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운은 야심이 없다는 말을 강조해 백진수의 제안을 허락했으니본인이 거절하기만 하면 바로 야망이 있다는 게 확실 해지는 게 아닌가? 이 놈이 이간질하며 용의당을 난처한 곤경에 빠지게 했네? 범용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어떻게 해야 할 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그는 예전 같으면 태도를 표명하겠지만 지금은 보스의 의견이 제일로 중하니이태호를 힐끔거리며 노심초사하고 있었다.범용의 눈길을 마주치자 뜻을 알아차린 이태호는 고개를 까딱했다.이태호의 사인에 범용도 미소를 지으며 백진수에게 답했다. "저희도 성주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액수가 과하지만 않다면야 저희도 마다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단지 상대방의 반응을 좀 보려고 했던 백진수는 범용이 흔쾌히 승낙을 하여본인들과 경쟁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 보였으니 천만다행인 것이다.그는 떠보듯이 말했다. "그럼 매달 수익의 십프로를 냈으면 하는 데 두 당주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보청운은 범용이 단번에 동의한게 조금 의아하긴 하지만 십프로가 그리 많은 액수도 아니고 하니 몇 초만 머뭇거리다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범용은 재차 이태호를 쳐다보며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이태호가 또 한 번 고개를 까딱하자 그는 해맑게 웃었다. "네, 십프로로 합시다, 성주부로써 유지하셔야 할 체면도 있고 도시의 질서도 도맡고 있으니 성주님의 고충이 이해가 돼요.""이해해 주신다니 고맙네요, 사실 최고 권력을 소유한 저희들도 시련이 참 많습니다요."협상이 이토록 순조롭게 끝났으니 백진수는 마음이 후련해졌다.청운당과 용의당이 승낙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최후의 나쁜 결과로 두 파벌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었는데예상외로 두 파벌 모두 흔쾌히 허락을 했으니 돈도 벌고 위엄도 선데다 성주부의 권력까지 더욱 단단해진 것이다."일도 잘 해결됐겠다 시간도 많이 늦었겠다 제가 아랫사람들에게 목을 추길 겸 술 좀 준비해오라 할 게요, 우리의 앞날을 위하여 건배주 한 잔 하셔야죠."
백진수는 그들을 바라보며 수심이 가득했다. "하긴 십프로가 많은 돈은 아니지만 매년 바쳐야 하는데 고민해 보겠단 망설임도 없이 바로 승낙해 버렸잖아요?"그 중 한 농인도 의견을 거들었다. "맞아요, 너무 쉽게 풀렸어요, 돌아가 파벌 내부에서 액수 논의도 하고 동의를 해야지 어떻게 두말없이 그 자리에서 승낙할 수가 있어요?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에요."그러자 다른 젊은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볼 땐 성주님이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여기에선 백씨 집안 권력이 가장 강한데 위압에 눌려서라도 어쩔수 없이 동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백씨네로 덤벼 봤자 지는 게임인데 바보도 아니고 형세를 잘 알아차린 거죠 뭐."잠시 고민을 하다 백진수가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이 속에 무슨 꿍꿍이가 있던 간에 승낙을 얻었으니 우린 앞으로 세력이 점점 더 커질거고 지금보다 훨씬 두려운 존재로 발전해 나가면 그만이니 잘 된 일이에요."보청운이 부하들을 이끌고 문을 나서는데 섭호가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어둠의 세력인 청운당은 한번도 그 누구에게 공양금을 준 적이 없었는데 백씨네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이건 강도와 별반 다를 게 없잖아요."그는 입을 씰룩씰룩거리다 말을 이었다. "백씨네와 정면으로 싸울 실력이 못 되는 우리는 그렇다 쳐도 범용은 왜 단번에 승낙한 거예요? 성주부와 맞먹을 실력도 있고 이태호도 합류했으면 더욱 두려울 게 없어야 마땅한 거 아닌가요? 오늘 보니까 너무 찌질하던데요?"생각에 잠겨 있던 보청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진 나도 잘 이해가 되진 않아, 근데 성주부를 대체하려는 야망이 없다는 일종의 입장을 표명하는 걸수도 있어, 더욱이 어떤 도시에서는 성주부들이 기타 세력들에게서 삼십프로 더 나아가 사십프로의 공양금을 뜯어 내는데 십프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액수잖아."당호는 머릿속에 쌓여 있던 생각을 보청운에게 털어 놓았다. "당주님, 그럼 이젠 복수를 못 하는 거죠?"보청운은 씁쓸한 눈으로 당호를
이태호는 통화를 마치고 바로 연초월이 말한 장소로 향했다."이러는 게 어디 있어, 사람을 때리면 어떡해? 배상금을 준다고 했잖아!"이태식을 본 연초월이 떨린 목소리로 호소했다.경호원에게 제압당한 이태식의 입가에는 붉은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재벌 2세는 자신의 포르쉐에 기대고서는 조소했다. "배상금? 웃기지도 않아. 이런 똥차를 끌고 다니면서 배상금을 준다고? 그럼 4억 내놔!"이태식은 불만스럽게 쏘아붙였다. "뭐? 4억? 새 차를 뽑아도 4억이 안될걸. 지금 스크래치 조금 난 걸 가지고 4억이라니? 이런 날강도를 봤나!"재벌 2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내 새 차를 너희가 마음대로 들이박았잖아. 4억도 많이 봐준 거야. 지금 내 기분이 더러워졌거든. 한 푼이라도 모자라면 가만히 안 둘 줄 알아!""그건 걱정할 것 없어. 내 아들이 오고 있으니까."잔뜩 겁에 질린 연초월은 이태식이 상대방을 더 자극할까 봐 손에 힘을 넣어 그의 팔을 꽉 부여잡았다.상대방은 성격이 제멋대로였다. 거기에 경호원을 두 명이나 거느리고 있어서 더욱 위험해 보였다."도련님 이런 저가의 차를 몰고 다니는데 4억을 낼 수 있다는 건 거짓말 같습니다."연초월의 자동차를 확인한 경호원이 못마땅한 듯 말했다.재벌 2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괜찮아, 기다려 보지 뭐. 30분 내로 아들이 4억을 가져오지 못하면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 줄 거야. 차를 박살 내고 두 사람의 혀도 뽑아버려. 거짓말의 대가를 치러야지!""뭐라고!"이 말에 연초월과 이태식은 굳어버리고 말았다. 아주 살짝 접촉해서 스크래치 조금만 났을 뿐인데.이태식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것이 몹시 후회됐다. 어제 이태호가 경호원을 더 고용해 준 것에도 불구하고 잠깐 장을 보는 데 필요 없다며 그냥 나와버렸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연초월은 마음이 급해 연신 시간만 확인했다.십여 분이 지나 이태호가 도착했다."오~
이태호는 걸어와서 이태식 입가의 핏자국을 보고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연초월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차를 몰고 있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차선 변경하여 우회전하려 했어. 우리는 미처 브레이크를 잡지 못해 상대방 차의 옆구리에 흠집을 냈어. 그러자 상대방은 대뜸 나와 화내더니 4억을 달라고 하니 네 아빠가 시비하다가 뺨을 맞았지 뭐냐!"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더욱 분노했다. 분명히 상대방의 책임인데 권세를 믿고 사람을 업신여기다니.그는 연초월과 이태식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 터이니 곁에 서서 지켜보면 돼요!"말을 마치고 상대방 한테로 한 걸음씩 다가가더니 흰 티를 입은 남자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갑자기 차선 변경했으니 백프로 책임이야, 그런데 배상하기는 커녕 되레 우리보고 배상해라고 해? 게다가 내 부친까지 때리고,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남자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멍해 있더니 이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정말 부전자전이라더니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나! 내 차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라, 내가 보통 사람으로 보여? 어떤 룰은 보통사람 한테만 적용된다는 걸 모르냐? 됐고, 금방 새로 뽑은 차니까 너희들이 배상해, 아니면 네가 4억 원을 배상할 수 있다고 구라치는 네놈 부모의 혓바닥을 잘라버리겠어,!"이태호는 냉랭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4억 원은 물론이고 40억 원도 문제없어. 하지만 너희들 책임인데 내가 왜 돈을 내야 하느냐? 그러지 말고 우리한테 4억 원을 배상해 줘, 하나는 차 값이고 하나는 내 부친을 때린 값이야, 그리고 내 부친한테 무릎 꿇고 싹싹 빌어. 아니면 오늘 두발로 걸을 생각하지 마!""아이고, 이거 정말 재밌는 친구네,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배상하기는커녕 우리 보고 배상해라는 말이 나오냐?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데?"서지강은 웃으며 말했다. "내 미혼처가 누군지 아느냐? 나로 말하면 홍성시 서씨 가문 사람이야, 내 미혼처는 너희 태성시 3류명문가 서 씨 가문 사람이지.
"퍽퍽퍽!"하지만 곰 같은 두 명의 경호원은 미처 손쓸 새도 없이 이태호의 연속되는 발길에 저만치 뿌리쳐 나갔다."헉!"두 사람은 입에서 피를 뿜고 낯색이 창백해진 걸 보면 심한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으악!"그중 한 명은 갈비뼈가 두 대나 부러진 것 마냥 가슴을 감싸며 고통을 호소했다.다른 한 명도 고통스러워하며 한편으로는 놀랐다. 서 도령은 많은 경호원을 데려 다니는 것을 싫어했고 오늘에도 서문옥과 결혼 날짜를 상의하러 왔는지라 그들 두 경호원만 데리고 왔다.하지만 그 둘의 수련은 8품 종사의 수련으로써 결코 낮지 않았다. 이런 수련 등급은 괜찮은 편이었다.결과 그들은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이태호의 발길에 날아갔다. 그들은 방금 이태호의 스피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 이거 말도 안 돼!"서지강은 눈앞의 사실을 믿지 못하겠는지 멍해 있었다. 두 경호원이 이토록 허수아비였단 말인가?"어서 4억을 배상하고 내 부친한테 무릎 꿇고 빌어! 아니면 사람 구실 못하게 만들 거야!"이태호는 가볍게 상대방을 한 번 흘겨더니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서지강은 놀라 식은땀이 나왔다, 그리고 생각하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 나 지금 그만한 현금이 없어, 카드에도 돈이 부족해, 전화 한 통해서 돈을 가져오라고 할게, 어때?"이태호는 상대방이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 절로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해, 하지만 딱 1시간 줄게. 만약 돈을 가져오지 못하면 네놈 혓바닥을 잘라야겠어!""그래, 그래, 바로 전화해서 돈 가져오라고 할게!"서지강은 어두운 표정을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들이 협박하려는 말투가 되레 상대방의 입에서 나왔으니 말이다.그는 조금 멀리 떨어진 후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이내 그의 입가에는 한 가닥의 웃음이 걸려있었다. 은행 계좌에 어찌 4억이란 돈도 없겠는가? 그는 다만 핑계를 대서 서문옥한테 전화해 서 씨 집안 사람들더러 경호원들을 데려와 자신을 도와주길 바랐던 거였다.그런데 면전의 녀
이태호는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더니 말했다. "아빠 엄마, 걱정 마세요. 제가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적어도 홍성시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요. 게다가 아빠 엄마를 협박해서 혀를 자르겠다고 하는데 이 일 그냥 넘어 못 가요!"십몇 분이란 시간이 흘러가자 아우디 여러 대가 미끄러지듯이 오더니 길가에 섰다. 그리고 양복 차림을 한 경호원들이 우르르 쓸어내려 왔다.제일 앞에 있는 벤틀리 차량에서 서문옥과 서진혁이 내렸다.두 사람은 경호원들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걸어왔다."아유, 서지강아, 너 괜찮아? 누가 때렸는데? 걱정 말아, 아저씨가 복수해 줄 게!"서진혁은 미래의 사위를 보고 즉시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필경 서지강 가문의 세력은 아주 컸으며 사업도 많았으니 말이다.만약 자신의 딸이 서지강에게 시집간다면 그의 가문의 덕택을 볼 것이다. 그때 가서 홍성시에서 쉽사리 여러 사업을 발전시킬뿐더러 자신의 가문도 덕택을 보게 될 것이다.서지강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저놈이 경호원도 때리고 4억 원도 배상하라 하고 저놈의 부친한테 무릎 꿇어 용서를 빌라고 했어요, 허허, 정말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거죠."여기까지 말하고 서지강은 잠깐 숨을 돌리더니 또 말했다. "아쉽게도 여기는 홍성시가 아닌 데다 경호원들도 두 명만 데리고 왔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 놈이 언녕 땅바닥에 쓰러져 있을 거예요!""어서..."서진혁이 손 짓 하여 경호원들 보고 이태호를 에워싸게 했다.하지만 그는 저리 서 있는 사람이 이태호인 걸 발견하고 순간 낯색이 어두워졌다.저놈이 불과 며칠 전에 자신을 때리고 체면도 잃게 만들지 않았던가?"아빠, 바로 저놈이에요!"서문옥은 미간을 찌푸리며 당분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필경 이태호 저 자식은 용씨 가문하고도 사이가 좋은지라 간접적으로 용씨 가문은 건드리는 격이 되고 만다.서문옥과 하현우가 앞서 고용한 킬러가 되레 이태호의 손에 죽었고 후에 고용한 킬러도 아직 오지 않았
이때 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서문옥에게 다가가 말했다. "허허, 서씨 아가씨, 정말 우연이네. 이렇게 빨리 또 만날 줄 생각도 못 했어. 이런 걸 연분이 있다 해야 하나?"서문옥은 팔짱 낀 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 너 같은 나쁜 놈하고는 있어봤자 악연뿐이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아까 네 약혼남이 갑자기 실선 변경했는데 내 부모한테 사과하기는커녕 부친을 때리기까지 하고 게다가 4억 원을 배상하라지 뭐냐, 만약 배상하지 않으면 내 부모의 혀를 자른다나? 넌 어찌 이렇게 무지막지한 남자가 마음에 들었니?".서문옥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고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 "내 일은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럼 너희들은 서지강이 배상하겠다는 4억원이란 돈을 가져다 주러 온거야?""주긴 뭘 줘?"이때 의논을 마친 서진혁과 서지강은 약간 떨어진 곳에서 걸어왔다."아이고, 서씨 주인장, 그날에 나한테 뺨 맞고 찍소리 못하던 양반이 오늘에는 기세당당해 있네!"이태호는 서진혁을 보고 나른한 어조로 말했다. "누가 너한테 용기를 줬길래 나하고 그런 말을 하지? 과연 한 집안사람들은 한 통속이라고, 네 딸과 서 도령은 정말 천생연분이네! 둘 다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막무가내이니 말이야!""너..."서문옥은 기가 차서 이를 악물었다."이놈아,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아!"서지강은 냉랭히 웃으며 뜸을 들이더니 이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좀 있다가 네가 엎드려 나한테 할아버지라 부르게 할 거야!""오, 보아하니 서씨 주인장을 불러온 목적이 돈 가져오라는 것이 아니구나?"이태호는 일부러 그들 속셈을 모르는 척했다."허허, 이 상황에 돈을 가지겠다고? 돈을 준다고 해도 넌 그 돈을 쓸 팔자가 아니야!"서지강은 껄껄 웃으며 눈빛에 독기를 품었다."이거, 이거 어쩌면 좋지?"이태호의 뒤에 있던 연초월은 상대방의 적지 않은 머릿수에 깜짝 놀랐다. 이태호가 손해를 볼가봐
서진혁과 서문옥 그리고 서지강 등 세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어리둥절 해졌고 얼굴은 공포에 질려 퍼레졌다. "아빠, 고수들을 청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이리 쓸모없죠?"서문옥은 싸움에 대해 몰라서 약간 격분한 표정으로 서진혁을 나무랐다."내가 보기엔 쟤들이 엄청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거짓말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서진혁은 수련에 관해 모르는지라 어리둥절했다. 거금을 들여 고용한 고수들인데 너무 쉽게 쓰러지다니. 이태호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정말 비참하기 그지없었다."주인장님. 우리가 약한 게 하니라 상대방이 너무 강해요!"그중 한 명의 고수라 하는 사람이 널브러진 상태로 말했다."하하, 너희들 차례다!"이태호는 주먹을 주무르며 세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세 사람은 저도 모르게 몇 발작 뒤로했다."이태호, 너, 너 오지 마, 감히 다가온다면 나 소리칠 거야!"서문옥은 눈을 되록거리며 말했다."소리친다고?"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건 또 무슨 상황이 지라고 생각했다.서문옥은 가슴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계속 다가온다면 네가 변태 짓 한다고 소리칠 거야. 적어도 네가 변태라는 걸 사람들한테 알려야지!""하하, 정말 웃겨. 평평한 가슴뿐인 너를 내가 퍽이나 좋아하겠다."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으며 내던진 한마디에 서문옥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이놈아, 나는 당당한 서씨 주인장이야. 감히 나를 때리..."서진혁은 만약 네가 감히 나를 때리면 넌 끝장이라고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앞서 이태호한테 맞은 걸 떠올리니 다른 사람들을 위협할 때 쓰던 말들이 이놈한테는 통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서지강도 한마디 덧붙였다. "이놈아, 나 신씨 가문의 도령이야. 감히 나를 때리기만 해봐, 흥, 우리 서씨 가문과 전쟁을 선포하는 거야!"이에 이태호는 상대방이 귀찮다는 어투로 말했다. "너희들을 때리지는 않을게. 대신 아까 얘기했던 거 실행할 수 있지?""4억 원?"서지강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문이 막혔다. 그들 서씨 가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