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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Author: 손이영
곽혜영은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지길 반복했고, 선물을 겨우 들고 있을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준 오빠, 아니에요. 그냥 함께 새해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을 뿐이에요.”

한이준은 냉랭하게 말했다.

“한씨 가문은 널 환영하지 않아. 아직도 그걸 몰라? 곽혜영, 네가 예전에 나를 구해줬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곽씨 가문에 투자도 많이 해줬잖아. 한씨 가문이 아니었으면 곽씨 가문은 이미 망해서 사라졌을 거야. 앞으로 두 번 다시 임혜린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명심해. 그리고 이건 확실히 해두자. 한씨 가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임혜린만이 내가 인정한 아내야. 오직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만이 내 후계자가 될 거고 네가 한씨 가문의 인정을 받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이미 내 소유 지분은 전부 내 아들과 임혜린의 이름으로 넘겼으니, 한씨 가문에서 네가 얻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야. 그만 정신 좀 차리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이나 해.”

처음으로 듣는 차가운 그의 말에 곽혜영은 울먹거리며 말했다.

“아니에요. 이준 오빠, 오늘은 제가 먼저 시비를 건 게 아니에요. 혜린 언니가...”

한이준은 그녀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

“임혜린은 너보다 어려. 그 언니 소리 좀 그만해. 소름 돋아. 앞으로 곽씨 가문 일로 나한테 찾아오는 것도 좀 자제하도록 해. 혜린이가 오해하는 게 싫어. 그리고 네가 들고 있는 그 물건들, 원래 임혜린을 위해 주문한 거야. 아까는 임혜린을 열받게 하려고 일부러 너한테 준다고 했을 뿐이지. 임혜린이 싫다고 하니까 그거 전부 비서한테 넘겨. 버릴 거야. 이만 가 봐.”

말을 마친 한이준은 곽혜영을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비서는 서둘러 곽혜영한테서 물건을 가져가며 사과했다.

“곽혜영 씨, 죄송해요. 대표님 성격이 원래 저래요. 임예린 씨한테 줄 물건은 절대 타인에게 주지 않아요. 차라리 버릴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넘기진 않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던 곽혜영은 그 자리에서 욕을 내뱉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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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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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94화

    “몇 해 지나지 않아 한재민에게 또 일이 터졌고 한씨 가문의 모든 짐이 전부 한이준 어깨로 쏟아졌어요. 그때 한씨 가문은 거의 무너지기 직전이었죠. 유강후와 봉현수, 그리고 저까지 우리 몇 명이 하나로 뭉쳐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하지만 한이준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은 늘 한재민을 끄집어내면서 문제 삼기 일쑤였어요. 걔는 평생 형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 얘기, 혜린 씨도 적잖이 들었을 거예요.”“그때야말로 한이준에겐 혜린 씨가 가장 절실했죠. 그런데 혜린 씨는 오직 원망이라는 감정만 품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아프실 때 나타나 주지 않은 한이준을 원망했고 곽혜영과 함께 공개적으로 망신 준 걸 원망했어요. 심지어 허도현과 함께 있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며 한이준을 자극하려 했죠.”“맞아요, 한이준도 많이 잘못했죠. 혜린 씨가 한이준의 존재를 가장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고 곽혜영을 이용해 혜린 씨에게 상처를 입혔어요. 하지만 혜린 씨도 마찬가지로 가혹했어요. 혜린 씨가 허도현과 함께 있는 걸 볼 때마다 한이준은 혜린 씨의 배신을 떠올렸고 결국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죠. 상태가 심각할 땐 최면 치료까지 받았어요.”송지원은 깊게 숨을 들이쉬곤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비벼 껐다.“웃기죠, 재벌 2세가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라니.”“혜린 씨의 책임이 아닌, 한이준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혜린 씨는 스스로 모든 걸 해낸 여자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했고 커리어도 성공적인 사람이에요. 현대 여성의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모든 걸 처음으로 되돌렸을 때, 만약 한이준이 혜린 씨를 먼저 보내지 않았더라면 아마 모든 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거예요.”임혜린은 온몸을 떨었다.“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그 사건 이후, 그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한이준과 단둘이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저 그가 병원에 오래 입원 중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그 시간 동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93화

    임혜린은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아까 그 쇼핑몰 근처에 있어요.”송지원이 말했다.“알겠어요. 쇼핑몰 입구에서 기다릴게요. 그냥 몇 마디면 되는 일이니까 굳이 다른 장소로 옮길 필요는 없어요. 전화로는 하기 좀 그래서 그래요. 도착하면 연락해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혜린은 쇼핑몰 입구에 도착했다.송지원은 이미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다가오자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몇 마디면 돼요. 여기서 얘기해요.”송지원은 한이준의 친구들 중 가장 신중한 사람이었다. 서른 초반의 나이에 이미 한 지역을 휘어잡는 자리에 올랐고 탄탄한 집안 배경과 막강한 인맥을 갖춘 인물이었다.평소의 인상 때문이었을까, 그는 한이준이 어울리는 무리 중 유일하게 임혜린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혜린 씨, 그동안 한이준이 못되게 군 거, 저도 잘 알아요. 오늘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심했고요. 하지만 그 모든 게 전부 걔 잘못만은 아니에요.”“지금 걔를 감싸려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누구 편을 들 생각도 없고요. 그저 그날의 진실을 혜린 씨한테 알려주려는 것뿐이에요.”그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는 천천히 연기를 내뱉었다.“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이준은 오랫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상태가 많이 호전됐는데 혜린 씨가 북미로 떠난 이후로 다시 악화됐고 지금은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임혜린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한이준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만방자하고 무슨 일이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부터 하던 자존심 강한 사람인데 그런 그가 정신질환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송지원이 말을 이었다.“믿기 어렵겠죠. 하지만 이건 사실이에요.”“그날, 걔가 혜린 씨랑 같이 납치됐을 때 혜린 씨보고 먼저 도망치라고 했던 거, 기억하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혜린 씨의 탈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92화

    임혜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한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상대는 신호가 가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심정으로 초조하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는 연결되지 않았다.허도현이 말했다.“내가 경찰에 바로 신고할게. 일단 진정해. 대낮에, 그것도 집 앞에서 애를 납치하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임혜린은 식은땀에 푹 젖은 채 외쳤다.“차 돌려줘요. 아까 그 쇼핑몰로 가요. 한이준이 한 짓이 분명해요. 이쪽에서 누구의 원한을 산 적도 없는데 대낮에 아이를 납치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한 짓일 거예요, 틀림없어요!”허도현은 격분해 소리쳤다.“미친놈이 대체 뭘 어쩌자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들인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그 말을 들은 임혜린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온몸을 떨었다.“빨리요. 얼른 차 돌려요. 그 미친놈이 내 아들을 데려가려 해요.”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또다시 한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허도현은 이렇게 무너진 모습의 임혜린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기억 속 임혜린은 언제나 강인하고 독립적인 사람이었고 그야말로 완벽한 현대인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가 한이준 때문에 이렇게 무너지며 통곡하다니, 믿기 힘든 순간이었다.허도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진정해. 걘 아이의 아버지야. 그러니까 아이한텐 해코지하지 않을 거야.”그러나 임혜린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그 사람, 단단히 미쳤어요. 저랑 아이를 떼어놓을 심산이 분명해요.”지난번 섬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이준은 아이를 인질처럼 이용했고 임혜린과 아이는 결국 반년 가까이 떨어져 있어야 했다.아이가 아프거나 울음을 터뜨려도 그는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앞으로 떠나지 않겠다고, 얌전히 그의 곁에 머물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아이를 만나게 해주었다.그 반년 동안, 그녀는 목숨 걸고 저항했다. 섬에서 탈출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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