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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Author: 손이영
온다연과 심미진은 피를 나눈 가족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심미진은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 그녀는 백치처럼 유강후에게 쓸데없는 질문만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녀가 생각해도 가소로웠다.

그녀와 유강후 사이엔 혈연관계가 없었을 뿐 아니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에게 이용가치가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그의 말이 진심일 리가 있겠는가?

더구나 두 사람은 원래부터 다른 사람들 눈에 떳떳하지 못한 사이였다. 유강후에겐 약혼녀가 있었다.

“다연아, 난 절대 널 버리지 않아.”

유강후는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간단한 몇 글자였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니 이상하게도 맹세하는 것처럼 웅장하게 들렸다.

온다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유강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로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모는 이미 절 버렸는걸요. 제 친이모도 절 버리고, 감방에 가길 바라고, 죽길 바라는데... 아저씨도 언젠가 제가 질리면 버리게 될 거예요.”

유강후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다연아, 내가 어떻게 해야 네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해지겠냐고?'

온다연의 머릿속은 하얀 백지장이었다.

피로 이어진 가족마저 그녀를 버렸는데 어떻게 유강후를 믿고 안심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옷자락만 꽉 잡은 채 놓지 않았다.

유강후는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다가 손을 들어 혈색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녀의 입술을 만졌다.

이내 나직하게 말했다.

“다연아, 결혼하고 싶어?”

온다연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여전히 그의 옷자락만 잡고 있었다.

결혼이란 무엇일까?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 같은 관계를 말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몸이 살짝 떨려왔고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은 무서운 것이에요. 전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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