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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Author: 손이영
곽혜영은 바닥에 엎드려 구슬을 찾고 있는 임혜린을 보고 있자니 얼굴의 아픔도 조금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이준 오빠, 고마워요. 내가 헤리나 디자이너의 팬인 걸 알고 오늘의 런웨이 상품을 전부 사줬다니. 이준 오빠는 정말 나를 너무 잘 해주네요.”

임혜린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구슬을 찾기 시작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허도현은 임혜린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혜린아, 그만 찾아. 그냥 하나의 목걸이일 뿐이야. 별거 아니니까 어서 집에 가자.”

조명 아래, 임혜린의 눈가가 약간 붉어져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잠시 멈칫했다.

“혜린아, 너 울었어?”

임혜린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방금 작은 벌레가 눈에 들어가서 그래요.”

하지만 한겨울에 벌레가 있을 리 없었다. 그녀는 눈가를 훔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현 오빠, 목걸이를 망가뜨려서 미안해요. 내가 전문가한테 맡겨서 고쳐올게요.”

허도현은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괜찮아. 그냥 목걸이일 뿐이잖아. 나한테 그렇게 중요한 물건도 아니고. 어서 집에 가자.”

그는 임혜린의 손을 잡고 차 쪽으로 이끌었다.

조명 아래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깊이 사랑하는 한 쌍의 연인처럼 보였다.

한이준은 그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눈가가 붉어졌다. 그는 즉시 달려가 임혜린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멈춰! 가라는 말 안 했어!”

임혜린은 돌아서며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만했으면 됐잖아요. 뭘 더 하시게요? 나를 때려서 화풀이라도 하고 싶은 거예요?”

그녀의 눈빛에 담겨있는 혐오에 가슴이 찔린 듯 아파져 온 한이준은 말을 더듬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한이준은 분명 조금씩 나아지던 두 사람의 관계가 왜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이렇게 멀어진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게 전부 아직도 임혜린을 포기하지 못한 채 착한 척하며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허도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한이준은 진심으로 허도현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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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93화

    임혜린은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아까 그 쇼핑몰 근처에 있어요.”송지원이 말했다.“알겠어요. 쇼핑몰 입구에서 기다릴게요. 그냥 몇 마디면 되는 일이니까 굳이 다른 장소로 옮길 필요는 없어요. 전화로는 하기 좀 그래서 그래요. 도착하면 연락해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혜린은 쇼핑몰 입구에 도착했다.송지원은 이미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다가오자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몇 마디면 돼요. 여기서 얘기해요.”송지원은 한이준의 친구들 중 가장 신중한 사람이었다. 서른 초반의 나이에 이미 한 지역을 휘어잡는 자리에 올랐고 탄탄한 집안 배경과 막강한 인맥을 갖춘 인물이었다.평소의 인상 때문이었을까, 그는 한이준이 어울리는 무리 중 유일하게 임혜린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혜린 씨, 그동안 한이준이 못되게 군 거, 저도 잘 알아요. 오늘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심했고요. 하지만 그 모든 게 전부 걔 잘못만은 아니에요.”“지금 걔를 감싸려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누구 편을 들 생각도 없고요. 그저 그날의 진실을 혜린 씨한테 알려주려는 것뿐이에요.”그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는 천천히 연기를 내뱉었다.“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이준은 오랫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상태가 많이 호전됐는데 혜린 씨가 북미로 떠난 이후로 다시 악화됐고 지금은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것 같아요.”임혜린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한이준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만방자하고 무슨 일이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부터 하던 자존심 강한 사람인데 그런 그가 정신질환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송지원이 말을 이었다.“믿기 어렵겠죠. 하지만 이건 사실이에요.”“그날, 걔가 혜린 씨랑 같이 납치됐을 때 혜린 씨보고 먼저 도망치라고 했던 거, 기억하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혜린 씨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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