차 없이 향수 포장을 뜯고 뚜껑을 열어서 두 박스에 모조리 쏟아부었다.

이어서 옷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더니 불을 붙이고 박스에 휙 내던졌다.

향수에 불길이 닿자 순간 몇 마리 용이 하늘을 치솟는 것처럼 활활 타올랐고 식겁한 허민서와 박건우는 연신 뒷걸음질 쳤다.

김서윤은 그런 허민서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제 주제는 아네. 너도 네가 이렇게 귀한 물건들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봐.”

김서윤은 또다시 그녀가 타고 온 초대형 벤츠 SUV 앞에 서서 범퍼를 두드리며 허민서에게 말했다.

“이건 최신형 벤츠 G63이야. 가격은 10억대이고 벤츠 오리지널 개인 맞춤형 개조 키트까지 더하면 최소 20억 원 이상이야. 게다가 이건 돈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니야. 벤츠 오리지널 개인 맞춤 제작은 전 세계에 구매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마 열 명도 안 될걸.”

김서윤은 벤츠를 지나 또다시 허민서에게 다가가며 야유 조로 말했다.

“후회해? 듣자 하니 너 어젯밤에 우리 오빠가 준 선물을 그냥 버렸다던데 그 상자 안에 뭐 들어있는지 알아? 바로 대우은행 개인 맞춤형 골드 카드였어. 아직 대우은행 개인 맞춤형 골드 카드가 너에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지? 급할 거 없어. 내가 천천히 알려줄게.”

“됐어, 서윤아. 그만 가자.”

임서우가 김서윤의 말을 자르며 이곳을 떠나려 했다.

허민서와의 인연이 끝났으니 더 말해봤자 아무 소용 없으니까.

하지만 김서윤은 이번에 임서우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허민서에게 계속 말했다.

“오빠가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 난 그래도 알려줘야겠어. 네가 대체 뭘 놓쳤는지 말이야. 대우은행의 개인 맞춤형 골드 카드 한 장이면 가족 3대가 놀고먹어도 다 쓰고 남아. 이 카드에 매년 1억 달러가 들어오거든. 그 돈은 네가 실컷 써도 돼. 이 카드의 주인이 바로 너에게 버림받은, 네 눈에 한낱 보잘것없는 우리 오빠야! 허민서 널 어쩌면 좋니?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눈이 멀어도 제대로 멀었지. 어떻게 우리 오빠를 포기하고 고작 이런 찌질이를 만나려는 건데? 내가 평생 본 사람 중에서 네가 최고야. 아무도 못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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