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공개 결혼식과 승계 관련 일정을 마친 뒤, 두 사람은 다시 지중해로 떠났다. 가문 서약 뒤 다녀온 여행 때 약속했던 두 번째 휴가였다. 은우는 출국 직전까지 결재를 끌어안지 않고 대행자가 확인할 목록을 먼저 전달했다.
태주는 여행 가방을 닫다가 그녀가 식사를 자주 거르는 것을 알아챘다. 은우도 피곤해서 그렇다고만 넘기지는 않았다.
“도착해서도 계속 이러면 진료를 받아볼게요.”
“일정은 바꿀 수 있어.”
“알아요. 먼저 상태부터 확인하죠.”
여행지에 도착한 뒤 두 사람은 육지에서 먼저 진료를 받았다. 확인할 검사를 마치고 설명을 들을 때 태주는 은우보다 질문을 많이 했다. 요트로 돌아온 뒤에도 불편이 이어지자 현지 진료 기록을 선상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선상에서 울렁임이 이어지자 두 사람은 준비된 의료진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은우가 자신의 증
세 번째 아이를 기다리는 계절은 서두르지 않고 지나갔다. 가을에 잡은 검진 날짜가 겨울 달력으로 넘어갔고, 봄이 되자 은우는 외부 일정을 더 줄였다. 도현과 하은은 두 돌을 지나며 집 안에서 서로를 부르는 말이 늘었다. 어느 날부터는 엄마가 바닥에서 일어나려 하면 작은 손을 내밀기도 했다.태주는 그 손이 은우를 세게 당기지 않도록 옆에 앉아 알려 줬다.“엄마가 잡으면 기다려. 뛰어가면 안 돼.”하은은 고개를 끄덕이고도 금세 잊었지만, 도현은 제법 진지하게 손을 내밀었다. 은우가 잡아 주자 아이가 웃었다. 태주는 두 아이가 먼저 정원으로 나간 뒤 그녀 곁으로 돌아왔다.정원에 나가기 전 태주는 평소 하던 관리 운동을 마쳤다. 은우는 기록을 확인하고 수첩을 덮었다.“도련님, 오늘 치료는 여기까지입니다.”익숙한 호칭에 그가 웃었다. 더 해 달라고 붙잡는 대신 수첩을 서랍에 넣어 줬다. 은우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그의 팔을 빌렸다. 오늘 밖에 나갈 준비에는 자신이 조금 더 오래 걸렸다.출산 준비는 담당 의료진과 확인한 일정에 맞춰 정리돼 있었다. 은우는 가방을 한 번 더 열었다가 이미 확인한 물건을 다시 세는 대신 닫았다. 태주가 현관 쪽에서 신발을 건넸다.“멀리 안 갈 거야. 벤치까지만.”“당신이 먼저 쉬고 싶다고 하니까 새롭네요.”“혼자 걷기 싫어서.”그녀는 웃고 그의 팔에 손을 얹었다. 태주는 은우가 발을 디딜 때까지 문을 잡고 기다렸다. 정원에서 아이들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두 번째 임신을 확인한 뒤 일곱 달이 넘게 지난 이듬해 늦봄이었다. 쌍둥이의 두 돌도 지났고, 은우는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정원 벤치까지 나온 그녀가 태주의 팔을 잠시 놓자 도현과 하은이 각자 한
귀국한 뒤 은우는 여행지에서 느낀 증상과 검사 결과를 함께 들고 진료를 받았다. 초기에 확인할 것과 다음 방문에서 살필 내용을 듣고 나니, 기쁨 뒤에 따라붙던 조바심이 조금 가라앉았다. 태주는 이번에도 대답을 대신하지 않고 옆에 앉아 있었다.“아이들 일정은 제가 바꿀게요. 회사 쪽은 대행자와 조율하고요.”그녀가 말하자 태주가 자기 달력도 펼쳤다.“같이 바꾸자. 네 것만 비울 필요는 없잖아.”두 사람은 등원이나 외출처럼 이미 정해 둔 일부터 나눴다. 기존의 돌봄 담당자에게 부탁할 시간과 두 사람이 직접 맡을 시간을 구분했다. 새 식구를 기다린다고 해서 도현과 하은의 하루가 갑자기 바뀌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집에 돌아오자 도현이 은우의 가방을 열려고 달려왔다. 태주가 가방을 받아 올리고 아이 손에 작은 수건을 쥐여 줬다. 하은은 진단서 봉투를 보고 종이를 달라고 했다. 은우는 빈 종이를 따로 꺼내 주고 봉투를 서랍 안에 넣었다.“아직 아이들한테는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어요.”“천천히 하지. 우리도 방금 들었는데.”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두 아이 곁에 앉았다.알프스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난 가을, 은우는 안채에서 진료 때 받은 서류를 정리했다. 임신 6주. 태주가 곁에 무릎을 꿇고 앉자 그녀는 진단서보다 그 얼굴을 먼저 봤다. 이번에는 기다릴 아이가 셋째라는 말이 두 사람 사이에 낯설게 남았다.“네가 두 아이한테 미안해할 일부터 세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몫도 있어.”은우는 진단서 봉투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한동안 날짜를 봤다. 첫 임신 때보다 덜 놀랄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이들이 이미 둘이나 있다는 사실은 기쁨과 걱정을 함께 크게 만들었다.&ldqu
첫돌 무렵 받은 초청은 가을 심포지엄 일정이었다. 몇 달 뒤 출국을 준비할 때 도현과 하은은 봄보다 많이 걸었지만, 멀리 가면 금세 안아 달라고 했다. 은우는 강연과 휴식 날짜를 나누고 태주는 아이들이 머물 숙소와 이동 시간을 확인했다.출발 전에는 가족 일정과 필요한 건강 사항을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했다. 현지에서도 무리하게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관광은 잡지 않았다. 강연 시간에는 태주가 돌봄 담당자와 아이들을 맡고, 은우가 돌아오면 교대하기로 했다.샬레 첫날 저녁, 아이들은 낯선 방에서 좀처럼 잠들지 않았다. 태주가 품에 안고 서성이려 하자 은우가 의자를 가져왔다.“앉아서 같이 책을 볼까요.”두 아이는 같은 그림을 서로 먼저 짚으려 했고, 책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태주가 한 장을 오래 들고 있자 은우도 옆에 앉았다. 한참 뒤 아이들이 조용해졌을 때에는 어른들도 말수가 줄었다.며칠 뒤 강연을 마친 날 저녁, 태주는 아이들이 낮에 어떻게 지냈는지 은우에게 이야기해 줬다. 하은은 낯선 숟가락을 싫어했고 도현은 창밖 새를 한참 봤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시각별로 적은 메모도 가지고 있었지만 먼저 펼치지는 않았다.“발표는 어땠어?”“잘 끝났어요. 질문이 많아서 조금 늦었죠.”“시간은 괜찮았어. 얘들이 기다리는 건 어려워했지만.”은우는 미안하다고 하려다 말고 고맙다고 했다. 태주가 낮에 찍은 사진을 보여 줬다. 창밖을 보던 도현의 뒷모습과 낯선 숟가락을 밀어 놓은 하은의 얼굴이었다. 은우는 웃으며 다음 사진도 넘겨 봤다.저녁 식탁에서는 서로 남긴 음식을 챙기느라 이야기가 자주 끊겼다. 은우가 한 문장을 끝내기 전에 하은이 손을 내밀었고, 태주가 답하려는 순간 도현이 물컵을 밀었다. 두 사람은 결국 아이들이 잠든 뒤 다시 이야기하기로
첫돌 무렵 맞은 늦봄, 두 아이는 같은 날 같은 만큼 걷지 않았다. 도현이 먼저 두 발을 떼면 하은은 앉아서 장난감을 살폈고, 하은이 움직일 때는 도현이 어른 손을 찾았다. 은우는 누구 걸음이 빠른지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태주가 정원 바닥을 살피며 의자 위치를 바꿨다. 아이들이 갑자기 달려들어도 뒤로 물러날 공간이 있어야 했다. 은우는 자갈길 쪽 문을 닫고 잔디 가장자리에서 아이들을 불렀다.“엄마 여기 있어. 천천히 와.”태주는 기다리다 먼저 안아 올리려던 손을 거뒀다. 하은이 주저앉자 곧바로 일으키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아이가 잡으면 받쳐 줄 수 있는 거리였다. 도현이 옆에서 그 손을 가로채자 태주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너는 저쪽 손도 있잖아.”은우가 다른 손을 내밀었지만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결국 네 사람은 정원 한가운데서 한동안 꼼짝하지 못했다. 점심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 뒤에야 태주가 벤치 쪽으로 천천히 옮겨 앉았다.본채 앞 남향 정원. 봄 햇살이 분수 위로 부서졌다.“도현아, 하은아, 조심조심!”두 아이가 잔디에서 한 걸음씩 옮기다 태주의 다리를 붙잡았다. 그는 먼저 벤치에 앉아 손을 내밀었다. 은우는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세지 않고 아이들 뒤에서 기다렸다. 하은이 중간에 주저앉자 도현도 돌아봤다. 태주는 아이가 다시 손을 내밀 때까지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아이들이 잔디에서 놀고 난 뒤 은우는 신발을 벗겨 흙을 털었다. 도현은 제 신발을 다시 신겠다고 붙잡았고 하은은 태주에게 두 손을 뻗었다. 태주는 한 아이를 안은 채 다른 아이의 신발까지 받으려다가 은우를 봤다.“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군.”“그 손도 누가 잡았을 거예요.”그는 잠깐 생각하고 그렇겠다고
쌍둥이의 첫돌을 한 달쯤 앞둔 봄 아침, 하은이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태주가 새것을 건네자 아이는 떨어진 쪽을 가리켰다. 은우는 바닥의 숟가락을 치우고 그가 잠깐 쩔쩔매는 것을 지켜봤다.“이번에는 제 말도 안 듣네요.”“나한테만 그런 줄 알았는데.”태주가 낮게 대답하자 그녀가 웃었다. 그는 아이가 다시 손을 뻗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숟가락을 쥐여 줬다. 그 사이 식사가 조금 식었지만 은우는 먼저 데워 달라고 하지 않았다. 태주는 자기 그릇을 잠시 밀어 두고 아이가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지켜봤다.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집의 물건도 제자리를 바꿨다. 손이 닿는 선반의 유리 장식은 위로 올라갔고, 정원으로 나가는 길에는 신발 네 켤레가 놓였다. 태주의 보행 기록도 달라졌다. 실내에서 손을 짚지 않고 옮겨 다니는 시간이 늘었고, 장거리 외출에는 스스로 쉬어 갈 곳을 찾았다.은우는 매번 뒤에서 골반만 보지 않았다. 태주가 아이들의 장난감을 주우며 오래 몸을 숙이면 한 번 말을 건넸고, 그가 피곤하다고 하면 활동을 줄였다. 과거의 열두 걸음은 이제 가족이 매일 함께 다니는 거리의 전부가 아니었다.“식기 전에 네 것부터 먹어.”태주가 아이들 식기를 옮기며 말했다. 은우가 도현의 앞치마를 여미자 그가 하은을 맡았다. 두 아이의 속도가 달라 한 사람만으로는 식탁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았다.은우가 먼저 식사를 마치고 손을 바꾸자 태주도 자리에 앉았다. 도현은 다 먹은 그릇을 여전히 붙잡고 있었다. 태주가 비었다고 보여 주자 그제야 손을 놓았다. 은우는 턱받이를 벗겨 주고 아이가 식탁에서 내려갈 때까지 곁에서 기다렸다.겨울을 지나 봄꽃이 핀 정원에서 아이들이 놀기 시작했다. 돌봄 담당자가 자갈길 쪽을 지키는 동안 도현은 잔디에 앉아 손바닥을 폈다. 하은은 은우의 치마를 붙잡고 일어
기념식 다음 날, 여의도 라운지에는 분할·합병에 따른 협력 계약과 후속 집행 문서가 놓였다. 앞서 검토와 의결을 거친 안건이었다. 은우는 자기 서명이 필요한 항목을 찾고, 태주는 사업 담당자에게 나머지 집행 일정을 물었다.법무팀이 서명할 쪽을 펼쳤다. 은우는 표시된 곳에 바로 펜을 대지 않고 운영위원회에서 합의한 인력 배치와 무상 재활 기준을 먼저 찾았다. 이전 문서와 표현이 달라진 항목에서 담당자를 불렀다.“이 페이지는 표현이 바뀌었네요.”법무 담당자가 변경 이유를 설명하자 그녀는 원래 자료와 나란히 놓고 읽었다. 태주는 먼저 서명한 뒤 재촉하지 않았다. 은우가 이해한 내용을 다시 묻고 답을 들을 때까지 기다렸다.창밖이 어두워질 무렵 남은 파일은 두 개였다. 은우는 다음 날 처리해도 되는지 물었고, 담당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가방을 닫았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집에 가고 싶었다.“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허리는 집에 가서 볼게요. 지금은 저도 아이들 보고 싶어요.”태주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펜을 내려놓았다. 차 안에서는 각자 휴대폰으로 메일을 읽지 않았다. 은우가 아기방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여 주자 태주가 손가락으로 도현의 발을 가리켰다. 벗겨진 양말이 담요 옆에 놓여 있었다.“그건 내가 신겼는데.”“잘 벗는 것도 배웠나 봐요.”그가 웃었다. 은우는 사진을 저장하고 휴대폰을 뒤집어 두었다.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은 서명보다 작은 것들이었다.안채로 돌아와 은우가 그의 기립근을 풀었다. 풀린 뒤에 태주가 은우를 무릎에 앉히고 옷 위로만 안았다. 성기가 반쯤 섰으나 그는 치마를 걷지 않았다. 대신 은우의 입술을 깊이 머금었다. 은우가 손을 뻗자 그는 고개를 낮춰 그 손길을 받았다.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