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은 아무 말 없이 바보처럼 그 노인을 바라봤다.그는 백호 법당과 진작에 관계를 맺었다. 그 후 그들을 찾아간 적은 없었는데, 지금 뜻밖에도 그쪽에서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이도현은 노인을 시큰둥하게 쳐다봤다. 그러고는 도발하듯이 손에 있는 은침을 바로 꺼내 혈일과 혈육의 천령에 찔렀다.두 사람은 이마에 가시가 찌른 것과 같은 느낌만 느꼈을 뿐 어찌 된 일인지 아직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두 사람의 머리는 바로 터졌고, 피가 여기저기 흩날렸다.이도현은 손바닥을 털며 백호 법 집행당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백호령은 또 뭔데? 사람이 필요한 거 아니야? 자, 여기 데려가면 되겠네!”그는 거만하게 그들을 향해 말했다.이도현의 거만한 태도에 백호당 사람들의 얼굴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 특히 그 노인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그들은 오기 전 이미 이도현이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이도현이 이렇게 백호 법 집행 당의 체면을 조금도 세워주지 않고 모욕감을 안겨 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윽고 노인이 어두워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이도현! 겁이 없구나.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해? 이건 지금 백호당을 도발하는 거나 다름없단 말이야!”그 말에 이도현은 손을 저으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그냥 집에 가서 쉬지 그래? 너희 따위가 내 도발 상대가 되긴 해?”“감히…”“꺼져.”이도현은 화가 났다. 화를 내고 싶지 않았지만, 이 사람들의 너무도 뻔뻔한 태도에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본인이 백호당이면, 지구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오자마자 자신에게 명령을 내린 것도 모자라, 선반에 매달려 있는 몇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다. 이 부분만 봐도, 그들에게 있어 일반인이란 눈에 들어오지도 존재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게다가 이 사람들의 생사는 더욱이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혈귀조직의 킬러들을 데려가려 했다.데려간 뒤,
“이도현, 죽고 싶어? 지금까지 네가 좋은 인재라고 생각해서 참아줬는데, 이런 놈일 줄은 몰랐네!”노인은 음침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다시 한번 기회 줄게. 수련한 내공들 전부 다 포기하고 우리랑 같이 가. 백호당 감옥에서 한평생 있으면,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 줄게. 그게 아니라면 네 목숨은 나도 장담 못 해. 우린 지금 바로 널 죽일 수도 있거든!”이도현 스스로 내공을 포기하고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는 것은 그를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하지만 이런 뻔뻔스러운 말을 마치 이도현을 위해서인 것처럼,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하다니.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이도현이 아니다.그들은 진짜로 자신들이 타인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최고의 의사 결정권자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노인의 말을 듣고 난 이도현이 웃어 보였다.“보아하니 꺼지고 싶지 않은가 봐! 좋아, 영원히 여기 남게 해주지!”이도현은 분노와 함께 바로 조치를 취했다.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는 빠르게 노인 쪽을 향해 다가갔다.“쿵!”이도현의 한쪽 주먹이 강한 힘을 가지고 강력하게 공격을 퍼부었다.노인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막았다. 두 주먹이 공중에서 충돌하여 거대한 힘을 폭발시켰다.이도현은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았다. 그의 주먹 한 방에 노인은 팔 쪽에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그의 팔 전체는 뜻밖에도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다.팔의 살과 뼈는 이미 묽게 부서졌고 그의 팔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심한 통증으로 노인의 얼굴색이 일그러졌다.“아, 이 짐승 같은 놈. 감, 감히 나에게 손을 대?”노인의 음흉한 눈빛에는 통증으로 이미 핏발이 서 있었다.전례에 없는 분노가 가슴에서 폭발하는 순간, 이도현을 바라보는 그의 차가운 시선 속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모든 것이 너무 빨리 일어나서 일이 끝났을 때쯤이야 백호 법당의 다른 사람들이 반응했다.“어르신…”몇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노인을 에워쌌다.그리고 이도현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
그 발차기 한방에 노인은 강한 힘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고 느꼈다. 그의 가슴뼈가 말은 소리와 함께 그대로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그는 이 강한 힘에 의해 거꾸로 날아가, 푸 하는 소리를 내며 선혈이 허공에서 뿜어져 나왔다.“아, 이 자식이. 감히…”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노인은 당장이라도 이도현의 조상님이라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 그 순간, 그의 온몸은 죽고 싶어질 정도로 심하게 아팠다. 하마터면 늙은 명줄을 여기에서 끊어버릴 뻔했다.그의 한쪽 팔은 완전히 폐기된 셈이다.게다가 가슴은 얼얼하게 아팠고 뼈는 부러져 감히 움직이지도 못했다. 움직이면 부러진 뼈가 그의 오장육부를 찢어버릴까 봐 걱정이었으니 말이다.짙은 치욕과 심한 고통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증오 서린 눈으로 이도현을 보며 노호했다.“이도현… 너 죽고 싶어?”“그러면 우리 둘 중 누가 먼저 죽는지 한번 볼까?”이도현이 조롱 섞인 어투로 답했다.그러고는 기술을 사용해 빠르게 노인 앞에 다가간 후, 또 호되게 그를 걷어찼다.“아!”이도현의 발길에 노인은 비명을 질렀고, 온몸의 뼈 또한 모두 부서졌다. 즉, 그의 그 늙은 뼈들도 완전히 폐기된 셈이다.그 모습에 백호 법당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고 너무도 놀란 나머지 누구도 감히 구조하러 가지 못했다.그들은 멀찌감치 서서 이도현을 멈추라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이도현, 멈춰! 너 지금 뭐 하는 짓인지 알기는 해?”“백호당의 집행 어르신을 죽이면 어떤 후과인지 알긴 하냐고!”“어르신에게 일이라도 생기면 넌 말할 것도 없고, 너의 그 용 팀과 봉황 팀 선배들에게도 영향이 갈 거란 말이야!”“멈춰…”수십 명의 황급 강자들은 감히 다가가 어르신을 구하지는 못하고, 그냥 멀리서 서서 말로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이도현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그들을 힐끗 쳐다봤다.죽음 앞에서는 어떠한 관계도 소용이 없고, 오직 자신의 목숨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이윽고 이도현은 손에 부채를 꺼내 들고 냉
십여 명의 황급 강자들이 완전히 놀라 멍해졌다. 그들은 바닥에 머리가 없는 시체가 그들의 어르신이라는 게 믿기 어려웠다.그들의 보스는 제급 강자, 온 천하의 무도 고수 중의 강자이다!즉 제급, 무도계의 인물이다.그런 사람이 지금 머리도 없이 죽어버린 것이다.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을 쓸 기회도 없이 이도현에 의해 살해되었다.나머지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가…”누군가의 소리가 충격 속의 그들을 반응하게 했다. 이윽고 황급 강자들은 다급히 돌아서서 돌집 밖으로 달려 나갔다.그들은 단 1분도 그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이도현과 마주하면 마치 마귀와 마주한 듯, 저항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 도망가기에는 이미 늦었다.이도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이미 그들 앞에 울려 퍼졌다.“도망가는 거야? 여기고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인 줄 아나 봐? 내가 언제 너희들 가라고 했어?”이도현은 이미 돌집 문 앞에서 그들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한 무리 겁에 질린 황급 강자들이 벌벌 떨며 그에게 물었다.“왜, 왜 그래?”“이, 이도현. 우리도 명령대로 집행했을 뿐이야. 설마 우리까지 같이 죽이려고 그러는 거야?”그 말에 이도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스캔하며 말했다.“너희들은 죽이지 않을게. 근데 저 쓰레기는 같이 가져가 줘!”“너희들한테 기회를 주는 이유는, 돌아가서 나 대신 말 좀 전해달라고 이러는 거야. 앞으로 나 건드리지 마. 너희들 이게 두 번째인 거 알고 있지? 만약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너희들이든 백호당이든 뭐든 전부 다 사라지게 만들어버릴 테니까!”이도현의 말에 황급 강자들은 다시금 겁을 먹었다.백호당을 협박하며 사라지게 해주겠다니! 그들은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건방진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들은 이도현이 과연 백호당을 알기나 하고 이러는지 의심스러웠다.“나…”“꺼져…”백호당 사람 중 누군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도현의 꺼져란 말에 무서워
“저는 괜찮아요. 제가 잠시 후에 집에 데려다줄게요!”이도현이 한지음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그 둘의 대화에 현동자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흘겼다.‘귀신같은 놈이 뭔 일이 있겠어? 조금 전에 싸우는 거 보고도 저런 소리가 나오나?’“이 악마 같은 놈아! 집에 가서 끌어안고 있지 그래? 지금 사람 구하러 와서 뭣 하는 짓이야. 빨리 나 풀어줘!”현동자는 이도현이 여자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꼴 보기 싫었다.본인은 어깨뼈가 아픈데, 이도현은 구해줄 생각 없이 여자를 끌어안고 연애질이나 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은 현동자의 말은 무시한 채 한지음을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한소희와 소유정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전했다.“두 분께 진짜 죄송해요. 두 분도 욕봤어요.”“이 일은 이도현 씨와 상관없어요. 그그런 말 하지 말아요.”소유정이 이도현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서는 빛이 반짝였고 그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그래요. 저희는 오히려 이도현 씨가 구해주러 오셔서 감사한데요!”한소희도 똑같은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여러분들을 힘들게 했어요. 저놈들, 저한테 용건이 있어 그러는 거거든요. 저랑 조금의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여러분들을… 그래서 제가 너무 죄송해요!”이도현은 대화하며 그녀들도 풀어주었다.풀어주는 과정에서 두 명의 여인을 끌어안아야 하는 건 파면할 수 없었다. 그 부분에 대해 그녀 둘도 얼굴이 빨개진 채 수줍어했다.“잠시 후에 제가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두 분이 잡힌 뒤로, 소 장군님과 한 장군님이 걱정 많이 하셨을 거예요. 자, 제 핸드폰으로 두 어르신께 전화라도 드려요!”“두 장군님이 지금쯤 염국을 뒤져서라도 찾으려 하실 거예요.”이도현이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게다가 이도현이 말한 이것 또한 사실이다. 한소희와 소유정이 사라진 후, 소창열과 한준호 두 장군은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관계를 동원하여, 황성이 발칵 뒤집힐 정도로 사람을 찾았다. 그들의 소란에 황성에 있는
완성에 돌아와 보니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이도현은 몇몇 선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한 후, 그 자리에서 흩어지기로 했다.하지만 소유정과 한소희는 집에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이도현은 그녀들을 데려다주려 했지만, 그녀들은 이도현이 오늘 힘들었을 거라면서 내일 스스로 집에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마음 편히 이도현의 집에 머무는 것이었다.게다가 한지음과 함께 있게 되면서, 그녀 셋은 금세 친해지게 되었다.여자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도현은 알 리가 없다.신영성존과 현동자 두 사람은 중상을 입어 이도현에 의해 치료되었지만, 신체적, 정신적 피로 때문에 쉬어야 했다.그 둘이 휴식을 취한 뒤, 방에는 이도현 혼자만 남았다.이도현은 침실로 돌아와 목욕하고 몸에 묻은 핏자국을 모두 씻은 뒤에야 침대에 누웠다. 그는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는 이대로 나가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가 납치될 때마다 혼자서 사람을 구하다 보면 지치게 될 것이고, 다른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지금 비록 신영성존, 문지해 그리고 야노 요시코 등의 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사람들의 무공이 너무도 약하다. 하지만 진짜 자기만의 세력이기도 하다.그는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힘을 가진, 그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싶었다.이도현은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계산해 보기 시작했다. 날이 밝을 때까지 고민을 한 결과, 어느 정도의 실행 계획은 그래도 세워졌다.사실 그 계획은 간단했다. 그냥 고수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이윽고 이도현은 신영성존을 불러 산장 밖으로 나가 걸었다."15세에서 18세 사이의 고아들 좀 찾아줘! 찾는 사람이 없고 구걸을 해서 먹고 사는 그런 애들 말이야!”"내가 최고의 고수들을 키워낼 계획이거든.”그 말을 들은 신영성존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이가 15세에서 18세까지인 사람을 고수로 양성해 내겠다니! 그렇게 늦은 나이에 무술을 배운다고 고수가 될 수 있겠는가?신영성존도 무인이라 여
하지만 신영성존은 멍하니 들으면서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졌지만, 감히 말도 못 하고 더 이상 묻지도 못했다.“네, 주인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천박하고 지식이 부족했습니다.”그 후 이도현은 신영성존에게 담약 몇 알을 던져주었고 담약을 받아먹은 신영성존은 자신도 모르게 냉기를 느꼈다.그 담약은 전에 먹었던 담약보다도 더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일품 담약이 틀림없었다.“주인님, 이건...”“이 담약을 먹으면 준급 강자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너의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서 특별히 주는 것이니 돌아가서 열심히 수련에 매진하도록 하거라!”신영성존은 감격에 겨워 무슨 답을 해야 할지 몰라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어떤 말로도 지금 설레는 그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도현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안전한 곳에 가서 수련을 하도록 하고 난 며칠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그동안은 날 찾아오지 말거라.”“네, 주인님!”말을 마친 신영성존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수련하러 떠났다.이도현이 곧 돌아올 시간이 되자, 세 여자는 일어나 정성껏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한지음은 돌아온 이도현을 향해 웃으며 다가갔다.“오빠! 빨리 씻고 와서 아침 먹어요.”“그래, 좋아.”이도현은 웃으며 소유정과 한소희에게 시선을 돌렸다.“유정 씨, 소희 씨, 어젯밤 잘 잤어요?”소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얼른 답했다.“네, 엄청 편했어요, 여기서 자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하더라고요.”한소희도 뒤이어 웃으며 답했다.“지음 언니가 저희 때문에 불편하죠.”한지음도 웃으며 말했다.“뭐가 불편해요, 여기서 지내는 게 편하면 저 신경 쓰지 말고 며칠 더 묵어도 괜찮아요. 오빠가 여기 자주 있지 않아서 나 혼자 심심했는데 이참에 내 친구도 되어주고 전 좋은데요?”소유정과 한소희가 음흉한 눈빛으로 이도현의 마음을 훔치려고 덤비는데 그녀들을 쫓아내도 모자랄 판에 더 있어도 된다니 정말 한지음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소유정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바로
이도현은 예비 아내인 한지음이 얘기를 꺼낸 마당에 아무리 귀한 물건이라도 주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단번에 담약이 들어있는 병을 한지음에게 건넸다.“자, 이 병에 10개의 담약이 들어있어. 당신이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줘도 돼.”한지음은 너무 많은 양에 당황했다.“아니, 도현 오빠! 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요, 전 그냥 유정 씨와 소희 씨에게 한 알씩 주면 돼요!”하지만 이도현은 한지음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 얼굴이 예뻐지는 담약이 내가 왜 필요하겠어, 네가 갖고 있으면서 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주고 쓰고 싶을 때 쓰면 돼. 여자한테는 엄청 좋은 거니까!”한지음은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달콤한 그의 말에 거절할 수 없었다.“그럼, 제가 갖고 있을게요.”이도현은 웃으며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지음은 병에서 담약 두 알을 꺼내더니 소유정과 한소희에게 각각 한 알씩 주었다.“자! 한 알만 먹어도 십 대의 탱탱한 피부를 가지게 될 거예요.”“정말로 그렇게 신기해요? 정말 고맙긴 한데 이 귀한 선물을 저희가 어떻게 그냥 받을 수 있겠어요.”비록 두 여자는 한지음의 손에 든 담약에 눈을 떼지는 못했지만, 교양 있는 집안에서 나고 자란 그녀들은 그 귀한 선물을 선뜻 받지 못했다.그러자 한지음은 또 한 번 그녀들에게 담약을 건네면서 말했다.“두 분 모두 도현 오빠의 좋은 친구이자 이제는 내 친구이잖아요. 못 받을 이유가 없죠! 아까 들었듯이 오빠한테는 필요 없지만, 우리 여자한테는 엄청 필요한 거잖아요. 예뻐지고 싶지 않아요? 고민하지 말고 얼른 가져요. 그리고 참고로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 좋아해요. 도현 오빠도 마찬가지고요.”한지음의 말에는 숨은 뜻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도현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녀가 오늘 왜 이러는지 생각해 봐도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두 여자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언니, 무슨 소리예요.”“하하하, 농담이에요! 이 담약만 먹으면 더 이상 화장할 필요
방금까지 말하던 사람들은 장우의 무서운 기세에 눌려 입을 꾹 다물었다.넷째 황자를 도와 장우를 설득하려면 목숨까지 바쳐야 하니 아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 천한 것. 오늘 너를 죽이는 것은 복수의 시작에 불과하다. 어디 너희같이 비천한 놈들이 내 동생을 죽여. 난 너의 선후배를 모두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장우는 양주희를 노려보며 말했다.양주희는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어 그저 분노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장우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종래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단지 이렇게 죽는 것이 조금 억울할 뿐이다.“죽어라, 이 천한 년. 지옥으로 내려가 내 동생에게 사죄해. 그리고 머지않아 태허산 전체를 지옥으로 보낼 거니까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 천현문이...”장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한 줄기의 푸른빛이 대전 밖에서 날아 들어왔다. 푸른빛은 강력한 힘이 담겨 있었고 쏜살같이 장우의 미간을 향해 날아갔다.장우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푸른빛을 보고 화를 내더니 강대한 손바닥 힘을 내밀어 푸른빛을 막으려 했다.그러나 푸른 빛은 손바닥 힘을 꿰뚫고 곧장 장우를 향해 날아갔다.장우는 자신의 강력한 한 방이 작은 은바늘 하나를 막아내지 못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다른 사람이 제대로 봤을지 모르지만, 그는 푸른빛 안에 작은 은바늘이 들어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그는 은바늘 하나에 이렇게 강력한 힘이 담겨 있을 줄은 몰랐다. 그의 손바닥 힘으로 은바늘을 막지 못했을뿐더러 속도도 늦추지 못했다. 이로부터 이 은바늘의 소유자가 얼마나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 은바늘은 장우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는 손을 들어 두번째 공격을 날릴 시간조차 없었다.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이 은바늘은 나를 노리고 온 거야. 그럼 대진제국의 사람이 아니라 저 여자를 구하고 싶은 사람이 보낸 것이 분명해. 내가 이 은바늘을 빌어 저 여자를 죽인다면 복수도 할 수 있고 대진제
풉.넷째 황자는 장우의 발길질에 피를 토하고 말았다.“이건 경고입니다. 계속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더 이상 봐주지 않겠습니다...”장우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러고는 넷째 황자를 제쳐놓고 양주희를 향해 몸을 날렸다.“장우 씨, 멈추게...”크게 당황한 넷째 황자는 자신의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즉시 몸을 날려 장우를 막으려 했다.“저자를 막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양주희 씨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이건 아바마마의 명령이다. 빨리 막아라.”넷째 황자가 소리쳤다.명령이 떨어지자 넷째 황자의 부하들은 즉시 싸우던 상대를 버리고 장우를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죽고 싶으냐...”장우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고수를 보고 귀찮다는 듯이 외치며 보검을 휘둘렀다. 순간 그의 검에서 강력한 검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사람들을 향해 거세게 덮쳤다.펑. 펑. 펑.검기가 닿은 곳에 폭발음이 들리더니 장우를 향해 달려온 몇몇 고수가 모두 피안개로 되었다.“주제도 모르는 놈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다. 날 원망하지 마라.”장우는 차갑게 말하며 곧바로 양주희 앞에 도착했다.“장우 씨, 멈춰요. 한 걸음만 더 나아가도 후회하게 될 거예요. 본 왕이 천현종을 성역에서 사라지게 할 거니까 각오하세요. 저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에요.”넷째 황자가 필사적으로 외쳤다.이 소리에 모두가 싸움을 멈추고 장우 쪽을 바라보았다.넷째 황자가 불러온 사람들도 장우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장우 씨, 충동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오.”“맞아요. 저도 장우 씨 동생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 조금 알고 있어요. 진정한 범인은 이 아가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에요.”“장우 씨, 동생의 복수를 위해 이 아가씨를 죽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제가 알기로 장우 씨의 동생을 죽인 사람은 이 아가씨의 후배예요. 그러니 무고한 여인을 잡지 말고 그 후배를 찾아가 복수하세요. 그래야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답죠.”“진정한 사나이라면 잘못한 사람에게 찾아가
대전 전체가 강력한 기운으로 가득 찼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그 강대한 기운의 영향을 받아 미간을 찌푸리며 스스로 내공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다행히도 다들 각 세력의 젊은 영재라 내공이 뛰어나기에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만약 내공이 낮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벌써 다리에 힘이 풀리고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죽을 놈... 한 사람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라... 뒷감당은 내가 할 테니까 이 반역자들을 전부 죽여라.”넷째 황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는 공간 반지에서 보검을 꺼내더니 장우를 향해 몸을 날려 검을 휘둘렀다.하지만 그와 장우의 실력 차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장우는 넷째 황자의 공격을 단번에 막아냈다.“실력이 없으면 얌전히 계세요. 저는 황자님을 죽이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저를 자극하지 마세요.”장우가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장우, 네 이놈. 오늘 한 사람도 여기서 빠져나갈 생각 하지 마. 오늘 우리 대진제국을 함부로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본때를 보여주겠다. 다 죽어라...”넷째 황자 진정이 분노하며 다시금 달려들었다. 그는 당차게 보검을 휘둘렀다.이 상황에서 그는 용맹한 모습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넷째 황자도 그와 장우 사이의 실력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그는 대진상제에게 자신의 용감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상제가 맡긴 일을 완수하기 위해 강적인 걸 뻔히 알면서 맞서 싸우는 모습 말이다.넷째 황자는 상제의 자리를 위해서 목숨까지 걸 수 있었다.“미련하게 굴지 말고 물러나세요.”장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넷째 황자의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솔직히 말해서 장우도 이런저런 염려가 있어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에 심한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는 정말로 넷째 황자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황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의 앞에서 이렇게 거만하게 굴었다면 그는 벌써 상대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하지만 넷째 황
장우의 이 말은 분명히 대진제국과 대진상제를 도전하겠다는 뜻이었다.이로부터 천현문이 아주 대단한 종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 장우는 그토록 대담한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를 뒷받침할 실력이 못 된다면 그의 종파는 끝없는 불행을 맞이할 것이다.하지만 실력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황제에게 맞설 수도 있고 황제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좋아요. 아주 좋아요. 장우 씨,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우리 대진제국이 안중에도 없고 아바마마도 감히 무시하다니. 잘 알겠어요.”넷째 황자는 장우의 거만한 태도에 기가 차서 웃으며 말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사나워졌고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본 왕은 당신이 오늘 양주희 씨를 어떻게 죽이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어요. 미리 경고하는데 오늘 양주희 씨를 건드리면 내일 대진제국의 십만 대군이 천현문을 포위할 거예요. 그때 천현문이 얼마나 강한지 두고 보죠. 무슨 배짱으로 감히 우리 대진제국을 건드리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예요.”“우리의 십만 대군이 모두 뛰어난 강자는 아니지만 다 무예를 익힌 자들이에요. 천현문 전체가 설령 도급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얼마나 죽일 수 있을까요? 천만 대군을 전부 죽일 수 있나요? 어디 한번 두고 보죠.”넷째 황자도 대놓고 위협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풍우뇌전 사대법왕에게 명한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갑자기 큰 소리로 명령했다.“네.”장우 뒤에 있던 네 명의 노자가 즉시 대답했다.“지금 당장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폐인으로 만들어라. 나서서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네.”네 명의 노자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곧이어 풍우뇌전 사대법왕은 몸을 돌려 양주희 쪽으로 갔다.넷째 황자는 급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양주희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상제가 그녀를 반드시 살
“흥. 장우 씨, 과감한 발언이네요. 오늘 본 왕은 장우 씨가 양주희 씨에게 손을 대지 못하도록 막을 거예요. 배짱이 있으면 저를 죽여보세요.”넷째 황자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장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그럴 생각은 없지만, 황자님께서 저를 방해하신다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는 애당초 이 넷째 황자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극도로 긴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현장에 있던 젊은 영재들과 다른 세 제국의 황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세 황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전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거나 긴장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내심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 됐든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다채로웠다.“장우 씨, 넷째 황자님, 그만하시지요.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오랜 친구끼리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얼굴을 붉힐 필요가 있을까요?”“맞아요, 두 분. 왜 이러시는 겁니까? 우리는 무사로써 마음이 넓어야 합니다. 일반인처럼 여자 문제로 우정에 금 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 앉아서 말로 해결하면 될 것을 왜 싸우려고 합니까?”“장우 씨, 제 얼굴을 봐서 이쯤에서 그만하시지요. 넷째 황자님과 무슨 모순이 있든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면서 푸십시오. 왜 이렇게 날이 선 겁니까?”“맞아요. 두 분 왜 여자 때문에 싸우려고 그래요? 앉아서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놓아준 후 두 분이 각자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겁니다. 그리고 죽이든 살리든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불만을 품지 않으면 됩니다.”헛똑똑이 한 명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양쪽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덥석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넷째 황자와 장우는 그에게 시선을 홱 돌렸다.“닥쳐...”두 사람
장우는 홧김에 말을 가리지 않았다.“장우 씨, 말조심하세요. 장우 씨 동생의 죽음은 저 여자와 상관이 없다고 했잖아요. 왜 사리를 따지지 않아요?”넷째 황자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상관이 없다고요? 넷째 황자님, 제가 이 일을 조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세요? 제 동생이 고무계의 비경에서 이 계집애와 다른 한 계집애를 마주친 후 비경에서 나오지 못했는데 어떻게 상관이 없어요?”장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장우 씨의 동생이 비경에서 이 여자를 만난 것은 맞지만 당시 동생이 강제로 두 사람의 기억을 읽으려 했다는 사실은 조사하지 않았나 봐요. 따지고 보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장우 씨의 동생이에요.”넷째 황자 진정도 격분하며 소리쳤다.넷째 황자는 진작에 양주희의 미모에 반했다. 하지만 그는 강압적인 수단으로 여자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 쪽에서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는 성격이었다.그는 한 여자를 강제로 차지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라 생각했다.그렇기에 그는 양주희를 잡은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덕분에 그녀는 몸을 지킬 수 있었다.“흥. 감히 제 동생의 요구를 거절하다니... 죽어 마땅한 여자군요. 이 계집애 때문에 제 동생이 죽은 게 분명해요. 오늘 저는 반드시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예요. 아무도 저를 막지 말아요. 넷째 황자님도 마찬가지예요.”장우가 냉랭하게 말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에 소름이 돋았고 내공이 낮거나 겁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자네 지금 나를 위협하는 거요?”넷째 황자 진정이 노기등등하게 물었다.“위협이요? 그렇게 느껴졌다면 위협이라 해두죠.”장우는 넷째 황자의 체면 따위 전혀 개의치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저기... 장우 씨... 말이 심하네...”넷째 황자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가 손짓 한 번 하자 대전 뒤편에 강력한 기운을 가진 노자 네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뭐 하는 짓이에요. 물러나세요...”넷째 황자가 사람을 부르자 장우 뒤에
장우는 넷째 황자의 행동이 역겹게 느껴져 한참이나 손을 닦았다.넷째 황자는 장우의 행동에 기분이 언짢았다.‘나를 혐오하는 거야 뭐야? 내 손이 더러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손을 닦는 건 너무하잖아. 어디 감히 황족 앞에서 이토록 무례하게 행동해. 겨우 한 종파의 첫째 도련님인 주제에.’‘네 아버지는 한 종파의 장문이지만 내 아버지는 황제시다. 수천수만 명의 백성을 다스리는 황제. 만 명도 안 되는 종파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규모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잘난 체하는 거야? 비록 너희도 대진제국과 함께 성역의 최강 세력으로 불리지만 인구 방면에서는 어림도 없어. 어디 감히 나를 혐오해?’‘젠장. 내 손이 더러울 리가 없어. 매일 여자를 안아서 오히려 향기롭기만 하다고. 어디서 건방을 떨어... 딱 기다려. 내가 언젠가는 너를 제대로 혼내겠어...’넷째 황자는 속으로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지만,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진지한 얼굴로 장우의 말을 다 듣고는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장우 씨 말이 맞아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고 정해진 운명은 쉽게 바뀌지 않죠. 그러니 인생도 자기 뜻대로 안 될 때가 참 많아요.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많지만, 장우 씨가 말한 것처럼 하늘의 뜻을 따라야 수행이 느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이는 도를 묻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장우 씨가 가장 좋은 예인 것 같아요.”“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무사가 수련을 통해 여러 제약을 하나씩 깨뜨리는 모습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봐요. 즉 무공을 수련하려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정해진 운명과 맞서 싸워야 하죠.”넷째 황자가 매우 위엄 있게 말했다. 그의 말에는 야망이 가득 묻어있었다.“하하하. 맞아요. 넷째 황자님의 말씀도 맞아요. 한 가지 일에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죠. 황자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저와 생각이 조금 다를 뿐이죠...”장우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생
‘몹쓸 사람들이네.’넷째 황자의 얼굴에 그늘이 씌어 있었다. 이때 장우가 그의 앞으로 와서 인사를 건넸다.“넷째 황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우입니다.”장우를 본 넷째 황자는 순간 표정이 밝아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장우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아주 열정적으로 말했다.“장우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게 벌써 몇 년 만이에요? 저는 늘 장우 씨를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함께 술을 마시며 놀던 때가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너무 그립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져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그리고 영원히 그 시간에 머물렀으면 좋겠어요.”“장우 씨와 술을 마시며 무술을 담론하던 그 시절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에게는 그 시절이 진정한 삶이었어요. 그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가 지금은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 생각하게 돼요. 다들 크면서 해야 할 일이 생겨 소외된 걸까요? 어떻게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못 만나죠?”“어휴...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결국, 이익 때문에 서로 멀어지는 걸까요? 왜 예전에 형제처럼 지내던 사람들마저도 낯선 사람이 되는 걸까요? 도대체 왜...”넷째 황자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감정에 젖어 말했다.그 모습은 마치 우정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사람 같았다. 그 어떤 이익 앞에서도 우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양주희를 제외한 모두가 그의 진정한 속내를 알고 있었다.그는 지금의 권리와 지위를 얻기 위해 자신의 친형제와 죽기 살기로 싸웠고 갖은 권모술수를 사용해 경쟁자를 떨쳐냈다.그런 사람이 이렇게 진지하게 눈물까지 흘려가며 말하니 역겹지 않을 수 없었다.넷째 황자의 이런 감동적인 연설을 듣고 있던 다른 영재들은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야 했다.그리고 넷째 황자가 그들을 바라볼 때면 억지로 감동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정말 고
넷째 황자는 내시의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바마마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네, 전하. 대진상제께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도현을 잡고 이 여인을 남기라고 하셨습니다.”내시가 다시 한번 말했다.“그래. 알겠다.”넷째 황자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대진상제의 또 다른 말뜻을 이해했다.‘어쩌면 이번 일이 아바마마에게 잘 보이는 기회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어.’이런 생각에 넷째 황자는 표정이 더욱 밝아졌고 양주희를 바라보는 눈빛도 더욱 뜨거워졌다.“좋아요. 여러분이 이렇게 말해주니, 본 왕도 안심이 되오. 정말 고맙군요. 방금 아바마마로부터 말이 왔는데, 잠시 후 도착할 사람을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반드시 붙잡고 있으라고 하네요.”“여러분, 저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저와 아바마마께서 이 은혜를 꼭 잊지 않을 거예요. 여기서 제가 대진제국의 상제를 대표하여 여러분께 미리 감사 인사를 드리죠.”자고로 황제의 아들 중에 만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넷째 황자도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황자의 이 한마디가 매우 간결하고 담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대진제국과 대진상제의 명분을 빌려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었다.역시나 아래에 있던 각 파벌의 젊은 영재들은 눈빛이 확 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넷째 황자님, 물론입니다. 상제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저희도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황자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잘 처리하겠습니다.”사람들이 너도나도 결심을 보인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잠시 후, 대전 밖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장우 도련님을 뵙겠습니다.”내시의 큰 외침 소리와 함께 연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잡담을 그만두고 한껏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대전 입구를 바라보았다.한 청년이 몇몇 노자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은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마치 강력한 검기를 품고 있는 날카로운 검처럼