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에는 전에 오른 산처럼 기괴한 안개가 없었다.이태호는 내공을 완성한 7급 존황 경지이라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데리고 있어도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갈 수 있었다.잠시 후, 그들은 산꼭대기에 도착했다.산꼭대기에 도착한 후 이태호는 밝은 빛을 내는 여덟 개 영보들의 모양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화염으로 이글거리는 부채는 장엄하고 눈부신 위엄을 발산했고 불속성의 도운이 흐르고 있다.온통 까맣고 어두운 빛을 발산하는 자는 길이가 약 3척이고 별, 달, 태양이 새겨져 있으며 수사가 신식으로 탐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그 외에도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장검이 있는데 길이가 약 5척이고 일반 검보다 훨씬 작고 정교하지만 뿜어내는 차가운 기운은 각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멀지 않은 곳에는 또 작은 정(鼎), 영광을 발산하는 대도, 용과 봉황의 도안이 새겨진 장창(長戟), 그리고 인간 형태의 괴뢰 같은 것이 있다.이것들을 보호하는 금제 진법이 해제되는 순간, 이들은 마치 살아난 듯이 일제히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이윽고 이 영보들은 멀리 도망치려고 하듯이 곧바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영보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병기는 이미 영성(영성)을 지니고 있고 천지의 도운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태호가 전에 얻은 천재지보인 화봉설련과 달리, 영성을 지닌 보물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금제 진법이 무너진 것을 감지한 후 남들에게 빼앗길까 봐 도망치려고 했다.이 광경을 본 산꼭대기에 올라선 수사들은 멀리 도망치려는 영보들을 강제로 진압하기 위해 제각기 다양한 수단들을 썼다.수사들은 도망치려는 영보들을 보면서 모두 얼굴을 붉히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서둘러! 보물들이 달아난다!”“다들 빨리 진압해!”“이 영보들은 언제 만들었는지 몰라. 그리고 유적 내에서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받았기에 많은 영성을 갖고 있을 거야. 이후에 좋은 재료를 얻게 되면 상급 영보로 진급할 수 있을지도 몰라!”“...”그러나 수사 중에서 소수의 한두 명만 잠시나마 영보
이태호도 놓칠세라 손을 썼다. 그는 손을 들고 허공에서 달아나고 있는 괴로형 영보를 향해 주먹을 쥐었다.그는 7급 존황의 내공으로 괴뢰형 영보를 쉽게 진압하였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또 아내들을 도와서 그녀들의 마음에 든 영보들을 진압하였다.잠시 후에 영보 쟁탈전은 막을 내렸다.한용운은 영보 두 개, 즉 종과 장창을 얻었다.이태호와 신수민 등 여인들은 모두 영보 4개를 얻었다.그중에는 인간 모양의 괴뢰형 영보 하나가 있다.이 영보는 인간형 괴뢰(人形傀儡)라고 하는데 활성화하면 괴뢰는 9급 존황 경지의 수사처럼 싸울 수 있다.이태호가 보기엔 크게 가치는 없으나 놓치기는 아까운 그런 영보이었다.신수민이 가진 영보는 칠금화령선(七禽火翎扇)이란 화염이 이글거리는 부채였다.이 부채는 일곱 종류의 불속성 요수들의 깃털로 만들어진 것으로 부채질 한 번 하면 하늘까지 치솟은 불길을 일으킬 수 있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다.남유하가 가진 영보는 신식의 탐색을 막은 자인데 풍민국의 서혼정과 비슷했다.절신척(絶神尺)이라고 부르는 이 영보는 공격형 영보에 속하며 수사의 신혼에 대해 최대한 제압 효과가 있고 공격을 진행할 수도 있다.그리고 백지연과 백정연 두 자매가 얻은 수정과 같은 장검은 현빙검(玄冰劍)이라고 하는데 해저 만년의 현빙을 제련해서 만든 것으로 이 검을 사용하면 백 리를 얼음으로 봉할 수 있다.네 개 영보를 얻은 이태호는 기분이 좋아서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현장에 있는 다른 산수들과 기타 종문의 수사들에게 ‘국물’이라도 조금 남겨두었다.마지막에 그 대도와 장창은 신소문의 제자와 실력이 6급 존황 경지인 산수가 각각 가져갔다.근처에 있는 산수들은 영보들이 모두 나눠 가져간 것을 보자 달가워하지 않지만 감히 이태호 등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왜냐하면 이태호가 조광학을 다치게 한 과정을 직접 목격한 수사들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자기 분수를 모르고 이태호의 실력에 도전하고 싶은 자가 없을 것이다.영보를 얻지 못했으나 산꼭대기
한밤중에 한 황폐한 작은 산에서.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천천히 공법을 운행하고 수련하였다.그들 일행은 낮에 짧은 비행 끝에 중심 구역에서 백 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착했다.주변의 영기는 너무 짙어서 안개처럼 피어올랐고 노을빛으로 가득 찼다. 이런 곳은 평소라면 최고의 폐관 장소일 것이다.그러나 이 동부 유적에서 수사들이 시시각각 보물들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특히 유적의 중심 구역으로 갈수록 이태호는 점점 많은 수사를 보게 되었다.그중에서 적지 않는 신소문, 청허파 등 대종문의 정예 제자들은 한두 개 고급 영약을 차지하기 위해 대판 싸웠다.이태호와 한용운 등도 그들의 영보들을 빼앗으려는 자들의 기습을 많이 받았다.물론 한용운이 다 처치해 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안전을 위해 작은 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원기를 회복하였다.낮에 오는 과정에서 보고 들은 것을 떠오르면서 이태호는 생각에 잠겼다.‘이화 성왕의 전승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는데 수사들은 이미 목숨을 걸고 싸우기 시작했어. 현황봉이 나타나면 유적에서 피바람이 불 것이야. 지금 난 내공을 완성한 7급 존황의 경지인데, 9급 존황 경지의 수사를 이길 수 있어. 다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내공을 좀 높여야 할 것 같아.’이번에 많은 천교가 유적에 들어왔다. 모두 이화 성왕의 전승 공법과 최상급 영보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조씨 가문의 소주 조광학은 논하지 않아도 된다. 이태호는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면 격살할 자신도 있다.그리고 신소문의 심운, 풍씨 가문의 풍민국, 청허파와 묘음문의 인솔 제자 등도 9급 존황 경지를 가졌다.게다가 옆에 있는 한용운도 잠재적인 적이라 할 수 있다.한용운도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지만 최상급 영보와 성왕의 전승 공법을 앞에 두면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가 없다.이태호는 혼자서 여러 명의 9급 존황 경지의 수사와 싸워서 무사히 물러날 자신이 없었다.더구나 그는 신수민 등 아내들의 안전도 신경 써야 했다.최상급 영보를 차
성자 경지의 장로들도 이런 절묘한 보물을 보면 대판 싸울 것이다.일반 사람들이 얻었으면 조심스레 보관해서, 기타 파경단을 만든 영약들을 찾은 다음에 7급 파경단을 정제해서 성왕 경지로 돌파할 것이다.그러나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로 돌파하기 위해 그냥 삼켜 먹을 작정이었다.화봉설련을 삼키면 확실히 성자의 경지로 돌파할 수 있으나 파경단을 정제해서 성왕의 경지로 돌파하는 작용에 비하면 분명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대부분 수사는 절대로 삼키지 않고 파경단을 정제할 때 사용할 것이다.사실 한용운은 지금 이태호를 조금 질투하기 시작했다.왜 자기는 이런 천재지보를 만날 운이 없을까?한용운은 부럽고 질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였다. 아마 다른 사람이라면 벌써 동문의 정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천재지보를 빼앗아 갔을 것이다.그는 원래 이태호와 친하게 지내려고 했다. 그리고 이태호는 무서운 실력과 수련 속도를 가지고 있어서 고작 한 영약을 위해 이태호와 척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잠시 생각한 후 한용운은 고개를 끄덕였다.“태호 사제, 하룻밤 동안 호법해 줄 테니 안심하구려.”그는 말하고 나서 서호영 등 동문 제자들을 거느리고 일제히 하산하였다. 이태호가 돌파할 때 분출한 기운이 일반 제자들에게 미치지 않기 위해서이다.이를 본 이태호는 옆에 있는 신수민 등 아내들에게도 몇 마디 당부하였다.“당신들도 하산하는 것이 좋을 거야. 잠시 후에 돌파할 때 분출한 기운이 천지의 이상 현상을 일으킬지도 몰라. 그때 되면 주변 백 장 내의 만물은 이 기운에 진압되어 당신들도 다칠 수 있으니까.”신수민은 이를 듣고 근심 어린 눈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지금의 신수민은 더 이상 금방 수행의 길에 들어선 초보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화봉설련의 귀중함을 똑똑히 알고 있다.솔직히 말하면 성자 경지의 종문 장로라도 보면 탐날 것이다.그녀는 신식으로 이태호에게 전음하였다.[태호, 화봉설련이 그렇게 귀한데 지금 먹으면 아깝지 않아? 그리고 여기서
근처의 수사들이 놀라움에 무슨 얘기를 하는지 수련 중인 이태호는 당연히 몰랐다.지금 그의 몸에서 지극히 공포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팽배한 기혈이 넘쳐흘렀으며 마치 도가니처럼 들끓었다.단지 육신의 힘인데 인간형 흉수와 같았다.화봉설련의 진하고 엄청난 약효가 이태호의 온몸을 휩쓸었다.주변에서 충족한 천지의 영기는 끊임없이 그를 향해 몰려왔고 그의 곁을 감돌면서 체내로 밀려들어 갔다.이는 원래 고요했던 작은 산의 상공에 있는 구름안개가 소용돌이치게 하였다.구름안개가 소용돌이치는 사이에 많은 영기가 몰려왔다.영기가 이태호의 체내에 밀려들어 가면서 그의 단전 내에 있는 영액은 마치 끝없는 영해로 된 것 같았다.물결이 파도 치고 수많은 물보라를 일으켰으며 황금빛이 나타났다.화봉설련 속의 방대한 에너지와 정수는 이태호의 온몸에 퍼졌고 그의 머릿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체내의 어떤 족쇄가 깨진 것 같았다.순식간에 이태호의 몸에서 수백 장이나 된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주변 백 리에 있는 천지의 영기는 마치 호령을 들은 듯이 사방에서 끊임없이 몰려왔다.그의 주변은 이미 짙은 영기가 깃든 안개로 둘러싸였다.이태호가 탐욕스럽게 영기를 흡수하는 바람에 주변 수십 리의 영기를 모두 빨아갔다.바로 이때 그 작은 산과 백 리 떨어진 어떤 황폐한 산꼭대기에서 한 아름다운 소녀가 공법을 운행하면서 영력을 회복하고 있었다.수려하고 청초한 용모를 가진 소녀는 피부가 도자기처럼 곱고 두 눈은 가을 호수처럼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으며 긴 황금옥비녀로 머리를 올렸고 푸른색 자수 단화를 신었는데 마치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선녀와 같았다.하늘에 치솟은 팽배한 기운을 감지하자 그녀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이...이건 태호 사제의 기운이야! 설마 지금 돌파하고 있는 수사가 태호 사제란 말인가?”이 소녀가 바로 권민정이었다!권민정은 동부 유적에 들어온 후 이태호, 한용운 등 동문 제자들과 흩어졌다.그녀는 8급 존황의 내공으로 좌충우돌하면서 유적의 중심 구역
한용운은 이태호가 이제 곧 8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하고 자기와의 격차가 점차 줄어지는 것을 보자 뭔가 얼떨떨한 느낌이 들었다.“이번에 유적에서 나간 후 태호 사제의 명성이 온 천남을 뒤흔들 거야.”한용운은 잠자코 있다가 감탄하였다.막 돌파하고 있는 이태호는 외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화봉설련의 방대한 약효를 흡수한 후 기운이 점점 강해졌다.동틀 무렵에 이르자 그의 몸에서 분출한 기운이 상승하면서 드디어 8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했다.8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한 순간, 이태호의 주변에서 별안간 황금색 연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한 송이 한 송이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만 가닥의 노을빛, 천 갈래의 상서러운 기운, 그리고 황금빛이 그의 몸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 마치 눈부신 태양과 같았다.순식간에 주변 백 리의 하늘이 모두 밝아졌고 찬란하게 빛났다.작은 산의 근처에 있는 한용운 등은 천지의 이상 현상을 감지한 순간에 그들은 이태호가 성공적으로 돌파한 것을 알아챘다.그리고 한용운은 이태호의 기운이 아직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지했다.8급 초기!8급 중기!8급 후기!미친 듯이 올라가는 기운이 내공을 완성한 8급 존황의 경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천천히 멈추었다.이때 이태호의 몸을 감싼 황금빛이 점점 수그러들었고 그의 눈에서 밝은 빛을 발산했다.그의 몸에서 분출한 공포스러운 기운은 주변 수 리의 허공을 휩쓸었고 허공마저 뒤흔들게 하였다.무수히 많은 신성한 빛이 이태호의 뒤에서 교차되어 있고 그의 도가니처럼 뜨거운 기혈을 불러일으켰으며 마치 태고 시대에서 나온 생명체의 그림자가 그의 뒤에 나타났다.그 그림자에서 전해진 기운은 마치 대지를 박살내고 허공을 가루로 만들 것처럼 엄청나게 강했다.다행히도 이 그림자의 이상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공중에서 사라졌다.이태호는 방금 돌파한 기운을 거둔 후 주먹을 꽉 쥐었다. 체내에서 일렁거리는 엄청난 힘을 느끼자 그는 기쁘기 그지없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단전 내에서 황금빛을 발
사람들이 이태호가 돌파하는 것을 너도나도 축하해주고 있을 때 멀리서 이태호의 기운을 감지하고 따라온 권민정도 그 작은 황폐한 산의 근처에 도착했다.그녀는 태일종의 제자복을 입은 수십 명의 수사들을 보자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이화 성왕의 동부 유적에 들어온 후부터 그녀는 동문과 흩어졌다.여기까지 찾아오는 과정에서 동문 제자의 코빼기도 안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중심 구역에 들어가서 성왕의 전승이 나타나야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가 중심 구역으로 가는 도중에 이태호가 돌파할 때 뿜어내는 기운을 감지한 후 동문의 종적을 찾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별들이 에워싼 달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싼 이태호를 보자 권민정은 미간을 찌푸리다가 내공을 완성한 8급 존황의 기운을 느끼자 그녀는 입이 딱 벌어졌고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내공을 완성한 8급 존황?! 태호 사제가 또 돌파한 거야?!’권민정은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얼마 전에 이태호가 방금 7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 유적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8급 존황으로 돌파할 수 있을까?권민정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한용운은 가장 먼저 누군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처음에 다들 경계심을 안고 바라보다가 권민정인 것을 알고 팽팽한 긴장감을 풀었다.한용운이 먼저 인사를 하였다.“민정 사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이에 권민정은 바로 하늘에서 내려와서 미소를 머금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용운 사형, 난 유적 동부에 들어오자마자 동문과 흩어져서 이제야 어렵게 찾아온 거야.”권민정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보고 들은 것을 재잘재잘 이야기했다.그녀는 자기가 돌파할 때 내뿜은 기운을 감지하고 찾아온 것을 알게 된 이태호는 기가 막힌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저는 운이 좋아서 찾은 영약 덕분에 돌파하게 된 겁니다.”옆에 있는 한용운은 이어서 이태호가 신소문 심운, 조씨 가문의 소주 조광학, 그리고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 등과 8급
이 궁전은 크지 않고 대략 10여 개의 방이 있으며 고풍스럽고 간결해 보였고 세월의 흔적이 가득 묻어있다.잔잔한 파문처럼 일렁이는 진법이 궁전의 위쪽에 뒤덮여 있고 궁전을 보호하고 있다. 이는 궁전으로 하여금 몽롱하고 신성한 빛을 발산하게 하였고 마치 하늘에 있는 누각, 선인들의 거소처럼 보이게 하였다.이 궁전은 범상치 않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 등은 이곳이 바로 이화 성왕의 전승지라는 것을 알아챘다.궁전 근처에 온 이태호는 신소문, 청허파, 묘음문 등 천남 대종문의 제자들도 모두 여기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인파 속에서 낯익은 사람들도 봤다.신소문의 심운, 풍씨 가문의 소주 풍민국, 그리고 조씨 가문 조광학이 바로 그중에 있었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태호가 오는 것을 보자 놀라워했다.“태일종의 3대 진전 제자들도 왔구려.”“앞장서고 있는 것이 바로 한용운, 이태호와 권민정 세 천교들이군.”“헉! 저자가 바로 태일종의 천교 이태호였어!”“조씨 가문의 소주 조광학을 다치게 했다는 그 사람이야?”“사실이야? 조광학은 아무래도 9급 존황의 경지이고 이태호는 이제 7급 존황에 불과한데 어떻게 조광학을 다치게 할 수 있지?”“흥. 모르는구나. 저 이태호 진전은 내공이 7급 존황의 경지이지만 전투력이 아주 강하거든. 심운, 조광학, 풍민국 등 세 천교의 연합 공격에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거든?”“와! 저 이태호 진전이 저렇게 대단했단 말이야? 1대3으로 싸워도 뒤처지지 않았다고?”“후. 지금 이 성왕의 전승지에 천남 각 대종문의 천교들이 모였으니 우리 산수는 언제 출세할 수 있겠는가?”“...”주변 산수들이 놀라워하면서 웅성거리는 내용을 들은 후 이태호에게 보물을 빼앗긴 심운을 비롯한 세 사람의 안색이 모두 어두워졌다.그러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사실이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조씨 가문의 구역 내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조광학은 콧방귀를 뀌고 나서 눈길을 돌렸다.그는 화봉설련을 빼앗으려고 했다고 이태호에게 맞아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