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뛰어내리며 놀라서 되물었다.“네?”“주인님! 지금 한 말 진...진짜예요? 저... 저 진짜로… 지국을 통제할 수 있어요? 이거 꿈 아니죠?”야노 요시코는 너무 흥분되어 온몸이 떨렸다!이 소식은 다른 사람이 들었다 해도 똑같은 반응일 것이다.황제! 꿈에서만 생각하던 그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니!이도현은 전화기 너머로 흥분되어 소리 지르는 야노 요시코를 무시한 채, 얼른 오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한편 지국, 지황제가 죽고 지국 대군단이 모두 패한 채 지국 군사들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은 기화영에 의해 완전히 차단된 지라,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여 지국 국내는 아직도 평화로웠다. 그들의 지황제가 죽었다는 사실과 나라가 이미 함락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 말이다.몇 시간 후 태양성, 지국의 이름 좀 있는 대가문이 전부 여기에 모였다.지국의 일부 최고 가문인 노구치 가문, 야노 가문, 후지노 가문, 산구치 가문, 마츠시타 가문, 도쿠가와 가문, 사이토 가문 등 모든 가문이 황궁에 모였다.모든 가문의 가장들, 주인들이 지국의 황궁에 모였다.그 밖에도 지국의 최고 인사들과 일부 세력의 우두머리들도 모두 여기에 있었다.순식간에 지국의 황궁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정말 부끄럽습니다! 우리 지국의 수백만 대군이 염국의 몇만 대국에 패했습니다! 저희 백만대군이 패했다니요! ”“지황제도 실종되고 4대 장군 중 2명도 실종되었습니다!”“흐흐! 실종이요? 그건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처리된 겁니다! 하지만 이건 저희한테 있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황제는 그냥 장식품에 불과하니까요. 저희가 현재 신경 써야 할껀 이따가 염국 쪽의 사람들과 저희의 이익 문제에 대해 협상하는 겁니다!”“이익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것입니다. 지국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무 소용 없습니다! 우리의 이익이 변하지 않는 한, 지국이 염국으로 된다고 해도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가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요!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은 그 남자 뒤에 있는 네 명의 미녀가 누군지 몰랐지만, 그 남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지국을 뒤집어 놓았던 남자이자, 지황제더러 명령을 내리게 해 대군을 죽이게 한 남자였다.다만 그 남자는 아직 죽지 않았고, 지황제는 사라진 채 그 남자가 협상하러 온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러 생각을 갖게 했다.여러 사람의 시선 속에서 이도현과 네 명의 선배는 지국의 황궁에 들어섰고, 그녀들의 뒤에는 야노 요시코와 일부 야노 가문의 사람들이 따라 들어왔다.야노 요시코를 본 야노 가문의 새로운 주인 야노 다이진이 깜짝 놀랐다.“저 천한 년!”야노 다이진은 야노 요시코의 둘째 오빠이다. 그의 큰형이 이도현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 그는 야노 가문의 가주 자리를 계승 받았고 야노 요시코와 경쟁을 벌였다.그는 야노 요시코가 염국인들과 같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일부 이도현을 모르는 가문은 본인들이 여전히 우월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중 도쿠가와 가문의 가주가 나막신을 신고 앞으로 나가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향해 말했다.“당신 누구야!”“당신들이 우리 지국 대군을 쳐부수고 우리를 여기에 담판 지러 오게 했지? 이거 염국의 뜻이야? 아니면 당신들의 뜻이야?”“만약 염국의 뜻이라면, 당신들 같은 어린것들이 책임질 수 있겠어? 돌아가서 당신들의 염국 대장군을 오라고 해. 아니면 절대 협상 같은 거 할 생각이 없으니까!”도쿠가와 가문의 가주가 패기 넘치게 말했다.도쿠가와 가문은 지국에서 매우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고대부터 지국을 다스리는 군사였고, 지국의 거의 모든 군인은 도쿠가와 가문의 명령을 따라야 했다.하지만 지금 그의 군대가 전멸되었고, 이것은 도쿠가와 가문의 지국 지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하여 그는 이도현 등 일행을 보자마자 분노를 무릅쓰고 나선 것이다.이윽고 이도현이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나
평소에는 얼굴 한번 마주치기도 어렵던 사람들이 그런 시선으로 그녀를 주시하니, 어떻게 떨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들의 시선에 야노 요시코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채 감히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쳇…”“고작…저런 년의 말을 우리더러 들으라는 거야…”“우리가 저 계집을 재미 삼아 놀면 몰라도, 감히 저년이 우리를 관리 할 거라고? ”“웃겨 죽겠네!”“계집애가 이 땅을 통솔한다고? 하하. 꿈 깨!”“혹시 저 계집애가 네 놈한테 대준 거야? 네가 저년 다리 저렇게 떨리게 했어? 너무 즐긴 나머지 이젠 네 놈이 헛소리도 막 지껄이는구나!”지국의 고위층들은 가차 없이 조롱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이도현은 그들을 냉담한 눈으로 훑어보고 욕을 한 몇 사람은 전부 기록해 두었다가 이따 참교육 좀 해줄 예정이었다.“야노 요시코, 고개 들어!”“주인님…”야노 요시코는 고개를 살짝 들고 두려움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정말 두려웠다. 이것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 맴돌던 두려움이었다.그녀는 어려서부터 지국의 사람들은 건드려서는 안 되고, 그 사람들의 미움을 사서도 안될뿐더러, 무례해서도 안 되고, 생각으로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가족들에게 주입 당해왔다.어릴 때부터 이런 의식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두려움은 이미 그녀의 영혼에 스며들어 한순간에 바뀌기 어려웠다.이도현은 야노 요시코의 두려움을 눈치채고 조용히 말했다.“겁내지 마! 지금은 네가 저 사람들의 주인이야.”“물론 네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고 안 될 것 같으면 나도 더는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주인은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돼! 난 스스로 강해질 수 없는 사람은 필요 없거든!”“나에게 필요한 부하는 칼과 불바다, 지옥의 마귀와 마주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전진하는 사람이야! 너에게 위협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 때문에 고개를 들지도 못하는 그런 나약한 사람은 난 필요로 하지 않아!”그 말을 들은 야노 요시코
이윽고 황궁 안에는 침묵이 흘렀다.그 시각 지국의 황궁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모든 사람은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야노 요시코를 바라봤으며, 마치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1초가 지나고, 1분이 지나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곧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울려 퍼졌다.“하하하…”“아…하하하…”황궁 전체가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고, 그 웃음은 조롱과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군중 속에서 비명이 들렸다.아…그중 가장 먼저 웃기 시작한 사람의 머리가 갑자기 터져버렸고, 머리 전체가 순식간에 찢긴 채 피가 튕기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몸과 얼굴 곳곳에 하얀 뇌가 튀어 올랐고, 그 장면은 너무도 역겹고 무서웠다.이 상황에서 이도현이 나선 것이다.그는 은침을 꺼내 가장 먼저 웃기 시작한 사람을 죽였다.게다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모두가 충격을 받은 그 순간, 아까 이도현을 막으며 누구냐고 물었던 도쿠가와 가문 가주의 머리도 갑자기 터져버렸다!도쿠가와 가문의 가주 몸에는 머리통이 없어진 채, 같은 자리에 시체만 남아 있었다. 게다가 그의 목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난지라, 도쿠가와 가주의 몸은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머리가 없는 시체에서 피가 분수대처럼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은 꽤 끔찍했다.“도쿠가와 장군!”모두가 겁에 질린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조금 전까지 오만하게 웃고 있던 황궁은 다시 침묵에 빠진 채 다들 웃음을 멈췄다.이도현은 그 모습을 보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웃고 싶으면 어디 한번 계속 웃어보시죠!”“제가 다시 한번 말하죠. 이분이 오늘부터 지국의 최고 통치자입니다. 이분의 말은 곧 신의 뜻과도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 의견 있는 분들은 지금 나와보세요!”이도현의 건방진 말에 지국의 황제급 고수는 불쾌한 듯 군중 밖으로 나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자식…죽고 싶은…”“쿵…”그들이 말을 마
“다시 한번 묻습니다. 아직도 내키지 않는 분 있어요?”이도현은 진기로 외치며 모든 사람의 마음을 꿰뚫었다.“없…없습니다…”“없어요…”겁에 질린 지국인들이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들은 고귀한 머리를 숙인 채 감히 이도현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공기 중에서 퍼지는 피비린내를 맡으면 두피가 저리고 발뒤꿈치에는 찬 기운이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우리 야노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야노 다이진이 가장 먼저 나섰다.하긴! 어찌 되었든 간에, 그와 야노 요시코도 한집안 식구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하던 친남매이지 않은가? 야노 요시코가 지국의 최고 통치자가 되었는데, 그에게 어찌 혜택이 없을 수 있겠는가?그가 가장 먼저 일어나 모두를 위해 앞장섰으니, 이는 야노 요시코에게 그의 양보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국 가문들에게도 앞장서서 공을 세운 셈이다.이는 누가 뭐래도 야노 다이진이 똑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일이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미리 뒤로 물러서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을 속셈이다.야노 다이진이 앞장서자 다른 가문들도 잇달아 항복의 뜻을 나타내기 시작했다.“우리 후지노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우리 윤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야노 요시코 아가씨를 주인님으로 모시겠습니다...”“우리 산구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요시코 아가씨의 모든 명령을 따르겠습니다...”“우리 마츠시타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우리 노구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지국의 여러 대가문 세력은 무릎을 꿇고 복종을 표명했다.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야노 요시코는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군중들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 더욱 몸을 떨었다. 그녀의 시선이 이도현의 뒷모습 떨어지며, 그녀는 완전히 빠져들었다.요시코에게 있어 그 순간의 이도현은 그녀의 모든 신념을 차지하는 신
“당... 당신 왜 그래? 우리 이미 항복했잖아. 왜 계속 이러는 건데.”그 중 한 사람이 분노하며 이도현에게 물었다.그 사람은 미친 듯이 자기 몸을 긁으며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체내에서 이도현의 은침을 파내려고 했다.죽음에 비하면 그 고통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몸을 잡으며 살 껍질을 벗겨낸다고 해도 은침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그 모습을 보던 이도현이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해도 소용없으니, 헛수고 그만 해요. 당신들을 죽이지는 않을 거지만, 내가 언제든지 당신들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잊지 마요!”“이 침은 지옥 침이라고 해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지옥으로 보낸다는 뜻이죠. 이 침법은 나 이도현 외에는 그 누구도 풀 수 없어요! 그러니까 다들 말 잘 들어야 할 거예요! ”이도현은 악마처럼 웃어 보이며 지국의 가주들에게 설명해 주었다.그는 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시각적 효과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만약 순종하지 않으면 당신들의 끝은 이러할 거예요... 어딜 보고 있는 거죠...”이도현은 구석에 있는 야노 다이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모두가 그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아직 미처 반응하지 못한 야노 다이진은 이도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그의 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펑…”그다음 순간, 겁에 질린 시선 속에서 그의 몸은 폭발했고 피와 살이 사방으로 튀었다.다들 삽시간에 겁에 질린 채 멍해졌다.조금 전 도쿠가와 가문 가주의 머리가 폭발한 거에 비하면 이번은 더 철저하게 몸까지도 폭발해 버렸다.이것은 시체를 수천 조각으로 조각내는 것보다도 더 지독했다!그 시각, 그들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이도현은 악마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였다.그들 앞에 있는 남자는 악마의 화신과도 같았고 그들을 영혼부터 두렵게 만들었다.“똑똑히 보셨나요? 결과는 이러할 겁니다. 제대로 못 보신 분이 있으면
엄청난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녀들은 모두 이도현에게 떠맡길 수 있었다!그녀들이 봤을 때, 자기 후배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옳은 것이었다. 누가 감히 뭐라고 한다면, 그녀들은 상의할 것도 없이 바로 그 사람을 죽일 것이다.그녀들에게 오직 하나뿐인 귀한 후배인데, 어떻게 애지중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도현은 선배들과 함께 야노 가문에 왔다. 여기 일은 얼떨결에 이렇게 처리된 셈이다.야노 가문의 넓은 방에 앉아 있던 이도현은 왠지 모르게 자신이 도적처럼 느껴졌다.그는 선배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선배들은 쉬러 갔고 이도현 혼자만 남아서 생각에 잠겼다.그의 의식은 자신도 모르게 체내 선학신침의 내부 세계에 와 있었다. 그동안의 수련으로 음양 탑을 벌써 3회나 열었지만, 아직 가볼 시간은 없었다.이제 드디어 여유가 생겼으니 음양 탑 세 번째가 그에게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지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음양 탑의 앞쪽 두 층이 그에게 엄청난 놀라움과 혜택을 안겨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그가 짧은 기간 내에 수련과 도행에서 몇 차례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음양 부채, 음양 갑옷 등 생명을 지키는 물건 등 그의 현재 업적은 모두 음양 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음양 탑의 3층은 대체 무엇일지 그는 기대에 가득 찼다!이윽고 그가 앞에 있는 음양 탑을 바라보며 탑 3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쯤,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문자 메시지였다.[이 선생님! 사모님이 사라졌어요. 방에도 없고요!]그것은 완성 쪽의 이도현 산장 여하인이 그에게 보내온 문자였다.메시지를 확인한 이도현은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이윽고 그는 다급히 다음 문자를 확인했다.[이 선생님! 저희 성존이 혈귀 사람들한테 잡혀갔어요!]이것은 신영성존의 부하가 보내온 문자였다.그다음 문자의 번호는 낯선 번호였다.[이도현, 3일 안에 동해의 이 섬으로 와!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문자메시지 뒤에는 두 장의 사진도 있었다.
이도현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혈귀에 잡힌 사람 중 많든 적든 모두 그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한지음은 말할 것도 없는 그가 정한 와이프이다. 신영성존 또한 그의 동생이므로 이 두 사람 모두 별일 없어야 했다.나머지 현동자도 그의 반쪽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소유정과 한소희에 대해 말하자면, 비록 그와 교제가 많지 않지만, 그 두 사람은 분명히 자신과 연루된 것이다. 하여 그는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재빨리 10번째 선배 연진이의 방으로 향했다.연진이는 인터넷 고수라, 이런 섬을 찾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 식은 죽먹기일 것이다.너무 급한 나머지 이도현은 노크도 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눈앞의 화면은 그를 놀라게 했고, 이도현은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눈앞에는 연진이가 조금 전 샤워를 마치고 방안의 커다란 거울 앞에 서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목욕 타월로 몸을 닦으며 몸에는 아무것도 안 걸치고 있었다.연진이의 풍만한 몸매가 바로 이도현의 앞에서 노출된 것이다!이도현은 피가 끓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체내에서 한 줄기 열기가 그의 이마를 향해 치솟음을 느꼈고, 얼굴이 붉어지며 호흡이 가빠졌다.특히 그의 소중이가 매섭게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며 지금까지 없을 강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그의 대뇌 중추를 함락시킬 뻔한 거면 말 다 한 거지 않은가?연진이는 이도현이 들어온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또 어느 선배가 문을 노크하지 않고 들어왔으리라 생각했다. 그녀의 방에 노크하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건 그녀의 몇몇 선배일 뿐이니 말이다.그녀가 몸을 돌려 이도현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얼어버렸다. 연진이는 이도현의 앞에 그대로 곧게 선 채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몸을 돌리기 전까지는 괜찮았지만, 몸을 돌리는 순간 이도현은 완전히 몰락되었다. 그는 황소처럼 두 눈을 부릅뜬 채, 한지음보다 한 사이즈 큰 연진이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