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두 사람, 왜 날 찾아온 거야? 오늘은 쉬는 날이잖아. 난 업무는 안 볼 거야.”어제 그녀는 내공을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했는데 결국엔 실패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불쾌한 상태였다.비록 그녀가 사용한 것은 4급 영초였지만 4급 영초 안에 있는 에너지로는 부족했다. 게다가 영초 안의 영기는 불순물이 있어서 좋지 않았고 심지어 온화하지 않고 난폭한 편이라 그 때문에 실패한 것이었다.그녀는 자신이 단약만 구할 수 있으면 성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단약이 워낙 비쌌다. 비록 영석이 모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쓰기에 적합한 2품 단약은 쉽게 구할 수 없었다.콧수염이 있는 경호원이 싱긋 웃으며 하지운에게 말했다.“하 집사님, 저희도 하 집사님의 수련과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일이라서요.”다른 경호원도 웃으며 말했다.“하 집사님, 하 집사님이 저희랑 사이가 유독 가깝잖아요. 아시죠? 다섯 명의 집사님들 중에 저희가 하필 하 집사님을 찾아온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콧수염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하지운에게 말했다.“맞아요. 하 집사님, 잘 생각해 보세요. 저희가 왜 다른 네 명의 집사님이 아니라 하 집사님을 찾으러 왔겠어요? 당연히 하 집사님에게 이득이 될 만한 일이라서겠죠.”하지운은 두 사람을 쳐다보다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들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 어떤 이득인데?”그중 한 명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어떤 사람이 영석을 아주 많이 바꿀 생각이라 큰 회장님을 뵙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바로 큰 회장님에게 보고할 수 없고 먼저 집사님에게 얘기 드려야 한다고 했죠...”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지운이 짜증을 부리며 말허리를 잘랐다.“장난해? 큰 회장님처럼 대단한 분을 아무나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성주부의 사람이거나 군신이라도 된대? 군신도 우리 큰 회장님을 만나면 예의를 차려야
콧수염을 가진 남자는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한 알을 꺼냈다.“이건 그분께서 주신 거예요. 2품 저급 단약이죠. 저희 내공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도 훌륭하죠. 하하,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최상품 단약이라는 거죠.”키가 큰 경호원은 웃으며 말했다.“최상품의 2품 저급 단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2품 중급 연단사겠죠? 어쩌면 집사님께 2품 중급 단약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콧수염이 건의했다.“하지만 바로 작은 회장님을 만나게 해주겠다고는 하지 마세요. 일부러 난처한 척하면 분명 단약을 줄 거예요. 그분은 융통성이 아주 뛰어난 것 같았거든요.”이때 하지운은 눈을 빛냈다. 드디어 모처럼 기회가 찾아왔다.“뭘 넋 놓고 있어? 얼른 나가서 그들을 데려와.”하지운이 곧바로 말했다. 그녀는 잠깐 생각한 뒤 한 마디 보탰다.“너희 둘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날 생각해 주네. 걱정하지 마. 이번 달 상금은 너희 둘이 가장 높을 거야. 나도 너희를 챙겨줘야지.”두 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기뻐하면서 웃으며 나갔다.잠시 뒤,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이태호 일행의 앞에 섰다.콧수염이 있는 경호원이 이태호에게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정말 애쓴 덕에 하지운 집사님께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하셨어요. 이젠 여러분께 달렸어요. 저희는 먼저 갈게요.”“하하, 고마워요.”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예를 갖추며 둘의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떠난 뒤 이태호는 그제야 신수민 등을 데리고 하지운의 문 앞에 도착하여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하지운이 덤덤히 웃으며 이태호 일행에게 들어오라고 했다.“앉으세요.”하지운은 그들에게 앉으라고 한 뒤 그들을 위해 차를 우리고 나서야 이태호에게 말했다.“조금 전 일은 경호원들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혹시 영석을 얼마나 바꾸고 싶으신 건가요? 제 권한도 그리 크지는 않아서 많이 바꾸고 싶으시다면 작은 회장님을 찾아가셔야 해요. 작은 회장님의 권한이 저보다 더 크거든요.
하지운이 놀라워하자 이태호는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중급 단약 최상품을 꺼냈다.“2품 중급 단약이면 집사님께서는 5급 무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6급 무왕이 되기는 힘들어요. 단번에 5급을 건너뛰고 6급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죠.”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만약 2품 중급 최상품 단약이라면 6급 무왕이 될 수도 있어요. 6급이 되지 못하더라도 5급 무왕 절정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그때가 돼서 열심히 수련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6급 무왕에 도전해 봐도 되죠.”백지연이 옆에서 말을 보탰다.“저희가 이 단약을 드리면 하 집사님께서 저희를 작은 회장님을 뵙게 해줄 수 있나요?”하지운은 몰래 침을 삼켰다. 이태호는 무려 2품 중급 단약 최상품을 꺼냈고 이것은 그녀에게 크나큰 유혹이었다.“당, 당연히 문제없죠. 성의가 가득하신 걸 봐서 제가 당연히 도와드려야죠.”하지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흥분한 건지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그러면 부탁드립니다.”이태호가 손을 내젓자 단약이 하지운의 앞으로 날아가서 둥둥 떠 있었다.하지운은 단약을 받은 뒤 조심스럽게 그것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직 이름을 모르네요. 아마 2품 고급 연단사겠죠? 이 정도 수준의 연단사라면 제가 못 들어봤을 리가 없는데, 생소한 얼굴인 걸 보니 우리 오룡도 사람이 아니죠?”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전 남군 군주입니다. 천홍주에서 왔어요. 절 본 적 없는 건 당연하죠. 참, 저는 이태호라고 합니다.”“남군 군주셨군요. 젊으신데 능력도 좋으시네요. 이태호 씨 같은 연단사라면 용성연합국에서 손꼽히실 텐데,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으시네요. 오늘 먼저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전 우리 용성연합국에 이렇게 젊은 인재가 있을 줄은 몰랐을 거예요.”단약을 받은 하지운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녀는 이태호 일행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서면서 이태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하, 과찬입니다. 전 평소 조용히 지내
“남천수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좋은 이름이네요.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하지운은 싱긋 웃은 뒤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태호 일행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자기는 걸어가서 문을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이번에는 괜찮겠지? 저 작은 회장님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분명 큰 회장님을 만날 수 있을 거야.”소지민은 잠깐 생각한 뒤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백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해다.“저 작은 회장님이 얼마나 큰 권력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바로 그와 영석을 교환할 수도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그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잖아요.”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을 보는 게 좋지 않겠어? 난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거든.”소지민은 다소 언짢은 듯 말했다.“그러면 또 그 사람에게 단약 한 알을 줘야 하는 거 아냐? 다 남에게 주면 얼마나 아까워.”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장모님,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이 경매장은 용성연합국에서 가장 큰 경매장이에요. 앞으로 제게 영석이나 영초가 필요할 때가 오면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겠어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러니까 단약 한두 알을 주는 것으로 상대방과 잘 지낼 수 있다면 사실 손해 보는 건 아니죠. 그리고 이 단약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귀한 보물이에요. 그러나 우리 같은 연단사에게는 영초만 충분하면 단약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죠. 그래서 저에게는 그렇게 귀한 게 아니에요.”신수민이 소지민에게 말했다.“엄마, 이 일은 상관하지 마세요. 태호 씨가 이러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이에요. 태호 씨 같은 연단사들은 오히려 상대방이 태호 씨 비위를 맞추려 한다고요.”이때 하지운은 이미 남천수의 앞에 서 있었다.남천수는 눈앞의 하지운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하 집사, 대낮부터 왜 날 찾아온 거야? 무슨 일 있
하지운은 남천수를 향해 눈을 흘겼다.“남 회장님, 그가 제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않았더라면 제가 그를 데리고 작은 회장님을 만나러 왔겠어요? 제 말뜻 이해하셨죠? 작은 회장님이 그분을 데리고 큰 회장님을 만나러 간다면 작은 회장님께서도 분명 이득을 보실 거예요.”“이득이라고?”이득이라는 말에 남천수는 흠칫하며 물었다.“무슨 이득이길래 그래? 재물 같은 건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 4품 영초 같은 건 몰라도 말이야.”“남 회장님, 더 멀리 내다보셔야죠. 4품 영초도 좋긴 하지만 그가 제게 준 건 영초 따위가 아니라 단약이에요.”하지운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말을 마친 뒤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중급 단약을 꺼냈다.“보셨어요? 이건 2품 중급 단약이에요. 이건 어떠세요? 작은 회장님께 이건 보물인가요?”2품 중급 단약을 본 남천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거 심지어 최상품 단약이네. 세상에, 분명 2품 고급 연단사가 틀림없어. 얼른 가서 그를 데려와.”자기도 틀림없이 단약을 얻을 거라는 생각에 남천수는 무척 흥분됐다. 그의 내공은 곧 있으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데려올게요.”하지운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빠르게 나왔다.“어때요? 하 집사님, 해결되었나요?”하지운이 나오자 이태호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 그녀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일이 순조롭게 풀린 듯했다.하지운은 덤덤히 웃었다.“당연하죠. 단약은 고맙게 잘 받을게요.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할게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부탁드릴게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고 하지운은 이내 떠났다.“안녕하세요, 작은 회장님.”이태호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남천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남천수는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가다가 그 호칭에 입꼬리가 살짝 떨리며 미소도 굳어졌다.그들의 경매장에서는 작은 회장과 큰 회장을 구분하긴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남천수는 말을 마친 뒤 찻잔을 들더니 다리를 꼬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우월감을 느끼는 듯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는 또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씨, 솔직히 얘기해서 저는 제 권한대로 20억 원어치를 다 바꿔줄 수 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하죠?”그러나 뜻밖에도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제게 몇백억 심지어 몇천억 원어치 상품 영석이 필요하다면요? 그 정도라면 큰 회장님을 만나야겠죠?”“풉!”차를 마시던 남천수는 차를 내뿜었다. 하마터면 사레에 들릴 뻔했다.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놀란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저랑 농담하는 거 아니죠? 그렇게 많은 상품 영석을 바꾸겠다고요? 그걸로 뭘 하시게요?”이태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덤덤히 대꾸했다.“당연히 바꿔서 경매에 쓸려고 그러죠. 제가 여기서 영석을 바꾸는 이유가 경매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면 뭐겠어요?”“그 정도 양의 상품 영석이라면 확실히 큰 회장님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긴 해요. 그런데 전 왜 이태호 씨가 경매에 참여하러 온 게 아니라 물건을 사들이러 온 것 같죠?”결국 남천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상황을 보아하니 이태호 씨는 엄청난 보물을 가지고 오신 것 같군요.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양의 영석으로 교환할 수 없을 테니까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은 회장님께서 절 큰 회장님께 데려다주신다면 당연히 보물을 꺼낼 테니까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2품 고급 단약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물론 작은 회장님께서 헛걸음하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이건 2, 2품 고급 단약 아닌가요? 2품 중급 단약이 아니라.”이태호가 단약 한 알을 꺼내자 남천수는 당연히 하지운과 똑같이 2품 중급 단약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태호가 꺼낸 건 2품 고급 단약 한 알이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이미 7급 무왕이신 것 같은데 2품 중급 단약으로 실력을 끌어올리기는 힘들 겁니다.
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흔쾌히 그와 연락처를 교환했다.“자, 이태호 씨. 그러면 이제 큰 회장님을 만나러 가시죠.”단약을 조심스럽게 챙긴 뒤 남천수는 그제야 이태호에게 말했다.“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천수 형님, 앞으로는 제가 형님이라고 부를게요.”이태호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에게 말했다.“네, 그렇게 부르셔도 됩니다. 이태호 군주는 먼 곳에서 오셨으니 저희 오룡도에서 며칠 놀다가 가세요.”남천수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이태호를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동시에 그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경매장에는 작은 회장이 두 명 있었는데 다른 한 명은 그와 경쟁 관계였다. 만약 앞으로 지금 이곳에 있는 큰 회장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다음대 회장은 둘 중 한 명이 될 터였다.두 사람은 내공이 비슷했고 모두 원로급 인물이었기에 상대를 압도하려면 누가 먼저 내공을 더 많이 쌓아 기회를 잡느냐에 달려 있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내공이 높을수록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건 더 어려웠다. 그러므로 이 단약은 그에게 아주 중요했다. 2품 고급 단약은 당연하게도 엄청난 보물이었고 이 단약을 한 알 얻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행운이었다.지난 2년간 하지운을 잘 챙겨준 덕에 그녀와 사이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만약 하지운이 이태호를 다른 회장에게 데려갔다면 이런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이것은 그에게 엄청난 기회였다.남천수의 안내에 따라 이태호 일행은 또 다른 건물 밖에 도착했다.그곳은 큰 회장의 거처였다. 호화롭지는 않았으나 다른 건물보다는 조금 더 컸고 마당에도 꽃들이 꽤 많이 심_x001D_ 있어 문 앞에서도 꽃향기가 났다.“큰 회장님께서는 로맨틱하시네요. 마당에 이렇게 많은 꽃을 심으신 걸 보면 말이에요. 이 꽃들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꽤 많이 들이셨겠어요.”백지연은 마당에 도착하자 저도 모르게 즐거운 얼굴로 꽃내음을 맡았다.“하하, 저희 큰 회장님께서는 20대이시고 미녀예요. 올해 겨우 27살이세요. 수련계의 천재라고도 할 수 있죠. 큰 회장님의
염설아가 수련을 마치고 잠시 쉬려고 할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그녀는 곧 정신력으로 바깥을 살펴보았다. 강한 정신력은 바깥의 모든 것을 감싸듯 또렷이 잘 보였다.“남천수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뭐 하려는 거지?”염설아는 평소에도 정신력에 관한 내공을 수련하고 있는데 정신력이 어려서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 순식간에 바깥 상황을 볼 수 있었다.파동이 갑자기 스쳐 가는 것을 느낀 이태호의 눈빛에 의아함이 더해졌다. 이 큰 회장의 정신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똑똑!”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염설아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들어오세요.”남천수는 들어온 후 문을 닫았다. 염설아가 정신력으로 그들을 봤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며 말했다.“설아 회장님, 누군가 영석을 바꾸려고 해서 내가 그를 데려왔어요. 남군 군주인데 이태호라 불러요.”염설아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남천수 씨에겐 20억짜리 상품 영석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아요? 왜요? 이 정도면 환전하기에 충분하지 않아요? 이 남군 군주께서 욕심이 많으신가 봐요.”남천수는 쓴웃음을 짓더니 그제야 염설아를 향해 말했다.“몇백, 몇천억에 이르는 상품 영석을 교환해 주겠다고 해요. 저한테는 정말 그런 권한이 없어요.”그 말을 들은 염설아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가 놀라면서 말했다.“아니, 영석을 그렇게 많이 바꿔서 뭘 한대요?”남천수가 말을 이었다.“알게 뭐예요. 어쨌든, 바꾸려는 보물이 단약일 거예요.”“단약?”단약이라는 말을 들은 염설아의 눈빛이 자기도 모르게 밝아졌다. 어쨌든 단약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다. 내공과 무기 따위도 부족하지 않으니 단약의 등급만 높으면 윗선에서도 매우 좋아할 것이다.그래서 누군가 영석을 바꾸러 온다면 당연히 이 단약이 최우선이었다.“그 많은 상품 영석이라면, 설마 나에게 단약을 많이 주려는 건 아니겠지? 이 단약은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적어도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