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기만 한 게 아니에요.”모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모두 열 명으로 구성된 이용조직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어요. 그중에는 오빠 아버지보다 내공이 더 높은 사람이 적지 않아요. 가장 높은 강자는 8급 무황의 내공에 도달했어요. 심지어 우리 아버지가 그들을 찾아 일을 처리하는 것조차 공손하게 예의를 차려요. 그들에게 미움을 사면 안 되거든요.”“그렇게 대단해?”이민호는 먼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복수할 희망이 생겼네.”하지만 곧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모연아, 그만두는 게 좋겠어. 너도 말했잖아, 너의 아버지가 그들을 찾아가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공손하게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너의 아버지를 찾아가 이런 일을 부탁하게 할 수 있겠어? 게다가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그들은 나서주려 하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모연도 눈살을 찌푸렸다.“이용조직은 함부로 손을 쓰지 않긴 해요. 용성 연합국의 생사에 관련된 일이라야 나서죠.”여기까지 말하고 난 모연은 잠시 말을 아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아빠는 나를 가장 아껴요. 나를 위해서라면 아빠가 틀림없이 승낙하실 거예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오빠는 이태호가 죽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요.”“모연아, 고마워!”이민호는 감격에 겨워 모연의 손을 덥석 잡았는데 매우 애틋해 보였다. 그런 다음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괴로워하며 말했다.“아쉽다, 안타까워. 지금은 이미 정상적인 남자라고 할 수 없고 앞으로 너에게 행복을 줄 수도 없어.”그런데 뜻밖에도 모연이 입을 열었다.“민호 오빠, 두 사람의 마음만 있다면 그따위가 무슨 문제겠어요? 우리가 함께할 수 없다 하더라도, 내 마음속에는 영원히 오빠가 있어요!”이민호는 이때 마음속으로 정말 감동하였다. 칠공주가 이렇게 그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칠공주를 품에 안았고 마음속에도 약간의 감동이 더해졌다.“빌어먹을, 그놈이 칠공주를 안았다니 괘씸하군!”한편, 칠공주의 안전을 책임지고
“그럼, 잘 들어가!”이민호는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그제야 몸을 돌려 재빨리 차를 몰고 떠났다.“왕궁으로 가자!”모연은 이한수 등을 보고 말했다.곧 모연이 국주 모정천의 앞에 왔다.“아빠!”모연은 생글생글 웃더니 모정천을 향해 말했다.“아빠, 제가 어깨를 주물러 드릴게요!”모정천은 빙긋 웃더니 모연이 어깨를 주무르는 걸 즐기며 물었다.“허허, 네가 오늘 무슨 일이야? 내 어깨를 주물러 줄 기분이라니. 말해봐, 무슨 일인데?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별일 없이 아첨할 리는 없을 거잖아. 때려죽여도 아무 일 없다는 말은 못 믿어.”“아빠, 정말 대단해요. 아빠한테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네요.”여기까지 말하고 난 모연은 앞으로 나와 모정천 앞에 쪼그리고 앉아 다리를 두드리며 말했다.“아빠, 민호 오빠가 괴롭힘을 당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이용조직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서 복수를 도와줬으면 좋겠어요.”“잠깐만!”모정천은 순간 멍해졌다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연이야, 농담이지? 이민호가 괴롭힘을 당해서 이용조직이 나서서 복수를 도와달라고? 허허,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는 이 통령의 아들이고, 이 통령 밑에도 강자가 적지 않아. 정말 안 되면 이민호의 아버지도 그를 도와 나서지 않겠어? 우리 이용조직의 사람을 동원해야 할 필요 있어? 게다가, 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이용조직의 보스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용성 연합국의 생사에 관련이 없는 일이라면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어.”모연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아빠, 어쩔 수 없잖아요. 민호 오빠가 괴롭힘을 당했으니 그의 아버지가 복수할 거예요. 하지만 그의 아버지도 상대가 안 된대요. 그래서 아빠한테 도움을 청한 거예요.”“뭐? 그의 아버지도 상대가 안 된다고?”모정천의 목소리가 갑자기 몇 옥타브 높아졌는데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너, 농담하는 거지? 그의 아버지는 2급 무황이 아니었어? 2급 무황도 복수를 못 해? 그럼 상대
“아무렴 이 통령도 통령인데 어찌 감히 그를 죽일 수 있겠어요?”모연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모정천은 그제야 웃으면서 말했다.“당연히 그렇겠지. 그 남군 군주가 분수를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해줘. 비록 이겼지만, 이서준과 이민호를 죽이지 않았잖아. 그냥 따끔하게 경고만 하고 나대는 성격을 죽이려는 것뿐이니 우리가 그 이민호를 위해 복수나 뭐 그런 걸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잠시 뜸을 들이던 모정천이 다시 입을 열었다.“모연아, 네가 이민호를 좋아하는 걸 알아. 하지만 이민호는 마음이 들떠있어. 이민호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 네가 그냥 잊어버리는 게 좋겠어.”“아니에요, 아빠, 민호 오빠도 저를 좋아해요. 우리는 지금 매우 친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호 오빠는 이제 진짜 남자라고 할 수 없어요.”모연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서 눈이 빨개져서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무슨 말이야? 진짜 남자라고 할 수 없다니?”모정천은 한동안 반응이 없다가 의심스러운 듯 모연을 바라보았다.모연은 그제야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이태호가 아래를 못 쓰게 만들었나 봐요.”“뭐, 이놈, 간이 크네!”모정천은 깜짝 놀랐지만 속 시원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이민호를 좋아하지 않았고, 사랑하는 딸이 이 자식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태호가 이민호를 폐인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이민호는 평생 부마가 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모정천의 마음속은 은근히 기뻤다.“그러니까 말이에요. 아빠,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모연은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말했다.“하지만, 그도 결국 인재야. 그리고 이 이용조직의 사람들에게 말을 하기 어려워. 게다가 내가 이런 일로 그들을 찾아갈 수도 없어.”모정천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모연은 눈알을 굴리더니 말했다.“아빠, 이태호가 정말 인재라고 생각하세요? 우리도 그를 죽이지 않고 폐인으로 만들고 내시로 만들면 되잖아요? 이렇게 하면 그는 여전히 우리 용성 연합국의 인재일
모연은 모정천이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것을 보고 손에 가볍게 힘을 주었다. 그러자 목에 작은 상처가 생겼고 거기서 피가 흘러나왔다.“알았어, 내가 가서 얘기할게, 됐지? 너 일단 검부터 치워!”모정천은 깜짝 놀라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모정천이 승낙한 것을 보고 모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그제야 보검을 거두었다.“아빠, 이건 아빠가 승낙한 것이니 절대 번복하면 안 돼요.”“걱정하지 마, 내가 가서 얘기할게. 가서 도와달라고 부탁해 볼게, 됐지?”모정천은 마음이 답답했지만 결국 걸어가서 치료제를 꺼내서 모연에게 건네주었다.“치료하러 가자, 너 정말 미쳤구나.”“아빠, 아빠는 저를 가장 사랑한다는 거 알아요.”그러자 모연은 모정천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잠시 후, 모정천은 한 마당에 도착했다.그 무렵 이곳에는 머리와 수염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자리에 앉아 한 중년 남자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이용조직의 강자였다. 머리와 수염이 희끗희끗한 노인은 이용조직의 우두머리인 이호천이었다.두 사람은 모정천이 오는 것을 보고도 일어서서 인사를 하지 않고 이쪽을 힐끗 보고 바둑을 계속 두었다.모정천이 다가오자 이호천은 그제야 모정천을 향해 말했다.“국주님,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십니까?”“이 대장님, 정말 대단하시군요. 오늘 당신을 찾아온 것은 확실히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어서입니다.”상대방과 오랜 지인인 모정천은 바로 옆에 앉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호천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허허, 이게 뭐가 대단하다고 그래요? 다만 국주님께서 일이 없을 때는 나를 찾아오지 않을 뿐이죠.”또 그 중년 남자는 모정천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국주님, 당신의 부하인 세 명의 통솔들이 모두 실력이 낮지 않습니다. 4대 군신이 지금 1급 무황을 잇달아 돌파했다고 들었는데 국주님께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일까요? 세속에서는 아마 국주님이 못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설마 다른 나라의 국주가 고수를 보내 귀찮게 하는 건 아니겠죠?”
모정천은 쓴웃음을 지었다.“그건 아닐 거예요. 그 자식은 내공이 그렇게 높은데 나에게 찾아와 주주나 통령 자리를 달라고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국주가 되려고 하겠어요? 게다가, 수련자들은 사실 이런 세속적인 권력 같은 것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구은성도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매일 수련을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즐기려고 생각하지 세속적인 일에 방해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긴 해요. 국주가 되면 종일 해야 일이 많은데 수련할 시간이 어디 그렇게 많이 있겠어요?”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긴 해요. 하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랍니다. 많은 사람이 돈과 권력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어하죠.”“말해봐요, 모정천 씨,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태호에게 손을 쓰려고 하는 건가요?”이호천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제야 모정천에게 천천히 물었다.모정천은 그제야 겸연쩍게 사연을 두 사람에게 전한 뒤 말했다.“휴, 내 딸아이가 너무 골치 아파서 나도 어쩔 수 없어요.”이호천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국주님, 딸을 너무 오냐오냐하다간 그녀에게 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녀의 이런 성격은 손 좀 봐줘야 할 것 같아요.”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주로 아들만 여섯을 낳았는데 뒤늦게 딸 하나를 얻었어요. 나와 애 엄마는 딸을 애지중지 키웠고, 게다가 그 아이 위로 여섯 오빠의 사랑까지 더해지니 애가 응석받이가 돼 버렸네요. 물론 이태호를 죽일 수는 없어요. 그도 내시로 만들어서 그에게 약간의 교훈을 주기만 하면 돼요.”이 말을 들은 이호천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국주님,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말대로라면 이 이태호는 어린 나이에 벌써 이런 내공에 도달했어요. 이서준도 상대가 되지 않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당신을 도와 그를 죽여버리면 모를까, 살려두고 폐인으로 만들면 후환이 남을 까 걱정됩니다. 그자가 앞으로 내공을 빨리 돌파하고 당신에게 앙심을 품는다면 아마 당신과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닐 거
그때 이호천이 모정천을 향해 말했다.“국주님, 잠시만요. 우리는 거기까지 가기 귀찮으니 이렇게 합시다. 구실을 만들어 그 녀석이 스스로 오룡도에 오도록 하세요. 이건 어렵지 않을 거예요.”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였다.“문제없습니다. 그럼 전 내려가서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자식이 오고 나면 제가 다시 알려드리죠. 우리 그때 다시 계획합시다.”말을 마친 후, 모정천은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이태호? 허허, 이 사람은 정말 재수가 없군요. 다른 통령을 건드렸거나 뭘 해도 상관없는데 하필이면 이 통령님의 노여움을 샀고, 이 통령의 아들은 마침 칠공주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참 재수가 없는 셈이죠.”모정천이 떠난 후 이호천은 바둑판에 바둑돌을 놓고는 시큰둥하게 말했다.“아빠 어떻게 됐어요? 그들이 승낙했어요?”문밖에서 오래 기다리던 모연은 모정천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숨을 크게 내쉬었다.“승낙하긴 했지만 이번 한 번뿐이라고 했어. 또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대. 이런 일로 그들을 찾아간다는 것에 그들의 마음이 좀 언짢은가 봐.”모연은 듣고 속으로 기뻐했다.“아빠, 잘됐네요, 난 아빠가 이 일을 해낼 줄 알았어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두 번은 없을 거예요.”모정천은 골치 아픈 이 딸을 바라본 후, 마침내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다음에 네가 다시 죽음으로 몰아붙인다고 해도 난 동의하지 않을 거야. 나에게 너 같은 딸이 없는 거로 생각하면 돼.”“아빠,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번은 없을 거예요, 약속해요!”모연은 손을 들어 맹세했다.“그래, 알았으면 됐어!”모정천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참, 그들은 언제 출발한대요?”모연이 바로 물었다.모정천은 쓴웃음을 지었다.“이런 일에 그들이 직접 가야 해? 다들 가려 하지 않아. 이태호를 데려갈 방법을 찾으라고 했어. 그건 그렇고, 이태호의 천부적인 재능이 아주 좋다고 하던데, 그를 죽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그
이때 이태호는 마당에서 신수민과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아빠, 아빠, 저 또 돌파했어요!”신은재가 달려와 흥분하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바로 앞에 있는 이 귀여운 아이를 안아 올린 후 말했다.“좋아, 은재는 이미 3급 기사네? 하하, 좋아, 좋아. 너 이 속도대라면 아마 나중에 용성 연합국에서 가장 젊은 무왕이 될 거야.”“정말요?”신은재는 예쁜 눈을 반짝이며 흥분한 채 말했다.“그럼 용성 연합국의 가장 젊은 무왕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신수민도 신은재의 천부적인 재능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던 터라 얼굴에 따라서 자랑스러운 빛이 비쳤다.백정연도 이때 이미 풍월종으로 돌아와 곧 백웅을 찾았다.백정연이 돌아오자 백서웅이 웃으며 물었다.“어때? 이태호가 아내들과 함께 돌아왔어? 내가 이미 장로들에게 얘기했어. 모두 이태호가 아내와 딸을 데리고 오는 데 동의했고, 심지어 우리는 그의 숙소를 영기가 짙은 곳에 배치했어.”백서웅은 자신의 딸이 그렇게 예쁘니 이태호를 태상 장로로 초대하면 이태호가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이 일은 반드시 성사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대우도 매우 좋았다.그러나 백정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빠, 그는 오지 않을 거예요. 이 일은 그냥 포기해요.”백서웅의 얼굴에 웃음이 일순간 굳어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정연아, 농담이지? 우리가 이렇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 그 녀석이 오지 않겠대?”백정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아빠, 이런 일에 제가 어디 농담할 마음이 있겠어요? 정말 오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준 대우가 매우 좋긴 했지만 그는 자기의 사숙과 약속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의 사숙도 종문의 종주이기 때문에 그는 아마 앞으로 그의 사숙의 그 종문에 가입할 것이니 우리 종문에 오지 않을 거예요.”백서웅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말했다.“그 자식의 사숙이 세운 종문의 이름이 무엇이냐? 우리 풍월종은 그런 작은 종문들과 비교를 할 수 없어. 우리도 알아봐 주는 종문인데 그 자식은
백정연은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저도 이렇게 돌아오고 싶진 않았어요. 하지만 계속 남운시에 남아있을 핑계가 없었어요. 전 그렇게 뻔뻔한 사람도 아니고요.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았어요.”백서웅은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그는 백정연을 질책했다.“너 사람이 그렇게 뻔뻔하지 못하면 안 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좀 뻔뻔해져야 하는 법이야. 알겠니? 네 어머니도 정말 보기 드문 미인이었어. 당시 네 어머니를 따라다니던 남자들도 한 트럭이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네 어머니랑 결혼했겠니?”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 백정연은 궁금한 얼굴로 백서웅에게 말했다.“아빠, 우리 엄마랑 어떻게 결혼했었는지 말해 보세요. 전 처음 듣는 얘기예요!”백서웅은 작게 기침을 두 번 하다가 말했다.“내가 네 어머니랑 결혼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좀 잘생겼기 때문이지. 네 어머니를 따라다니던 남자들이 골목 세 개를 꽉 채울 정도였는데 나 정도 외모면 그중 골목 한 개는 쉽게 이길 수 있었어. 그러면 골목 두 개가 남지.”백정연은 그 말을 듣더니 그의 뱃살을 흘겨보며 말했다.“아빠가 잘생겼었다고요? 지금은 뱃살만 가득한데 젊었을 때는 잘생겼다고 하니 누가 믿겠어요?”백서웅은 곧바로 해명했다.“왜 못 믿어? 난 지금 살이 좀 쪘을 뿐이야. 젊었을 때는 정말로 잘생긴 청년이었다고.”백정연은 그 일로 백서웅과 싸우고 싶지 않아서 말했다.“알겠어요, 믿을게요. 그러면 골목 한 개는 해치웠고 남은 골목 두 개는요? 어떻게 이긴 거예요?”백서웅은 웃으면서 말했다.“남은 골목 한 개는 내가 잘해줬기 때문이야. 난 자주 네 엄마에게 보물이나 영초 같은 것을 선물했어. 내 온기로, 사랑으로 감동을 준 거지, 알겠니?”“마지막 골목은요?”백정연은 점점 더 그의 얘기에 빠져들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백서웅은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마지막은 뻔뻔해서야. 낯짝이 두꺼워야 해. 그래야 계속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른 경쟁 상대들은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