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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5화

Author: 손이영
송지원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네가 임신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는걸? 그렇게 변명하지 않아도 돼.”

임정아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손에 쥔 젓가락을 내던졌다.

“지원 씨가 좋을 대로 생각해요. 설사 아이가 있더라도 지원 씨 아이는 아닐 테니까.”

“아이를 원하면 강연희더러 낳아달라고 해요. 강연희는 두 손 두 발 들고 반길 테니까. 어차피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사연도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좋은 가족이 될 거예요.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아서 농구팀을 차리든 축구팀을 차리든 알아서 해요.”

임정아는 한바탕 말을 쏟아붓고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송지원은 이런 임정아가 점점 더 의심스러웠다.

누구보다도 임정아를 잘 알고 있는 송지원은 방금 임정아의 행동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핸드폰을 들어 양 비서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양 비서가 다급하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는가?

“마침 시장님께 연락하려고 했어요. 시장님, 임정아 씨가 지내던 아파트도 안전하지 않아요. 로운이 준 정보에 따르면 벌써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 모양이에요.”

송지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발설한 사람 바로 처단하라고 해.”

“지금 처리하면 이 아파트가 맞다고 폭로하는 꼴이 돼요. 제일 안전한 곳은 송씨 가문이니 서둘러 저택으로 돌아오세요. 로운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백 퍼센트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송지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래. 일단은 네 말대로 수아랑 본가로 갈게.”

“그리고 수아 키와 몸무게 모두 비슷한 여경호원을 보내. 그 사람을 우리가 지내는 아파트에서 지내게 하고 언제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는지 파악해.”

“차도 다른 걸로 바꿔. 지금 차로는 안 되겠어.”

“네, 바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말한 물건은 구했어?”

“네. 지금 바로 가지고 오겠습니다.”

방안으로 돌아간 임정아는 핸드폰 없이 무료하게 노트북을 뒤적이고 있었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건지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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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원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네가 임신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는걸? 그렇게 변명하지 않아도 돼.”임정아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손에 쥔 젓가락을 내던졌다.“지원 씨가 좋을 대로 생각해요. 설사 아이가 있더라도 지원 씨 아이는 아닐 테니까.”“아이를 원하면 강연희더러 낳아달라고 해요. 강연희는 두 손 두 발 들고 반길 테니까. 어차피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사연도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좋은 가족이 될 거예요.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아서 농구팀을 차리든 축구팀을 차리든 알아서 해요.”임정아는 한바탕 말을 쏟아붓고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송지원은 이런 임정아가 점점 더 의심스러웠다.누구보다도 임정아를 잘 알고 있는 송지원은 방금 임정아의 행동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바로 핸드폰을 들어 양 비서에게 연락했다.그런데 양 비서가 다급하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는가?“마침 시장님께 연락하려고 했어요. 시장님, 임정아 씨가 지내던 아파트도 안전하지 않아요. 로운이 준 정보에 따르면 벌써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 모양이에요.”송지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발설한 사람 바로 처단하라고 해.”“지금 처리하면 이 아파트가 맞다고 폭로하는 꼴이 돼요. 제일 안전한 곳은 송씨 가문이니 서둘러 저택으로 돌아오세요. 로운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백 퍼센트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송지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그래. 일단은 네 말대로 수아랑 본가로 갈게.”“그리고 수아 키와 몸무게 모두 비슷한 여경호원을 보내. 그 사람을 우리가 지내는 아파트에서 지내게 하고 언제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는지 파악해.”“차도 다른 걸로 바꿔. 지금 차로는 안 되겠어.”“네, 바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내가 말한 물건은 구했어?”“네. 지금 바로 가지고 오겠습니다.”방안으로 돌아간 임정아는 핸드폰 없이 무료하게 노트북을 뒤적이고 있었다.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건지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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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지났을까, 송지원이 주방에서 나왔다.평소 임정아가 좋아하던 반찬과 완성한 삼계탕도 세팅을 마쳤다.그리고 거실 바닥에 널브러진 베개와 옷가지, 그리고 여러 책과 문서를 정리했다.묵묵히 정리를 마친 송지원은 앞으로 다가가 까무룩 잠이 든 임정아를 바라봤다.많이 울었던 건지 두 볼에는 눈물 자국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얌전히 잠든 임정아는 천사같이 예쁘지만 눈을 뜨면 그 예쁜 입술로 또 무참히 송지원을 무너뜨리고 상처를 줄 것이다.송지원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숙여 볼에 남은 눈물 자국을 지우며 중얼거렸다.“내가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줘.”“나한테 욕을 퍼부으면 기분이 좀 풀려?”“네가 이렇게 화끈한 성격인 걸 알았다면 연예계 진출이 아니라 같이 입대할 걸 그랬어.”“아니야. 네가 그렇게 고생하는 건 또 싫네. 살갗이 조금만 찢겨도 마음이 부서지는데 그건 안되지. 네가 아무리 화를 내도 난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다른 남자는 말도 꺼내지 말아줘.”송지원은 천천히 임정아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마치 완벽한 예술품을 바라보는 듯 황홀해진 시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그러다가 송지원의 손길이 임정아의 배에 스쳤다.평소와 다름없이 평평한 배인데 아까 그 할머니는 왜 그런 소리를 했던 걸까.이런 생각을 하다가 송지원은 불현듯 무언가 떠올리며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다.문자를 보내고 나니 임정아도 잠에서 깼다.눈 뜨자마자 보이는 그 얼굴에 또 화가 났지만 허기와 피곤함에 힘이 나지 않았고 나른하게 발길질했다.“저리 비켜요.”송지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배고프지? 밥 다됐어. 화내는 것도 밥 먹고 힘내서 해.”임정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쉬고 식탁으로 향했다.너무 배고팠던 탓에 거실에서도 풍기는 그 향기로운 냄새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모두 임정아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차려진 한 상이었다.요즘 들어 입맛이 더 까다로워진 임정아는 새로 찾은 도우미 덕분에 끼니를 거른 일은 없었지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593화

    임정아는 냉소를 터뜨렸다.“그래요? 그러니 지원 씨가 뭘 어떻게 하는지 괜히 기대되는데요?”“지원 씨 말처럼 난 16살부터 지원 씨 가문에서 지냈고 다른 이성과는 마주칠 기회도 없었죠. 오래 본 남자는 이제 좀 질려서 어리고 몸매 좋은 남자들이 누나라고 부르며 따르는 걸 좀 보고 싶네요...”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정아의 입이 막혔다.송지원은 범접하지 못할 살기를 내뿜었고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궁금하다면 어디 한 번 해봐. 그 남자들의 살갗을 벗겨내고 평생 햇빛 한 번 보지 못하게 가둬놓을 테니까.”임정아는 인상을 찌푸리며 발끈했다.“그러기만 해봐요!”송지원도 양보는 없었다.“그러니까 해봐.”임정아는 참지 못하고 발길질했다.“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요!”그리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 송지원이 어느샌가 문을 잠그고 키도 숨겨버렸다.여러 번 당겨도 아무 소용이 없자 임정아의 표정이 아예 굳었다.“지원 씨, 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문도 새로 바꿨어. 최신 제품이라 내 지문 외에는 안에서도 문이 열리지 않을 거야.”임정아는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지원 씨, 이거 감금이에요. 감금은 불법이라는 걸 몰라요?”“난 이게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부부 싸움을 해결하려는 것뿐이지.”“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임정아는 너무 화가 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리고 멘붕이 와서 송지원을 손가락질하며 외쳤다.“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이건 말도 안 돼요!”송지원은 표정 변화 한번 없었다.“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봐. 여기 핸드폰 있으니까 얼마든지 신고해.”임정아의 핸드폰은 이미 고장이 났고 바로 송지원의 핸드폰을 빼앗아 통화를 걸었다.그리고 통화음이 끊기고 임정아가 빠르게 외쳤다.“제가 지금 감금을 당하고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남, 남편이 아니라 전 남편이고 집에 갇혔어요.”“아니요. 때린 건 아니고 문을 잠그고 인신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요.”통화를 종료한 임정아는 무기력하게 소파에 앉았고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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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591화

    “시장님 요즘 계속 어딘가 이상했어요. 발음도 행동도 예전 같지 않은데 정말 부상으로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지 의심이 돼요. 시장님이 정아 씨 대신 다친 걸 생각해서 완전히 낫기 전까지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 부탁드려요!”임정아는 그제야 송지원 머리에 감긴 붕대가 눈에 들어왔다.피를 흘리며 쓰러지던 모습이 다시 떠오르고 임정아는 코끝이 찡해졌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했다.“며칠 내내 이상 증세가 있었나요?”양 비서가 빠르게 대답했다.“네. 대화를 하면 이상한 게 느껴져 부모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십니다. 현재 부모님도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계시는데 믿기 힘드시다면 송씨 가문 아무 사람한테 물어보셔서 확인하셔도 됩니다.”“이혼 서류 작성하셨지만 그래도 정아 씨를 지키다가 생긴 부상인데 그걸 봐서라도 이번만 따라가 주세요.”“정말 해결이 안 되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어르신께 연락해서 직접 해결하시게 할 수밖에 없어요.”어르신 얘기에 임정아가 조금 망설이기 시작했고 양 비서가 이걸 눈치채고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제발 어르신을 생각해서라도 이번만 봐주세요.”임정아는 인상을 찌푸렸고 다시 고개를 돌려 송지원을 쳐다봤다.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건지 딱 맞던 셔츠가 헐렁해 보였다.임정아는 두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했다.그리고 몇 초 뒤, 스스로 차에 올랐다.빠르게 달리는 차량에 창밖으로 도시 불빛이 빠르게 번져갔다. 임정아는 송지원을 놓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르신을 위해서 한발 물러서는 거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리고 송지원이 완치되면 어르신에게 빚진 것도 모두 갚는 거로 생각했다.차량은 익숙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고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나란히 올랐다. 그때 임정아가 무덤덤하게 말했다.“이 집 내가 팔았어요.”송지원은 말없이 버튼을 눌렀다.문이 닫히고 송지원이 빠르게 임정아를 꽉 껴안았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동아줄을 잡은 듯 간절하고 애절하게 임정아를 들이마시었다.임정아는 니치 로즈 에센셜 샴푸와 바디워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590화

    10분이 채 되지 않아 임정아는 아파트 아래로 내려왔다.하지만 임정아는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송지원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윤정희는 그저 아주 중요한 물건을 대신 받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을 뿐이었다.아래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정아는 송지원의 차량이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걸 발견했다.겉보기엔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여도 특수 강화 유리와 소재로 개조된 차량은 다른 차량과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상황 파악을 마친 임정아는 바로 몸을 돌렸고 그때 윤정희가 전화를 걸어왔다.“수아야, 내가 정말 미안해. 송지원 씨가 전화 와서 너를 만나지 못한다면 회사에 손을 대겠다고 하니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임정아는 송지원이 어떻게 협박했을지 눈에 선했다. 그래서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이건 언니 탓이 아니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내일이면 바로 이사 갈 테니까 더 이상 언니 힘들게 하는 일 없을 거야.”“내가 돕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평소에 이성적이던 송지원 씨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나도 정말 몰랐어.”“너도 알다시피 내 손엔 다른 연예인들도 있고 회사와 그 아이들 미래까지 망칠 수는 없었어. 내가 힘이 없어서 미안해...”임정아는 주먹을 꽉 쥔 채로 말을 이었다.“아니야 정희 언니, 내가 미안해.”통화를 종료하고 임정아는 곧장 차량 근처로 걸어갔다.송지원은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임정아를 주시했고 임정아도 차량 앞에서 가만히 송지원을 바라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지원이 차에서 내렸고 임정아는 망설임 없이 뺨을 내리쳤다.그 힘이 상당했는지 송지원의 고개가 반쯤 돌려졌다.찢어진 입가를 매만지며 송지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화는 좀 풀렸어?”임정아는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바로 눈물이 차올랐지만 흐르지 않게 눈에 힘을 주고 있었다.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송지원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임정아의 눈가를 쓸었다.“수아야 울지 마. 우리 집에 가자.”임정아는 고개를 쳐들어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했다.“지원 씨가 이렇게 비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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