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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동운
“형, 저 아저씨가 흰 옷을 입은 아저씨예요.”

주빈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박효섭은 재빨리 주빈을 끌어안고 앞으로 내달렸다.

복도 양쪽으로 문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퀘스트에서도 문 하나를 선택하라고 아주 똑똑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히 30분 동안 숨어있는 것뿐이라면 굳이 문을 선택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즉 이 문들 자체가 핵심이라는 뜻이었다.

뒤에서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발소리가 무섭게 빨라졌다.

길고 좁은 복도가 순식간에 구불구불한 미로처럼 느껴졌고 앞으로 뻗은 문들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문득 박효섭의 눈에 번호가 들어왔다. 붉은색도 있고 검은색도 있었는데 아무런 규칙 없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서둘러 품 안의 주빈에게 물었다.

“주빈아, 문에 적힌 번호들을 본 적이 있어?”

주빈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냥... 휴게실의 번호예요.”

“그럼 색깔은? 뭘 의미하는지 알아?”

박효섭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뒤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숨결이 닿았다.

순간 머리가 쭈뼛 선 박효섭은 본능적으로 주빈을 꼭 안은 채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등 뒤로 굴러갔다.

쾅.

거의 동시에 곤충 괴물이 선이 엉켜 있는 전기봉 같은 손으로 조금 전 그들이 있던 자리를 내리쳤다.

바닥이 쩍 갈라지며 귀청을 째는 듯한 날카로운 전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썩어 문드러진 곤충 같은 등이 눈에 들어왔고 흰 가운 위로 알 수 없는 액체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박효섭은 몸을 일으켜 복도 끝을 향해 달렸다.

뒤에서 노인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젊은이, 도망칠 필요 없어. 품에 안고 있는 그 아이만 내게 넘겨주면 돼.”

주빈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형, 나 버리지 말아요, 제발...”

박효섭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피비린내를 참으며 억지 미소를 쥐어짰다.

“형은 절... 절대 널 버리지 않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박효섭의 거절 때문에 자극받았는지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갑자기 분노를 터뜨렸다.

“그 아이를... 이리... 줘.”

복도 전체가 또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덩치가 산만 한데도 움직임은 아주 날쌔고 유연했다.

잠시 후 역한 냄새가 또다시 코를 찌르자 놀란 주빈이 소리를 질렀다.

“왔어요. 얼른 피해요, 형.”

앞쪽 출구가 신기루처럼 아득하게 멀어 보였다.

이 몸으로는 저 괴물을 따돌릴 수 없다는 걸 직감한 박효섭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

머리에서 튀어나올 듯한 겹눈, 톱니처럼 날카로운 이빨, 찢어질 듯 벌어진 입이 눈앞에 보였다.

상대가 전기봉을 다시 휘두른 순간 박효섭은 몸을 낮춰 슬라이딩으로 상대의 팔 아래를 파고들어 뒤로 빠져나갔다.

그러고는 재빨리 옆에 있던 가장 가까운 문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방 번호가 검은색이었다.

끼익. 끼익.

그런데 손잡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젠장. 왜 하필 지금...”

박효섭은 얼굴을 창백해진 채로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천천히 돌아서는 걸 봤다.

상대가 입을 쩍 벌리고 웃자 부식성 침이 뚝뚝 떨어졌다. 두 눈알은 기괴하게 뒤틀린 채로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쿵... 쿵...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더니 일부러 발걸음을 늦췄다.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말이다.

품 안의 주빈이 엉엉 울기 시작했고 박효섭의 얼굴도 잔뜩 일그러졌다. 이제 앞으로 달려봤자 소용없었다.

살 길은 오직 이 문뿐이었다.

“젠장. 열려! 열리라고!”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박효섭은 전류가 만들어낸 뜨거운 열기가 벌써 느껴졌다.

끼익.

바로 그때 마침내 문이 열렸다.

썩어 문드러진 그 손이 박효섭을 잡기 바로 직전에 몸을 던지듯 방 안으로 뛰어들어 문을 잠갔다.

쾅.

문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박효섭은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실?’

그는 주빈을 내려놓은 뒤 책상과 침대 등 움직일 수 있는 건 전부 문 쪽으로 밀어붙였다.

문을 두드리는 굉음이 계속 울려 퍼졌다. 책상을 쌓아 올렸는데도 문이 흔들릴 때마다 조금씩 밀려나는 느낌이었다.

박효섭은 본능적으로 주빈을 품에 꼭 안았다.

“주빈아, 형 거짓말하지 않았지? 주빈이를 절대 버리지 않겠다고 했잖아. 울지 마.”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주빈도 마음이 조금 진정된 것 같았다.

[클럽 알림. 박효섭 님에 대한 주빈의 호감도가 상승하여 15%에 도달했습니다.]

[위기의 순간 주빈 학생을 버리지 않았기에 박효섭 님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박효섭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겨우 방 안을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창문이 없었고 조금 전 옮긴 책상 몇 개와 캐비닛 하나뿐이었다.

“형... 나 여기에 온 적이 있어요.”

주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배양액을 맞고 나면 이 방에 잠시 있었어요.”

박효섭이 흠칫 놀랐다.

“그러니까 배양액을 맞고 난 후에 바로 나가지 않는단 말이야?”

주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하룻밤 자야 해요. 그런데 왜 그런지는 몰라요.”

박효섭이 얼굴을 찌푸렸다.

아까 주빈이 밤 12시가 지나면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복도에 남아있는 아이들을 잡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는 학교 기숙사가 아니었다.

배양액을 놔주는 걸 보면 이곳은 보건교사의 구역이었다. 그런데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왜 나타난 것일까?

아직 단서가 부족했다.

박효섭은 자신의 또 다른 천부적인 재능이 문득 떠올랐다.

“목숨처럼 중요한 재물, 발동.”

순간 박효섭의 두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쳤다.

그 빛이 방 안 전체를 훑고 지나가자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한 책상 서랍에서 무언가가 은은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박효섭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테스트에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아마도 중요한 아이템일 터.

그는 조심스럽게 기어올라 서랍을 열었다. 눈에 들어온 건 놀랍게도 주사기였다.

병원에서 쓰는 평범한 주사기와 달랐다. 아주 오래된 느낌의 금속 주사기였다.

[클럽 알림. 박효섭 인턴 회원님이 기이 도구인 보건교사의 주사기를 획득했습니다.]

[주사기 안에 고농도 마취제가 들어 있고 기이 생물체를 끌어당기는 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턴 회원님은 기이 도구를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현재 손상도 0%]

차가운 알림음에 박효섭은 멍해졌다가 이내 이 퀘스트의 핵심을 깨달았다.

방 안에 숨어있는 게 최선이 아니었다. 방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방마다 비슷한 기이 도구 하나씩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인턴 회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첫째, 30분 동안 버티는 것. 하지만 이 허술한 나무문이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공격을 30분이나 견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문이 뚫려 그가 지도하는 학생이 잡히면 그도 끝장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둘째, 이 기이 도구를 들고 안에 든 향으로 흰 옷을 입은 아저씨를 유인한 뒤 고농도 마취제로 제압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이 훨씬 위험하긴 하지만 임무를 완성할 가능성이 더 컸다.

‘어떻게 하지?’

박효섭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랜 시간 격렬하게 움직인 탓에 폐가 찢어질 것처럼 아팠고 목구멍에 맴도는 피비린내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다시 문밖에서 문을 들이받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주빈은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형, 나... 무서워요.”

박효섭은 큰 결심을 내린 듯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금속 주사기를 꽉 움켜쥔 다음 주빈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주빈아, 형이 이따가 흰 옷을 입은 아저씨를 유인할 생각이거든. 문을 꼭 잠그고 있어. 형이 문을 두드릴 때까지 절대 열면 안 돼. 알았지?”

주빈이 박효섭의 손을 덥석 잡고 고개를 마구 저었다.

“안 돼요. 형이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박효섭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주빈을 달랬다.

“무서워하지 마. 자, 이리 와.”

그는 주빈을 번쩍 들어 올려 구석으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책상 몇 개를 거칠게 뜯어내 칸막이처럼 세워 주빈을 가렸다.

“주빈이 착하지? 30분만 버티면 돼. 형은 저 아저씨한테 절대 잡아먹히지 않아.”

[클럽 알림. 박효섭 님에 대한 주빈의 호감도가 상승하여 20%에 도달했습니다.]

[주빈은 박효섭 님이 죽는 걸 원치 않아 선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때 주빈이 갑자기 자신의 꽃잎을 하나 뜯어냈다.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주빈은 핏자국이 묻은 손바닥만 한 꽃잎 하나를 박효섭에게 건넸다.

“형, 위급한 순간에 이 꽃잎을 던져요. 아마... 도움이 될 거예요. 흑흑. 형, 꼭 살아남아야 해요.”

피 묻은 꽃잎을 내려다보던 박효섭은 마음속에서 감동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형이 약속할게.”

...

박효섭은 쌓아 올린 책상과 침대를 거칠게 끌어냈다. 나무문이 충격으로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

그의 두 눈에 살기가 떠오른 동시에 문손잡이를 덥석 움켜쥐었다.

끼익.

문이 열리자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기괴한 표정으로 다정하게 웃었다.

“착한 아이... 착한 아이를 내놔...”

박효섭은 말없이 금속 주사기를 들었다.

“야, 주빈이 찾고 싶으면 날 따라와.”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전기봉 앞에서도 박효섭은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복도로 뛰쳐나갔다.

보건교사의 주사기가 역할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향기가 퍼지자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눈이 흐려지더니 놀랍게도 박효섭을 주빈으로 착각했다.

“헤헤. 여기 있었구나.”

흰 옷을 입은 아저씨는 포효하면서 도망치는 박효섭을 향해 돌진했다.

그 사이 주빈은 책상 밑에서 비틀거리며 기어 나와 문을 잠갔다.

...

한편 보건실 건물 밖.

“서원아, 여기가 맞아?”

가장 먼저 나갔던 게임을 하던 아이가 자신보다 훨씬 큰 중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물었다.

“배양액이 보건교사한테 있어?”

“응...”

아이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자세히 보니 게임을 하던 아이와 나가기 전보다 몸 여기저기에 구타 흔적이 더 늘어나 있었다.

게임을 하던 아이가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날 속이면 너한테도 좋을 거 없다는 거 알지?”

게임을 하던 아이는 서원과 함께 건물 유리문을 천천히 밀었다.

순간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아이의 미간이 잔뜩 일그러졌다. 뭔가 느낀 듯 손을 등 뒤로 향했다.

바로 그때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분노 어린 포효가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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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옆에 있는 옷장에서 보기 좋은 옷들을 꺼내 들었다.“주빈아, 오늘 저녁에 엄마랑 파티에 참석하자. 명심해. 꼭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 말없이 가만히 있지 말고 귀엽게 굴어야 해. 오늘 만날 손님들은 아주 중요한 분들이니까 엄마, 아빠 망신시키지 마. 알겠지?”여자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돌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의 주빈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너 혹시 또 아빠 화나게 한 거니? 울지 마. 눈 부으면 저녁에 손님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장윤희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러나 여자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누가 설명해 달래요? 쓸모없긴.”여자는 주빈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며칠 뒤면 네 입학 절차를 밟을 거야. 그때까지 배워야 할 게 많아. 우리 양씨 가문의 아이로서 고작 그런 일로 울다니, 창피하지도 않니? 겨우 그림 하나 가지고 유난이야...”경멸 어린 말들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마음에 상처를 냈다.옆에 있던 장윤희조차 그 말을 듣고 괴로워했는데 정작 주빈은 오히려 울음을 그쳤다.그는 그저 한쪽에 웅크린 채 미세하게 떨리는 몸으로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날 선 말들을 묵묵히 견딜 뿐이었다....해윤에서도 주빈의 입학을 상당히 중요시했다.심리 초상화를 통해 박효섭은 교장 장운석을 보게 되었다. 겉보기엔 꽤 젊어 보이는 인물이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교감 최수민이 서 있었다.장운석은 웃으며 양선규에게 인사했다.“양선규 씨, 오랜만입니다.”옆에 있던 최수민도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이전에 진행된 실험에도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양선규는 손을 휘저으며 다소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제 요구는 하나뿐이에요. 제 아들은 이곳에서 졸업할 때 반드시 완벽해야 합니다.”주빈은 어찌할 바를 몰라서 안절부절못하면서도 옆에 있던 선생을 따라가서 기숙사를 배정받았다.다행히도 주빈의 반 친구들은 모두 좋은 아이들이었다.다들 착한 아이

  • 리얼 탈출 서바이벌 클럽   제35화

    어두컴컴한 가시덩굴 속에서 갑자기 반딧불이 나타났다.[주빈의 호감도가 90%가 되었습니다.][... 삑... 감지 결과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친화력 조건 충족.][기이 생물체의 호감도 충족.][천부적인 재능 심리 초상화 충족.][직업 퀘스트 ‘가면 대나’가 발동되었습니다.][당신은 인간의 마음에서 태어난 신입니다. 당신은 짙은 색채의 가면을 그려 중생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당신의 자비로움은 당신으로 하여금 기이 생물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그들을 불행에서 구원합니다.][퀘스트를 완수하려면 기이 생물체 세 마리의 호감도를 100%로 끌어올리고 그에 상응하는 심리 초상화를 완성하여야 합니다.][직업 퀘스트는 수락 후 취소가 불가하고 성공과 실패만 존재합니다.][실패하게 되면 직업 퀘스트는 자동 폐기됩니다.][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박효섭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수락!”그 순간 심리 초상화 능력으로 박효섭의 두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그 모습에 주빈이 혼란스러운 눈빛을 했다.‘따뜻한... 빛이야...’탁.박효섭이 주빈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박효섭의 의식 속에서 도화지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넘어가더니 이내 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그곳은 조금 호화로운 저택이었고 하늘도 붉지 않았다.다소 싸늘한 방 안에서 어린 주빈의 불안한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아빠...”주빈은 겁먹은 얼굴로 화판을 안고서 업무 중인 양선규 앞에 섰다.양선규는 상당히 젊어 보였는데 주빈이 자신을 부르자 짜증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아빠.”주빈은 아빠가 자신을 보지 못한 줄로 알고 자랑스럽게 화판을 들어서 그에게 보여줬다.“아빠, 저 엄마랑 아빠를 그렸어요. 보세요...”그러나 주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선규는 화판을 손으로 쳐서 떨어뜨렸다.화판은 바닥에서 떨어져서 부러졌고 주빈의 그림도 구겨져 버렸다.양선규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며 쌀쌀맞게 말했다.“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지. 일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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