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조씨 가문에서 받은 사물 반지와 곽진섭이 준 영보를 모두 이태호에게 던졌다.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태호는 선우정혁의 칭찬을 받은 후 헤벌쭉 웃으면서 두 물건을 받아 갔다.이때 맹동석은 주변의 동문 제자들을 거느리고 선우정혁 앞에 다가와서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다.“종주님을 뵙습니다.”“...”이에 선우정혁은 손을 휘젖고 맹동석과 태일종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됐어. 유적에 대한 탐색을 마쳤으니 떠날 채비를 하거라.”그는 말하면서 허공을 향해 손을 내밀고 구름 한 송이를 움켜잡고 사람들 앞에 가져왔다.제자들은 이를 보고 일제히 하늘로 솟아올라서 구름 위에 올라탔다.이태호는 신수민 등 네 아내들의 곁에 가서 한용운과 권민정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구름 위에 올라탔다.모든 사람이 올라타자 선우정혁은 몸에서 성왕 경지의 기운이 흘러넘쳤고 모든 사람을 데리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창망산맥에서 사라졌다.태일종의 사람들이 떠날 무렵에 창망산맥 밖에서 십여 리 떨어진 작은 산에는 불만과 살기로 가득 찼다.“왜?! 넌 왜 안 죽었냐고?”원래 작은 산에 머물러서 대전을 구경하고 싶었던 풍민국은 얼굴이 새파래졌다.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두 성자급 장로가 손을 쓰면 이태호가 꼭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적어도 신소문의 곽진섭은 외손자를 위해 복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선우정혁이 왔더라도 이렇게 빨리 포기해서는 안 되었다.그러나 마지막에 두 사람이 다 물러섰고 이태호는 무사히 위기를 모면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속으로 몇 마디 욕하였다.한편으로 조씨 가문 구역 내에서.잘린 팔을 들고 있는 조광학은 머리를 풀어 헤쳤고 두 눈에는 핏발이 섰으며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그는 원한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태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면서 표독스러운 말을 하였다.“이태호, 팔이 잘린 원수는 꼭 갚을 거야! 두고 봐!”그의 곁에 있는 조씨 가문 장로 조시환은 가문의 천교가 화를 잔뜩 품은 상태인
그중에서 안재남의 안색이 가장 안 좋았다.그는 사라진 이태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또박또박 말했다.“목숨이 질긴 놈!”비록 그의 말에 불만이 가득 들어있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보호를 받고 있기에 말로 저주할 수밖에 없었다.안재남의 옆에 있는 청허파 장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태일종이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유적의 탐색은 이미 끝났으니 가자. 태일종 진전 제자와 관련된 일은 중요하니 어서 종문에 가서 보고해야 하네.”말을 마친 청허파 장로도 청허파 제자들을 데리고 떠났다. 이 근처에 있는 산수들은 이태호에 대해 많은 적대감은 없고 그냥 부러울 따름이었다.“오늘 성왕 유적에서 진정한 승자는 이태호였네.”“이번 유적에서 나온 후 이태호는 필연코 천남에서 유명해질 거야.”“...”산수들은 경탄하면서 연이어 이곳을 떠났다.원래 떠들썩했던 창망산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수많은 산수가 떠나면서 이번 성왕 유적에 대한 소식도 흘러 나갔다.온 천남 지역이 발칵 뒤집어졌다.특히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와 성왕의 공법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신소문의 천교 심운을 격살하였고 조씨 가문의 소주 조광학을 다치게 했다는 소식들은 많은 수사의 입방아에 올랐다.창망산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무항시 주점에서 한 이야기꾼이 경당목(驚堂木)으로 책상을 세게 치면서 이야기하였다.“이번에 태일종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 이태호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이야기꾼은 곧이어 말을 이어갔다.“이태호는 세상을 놀라게 한 괴물 천재입니다. 성왕 유적 내에서 홀로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두 천교와 싸웠으나 조금도 밀리지 않았고 심지어 그들을 패배시켰다고 합니다. 후에 보물 쟁탈 전에서 혼자의 힘으로 심운을 격살하고 조광학을 다치게 했습니다.”이야기꾼의 말이 끝나자 삽시간에 수많은 경탄이 터져 나왔다.“어머나. 8급 존황의 내공으로 9급 존황급인 신소문 천교를 격살했다니. 너무 대단한 실력이 아닌가.”“그
특히 비경 내에서 이태호가 많은 천교의 공격을 받을 때 마지막에 천신이 강림한 것처럼 심운을 죽였다는 소식은 수많은 제자의 열정을 끓어오르게 하였고 태일종에서 이태호의 무용담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게 시작했다.태일종이 시끌벅적해지고 있을 때 제2봉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영도의 어떤 밀실 내에서 찬란한 빛이 번쩍이었고 기운이 맴돌면서 자욱한 빛이 밀실의 구석구석을 가득 채웠다.구름안개가 피어오르면서 훤칠한 그림자가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었다.몸에 비단 장포를 휘둘렀고 날카롭게 치켜든 눈썹과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졌으며 미간에는 영민하고 용맹한 기운이 감돌고 있으며 몸은 짙은 구름안개에 휩싸여 있었다.이때 소년은 눈을 번쩍 떴다. 그윽하고 날카로운 두 눈에서 섬뜩한 빛을 발사하였고 밀실 내의 빛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훤칠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이 소년은 바로 고준서였다.밀실 내의 이상 현상이 사라지면서 고준서는 천천히 탁한 기운을 내뱉었다. 그의 준수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드디어 성공했군.”그러고 나서 천천히 밀실에서 걸어 나왔다.그가 밀실에서 나오는 순간, 문밖을 지키고 있는 제자들은 이미 알아채고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다가왔다.“사형, 돌파하신 것을 축하합니다.”“사형의 신통이 대성했으니 이제 태일종의 젊은 세대에서 단연 일인자이십니다.”“...”고준서는 이들의 아부가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비단옷을 입은 고준서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그들을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자네들이 잘하면 꼭 등용해 줄 테니까.”이 말을 듣자 그들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더욱 아부에 열중했다.무슨 만고 제일이라니 미래의 성황이라면서 하늘까지 추켜세울 기세였다.고준서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물었다.“듣자 하니 이화 성왕의 유적에서 돌아왔다며? 신경철은 어디에 있나?”이에 그중의 한 제자가 이르렀다.“곧 돌아올 겁니다. 종주님께서 직접 창만산맥에 가셔서 사람들을 데려오셨다고 합니다.”고준서는 이 말을 듣고 관심을 보였다.
이 소식을 들은 고준서는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현장의 분위기도 한순간에 무거워졌다.이태호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완전히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준서는 태일종의 서열 1위인 진전 제자로서 상고 시대의 대능력자의 환생일 뿐만 아니라 현황신체라는 대단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이태호의 빠른 성장에 많이 의아해했다.고준서는 속으로 신경철이 영보를 빼앗아 오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최상급 영보, 성왕의 전승, 저 이태호가 기연을 만나는 운이 너무나 좋군. 상고 시대에 있더라도 놀라운 천재일세!’그가 전생에 살았던 상고 시대에서 8급 존황의 내공으로 등급을 넘어서 두 천교를 이길 수 있는 것도 보기 드물었다.고준서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선우정혁 등을 따라서 창망산맥에서 종문으로 돌아온 신경철은 영도의 상공에 나타났다.신경철은 빠른 속도로 영도에 도착했고 고준서의 앞에서 낙담한 모양으로 머리를 조아리고 입을 열었다.“진전 사형, 제가 능력이 부족한 탓에 영보를 빼앗아 오지 못했습니다.”사실 지금 신경철은 매우 조마조마하였다. 고준서가 그를 성왕의 유적에 보내서 최상급 영보인 현황봉을 빼앗아 오라고 했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그의 심정은 지극히 불안한 상태였고 종문에 돌아와서 고준서의 벌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그는 잠자코 있으면서 안색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는 고준서를 보고 화났다고 생각해서 서둘러서 해명하기 시작했다.“사형, 이태호 진전이 너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신소문의 천교 심운을 격살하고 조씨 가문의 소주에게 중상을 입혔어요. 게다가 기타 종문의 천교들을 억압해서 귀중한 영보들을 가져갔습니다. 전승지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허탕 치고 돌아왔습니다.”지금 신경철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괴로워하지만 하소연할 길이 없었다.그는 태일종 천교 랭킹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내공을 완성한 8급 존황의 경지이지만 실력은 9급 존황급 천교와 비견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번에 성왕 유적에 들어간 각 종파의 천
지금 이 시각에 창망산맥에서 나온 소식을 접한 여러 세력들은 모두 오만상을 지었다....특히 신소문의 분위기가 더욱 무겁고 살벌해졌다.모든 신소문의 제자는 하늘에 사무치는 살의가 종문의 대전에서 발산한 것을 느꼈고 숨이 막히고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현재 대전에서 문주 육무겸은 상석에 앉았고 옆에는 부문주 진원길이 앉아 있었다. 그 아래의 좌우 양쪽에는 신소문의 장로들이 차례대로 앉아 있었다.의기소침하고 낭패하기 그지없는 몰골로 육무겸 앞에 서 있는 곽진섭 장로는 얼굴에 분노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신소문에 돌아온 후 곽진섭은 창망산맥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 비록 부풀려서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실이었다.그래서 문주 육무겸이 종문의 천교가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안색이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다급히 종문의 장로들을 종문 대전에 불러서 대사를 논의하였다.문파 내의 장로들이 거의 다 온 것을 보고 문주 육무겸은 고개를 들고 냉랭하게 말했다.“각자의 생각을 말해보게.”“그 태일종은 천남 4대 종문의 으뜸으로서 선우정혁의 실력이 확실히 나보다 훨씬 강하오.”부문주 진원길은 헛기침하고 나서 정중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성공 전장에서 복수를 합시다.”성호에 있을 때 신소문도 이태호를 제자로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지금 이태호가 신속하게 성장한 소식을 듣고 후회는 물론 크게 놀라웠다.그래도 심운은 신소문의 천교인데 진원길은 부문주로서 아무리 이태호가 마음에 들어도 자기 종문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이제 두세 달만 기다리면 곧 성공 전장이 열리게 된다. 따라서 지금 종문은 전쟁을 일으키기에 적합하지 않기에 그는 우선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다.진원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9급 성자 경지인 한 장로가 반대하였다.“저는 부문주의 의견에 반대합니다!”이 장로는 가슴이 터질 듯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였다.“심운은 저희 신소문의 천교입니다.
대전에서.신소문의 장로들은 육무겸의 내린 결정을 듣고서야 논쟁을 그만두었다.육무겸이 언급한 성훈이는 바로 그의 친아들, 천남 3대 천교라고 일컫는 대단한 천부를 가진 육성훈이었다.육성훈은 엄청나게 좋은 운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다섯 살 때 신소문의 화뢰못에서 뜻밖에 상고 시대의 성황 뢰존(雷尊)의 전승을 물려받아서 오뢰진해를 수련하였으며 여덟 살 때는 종문 밖에서 한 수왕(獸王)의 주인으로 되었다.지금 겨우 스물 남짓이 되었는데 이미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 육무겸은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그를 후계자로 간주하였다.육무겸이 보기에 이태호는 천부가 뛰어나고 이화 성왕의 영보와 공법을 얻었으나 짧은 시간 내에 성자의 경지로 돌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려워서 신소문은 감히 직접 찾아가서 죄를 추궁하지 못했다.그래서 할 수없이 두 달 후에 열릴 성공 전장에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그때 되면, 신소문은 당연히 예전에 겪었던 수모를 모두 씻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 요광섬의 연공방 내.방금 요광섬에 돌아온 이태호는 아직 자신이 이미 신소문의 암살 명단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몰랐다.그는 종문에 돌아온 후 바로 폐관 수련을 시작하였다.이화 성왕의 유적에서 얻은 보물은 많지 않고 몇 개밖에 없지만 모두 높은 가치를 가진 보물들이었다.성왕의 전승 공법인 태허진해보전이든 천품 무기 신통인 청련이화이든 최상급의 영보인 현황봉이든 모두 일반 존황급 수사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성자급 장로일지라도 보면 질투심이 폭발할 것이다.그래서 이태호는 종문에 돌아온 후 가장 먼저 영보를 단련하기 시작하였다. 그다음 태허경금 검기를 대성까지 수련하고 마지막에 진해보전을 수련할 수 있는지 시도해 볼 것이다.연공방 내에서 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앉았고 먼저 현황봉을 꺼냈다.크기가 손바닥만 한 작은 산봉우리는 팽배한 기운을 발산하였고 짙은 도운 법칙의 거대한 힘으로 가득 찼으며 마치 하나의 웅장한 세계를 방불케 하였다.지금 현황봉이
다만 이태호는 이 청흑색의 불꽃에서 강렬한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꼈다.‘이것이 바로 이화 성왕이 이름을 떨치게 한 이화란 화염인가?’이태호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했다.이화는 강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약간의 불꽃이라도 마치 하늘을 태우고 바다를 끓일 수 있는 기세를 내뿜어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이화 현황봉의 공격 상태를 시도한 후 그는 또 방어 상태를 발동시켰다.그가 신식과 영력으로 조종하자, 이 손바닥만 한 산봉우리에서 현황의 기운이 뭉게뭉게 솟아올랐다.이 현황의 기운은 무게가 천만금이나 되었다. 현황의 기운이 나타난 순간, 주변의 공간이 모두 갈라진 것처럼 하나하나의 시꺼먼 균열이 일어난 공간의 틈새들이 나타났다.이태호의 머리 위에서 많은 현황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보호캡을 형성하였고 수많은 천지의 힘은 은하처럼 쏟아져서 그는 체내에 힘이 흘러넘치는 느낌이 들었다.이에 이태호는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이 물건이 있으면 성자급 수사라도 내가 상대할 수 있어!”성자급과 존황급의 경계선이라면 성자급 수사는 천지의 힘을 장악하고 있다.일반 존황급 수사, 9급 존황급이라도 기껏해야 천지의 힘에 닿을 정도였다.지금 최상급 영보를 장악한 이태호는 영보를 손에 넣을 때 주변에 짙은 천지의 힘이 일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현재의 내공으로 성자급 수사와 싸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기쁨을 만끽한 후 이태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화 현황봉을 단전에 넣고 육성하였다.동시에 그는 자신의 초심을 잊지 않았다.바로 현황의 기운으로 대현황경금 검기를 수련하는 것이었다.일단 대현황경금 검기를 대성까지 수련하면 이태호는 순조롭게 9급 존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고 터득하기 시작했다.그는 대현황경금 검기의 공법을 운행하면서 현황봉의 주변에서 발사한 현황의 기운을 천천히 흡수하였다.순식간에 기세가 드높고 천만 근처럼 무거운 현황의 기운은 두 마리
요광섬에서.신은재와 장난치고 있던 남두식은 연공방 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느낀 후 바로 고개를 들었다. 돌의자에 앉아서 나장로와 바둑을 두고 있는 대장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허! 아주 강한 검의이군! 태호가 또 돌파한 건가?”이태호의 연공방 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감지한 후 모두 놀라워하면서도 즐거운 기색을 띠었다. 이태호가 신수민 등 네 아내들을 데리고 보물을 찾기 위해 창망산맥의 성왕 유적으로 떠나기 전에 신은재를 그들에게 맡겼다.요광섬에 이태호의 장인 남두식이 있어서 섬의 내부 일들은 예전 그대로 진행하였다.종문으로 돌아온 후 이태호와 신수민 등은 미처 인사도 못하고 바로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이번에 이태호가 오랫동안 폐관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열흘만에 이렇게 공포스러운 천지의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켰다.남두식 등은 이태호의 수련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툭하면 경지를 돌파하고 걸핏하면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다소 무감각해졌다.그러나 이번에 연공방 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검의는 여전히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기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대하고 팽배한 천지의 힘은 존황 경지에서 나타난 힘과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남두식은 지금 3급 존황 경지이고 존황급 내에서도 무시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덮쳐오는 검의로 인해 신혼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머리털이 쭈뼛해지는 공포를 느꼈다.이와 동시에. 전체 종문의 사람들이 모두 의아해하고 추측하고 있을 때 연공방 내의 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부드럽게 긴 호흡을 들이마셨다.두 가닥 현황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용은 그의 콧구멍 앞에서 이리저리 구르고 흔들리고 있었다.날카로운 경금과 같은 뜨거운 검기는 주변 공간을 찢었으며 쉴 새 없이 연공방을 꿰뚫고 만 리나 높은 고공으로 올라갔다.밖에서 볼 때 이태호는 마치 절세 검선(劍仙)처럼 온몸의 세포에서 거센 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이때 이태호가 대현황경금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