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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작가: 동운
[박효섭 인턴 회원님, 한 명의 지도 학생과 성공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개별 메인 퀘스트는 곧 시들어가는 꽃입니다.]

[주빈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방식을 찾아내어 꽃이 시드는 것을 막아주세요.]

[퀘스트 실패 시 테스트도 실패 처리됩니다.]

차가운 기계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강단에 선 선생님이 뒤에서 딱딱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도교사님, 교실에서 수업하실 건가요?”

박효섭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주빈의 상태를 봐선 교실 수업이 오히려 독이었다. 교실에서 수업했기에 꽃이 시들어갔던 것이었다.

‘계속 여기에 있으면 상황이 더 안 좋을 수가 있어.’

그 생각에 박효섭이 주빈의 손을 잡았다. 바로 그때 찰나였지만 주빈이 낮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고통이 섞여 있었다.

“방해해서 죄송해요, 선생님. 지금 데리고 나갈게요.”

...

교실을 나오자 양복 남자, 화장한 여자, 후드티 남자가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양복 남자가 재빨리 다정하게 웃으며 물었다.

“이 아이를 고른 이유가 뭔가요?”

박효섭이 눈을 깜빡였다. 양복 남자는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뚜렷한 단서도 없고 가벼운 추측 하나쯤 공유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쩌면 뭔가 얻을지도 모르니까.

“전 현실에서 만화가예요. 이 아이를 고른 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점 때문이에요.”

머리가 좋은 양복 남자가 바로 핵심을 찔렀다.

“그러니까 취미부터 파고든다는 거군요?”

박효섭은 웃기만 할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화장한 여자가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가난뱅이 그림쟁이 주제에 만화가는 무슨.”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일 안 하고 돈 버는 특수 직업군보다는 훨씬 깨끗하겠죠.”

화장한 여자가 당장이라도 분노를 터뜨리려던 그때 양복 남자가 말렸다.

“그럼 저녁에 봐요, 효섭 씨.”

박효섭은 고개를 끄덕인 후 주빈을 데리고 걸음을 옮겼다.

후드티 남자를 스쳐 지나가다가 모자 아래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박효섭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인물의 미세한 표정 변화에도 매우 예민했다.

저 눈빛은 만화에서 보통 살인자나 정신이 이상한 인물에게 붙이는 그런 눈빛이었다.

박효섭은 속으로 협력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중에서 제일 오만방자해 보이는 화장한 여자가 오히려 가장 정상에 가까울지도 몰라.’

계단을 오르던 박효섭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뭔가 떠오른 듯, 뭔가를 느낀 듯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옷자락이 스르륵 사라졌다.

박효섭의 숨이 살짝 거칠어졌다.

‘양복 남자가 방금 날 효섭 씨라고 불렀어? 하지만 버스에 탄 이후 지금까지 이름을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방금 사라진 그 옷자락... 양복 남자인가?’

...

박효섭은 넋이 나간 얼굴로 주빈을 내려다보았다. 머릿속에 방금 시스템이 알려준 퀘스트가 맴돌았다.

‘왜 개별 메인 퀘스트라고 했을까? 선택한 아이에 따라 메인 퀘스트도 다르단 말이야?’

그가 선택한 주빈은 꽃이 시들어가는 상태라서 퀘스트가 시드는 것을 막으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게임하던 남자아이가 모두 경쟁자라고 했던 말이 어쩌면 진짜일지도...

각자 메인 퀘스트가 다르다면 서로의 메인 퀘스트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었다.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상대의 퀘스트가 자신을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

“형님, 만화가라고요? 그럼 나한테 그림 그리는 거 가르쳐줄 수 있어요?”

주빈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박효섭의 시선이 주빈에게 향했다. 그는 다정하게 웃으면서 주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연하지. 그냥 형이라고 불러. 주빈아, 이거 받아. 형이 주는 선물이야.”

그러고는 배낭에서 스케치북과 색연필 세트를 꺼내 주었다.

주빈이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받아 들었다. 기분이 아주 좋은 듯 얼굴의 꽃잎이 파르르 떨렸다.

[시스템 알림. 박효섭 님에 대한 주빈의 호감도가 5%로 상승했습니다.]

박효섭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호감도도 있었구나. 그렇다면 이 주요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달라지면 얻을 수 있는 단서도 달라진다는 뜻이겠지.’

그는 재빨리 배낭을 뒤적여 반쪽짜리 사탕을 꺼냈다.

장지숙의 진료실에 갈 때마다 챙겨 오던 고에너지 사탕이었다. 너무 귀해서 평소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조금씩 아껴 먹었다.

이 반쪽은 테스트 중에 위급 상황이 생기면 체력 회복용으로 먹으려고 남겨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까워도 어쩔 수 없었다.

“주빈아, 사탕 좋아해? 자, 먹어 봐.”

그런데 주빈이 두려워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 나 사탕 못 먹어요. 교감님이 그러셨어요. 우리 같은 나쁜 아이들이 또 규칙을 어기면 기숙사에 있는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데려간다고요.”

박효섭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역시 이 아이들한테 단서가 있었어.’

그는 주빈의 옆에 쪼그려 앉아 최대한 다정하게 물었다.

“흰 옷을 입은 아저씨? 그게 누구야?”

주빈이 불안에 떨며 작은 손으로 색연필을 쥐었다.

“그 아저씨의 정체가 무엇인지 우리도 정확히 몰라요. 그런데 매일 밤에 기숙사 복도에 나타나요. 규칙을 여러 번 어기거나 말을 듣지 않고 밤 열두 시 넘어서 돌아다니면 그 아저씨가 데려가요. 끌려간 애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고요.”

박효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화가라 관찰력이 아주 뛰어났다.

주빈이 사탕을 먹고 싶어 하지만 무서워서 먹지 못한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먹지 못한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건 아니지.’

“그럼 이렇게 하자. 먹지 말고 가지고만 있어.”

그러고는 사탕을 주빈의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자, 이젠 주빈이한테도 작은 보물이 생겼네?”

박효섭의 다정한 태도 덕분인지, 아니면 친화력이 높아서인지 주빈은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아이가 쑥스러워하며 옷을 움켜쥐었다.

그때 박효섭의 시선이 주빈의 손목에 생긴 멍에 머물렀다. 꽃이 시들기 직전 안쪽부터 썩어들어가는 반점처럼 보였다.

“주빈아, 아까 교실에서 손잡을 때 아파하던데 혹시 이거 때문이야?”

주빈은 이미 스케치북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공부를 못하는 애들은 배양액을 못 준대요. 배양액이 없으면 몸이 점점 썩고 시들어 버려요.”

‘배양액?’

박효섭이 미간을 찌푸렸다.

“주빈아, 배양액은 어디서 받는 거야?”

주빈이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매번 보건 선생님이 직접 주사 놓아주셨어요. 아무래도 보건실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맞을 때마다 선생님이 우리를 데리고 가셨어요.”

말하는 사이 주빈의 꽃잎이 더 시커메졌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했다.

그 모습에 박효섭이 결심한 듯 숨을 골랐다.

“그럼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보건 선생님한테 가보자. 형이 어떻게든 배양액 찾아줄게.”

주빈이 신나 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박효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본관을 둘러봤다. 복도가 막혀 있지 않아 멀리 양복 남자 일행이 보였다.

‘지금 싸우고 있나?’

주빈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형, 다 그렸어요.”

박효섭이 고개를 숙인 순간 얼굴의 미소가 눈에 띄게 굳어졌다. 그림이 아주 기괴했던 것이었다.

붉은 하늘과 새까만 풀밭을 그렸고 학교의 종탑 위에 붉은 얼룩이 번져 있었다. 종탑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그리고 풀숲 사이사이로 수많은 눈동자가 그려져 있었다. 얼핏 보면 곤충의 겹눈 같았다.

‘교감의 심리 초상화랑 똑같잖아.’

박효섭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림 속의 종탑이 바로 눈앞에 있었고 주변의 풀숲과 풍경도 거의 일치했다.

주빈이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형, 나 잘 그렸어요?”

박효섭이 억지웃음을 지었다.

“역시 주빈이는 그림을 잘 그린다니까. 선도 진짜 좋고 디테일도 살아있어. 재능이 있는 거 확실하네. 그런데 형이 궁금한 게 있어. 왜 하늘은 빨갛고 땅과 풀밭은 새까만 거야?”

주빈이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늘은 원래 빨갛고 풀밭은 원래 검은데요?”

그 순간 박효섭은 숨이 멎는 듯했다. 이유 모를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고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

그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내가 보이는 거랑 주빈이가 보이는 색이 다르다고? 그 말인즉슨 지금 주변에 숨어있는 겹눈이 나를 감시하고 있단 말인가?’

박효섭이 침을 꿀꺽 삼켰다. 겹눈에 대해 묻고 싶었으나 가슴을 파고드는 불안과 등 뒤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소름 때문에 차마 묻지 못했다. 지금은 물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억지로 웃었다.

“응, 맞아. 주빈이 진짜 잘 그렸어. 저녁에 시간 나면 형이랑 더 멋진 거 같이 그려보자.”

[박효섭 님에 대한 주빈 학생의 호감도가 10%로 상승했습니다. 주빈은 당신이 매우 친절한 지도교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빈의 자신감이 상승하여 신체 부패 정도가 2% 감소했습니다.]

박효섭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이런 거였구나. 주빈의 꽃이 시들었던 이유가 공부를 못한다는 자책감과 열등감 때문이었어. 내 생각이 맞았어.’

서류에 적힌 건 학습 능력이지 시험 성적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성적이나 취미는 결국 주빈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는 배양액 외에 주빈을 회복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었다.

...

박효섭은 더 이상 꽃밭 근처에 머물지 않았다. 주빈이 앞장서서 그림 속의 종탑이 있는 건물로 안내했다.

끼익.

투명하게 빛나는 유리문이 열리면서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가 났다. 안쪽에서 소독약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형, 저기예요.”

주빈이 가리킨 복도 끝에 보건실이라고 적힌 간판이 있었다.

박효섭은 주빈의 손을 잡고 복도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운동장 쪽이 시끄럽다는 게 아니라 여기서는 주빈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소리마저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

무심코 고개를 숙여 봤더니 주빈이 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머리가 곤충과 닮은 인간형 생물이었다. 흰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선들이 감겨 있었다.

그리고 피부가 없었고 꿈틀거리는 살점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박효섭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주빈아, 뭘 그린 거야?”

주빈이 고개를 들었다.

“형이 궁금하다면서요? 이게 바로 흰 옷을 입은 아저씨예요.”

그 순간 등 뒤에서 찬 바람이 불어왔다.

무거운 발소리가 고요한 복도에 메아리친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벽 양쪽이 일그러지면서 혈관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진동 소리가 들렸다.

[클럽 알림. 스페셜 퀘스트 은신처.]

[두 방 중 하나를 선택해 흰 옷을 입은 아저씨의 추격을 피하세요.]

[제한 시간은 30분.]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박효섭이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 복도가 끝없이 늘어져 있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 키가 2m는 족히 되는 괴물이 서 있었는데 그림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눈꺼풀이 스테이플러로 찍힌 겹눈으로 박효섭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쿵... 쿵... 쿵...

쿵쿵쿵쿵.

기이 생물체가 갑자기 쏜살같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박효섭은 한시도 망설이지 않고 수락했다.

바로 그 순간 핏빛 살점으로 뒤덮인 벽 위에 똑같이 생긴 나무문들이 우르르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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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옆에 있는 옷장에서 보기 좋은 옷들을 꺼내 들었다.“주빈아, 오늘 저녁에 엄마랑 파티에 참석하자. 명심해. 꼭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 말없이 가만히 있지 말고 귀엽게 굴어야 해. 오늘 만날 손님들은 아주 중요한 분들이니까 엄마, 아빠 망신시키지 마. 알겠지?”여자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돌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의 주빈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너 혹시 또 아빠 화나게 한 거니? 울지 마. 눈 부으면 저녁에 손님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장윤희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러나 여자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누가 설명해 달래요? 쓸모없긴.”여자는 주빈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며칠 뒤면 네 입학 절차를 밟을 거야. 그때까지 배워야 할 게 많아. 우리 양씨 가문의 아이로서 고작 그런 일로 울다니, 창피하지도 않니? 겨우 그림 하나 가지고 유난이야...”경멸 어린 말들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마음에 상처를 냈다.옆에 있던 장윤희조차 그 말을 듣고 괴로워했는데 정작 주빈은 오히려 울음을 그쳤다.그는 그저 한쪽에 웅크린 채 미세하게 떨리는 몸으로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날 선 말들을 묵묵히 견딜 뿐이었다....해윤에서도 주빈의 입학을 상당히 중요시했다.심리 초상화를 통해 박효섭은 교장 장운석을 보게 되었다. 겉보기엔 꽤 젊어 보이는 인물이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교감 최수민이 서 있었다.장운석은 웃으며 양선규에게 인사했다.“양선규 씨, 오랜만입니다.”옆에 있던 최수민도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이전에 진행된 실험에도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양선규는 손을 휘저으며 다소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제 요구는 하나뿐이에요. 제 아들은 이곳에서 졸업할 때 반드시 완벽해야 합니다.”주빈은 어찌할 바를 몰라서 안절부절못하면서도 옆에 있던 선생을 따라가서 기숙사를 배정받았다.다행히도 주빈의 반 친구들은 모두 좋은 아이들이었다.다들 착한 아이

  • 리얼 탈출 서바이벌 클럽   제35화

    어두컴컴한 가시덩굴 속에서 갑자기 반딧불이 나타났다.[주빈의 호감도가 90%가 되었습니다.][... 삑... 감지 결과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친화력 조건 충족.][기이 생물체의 호감도 충족.][천부적인 재능 심리 초상화 충족.][직업 퀘스트 ‘가면 대나’가 발동되었습니다.][당신은 인간의 마음에서 태어난 신입니다. 당신은 짙은 색채의 가면을 그려 중생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당신의 자비로움은 당신으로 하여금 기이 생물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그들을 불행에서 구원합니다.][퀘스트를 완수하려면 기이 생물체 세 마리의 호감도를 100%로 끌어올리고 그에 상응하는 심리 초상화를 완성하여야 합니다.][직업 퀘스트는 수락 후 취소가 불가하고 성공과 실패만 존재합니다.][실패하게 되면 직업 퀘스트는 자동 폐기됩니다.][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박효섭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수락!”그 순간 심리 초상화 능력으로 박효섭의 두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그 모습에 주빈이 혼란스러운 눈빛을 했다.‘따뜻한... 빛이야...’탁.박효섭이 주빈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박효섭의 의식 속에서 도화지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넘어가더니 이내 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그곳은 조금 호화로운 저택이었고 하늘도 붉지 않았다.다소 싸늘한 방 안에서 어린 주빈의 불안한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아빠...”주빈은 겁먹은 얼굴로 화판을 안고서 업무 중인 양선규 앞에 섰다.양선규는 상당히 젊어 보였는데 주빈이 자신을 부르자 짜증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아빠.”주빈은 아빠가 자신을 보지 못한 줄로 알고 자랑스럽게 화판을 들어서 그에게 보여줬다.“아빠, 저 엄마랑 아빠를 그렸어요. 보세요...”그러나 주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선규는 화판을 손으로 쳐서 떨어뜨렸다.화판은 바닥에서 떨어져서 부러졌고 주빈의 그림도 구겨져 버렸다.양선규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며 쌀쌀맞게 말했다.“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지. 일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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