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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화

Author: 손이영
얼마 지나지 않아 향긋한 냄새가 나는 국물 면이 식탁에 올려졌다.

“먹어. 계란은 버터로 구웠어. 네가 좋아하는 맛이야.”

묵묵히 면을 바라본 임정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 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준 적 있어요?”

임정아의 말에 다른 뜻이 담겨 있는 것을 당연히 알아들은 송지원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없어.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요리해줄 시간이 없었어.”

가볍게 웃은 임정아는 방금 본 강연희의 SNS 게시물이 떠올랐다.

정성스러운 케이크 옆에 예쁘게 담긴 면 한 그릇, 지금 눈앞의 것과 똑같았다.

아홉 개의 사진 중앙에는 한 가족이 그려진 웹툰 이미지가 있었다.

[직접 만든 사랑의 면, 어떤 선물이나 축복보다 진심이 담겼지.]

무슨 뜻인지는 뻔히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지겨움이 느껴진 임정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원 씨, 우리 이혼해요.”

동공이 흔들린 송지원은 주먹을 쥐었다가 서서히 풀고는 임정아를 가만히 바라보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이유는?”

임정아는 손을 내밀어 천천히 반지를 벗어 식탁 위에 놓았다.

“이유 없어요. 질렸어요.”

“내일 주말이라 가정 법원이 문 닫았을 테니 월요일 아침 9시, 가정 법원 앞에서 기다릴게요.”

그녀의 동작을 지켜보던 송지원은 반지에 시선을 고정한 채 차갑게 말했다.

“반지, 다시 껴!”

임정아가 피식 비웃었다.

“송지원 씨, 웃기네요. 화났어요? 뭐야, 내가 안 낀다고 강제로 끼워요?”

송지원은 그녀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천천히 말했다.

“임수아,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마지막으로 말한다, 반지, 다시 껴!”

말에는 거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오후 5시부터 회의를 시작해 밤 9시까지 계속했고 아주 중요한 회의도 내일로 미루며 서둘러 돌아와 밥상을 차렸다.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임정아가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직접 손으로 면을 뽑아 국수를 만들었지만 세 번이나 만들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루 일찍 돌아오기 위해 업무를 압축했고 이미 이틀째 잠을 자지 못했다는 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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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강후는 남자를 한번 훑고는 다시 시선을 온다연에게로 고쳤다. 그리고 흐트러진 온다연의 머리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수업이 끝났는데 네가 보이지 않아서,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니 보건소에 있다고 알려줬어.”온다연은 그제야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고 수업이 끝나고도 30분이 지났다는 걸 알아차렸다.“계단에서 쓰러졌는데 다리를 좀 다쳐서 같이 보건소에 왔어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난 것도 몰랐네요.”온다연은 학생을 향해 말했다.“다친 다리는 적어도 보름은 잘 휴식을 취해야 제대로 걸을 수 있다고 의사가 말했어요. 여기 학교 보건소는 간단한 검사밖에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우리 쪽 병원으로 가요. 차로 몇 분이면 도착할 가까운 거리예요.”학생은 유강후를 눈치를 보며 왠지 두려운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교수님, 감사합니다. 그리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저는 괜찮습니다...”기죽은 그 모습을 보고 있다니 온다연은 몇 년 전 그 소년이 떠올랐다.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던 그 모습이 떠올라 왠지 측은해진 온다연이 더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뭐가 괜찮아요? 다리도 다치고 게다가 영양실조라는데 이번에 제대로 검사받아야죠.”“우리 가문이 운영하는 병원이니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검사 다 받고 정말 괜찮아지면 그때 다시 수업 들으러 오세요.”그러고는 상대가 거절하기도 전에 다시 말을 이었다.“차라리 지금 바로 병원을 옮길까요? 제가 차를 입구까지 몰고 올게요.”온다연은 유강후를 향해 말했다.“아저씨, 학생 좀 부축해 줘요. 운전해서 올게요.”학생은 양손을 저으며 말했다.“교수님, 정말 괜찮습니다. 제가 알아서...”“알아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 지금 이 상태로는 제대로 걸을 수도, 수업을 들을 수도 없을 텐데. 제 수업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제가 모르는 척 넘어가면 학교 측에서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그리고 병실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아저씨, 꼭 입구까지 부축해서 와요. 근처 주차장에 차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6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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