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연 인내심이 많은 편이었다. 내공 높은 제자들이든 낮은 제자들이든 그들의 눈에는 이태호가 제일의 장로였다. 이태호와 같은 연단사 덕분에 많은 제자들이 복 받았기 때문이다.장희연은 그제야 말했다.“저도 무우 비경에 처음 들어왔지만 전에 가 본 사형, 사제들에게 물어봤어요. 비경 안에는 4급 영초 말고도 5급, 물론 6급도 있대요. 하지만 아주 드물고 만나기 어렵대요.””6급도 있다니!”이태호는 이를 듣고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의외였기 때문이다.장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런데 안에 있는 영수들도 많다고 들었으니까 여러분도 안에서 조심하셔야 해요. 자신의 내공에 따라다녀야 해요. 내공이 낮은 제자라면 숲속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세요.”장희연은 비경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고 이태호와 범용 등은 모두 넋을 잃고 듣고 있었다.이때 남두식도 먼 곳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돌아가지 않았다.대장로는 남두식을 바라보더니 그제야 말했다.“종주님, 그들은 이미 떠난 지 오래되었어요. 그들은 틀림없이 안전하게 돌아올 거예요. 우리 돌아갑시다.”남두식은 그제야 말했다.“검은 탑을 가져오길 바라야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하니까.”나장로 역시 웃으며 말했다.“이 자식, 떠날 때조차도 일부 단약을 주다니. 연단 속도가 대단하네요.”대장로 역시 말했다."그래, 이 단약들을 차라리 남겨두어 혼자 쓰거나 다른 제자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지. 그들도 따라 들어갔는데 들어가서 사용하면 얼마나 좋아요?”남두식은 웃으며 말했다.“그에게도 단약이 더 있을지 모르는 일이죠”그렇게 말하고 남두식도 그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서 대충 훑어보았다.한번 흘겨보더니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번에는 오십여 개뿐이구나.”“아니다!”말을 마친 남두식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내 얼굴에 감격스러운 표정이 나타났다.“왜요? 종주님? 매우 흥분한 표정이네요!”대장로는 눈치채고 즉시 남두식에게 물었다.남두식은 그제야 도자기 병을 건넸다.
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맘속으로 더없이 감격스러웠다.“9급 존자 후기와 9급 존자 절정 내공인 사람들은 한 알이면 충분할 것이고 전기와 중기 내공은 두 알 정도면 충분하겠네.”대장로 역시 흥분하며 말했다.“맞아요. 우리는 일류 종문이지만 고급 일류 종문과 비교했을 때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우리 몇 명의 내공이 상대방의 최고 강자보다 못한 것을 제외하면 존왕 내공의 강자는 수량상으로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아요. 이태호 장로도 고급 4급 연단사로 돌파한 후 우리 종문은 더 많은 일급 존왕이 나타났어요. 이렇게 되면 다른 고급 일류 종문보다 못하지만 그 차이는 훨씬 줄어들 거예요.”남두식은 또 감탄하며 말했다.“이태호 이 녀석, 정말 뜻밖이야. 연단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정말 놀라워.”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또 말했다.“하지만 우리 종문에 고급 4급 연단사가 있는 것을 대외적으로 아직 말하지 말아야 해. 특히 지금 이태호가 밖에 있기 때문에 만약 다른 종문의 사람들이 그가 고급 4급 연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를 질투하는 종문들이 그에게 손을 쓸까 봐 두려워. 그를 죽인다면 우리 종문의 손실이 너무 커.”몇몇 장로들도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필경 고급 4급 연단사는 많은 일류 종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존재이다.“하하, 이태호 장로는 여느 종문의 고급 4급 연단사 보다 훨씬 대단해요.”대장로도 생각하다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첫째는 이태호가 젊기 때문에 앞으로 하급 5급 연단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 둘째는 연단의 속도가 한 사람, 두 사람 심지어 세 사람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 연단 성공 확률도 반드시 남들보다 높을 거예요.”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참을 생각한 후 대장로를 향해 말했다.“이 단약들을 당신에게 줄 테니 이 단약들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제자들을 찾아보게. 단약 하나로 일급 존왕을 돌파할 수 있는 제자들을 찾아낸 다음 폐관하여 내공을 돌파하게 안배하되 돌파한 후
남유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슬픔이 가득했다“네, 지우고 싶어요. 몰래 지우고 싶어요. 태호 오빠는 제가 첫번째가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거에요. 제가 아이를 낳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을거에요.”여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간절한 표정으로 남두식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저는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뱃속에 아기는 살아 있는 생명이에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어요.아빠, 저 좀 도와주세요. 우리 몰래 지워요. 태호 오빠가 돌아오면,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해요.”“하하, 임신했어, 임신했네!”남두식은 그 말을 듣고 나서 하하 웃으며 실망하기는 커녕 오히려 기뻐하는 눈치였다.“내가 이렇게 빨리 외할아버지가 될 줄은 몰랐어.”남유하는 어이가 없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제가 아이를 낳기를 원하세요?”남두식은 답했다.“유하야, 아이를 안 지워서 참 다행이야. 안심해, 이태호 그는 분명히 개의치 않을 거야. 네가 임신한 걸 알면 오히려 더 기뻐할지도 몰라.”남유하는 더 이상 어이가 없어 아버지를 향해 되물었다.“아버지, 괜찮으세요? 이런 일을 누가 기뻐한다고 그러세요? 농담하지 마세요. 이런 일은 대부분 남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걸요. 게다가 누가 남의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겠어요?”남두식은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유하야, 넌 태호를 정말 사랑해? 그에게 시집가서 그의 여자가 되고 싶어?”남두식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남유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요 며칠 태하 오빠를 못 봐서 더 마음이 아프지만 감히 그를 만나러 가지 못하겠어요. 이런 일을 어떻게 그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남두식은 또 웃었다.“하하, 이렇게 된 이상 숨길 것도 없고 진실을 말할 때도 됐어.”“진실, 무슨 진실?”남유하는 멍해 있었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는 말인가?남두식은
임하늘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믿지 못하겠는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딸아, 내가 너한테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하겠어? 다 사실이야. 네 배 속에 있는 아이 태호 오빠 거 맞아. 그 남자가 바로 태호 오빠라고.”임석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그저 그런 상황에서 사실대로 말해주기 그래서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이해해 줘.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임하늘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래요? 정말 생각도 못 했네요. 태호 오빠가 아이 아빠라니. 이제야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임하늘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다시 걱정되는지 미간을 찌푸렸다.“뒤늦게야 저한테 고백하고 잘해줬던 거, 혹시 저한테 미안해서, 저한테 책임지려고 잘해줬던 거 아니에요? 저를 정말 좋아하는 건진 모르겠네요.”임석준이 박장대소했다.“하하, 딸아. 걱정하지 마. 이 부분은 내가 이미 너 대신 물어봤어. 너를 좋아하는 거 맞아. 그냥 책임지려고 잘해줬던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임하늘은 그제야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네요. 아이를 유산시키지 않았기 다행이에요. 아니면 태호 오빠가 화냈을지도 몰라요.”임석준이 대뜸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엄청나게 화냈겠지. 그래도 네가 착해서 아이를 지킬 수 있었던 거야.”임하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또 호기심에 물었다.“그런데 아빠, 그날 저녁 왜 저만 수련 레벨이 업그레이드되고 오빠는 업그레이드 안 된 거예요?”임석준이 피식 웃더니 그제야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임하늘은 자초지종을 듣고 더욱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 자식이 영기를 모을 줄은 몰랐네. 하긴, 모으지 않았다면 그 비밀의 경지에도 진입하지 못했겠지. 그랬다면 블랙 타워 찾는 일은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겠지.”임석준이 피식 웃었다.“그리고 갑자기 너무 많이 업그레이드되면 그날 네가 만난 남자가 걔라는 걸 눈치챌까 봐 그랬겠지. 그러면 숨기고 싶어도 못 숨기잖아. 안 그래?
날이 어두워지고, 이태호는 장지연에게 24알의 4품 고급 단약을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1품 존왕의 레벨에 달할 수 있는 제자들에게 나눠줘 비밀의 경지에 도착했을 때 이 단약을 제련하여 수련 레벨을 업그레이드시키라고 했다.단약을 받은 제자들은 하나같이 흥분된 모습이었다.이태호가 1품 존왕 레벨에 달할 수 있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자 족히 20명은 되었다. 그렇게 그 20명에게 단약 한 알씩 건네주었다.“저 자식은 벌써 4품 고급 연단사가 되었네.”이태호가 자리에 앉자 백유라가 말했다.그러자 이태호가 피식 웃었다.“내가 줬던 단약들을 잘 챙겼지? 비밀의 경지에 도착했을 때 어느정도 안정되었다 싶으면 적당한 시기에 수련 레벨을 좀 올려봐. 그게 더 보수적일 거야. 너희들은 아직 레벨이 높지 않으니까.”신수민이 웃었다.“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조심할게.”“사부님이 너희들을 정말 사랑하는지 봐봐. 얼마나 걱정해 주는데. 맨날 조심하라고 하잖아.”이때 옆에 있던 송혜은이 내심 부러워하면서 웃었다.“사부님이 너는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네? 너도 단약 몇 알 받았잖아!”백혜은이 째려보자 송혜은은 멋쩍기만 했다.하루가 지난 다음 날, 이태호 등은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낮에는 부지런히 이동하고 저녁에는 안전한 곳에서 하룻밤 자야 했다.다음날, 눈앞에 보이는 것은 허허벌판이었다.“여기 너무 뻥 뚫린 거 아니에요?”백유라가 마른 잔디를 보면서 감탄했다.장지연도 웃었다.“이 황량한 초원을 왔으면 거의 다 왔다는 거야. 반날만 더 가면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여긴 왜 이렇게 황량한지 모르겠네.”말 그대로 이태호 등은 반 시간 뒤에 커다란 산을 발견하게 되었다. 산꼭대기에는 검은 구름이 뒤덮여 가끔 번개도 치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와. 저긴 왜 저래? 여긴 화창한 날씨인데 저긴 먹구름이 뒤덮여 번개까지 치잖아. 너무 무서워.”송혜은이 놀라면서 말했다.“하하. 저곳이 바로 무탈의 경지라고 해. 이 세상에는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백유라가 문득 깨우치게 되었다.“보세요, 저기 사람들 있어요!”이때 한 제자가 왼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그러자 장지연이 웃으면서 말했다.“다른 종문의 제자겠지. 저 사람들한테도 패쪽이 있을 거야. 열쇠라고도 볼 수 있지. 십이지신 패쪽이 바로 열쇠와 다름없거든.”황예슬이라는 제자가 웃으면서 말했다.“헤헤. 예전에는 우리한테 열쇠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두 개나 있네. 이번에 우리 종문에서 비밀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도 많아서 정말 다행이야.”“하하. 그러게!”다른 사람들도 웃으면서 내심 기대했다.매번 진입하는 제자는 전에 한 번도 진입해 보지 못했던 제자여야 했다. 이번에 천마종에서 비밀의 경지에 진입할 수 있는 사람이 2,400명이나 된다지만 그중 지존 급 레벨에 도달한 사람은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은 무황급 수련 레벨이었다. 하지만 기본기가 단단한 일류 종문이라 아무리 무황급 레벨인 제자라고 해도 전부 다 6, 7품 무황급 제자들이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태호 등은 커다란 산밑에 도착하게 되었다.이곳에는 두 팀의 말 부대가 이미 한쪽에서 휴식하고 있었다.“어머, 대단한데? 말 부대가 한 번에 두 팀씩이나 오고?”한 녀석이 비꼬듯이 말했다.그 옆에 있던 여인도 말했다.“아니야. 말 부대가 아니라 천마종의 사람들이야. 설마 열쇠를 두 개나 가지고 있나?”녀석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천마종에서 열쇠를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그러게. 예전에는 하나밖에 없더니. 이번에는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고. 정말 부러워.”붉은 치마를 입고있는 여인이 웃으면서 말했다.하지만 녀석은 여전히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백유라 등을 쳐다보았다.“천마종에 미인이 이렇게 많이 있을 줄 몰랐네.”이에 다른 한 녀석이 웃으면서 물었다.“왜요? 선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전석렬이 웃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긴. 지금 이 상황을 봤을 땐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하하. 며
장지연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백지유와 이태호 등에게 말했다.“상대방은 일류 종문인 호우종의 사람들이야. 요 몇 년 발전되는 모습을 보면 창명종도 따라갈 정도야.”장지연은 잠깐 멈칫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은 고작 21살에 호우종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이야. 이 나이에 이런 수련 레벨을 가지고 있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긴 하지. 저 사람보다 수련 레벨이 높은 사람이 있긴 해도 저기 들어가지도 못해.”백지유가 듣고 감탄했다.“글쎄 건방지다 했어요. 21살에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게 자랑스럽긴 하죠. 7, 8품 존왕급 레벨이 되는 건 하루아침의 일이겠네요.”장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재적인 면도 있고 전투력도 대단하다고 들었어. 전에 존왕급 수련 레벨을 가진 분이 저 사람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어. 그 정도로 전투력이 대단한 사람이야.”이때 장지연 옆에 있던 한 여제자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선배 전투력도 좋잖아요. 저희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 아니에요? 선배는 저 사람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장지연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흔들었다.“비록 내 실력이 1품 존왕급 레벨과 비슷하다지만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멀었어. 너희도 알다시피 9품 지존급 레벨과 1품 존왕급 레벨은 비슷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하늘과 땅 차이야.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려면 힘들지. 그리고 내가 1품 존왕급 레벨이라고 해도 전투력이 약한 2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일 순 있어도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힘들어.”“아... 선배도 저 사람과 상대가 안 된다면 저희 중에서는 이길 자가 없겠네요.”그 여제자는 잠깐 생각하더니 역시나 천마종에서 천재라고 불리고 있는 지서우를 보면서 물었다.“지 선배는요? 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지서우가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지연이랑 함께 붙으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을진 몰라도 혼자서는 안 돼.”백유라도 느끼는 바가 있는지 말했다.“그
단약에 의지하여 수련 레벨을 올린 사람들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들은 전투 경험이 부족해 쉽게 죽임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두 종문의 사람들도 도착했다. 장지연은 이태호 등에게 이들이 이류 종문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도착하고부터 무엇이 두려운지 인파를 피해 다녔다.“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거 아니야?”이태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하하, 그럼요. 이류 종문이라 실력이 부족하긴 하니까요. 이곳에 도착하긴 했지만 열쇠를 빼앗길까 봐 경계하고 있는 거잖아요.”장지연이 웃으면서 말했다.“이제 3일 뒤면 비밀의 경지가 열리겠네요. 저희는 이곳에서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하지만 두 날이 지나도 다른 종문의 사람들은 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백유라는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장지연에게 물었다.“선배, 내일이면 비밀의 경지가 열릴 텐데 왜 두 날 동안 오는 사람이 없어요?”장지연이 웃었다.“아마도 이 근처에 몸을 숨겼다가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려나 보지. 어떤 종문의 제자들은 실력이 부족해서 경계심이 많아. 무슨 사고라도 날까 봐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기도 해. 그러면 열쇠가 뺏길 일도 없으니까. 전에 그랬던 적이 많아.”“정말요? 여기까지 왔는데 뺏겨요? 정말 날강도나 다름없네요.”백유라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바로 이때, 다른 남제자가 말했다.“가끔은 그 날강도가 일류 종문의 제자일 수도 있지. 열쇠가 없으니까 실력이 부족한 종문에서 빼앗으려고 하겠지.”“창명종 사람들도 아직 안 왔는데 그들도 두려워서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겠죠?”백지유가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그럴 필요는 없지. 무황급 레벨도 얼마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막강한 존재라 열쇠를 빼앗길 일도 없어. 어느 종문의 종주나 장로가 염치없이 빼앗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이 없어. 그러면 종문 간의 큰 전쟁이 벌어질 테니까.”“심지어 그런 일이 발생하면 다른 종문에서도 지켜보고만 있지 않고 힘을 합쳐 상대방을 없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