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65화

Author: 손이영
유강후는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더니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었다.

“용서하기 어려운 일은 어떤 거죠?”

온다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은별 씨와 정말 그런 사이였다면...”

온다연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잡더니 질투 나는 듯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괴로워요. 만약 두 사람이 예전에 사랑하던 사이라면 다시는 강후 씨를 만나지 않을 거예요.”

유강후는 순종적이고 부드러운 온다연의 모습에 가슴이 간지러워져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게 다예요?”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둘 사이의 오해였다면 며칠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나은별 씨와 사랑하던 사이라면...”

“쳇.”

온다연은 대뜸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고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의 기색이 엿보였다.

“일단 그 여자를 때려눕힌 다음 강후 씨를 던져버릴 거예요.”

말이 끝나자마자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격렬하게 키스했다.

차 안의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자 운전 기사는 조용히 칸막이를 내렸다.

그렇게 두 사람 모두 감정이 북받쳤고 한참 후에야 흥분을 가라앉혔다.

온다연은 유강후의 가슴에 기대어 거친 숨을 내쉬며 그의 심장 박동을 듣고 있었다.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있던 유강후는 마치 온 세상을 움켜쥔 듯 꼭 껴안고 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숨소리와 심장박동을 조용히 느꼈다.

마치 이 세상에 그들만 남은 것처럼 말이다.

한참 후 온다연이 속삭였다.

“정말 신경 안 쓸 거예요?”

“그래도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잖아요. 같이 지낸 정이 있을텐데...”

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온다연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

“그 사람 얘기는 앞으로 꺼내지 마요. 재수 없으니까.”

강씨 가문 저택에 다다를 무렵 온다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임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이사 갈 거야. 강후 씨한테 이사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물어봐 줘.”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좋다며? 이웃들도 친절하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6화

    “신경 꺼요.”임혜린은 여전히 화가 잔뜩 난 상태였다.“내가 낳은 아들이고 한이준이랑 전혀 상관없는 아이예요. 그래서 도와줄 거예요? 말 거예요?”유강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임혜린은 코웃음을 쳤다.“싫다는 뜻이죠?”곧이어 그녀는 목소리를 높였다.“다연아, 실은 너한테도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가 있어. 이름은 주...”“임혜린!”유강후는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표정이 어두워졌다.“다연이 친구인 걸 봐서 이번 한 번은 도와줄게. 하지만 다연을 속이려고 없는 얘기를 만들어낸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임혜린은 비웃었다.“그쪽이랑 실랑이할 시간 없으니까 얼른 이쪽으로 사람 보내요. 그리고 집은 인적 드문 곳으로 알아봐 줘요. 아들이랑 한동안 조용히 살고 싶어요. 지금 당장 알아봐 줘요.”유강후는 싸늘하게 말했다.“조금 있으면 데리러 갈 거야. 성당 근처에 별장 한 채가 있는데 당분간은 거기서 지내.”“내가 그쪽을 어떻게 믿어요. 그 별장 근처에 한이준이 살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다연아...”임혜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는 전화를 끊었다.그러자 온다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친구? 저한테도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유강후는 마음속으로 임혜린을 수백 번 욕했지만 표정은 오히려 담담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딱 봐도 도와주길 바라서 지어낸 얘기잖아요.”온다연은 임혜린이 걱정되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혜린한테 정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가봐야겠어요.”유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너무 늦었어요. 오 집사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가요. 어차피 내일 성당 근처 별장으로 이사 올 텐테 뭘 걱정해요. 내일 일찍 만나러 가요.”온다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요. 지금 마음이 심란할 거예요. 친구도 별로 없을 텐데 저라도 가봐야죠.”유강후는 온다연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았다. 하는 수 없이 이권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당장 임혜린 모자를 데리러 갈 사람을 준비하라고 명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7화

    직원은 백인 여성이었는데 온다연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로 쭈뼛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죄송해요.”온다연은 따지기 귀찮은 듯 물건을 챙긴 후 유강후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유강후의 눈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뒤따라오던 이권이 참다못해 온다연이 전화하는 틈을 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도련님, 참지 말고 그냥 웃으세요.”이권은 방금 온다연이 내뱉은 소유욕 넘치는 말이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올지 잘 알고 있었다.유강후와 오랜 시간 일한 사람들은 앞으로 며칠 동안 무탈하게 지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요즘 다들 일을 너무 잘하니까 마음이 놓여. 이번 달 월급은 두 배야.”이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물었다.“너도 다연이가 한 말을 들었지? 무슨 뜻일까? 질투하는 걸까? 다른 사람이 날 가로챌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게 맞지?”유강후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이권은 웃으며 그의 말에 답했다.“맞습니다. 도련님을 향한 다연 씨의 애정이 더욱 깊어진 것 같습니다. 많이 좋아하네요.”유강후의 눈가에 떠오른 웃음은 더욱 짙어졌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더니 마치 온다연을 잡아먹을 듯 애정 어린 부드러운 눈길도 뚫어져라 바라봤다.“권아, 솔직하게 말해봐. 나 정도면 잘생긴 편이지?”“도련님이 못생겼다면 이 세상에는 잘생긴 남자가 없을 겁니다.”유강후는 올리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이런 취향인 줄은 몰랐네. 앞으로 다연이 선물을 준비할 때 예쁘게 생긴 거로 골라.”말은 이렇게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약간의 자부심을 느꼈다.한편으로는 자신이 잘생긴 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외모를 중요시하는 온다연의 관심을 받는 건 거의 불가능했으니까.이때 통화를 마친 온다연이 다가왔고 이상해진 분위기를 보고선 미간을 찌푸렸다.“왜요?”이권은 웃으며 답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유나 씨가 예쁘게 생긴 걸 좋아한다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8화

    온다연은 유강후를 째려보고선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그러나 몇 미터 달리지도 못하고 곧바로 유강후에게 품에 잡혔다.“왜 뛰어요?”섹시하고 매력적인 허스키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온다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거 놔요.”유강후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들어 올려 옆에 있는 긴 의자에 앉힌 뒤 돌아섰다.“올라와요. 업어줄게요.”온다연은 그의 넓은 등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업히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지만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괜히 투덜거렸다.“걸어갈 거예요.”온다연이 질투하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린 유강후는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업고 가면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얼른 업혀요.”자신의 질투심을 들켰다는 생각에 온다연은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걸어가도 되다니까요? 여자들이 쳐다보게 혼자 걸어요. 어차피 강후 씨도 그런 걸 즐기잖아요.”유강후는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그녀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질투하는 거예요?”온다연은 입을 삐죽였다.“아니거든요?”그러자 유강후는 손을 뻗어 그녀의 다리를 감싸며 안아 올렸다.온다연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안절부절못하며 몸을 비틀었다.“얼른 놔요.”유강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돌변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옆에서 사람들의 작은 비명과 한숨 소리가 들렸지만 유강후는 멈추지 않았다.어느새 얼굴이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오른 온다연은 계속 유강후를 밀어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거의 숨쉬기 힘들 정도가 되고서야 유강후는 비로소 손을 뗐다.온다연은 얼굴이 붉어지고 입술마저 부어올랐다.“미쳤어요?”유강후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멍하니 바라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면 사람들이 유나 씨가 내 아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온다연은 얼굴이 더 빨개진 채로 말을 더듬었다.“아내라뇨? 우린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유강후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질투쟁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9화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서 그런지 독특한 분위기가 아주 멋있네요. 북아메리카에 이런 집이 많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마음에 들면 이곳으로 이사 올까요? 여기랑 연결되어 있는 별장도 샀어요. 나중에 뚫어서 유나 씨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 해도 좋아요.”온다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 이런 곳은 아직 낯설어서요. 저는 강씨 가문 저택이 더 좋아요.”그녀는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일이 마무리되면 H국으로 갈까요? 한번 가보고 싶어요. 어쩌면 기억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잖아요.”유강후는 말없이 걷다가 별장 입구에 이르러서야 입을 열었다.“도착했네요.”문밖에는 승용차 두 대가 주차되었고 두 명의 경호원이 물건을 옮기고 있었다.안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임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동현. 얼른 내려와. 올라가면 안 된다고 했지?”말이 끝나는 동시에 하얗고 작은 아이가 온다연에게 달려왔다.그는 온다연을 보자마자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안녕하세요.”임동현은 귀여운 피카츄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고 흰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특히나 맑고 생기 넘치는 눈은 임혜린을 똑 닮았다.온다연은 한눈에 임혜린의 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몸을 숙여 아이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네가 동현이구나?”임동현은 피카츄 인형을 안은 채 또박또박 말했다.“맞아요. 누나 너무 예뻐요. TV에 나오는 사람보다 훨씬 더 예뻐요.”온다연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보드라운 얼굴을 쓰다듬었다.“말을 엄청 잘하네?”이때 임혜린이 다가왔다.“왔어?”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면 피곤한 기색을 드러냈다.“어찌나 체력이 넘치는지 나 어릴 때랑 판박이라니까?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조용하게 앉아 있는 법부터 가르쳐. 그렇지 않으면 다리가 아플 정도로 뛰어다녀야 해.”임혜린은 유강후를 힐끗 보고선 퉁명스럽게 말했다.“여기 정말 안전하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0화

    생리가 끝난 지 이틀밖에 안 됐으니 임신일 리가 없다.유강후도 무슨 생각이 났는지 실망하는 듯한 눈빛을 드러냈다.잠시 후 임혜린이 아이와 함께 나왔는데 금방 씻어서인지 아이 특유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임동현은 밝은 노란색 잠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유난히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게다가 조금 졸린 상태였기에 손을 내밀어 도우미 이모가 건넨 젖병을 받아 들고는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보면 볼수록 아이가 너무 귀여웠던 온다연은 참지 못하고 어린 녀석을 품에 안고선 젖병을 잡아주었다.아이는 젖병을 빨며 동그랗고 커다란 눈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치명적인 귀여움이었다.온다연은 고개를 숙여 아이의 이마에 뽀뽀하며 부드럽게 물었다.“졸려?”아무리 똑똑한들 결국에는 두 살 남짓의 아이였기에 그는 온다연을 잠시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엄마’라고 불렀다.온다연은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에 흠칫했다.문득 그녀에게도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온다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유강후를 바라봤다. 그도 온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에는 슬픔과 고통이 담겨있었다.온다연은 입을 벙끗했지만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아이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엄마...”임혜린은 아이가 정말 잠들려고 하자 서둘러 그를 데려갔다.“졸리면 아무한테나 엄마라고 한다니까? 하여튼 나쁜 버릇이 들었어.”온다연은 아이를 선뜻 건네지 않았다.“잠깐 안고있어도 돼?”갑자기 뭔가 떠오른 임혜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유강후를 힐끗 쳐다봤다.평소 차갑기만 하던 유강후는 제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않고 온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애정과 사랑이 가득 담겼지만 한편으로는 고통스러워 울부짖는 것 같았다.임혜린은 순간 그가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제절레 흔들며 침실로 돌아갔다.유강후는 그렇게 한참 동안 온다연을 바라봤다. 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1화

    얼마 후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강후 씨, 이 팔찌를 엄청 좋아하네요?”온다연은 이 팔찌에 달린 호박석이 그녀가 잃어버렸던 것과 똑같다는 걸 이상하게 생각했다.처음에는 유강후가 팔찌에 달린 호박석 가져갔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그가 다시 구슬을 꿰어주고 나서야 이 호박석은 처음부터 두 조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온다연은 나지막이 물었다.“우리 커플템이었어요? 똑같아서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요.”유강후의 눈에는 깊은 고통이 스치고 지나갔다.“우리한테도 아이가 있었다면...”온다연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아이가 있었다고요?”유강후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손에 있는 작은 구슬을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이를 좋아해요?”“당연하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귀여운 아이를 볼 때마다 깨물고 싶은 충동을 느껴요.”유강후는 다시 자신의 어깨에 기대라며 손짓하고선 조용히 말했다.“곧 어르신 생신이잖아요. 내일 우림이가 온다는데 같이 마중 나갈래요?”온다연이 답했다.“좋아요.”온다연은 그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는 친근함을 느꼈다. 아이를 보자마자 온다연은 그녀와 아이 사이에 끊을 수 없다는 관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처음에는 유강후의 친아들인 줄 알고 기쁘면서도 괴로웠으나 나중에 단지 절친에게 부탁받은 고아라는 걸 알고선 몹시 아쉽고 슬펐다.그녀는 착하고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이를 생각하던 온다연은 한숨을 내쉬었다.“보고 싶네요. 양씨 가문에 간 지도 꽤 됐고 로운 씨가 제사까지 지내게 했으니 자기가 강후 씨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채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똑똑한데 모를 리가 없잖아요.”유강후가 답했다.“보통 아이와 달리 우림이는 IQ가 180을 넘어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해도 아직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니 깊이 생각할 수는 없을 거예요.”온다연은 멍을 때리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나중에 양씨 가문으로 돌아갈까요?”유강후는 단호했다.“당연하죠. 전 우림이가 소유해야 할 모든 것을 되찾도록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2화

    다음 날 새벽, 유강후는 공항으로 떠나려고 했다.인기척을 느낀 온다연은 잠결에 옷을 움켜쥐며 말했다.“왜 안 깨웠어요?”유강후는 허리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너무 깊이 잠든 것 같아서 안 깨웠어요. 혼자 가도 되니까 더 자요.”확실히 지난 이틀 동안 잠이 늘었다. 어제 저녁에는 야식도 먹지 않고 집에 오자마자 잠들었다.유강후는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온 온다연을 보며 며칠간 너무 무리했다는 생각에 어젯밤에는 그녀를 껴안고 있을 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공항이랑 가까워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이미 집에 돌아왔을걸요?”온다연은 재빨리 침대에서 내려왔다.“십 분만 기다려요.”그녀는 캐주얼한 옷을 갈아입고선 가볍게 화장을 한 후 10분 만에 준비를 마쳤다.밖으로 나가보니 강양호가 이미 차 안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우림이는 아직 애잖아요. 할아버지가 직접 마중 가실 필요는 없어요.”강양호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말투가 그게 뭐니? 내가 우리 증손자 데리러 가겠다는 데 불만 있어?”“그게 아니라 아직 6시밖에 안 된 이른 시간이잖아요. 그냥 편히 집에서 쉬세요. 이번에는 우림이도 오래 있다가 갈 거니까 충분히 같이 있을 수 있어요.”강양호는 심기가 불편했다.“우리 집안 독자인데 당연히 직접 마중가야지. 너희가 아이를 여러 명 낳았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하겠니?”유강후는 인내심 있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지금 적극적으로 임신 준비 중이잖아요.”강양호는 그를 힐끗 쳐다봤다.“생일에 내 친구들도 많이 올 거다. 다들 자식과 손주가 있고 증손자까지 여러 명이란다. 나만 우림이 하나잖니.”“내 체면은 우림이가 받쳐주는 거야. 넌 믿을 구석이 없구나.”바보가 아닌 이상 그 말속에 숨긴 뜻을 알아채지 못할 리가 없다. 온다연은 단번에 강양호가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하는 걸 알 수 있었다.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서둘러 뒤에 있는 차로 걸어갔다.차량 행렬이 빠르게 저택을 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3화

    물론 온다연도 예쁜 편이지만 이 세상에는 예쁜 여자가 너무나 많다. 게다가 유강후의 외모, 재산, 권력으로 봤을 때 그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솔직히 말해서 온다연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않은가?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유는 없어요. 그냥 유나 씨면 돼요.”역시나 아무도 온다연을 대체할 수 없었다.운명의 실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엮여 있었고 그들은 평생 얽히게 될 운명이었다.두 사람은 말을 멈추고 조용히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한참 후에야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H국에는 언제쯤 갈 거예요?”“날씨가 좀 시원해지면 갈까요? 경원은 여름보다 가을이 더 예뻐요.”온다연은 그의 손바닥에 원을 그리며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혜린의 아이가 너무 귀여워요. 안고 있으면 폭신하고 볼살도 가득해서...”그녀는 어제 아이를 더 오래 껴안지 못한 게 아쉬운 듯 유강후의 아랫배를 쓰다듬더니 낮은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우리도 아이가 있으면 좋을텐데...”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생길 거예요.”유강후는 그 꿈을 기억했고 곧 아이가 돌아올 거라는 예감이 생겼다.이때 온다연이 말했다.“꿈에 종종 아이가 나타나는데 왜 자기를 버렸냐며 저한테 물어봐요. 꿈이라서 얼굴조차 선명하게 보지 못하니까 마음이 너무 괴로웠어요.”“그런데 최근에는 꿈속에서 아이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남자 아이였는데 강후 씨랑 많이 닮았어요.”“예전에 우리에게 아이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예요.”유강후의 눈에는 고통이 스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의 손을 꽉 감쌌다.이곳은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서 공항 입구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들어 좁은 통로를 막고 있었다.유강후는 표정이 일그러졌다.“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곧 기사가 돌아왔다.“대표님, 잠시 후 연예인 한 명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그

Latest chapter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3화

    잠시 후 봉현수가 나왔다.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그는 비록 야위어 보였지만 적어도 사람같이 보였다.유강후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먼저 밥부터 먹어.”봉현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먹고 싶지 않아. 지금 바로 예솔이 엄마의 산소에 가봐야 해.”유강후가 말했다.“내가 이미 사람을 보냈어. 조금 있으면 소식이 올 거야, 먼저 밥 먹고 있어. 네 모습 좀 봐봐. 찾았다고 해도 정연석이 그 자리에 있으면 주먹 하나로 너를 이길 수 있어.”봉현수는 대충 몇 입만 먹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 오래 제대로 식사하지 않은 탓에 몇 걸음을 가지 못하고 체력이 달려서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유강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서 전면 검사를 받았다.검사를 받고 보니 장기 음주한 탓에 위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게다가 몸에 있는 상처들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일부는 염증이 생기고 헐어서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이런 말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던 봉현수는 주삿바늘을 뽑자마자 가려고 했다.유강후는 그에게 경고했다.“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예솔 씨를 찾는다고 해도 소용없어.”그는 사람을 시켜 거울을 가져오라 하고 봉현수를 거울 앞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지금, 이 거짓꼴을 봐봐, 어딜 봐서 사람 같아 보여?”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본 봉현수는 멍해졌다.거울 속의 남자는 말라서 모양이 빠졌고 이전에 건장했던 몸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몇 달 전 산 셔츠는 마치 빌려서 입은 옷처럼 헐렁하게 몸에 걸쳐있었다.얼굴은 여전히 그대로였으나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눈언저리가 푹푹 꺼져 들어가 있었다.머리는 너무 오래 정리하지 않은 탓에 스타일이 하나도 없었다.“내가 왜 이렇게 된 거야?”봉현수의 비서인 안시현이 말했다.“대표님, 최소 30근은 빠지셨어요. 사람이 달라 보여요.”“제가 지금 바로 가서 몸에 꼭 맞는 옷을 사 올게요.”봉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직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넋이 나가 있다가 한참 후에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2화

    봉현수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그 당시 나는 솔이를 다치지 않았지만, 온몸이 항상 상처투성이였어. 그 사람들이 한 짓인가? 그러나 솔이는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을까?’“하지만 나와 헤어졌다고 하여도 바로 정연석이랑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거야.”유강후는 실망스러운 듯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아직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넌 정말 구제 불능이야. 예솔 씨는 너에게 괴롭힘을 당해 죽을 지경에 이르렀고 또 아픈 동생까지 데리고 있었어. 오직 정연석만이 그녀에게 잘해줬고 도움을 줄 수 있었어. 예솔 씨가 정연석의 호감을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면 동생이 죽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해?”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그해는 너의 생일이었어. 우리가 호텔에서 너의 생일을 축하해줬는데 중간에 주연아가 왔어. 넌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예솔 씨를 난처하게 하면서 화나게 하려고 했어. 너는 그때 예솔 씨에게 기어 와서 술을 마시라면서 너무 지나치게 괴롭혔었지, 누가 너처럼 그렇게 사람을 괴롭혀?”봉현수는 중얼중얼 말했다.“솔이는 돈을 위해서 그랬어. 나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어...”유강후가 말했다.“그래서 빌려줬어?”봉현수는 머리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유강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러면 네가 지금 이렇게 돼도 싼 거야. 그때 그렇게 싸운 상황에서 예솔 씨가 너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던 건 너에게 희망을 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돈이 간절히 필요했다는 거야. 네가 예솔 씨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면 분명 정연석이 돈을 빌려줬을 거야.”“네 손으로 직접 예솔 씨를 밀어낸 거지.”“현수야, 네가 지금 여기서 죽든지 말든지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 예솔 씨는 볼 수 없으니까.”“그 정력이면 예솔 씨를 찾으면서 그때 일을 다시 한번 조사해 봐. 오직 그때 일을 낱낱이 파헤쳐서 밝혀야 모든 오해가 풀릴 수 있고 화해할 기회도 있어. 그렇지 않으면 전혀 기회가 없어.”“아니면 찾아서 뭘 할 건데? 계속 죽을 때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1화

    봉현수는 무기력해서 말했다.“차라리 거지였으면 좋겠어. 제정신이 아니라면 마음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을 거니까. 나는 솔이가 지금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아.”“함께 지옥에나 가라!”자포자기하는 봉현수의 모습을 본 유강후는 퉁명스럽게 웃으면서 샤워기를 들고 그를 향해 마구 물을 뿌렸다.“얼른 죽어버려. 예솔 씨가 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 돌아올 거야. 네가 남겨준 재산으로 너의 별장에서 기생오라비들과 함께 매일 같이 술을 먹고 애도 낳아서 행복한 삶을 살 거야.”봉현수는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중얼중얼 말했다.“네 말이 맞아. 이미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어. 아마 솔이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유강후는 투지가 전혀 없는 봉현수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그를 또다시 한번 발로 찼다.“일어나!”“예솔 씨가 진짜 결혼했다면 넌 포기 할 수 있어? 만약 포기할 수 있다면 이 죽을상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야?”“예솔 씨 옆에 다른 사람이 생겼다면 너도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 서로 각자 자신의 갈 길을 가면서 서로에게 미련 버려.”“안, 안돼!”봉현수는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솔이가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고 하여도, 나는 솔이를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할 거야.”유강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미 반년도 지났어. 만약 예솔 씨가 결혼했다면 너는 가정 파괴범이라도 될 생각인 거야?”봉현수의 몸은 굳어져 버렸고 눈빛은 마치 넋 나간 듯 어두웠다.“아닐 거야. 솔이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어.”유강후는 일부러 그를 자극했다.“너한테 그렇게 학대받았는데 아직도 너를 사랑한다고? 사랑한다면 애초에 도망을 왜 갔겠어?”유강후의 말에 어리둥절해진 봉현수는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아니야, 솔이는 나를 속이지 않을 거야. 절대 속이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했어.”유강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70화

    현관 앞에 서 있던 몇몇 사람들이 유강후를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반색하며 달려들었다.“유 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 봉 대표님이랑 봉씨 가문이 지금 엉망진창이에요. 대표님은 안에서 안 나오고 우리한텐 들어오지도 말라고 하니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유강후는 굳게 닫힌 대문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문 열어.”그러자 집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열쇠가 저한테 없어요. 대표님이 직접 챙겨가셨어요. 누구든 들어오려고 하면 때려죽이겠다고 하셨어요.”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이딴 식으로 손 놓고 있다가 진짜로 저 안에서 죽기라도 하면 책임질 거야? 당장 열쇠 따는 사람 불러와.”“네. 지금 바로 부르겠습니다!”곧이어 자물쇠를 따는 기술자가 도착했고 특수 잠금장치가 되어 있던 그 문을 여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잠금장치가 풀리는 순간 유강후는 힘껏 문을 발로 차서 열어젖혔다.문을 여는 동시에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밀려왔다.술 냄새, 곰팡냄새, 그리고 피비린내까지... 도저히 숨쉬기 힘들 지경이었다.유강후는 얼굴이 굳은 채 거실을 훑어보았다.거실 안은 술병과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아수라장이었고 소파 옆 바닥엔 사람이 하나 쓰러져 있었다.죽은 건지 산 건지도 알 수 없었다.유강후는 바닥의 술병을 발로 밀어내며 다가갔다. 그리고 그 사람을 발끝으로 툭 찼다.“죽었어?”바닥에 누운 사람이 조금 움찔하더니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씨X... 누가 들어오래? 다 꺼져!”그가 얼마나 엉망이 되었는지 확인한 유강후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발로 툭 찼다.“죽긴 뭐가 죽어. 안 죽었으면 일어나. 이 자식아.”비로소 얼굴을 들어 유강후를 확인한 봉현수는 욕을 내뱉으며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일어날 기운도 없어요.”유강후는 싸늘하게 받아쳤다.“정말 죽고 싶으면 한강 다리 밑으로 데려다줄까? 여기서 죽으면 집만 더럽혀.”몇 달 만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9화

    유강후는 온다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안타깝게 말했다.“이런 여자랑 그렇게 길게 말할 필요 없어. 온준휘 엄마에 대한 걸 알고 싶으면 그냥 바로 로운한테 넘기면 돼.”온다연은 고개를 저었다.“솔직히 사람 마음이 이렇게까지 썩을 줄은 몰랐어요. 우리 엄마 돌아가시기 전까진 겉으로는 저한테 잘해주는 척했거든요. 근데... 설마 내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었고 내가 온준용이 동남아에서 데려온 아이란 것도 알고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녀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떨궜고 유강후에게 안기며 얼굴을 그의 코트에 묻으면서 깊은 한숨이 내쉬었다.유강후는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외투를 열어 온다연을 안쪽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옆에 서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다희랑 단오 데리고 들어가서 아버지 뵙게 해. 나는 좀 이따 들어갈게.” “네, 대표님.”아이들이 병실로 들어간 뒤 유강후는 온다연을 품에 안은 채 차 안으로 데려갔다.온다연이 겪었던 모든 고통은 이제 유강후의 가슴속 깊이 새겨진 상처이자 죄책감이 되었다.그는 수도 없이 바랐다.‘시간이 되돌려질 수 있다면 어린 시절의 다연 곁으로 돌아가 직접 품어주고 상처 입은 다연을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는 앞으로의 시간으로 그녀를 보살펴주고 보상해 줄 수밖에 없었다.병원을 나서자마자 유강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봉현수의 비서였다. “유 대표님, 이쪽으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대표님 상태가 심각합니다. 저희로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요.”그제야 유강후는 자신이 몇 달째 봉현수를 보지 못했다는 걸 떠올렸다.“무슨 일인데요?”상대방 목소리는 다급하기 짝이 없었다.“대표님께서 자택에 자신을 가둔 지 벌써 2주째예요. 몸에 상처도 심각한데 치료도 거부하고 약도 안 드세요. 지금은 아예 일주일째 방문도 안 열어줘요. 계속 두드려도 아무 반응이 없고요...”“주소 보내.” “그... 영운산에 있는 별장입니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8화

    그러자 심미진의 눈빛이 흔들렸다.“아... 아냐. 난 그런 거 몰라. 그냥 네가 언니 친딸이 아니라는 것만 알고 있어. 집에 데려왔을 때 벌써 한두 살쯤 됐었지. 근데... 그때 네가 입고 있던 옷이 최고급 명품 아동복이었어. 몸에 착용한 액세서리들도 다 외국 브랜드였고. 온준용이 그거 팔아서 꽤 많은 돈을 챙겼어. 그걸로 그 시절 경원시에 작은 집 한 채는 살 수 있었을 거야. 난 그 정도만 알아. 진짜로. 나랑은 아무 상관 없어. 전부 다 온준용이 한 짓이야.”온다연은 냉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심미진, 넌 정말 끝까지 구제 불능이야. 내 진짜 신분... 넌 분명히 알고 있었지? 그런데 왜 신고하지 않았어? 왜 온준용과 함께 짜고 다 숨겼냐고? 설마 너랑 온준용이 같이 잤다는 걸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어?”심미진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다연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온준용은 내 형부야. 내가 어떻게 형부랑 그런 일을 해!”온다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응수했다.“너희 둘 사이가 어떤 사인지는 관심 없어. 하지만 유씨 집안 사람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 마. 널 왜 갑자기 내쫓았을 것 같아?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너 자신이 제일 잘 알잖아.”심미진은 얼굴이 새하얘져 거의 몸을 못 가눴다.“아니야... 난 그런 일 없었어. 온준용은 그냥 양아치잖아.”온다연은 서늘한 눈으로 말을 이었다.“온준용은 예전에 동남아에서 마약 유통으로 큰돈 벌었어. 넌 우리 엄마가 그런 사람 따라다니며 돈 쓰는 거 보면서 질투가 났고 결국 네 형부를 꼬셨어. 언니를 두 번 죽이는 짓을 해놓고 온준용이랑 같이 엄마를 협박했지. 경찰에 신고하거나 내 출생 관련한 말을 꺼내기만 하면 둘 다 죽이겠다고 말이야.”“우리 엄마는 약한 사람이었어. 내가 친딸이 아닌 걸 알면서도 날 진심으로 아끼고 지켜줬어. 하지만 너... 심미진, 넌 인간도 아니야. 네 형부를 꼬시고 또 네 선생님 남편까지 건드려? 겉으론 착한 척하면서 날 친딸처럼 키워주겠다고? 네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7화

    유재성의 상태는 며칠간 고비를 반복하다가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유민준은 유자성의 장례를 정리한 뒤 줄곧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두 사람 사이엔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유자성의 죽음은 둘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특히 유재성에게는 타격이 더 컸다. 비록 유자성은 친아들이 아니었고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40년 가까이 곁에서 함께해온 사람이었다.그를 일으켜 세운 것도 하나하나 가르치고 이끌어온 것도 유재성이었다.심지어 유강후에게 쏟은 시간보다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들인 존재였다.그나마 위안이 됐던 건 유강후와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었다.요 며칠은 쌍둥이들도 종종 병문안을 왔다.막 말을 배우고 걷기 시작한 시기인지라 유재성을 보면 할아버지하고 앵앵거리며 다가와 안기곤 했다.그 모습에 유재성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두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생겼기에 마치 광고 속 아기 모델처럼 예뻤고 병원 안에서도 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아이들이 병실에 나타날 때마다 간호사들이 몰려들어 구경하는 게 일이었다.그럴 때마다 유강후는 은근히 신경 쓰였다.속으로는 우리 애 좀 그만 봐요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아이들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으려 했다.일주일이 지나 유재성의 건강이 더 안정되자 유강후는 병문안을 조금씩 줄였다. 그리고 유민준에게 지분 문서를 돌려주며 단 한마디만 남겼다.“경원시에서 떠나.”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더는 유민준을 만나지 않았다.유민준은 그 말을 곱씹으며 유재성이 퇴원하자 네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경원시를 떠났다.그리고 유재성 퇴원 당일에 온다연은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그런데 병원 복도 끝에서 낯익은 얼굴을 마주쳤다.바로 심미진이었다.몇 년 전만 해도 화려한 명품으로 치장하며 번쩍거리던 여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낡은 옷차림에 머리는 하얗게 변했고 얼굴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해졌다.병원 입구에서 경비원들에게 붙잡혀 있는 그녀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온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6화

    유강후는 이마를 문지르며 고개를 숙여 온다연에게 입을 맞췄다.“이제 큰 문제는 없어. 네가 준 약 덕분에 상태가 꽤 안정됐어. 지금 병실 안에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 약을 분석하느라 정신없어. 하나만 실험용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던데 내가 거절했어.”온다연은 웃으며 말했다.“그건 곽 박사님이 주신 약이니까 당연히 귀하겠죠. 그러니 그 사람들은 아마 분석해도 별 소득 없을걸요.”“맞아.”유강후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꼭 필요하다니까 며칠 정도는 맡겨둘까 해.”온다연은 그의 옷깃을 가지런히 정돈해 주고 발끝을 살짝 들어 그의 턱에 입을 맞췄다.
“점심 준비가 다 됐어요. 일단 밥부터 먹어요. 그리고... 수염 좀 정리해요. 이따가 다희랑 놀다가 얼굴 찔리면 어쩌려고 그래요.”마침 그때 복도 끝에서 다희가 기어 나오더니 유강후를 보자마자 벌떡 앉아 흔들흔들 달려오기 시작했다.하지만 몇 걸음 채 가지 못하고 쿵 하고 넘어졌다.“다희야!”유강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바로 달려가 딸을 안아 올렸다.“아빠 보고 싶었어?”다희는 입을 삐죽이며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고 조그만 손바닥을 펴 보였다.
손바닥엔 희미한 붉은 자국이 두 줄 남아 있었다.유강후는 금세 눈치를 챘다.“엄마가 자로 손바닥 때렸어?”다희는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푹 숙이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더니 입만 우는 소리를 내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리만 컸고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딸이 아빠에게 고자질하듯 안겨 있는 모습에 온다연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장난이 너무 심했어요. 큰 우유 잔을 통째로 내 노트북에 다 쏟아버렸어요. 지난 이틀 동안 만든 데이터가 다 날아갔으니 다시 해야 해요.”유강후는 아이 손을 잡고 후후 불며 말했다.“때리지는 말지. 아직 어려서 잘 모르잖아. 천천히 말해주고 가르쳐야지.”그의 딸바보스러운 모습에 온다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러다가 얘 완전 버릇 나빠지겠어요. 지금도 거의 날뛰는 수준이죠. 서재 한 번 가보지 그래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65화

    겉보기로만 보면 유민준은 유강후의 저렴한 복사본 같았다.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는 감추지 못한 간절함이 담겨 있었고 온다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깊고 무거웠다.그는 더 이상 다가서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미안해. 내가 예전에 정말 많은 잘못을 했어. 하령이랑 같이 널 괴롭히기도 했고... 근데 난 그냥 장난인 줄로만 알았지. 그렇게 더럽고 비열한 짓까지 할 줄은 몰랐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좀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너 그런 고통 안 겪었을 텐데...”온다연은 한치의 감정도 없이 단칼에 잘랐다.“이제 와서 그런 말 해서 뭐해요? 원래는 오빠를 죽일 생각이었어요. 근데 오빠가 날 한 번 살려줬으니 그걸로 끝내고 싶어요. 이제부터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니 다시는 제 눈앞에 나타나지 마세요.”그 차디찬 말 한마디가 유민준 마음속 마지막 환상마저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는 손에 쥔 서류를 꼭 움켜쥐며 고개를 떨군 채 중얼거렸다.“처음... 네가 본가에 들어온 그날... 내가 널 지켜줬다면... 지금 이 결말은 달라졌을까? 네 곁에 있는 사람이 나였을 수도 있었을까?”온다연은 냉정하게 쏘아붙였다.“오빠는 유강후의 발톱 하나만큼도 못 해요. 그러니 오빠 손에 쥔 그 주식 들고 지금 당장 꺼지세요. 그게 오빠가 살길이에요.”유민준은 말없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자신이 완전히 끝났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손에 든 서류를 이권에게 건넸다.“이권 씨, 이 서류를... 작은아버지께 전해주세요. 본가의 재산은 이젠 아무것도 갖고 싶지 않아요. 다만... 아버지 유골만이라도 묘지에 모시게 해주세요. 명절마다 인사드릴 수 있게만 해주시면 돼요.”그러자 이권은 냉정하게 답했다.“서류는 전달하겠습니다. 다만 대표님께서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고 부탁을 들어주실지도 장담 못 드립니다.”유민준은 고개를 숙였다.“알아요. 부탁드릴게요.”그와 말하는 동안 온다연은 이미 차에 올라탔다.“이권 씨, 출발해요.”차는 곧 조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